2022-09-28

알라딘: 한청훤,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박정미6 h · 새로운 현장지식인의 시대-한청훤, <차이나쇼크, 한국의 선택>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 서 우리 젊었을 때 대학사회에 횡행하던 '투신'이라는 말이 떠올랐다.그 말은 높고 고매한 상아탑에서 저 아래 까마득한 노동현장으로 몸을 날리는 이미지와 함께 졸업을 앞둔 운동권학생들을 전율케 했었다.지금은 자살현장을 설명할때에나 쓰이는 그 치명적인 단어가 새삼 떠오른 것은 그 때 막연하게 비판적으로 생각했던 이상적인 현장지식인상이 이제야 물적, 정신적 기반을 얻어 제대로 구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당시 현장에 들어간 대학생들은 관념의 과잉과 무모한 실천의지로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실패했다는게 지금의 내 생각이다. 그들은 교사로서 노동자들을 일깨우기 위해, 조직가로서 노동조합으로 묶어세우기 위해, 투사로서 이끌고 싸우기 위해 몸을 던졌다. 

갓 스물을 넘긴 학생들이 뭘 알고 가르치고 조직하고 투쟁을 이끌었겠는가. 몇권의 책과 운동권조직에서 학습한대로 자의식과잉의 관념화된 눈과 귀로 세상을 각색해 보며 듣는데 어찌 현실에 제대로 발을 내딛을 수 있었겠는가.

요즘 음성인식전문가들도 잘 안들려 고개를 내젓는 대통령의 생활발언을 MBC에서 자막붙여준 대로 듣고 '새끼와 바이든'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리라. 

이 글을 쓴 한청훤씨는 노동현장에 투신한게 아니라 먹고살기위해 대중국 사업현장에서 구르며 살아온 사람이다.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중국유학을 거친 뒤 15년가까이 전기차, 디스플레이, 반도체필드에서 중국 대기업들과 협업프로젝트를 수행한 이력을 가졌다. 물론 이런 현장경험을 가진 사람은 예전에도 많았을 것이다.하지만 한청훤씨는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끊임없이 중국이라는 거대한 코끼리를 만지며 전체형상을 그리기 위해 문제의식을 발굴해내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책과 뉴스를 깊이 읽고 질문에 답했다. 거기에 결정적으로는 자신의 의견을 끊임없이 개진하고 독자제현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SNS환경을 가지고 현실을 파고들 수 있었다. 그에게 이 페북세상이 없었다면 그 기나긴 시간동안 그의 의문이 동력을 상실하지 않고 이 한권의 책으로 완결되기가 힘들었으리라. 생활지식인으로서 그의 글에는 이념이라는 선험적인 목표의식이 없다.

 꾸밈없는 중국에 대한 호기심과 한국인으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생활감정을 기본동력으로 글을 이끌어간다.중국 옆에서 수천년간 자기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오느라 우리의 집단무의식에 새겨진 본능적 두려움과 경외감, 운좋은 현시대인들에게 급작스럽게 새겨진 중국인에 대한 우월의식, 거기에 따른 시대적인 반응감각이 글에서 느껴진다.

미국과 국경선을 맞댄 캐나다의 고충을 15대 총리는 이런 말로 표현했다고 한다. “미국과 이웃한 건 코끼리와 한 방을 쓰는 것과 같다.”이 말을 빌어 한청훤은 중국리스크, 아니 곧 이어 닥칠 수도 있는 중국쇼크를 표현한다.“그래도 미국과 기본적인 가치관을 공유하는 캐나다는 진장과 스트레스의 정도가 덜할것이다. 중국이라는 ‘전혀 다른 체제의 꼬끼리’와 한 방을 쓰는 한국이 느끼는 스트레스에 비해서 말이다.같이 자다가 코끼리가 잠꼬대라도 해서 몸을 뒤척이면 바로 재앙이 닥친다. 코끼리가 어느방향으로 몸을 뒤척이든 상관없다. 뒤척이는 행위 자체가 한국에는 거대한 위험이다.”

중국과 세계의 미래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기본서로 두고두고 음미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일반독자가 보기에 이 책의 최고미덕은 엄밀한 전문가적 고증을 거치느라 미세한 줄기에 망설이지 않고 다소 논쟁의 여지가 있다하더라도 핵심 둥치를 쭉쭉 타고 가며 논지를 전개해나가는 데 있다. 

중국이 중진국의 함정을 돌파하여 굴기하여 산업적 안보적 측면에서 우리나라를 제껴버릴 위험, 중국이 내부적 위기를 견디지못하고 붕괴할 경우의 지정학적 지진파의 위험, 시진핑정권이 국가적야심과 정권의 이해관계 때문에 대만해협에 전쟁을 일으킬 위험 등을 굵직하게 짚어나갔다. 

이 책을 통해 중국이라는 거대한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고 지금 어디가 가려워서 어디를 긁어댈지, 어디가 아파서 어떻게 움직일지 볼 수 있는 기본시야를 획득하게 된다.그가 지적한 것이 다 정확하지는 않겠고 그가 말한 바대로 다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그가 짚은 지점들은 이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다 놓칠 수 없이 생각해봐야 하는 포인트임에 틀림이 없다는 거다.

이 전방위로 짜유롭게 펼쳐지는 인식의 그물로 건져올린 생생한 현실감각은 연구소의 이론가 수십명이 달라든데도 강당하지 못할 힘이 있다.SNS시대의 새로운지식인의 등장이라고 생각한다. 한청훤씨 말고도 나는 페북에서 그러한 현장지식인들의 성장과 분투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자신의 삶의 근거가 되는 생활현장에 충실하면서 거기서 얻은 의문과 인식을 심화시켜 세계를 바라보는 독특하면서도 보편적인 시야를 확보해내는 것, SNS를 통해 이 통찰력을 이어가고 확장하고 갈고 닦아 전체형상을 그려내려 애쓰는 모습을.


알라딘: [전자책]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eBook]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 왜 지금 중국이 문제인가? 
한청훤 (지은이)
사이드웨이2022-08-31



































전자책 미리 읽기

전자책정가
12,000원

Sales Point : 1,930

9.4 100자평(8)리뷰(3)

종이책 페이지수 : 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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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중국은 왜 그토록 위험한 나라가 되었는가?
과거의 중국과 ‘완전히 다른 중국’이 다가온다!
중국이라는 ‘지정학적 대지진’이 한국을 뒤흔드는 지금,
임박한 위기 앞에서 펼쳐야 할 바로 이 책

“중국의 심층적인 변화에 관한 현명한 통찰”
― 박민희 (《한겨레》 논설위원, 『중국 딜레마』 저자)


중국이라는 나라는, 지금 대한민국을 향한 하나의 ‘쇼크’와도 같다. 중국이 과시하는 위협과 팽창의 움직임은 마치 거대한 해일(海溢)처럼 우리에게 몰아닥치는 중이다. 중국은 시진핑 집권 이후 명백하게 ‘중화 제국의 귀환’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은 중국이 왜 패권적인 제국의 길을 선택하고, 전 세계와 반목하며 마찰을 거듭하는지를 입체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15년 가까이 중국의 산업 현장에서 이 나라를 관찰했던 저자는 그 나라의 산업 굴기, 첨단산업과 반도체 기술, 미국과의 패권 경쟁과 대만 문제, 중국 내부에 잠복한 농촌, 인구, 부채, 정치 리스크 등 당면 현안들을 날카롭게 정리했다. 저자는 이러한 분석과 통찰을 바탕으로 우리가 ‘차이나 쇼크’에 대비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한다.

그간 중국에 관한 뛰어난 지식과 해석으로 주목받으며 여러 매체에 시평과 칼럼을 기고해왔던 저자 한청훤은 냉철하고 차분하게 ‘지금, 이 순간의 중국’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에 있어 중국은 실제적인 위협이자 거대한 리스크이지만, 감정적인 반중과 혐중으로는 문제의 실타래를 풀 수 없다. 저자는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이후 중국 현대 정치사와 경제발전사, 사회문화의 흐름을 치밀하게 복기하면서 차이나 쇼크가 형성된 과정과 특수성에 주목한다. 2022년 가을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3연임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의 이러한 장기 집권, ‘일인천하’의 권력 집중은 중국의 비극적 현대사, 중국 정치체제 및 경제시스템에 누적된 치명적인 리스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그 리스크들을 똑바로 들여다봐야 우리 사회도 그에 대처하는 비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한청훤의 메시지다.

2022년, 중국은 ‘제국의 귀환’과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우며 과거의 중국과 ‘완전히 다른 중국’의 길을 선택했다. 그 선택은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지정학적 대지진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2016년 사드 사태 이후의 한한령 조치로 발발했던 첫 번째 차이나 쇼크는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과 지리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가장 가깝고,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대표적 나라 한국은 눈앞에 닥친 차이나 쇼크에 대해 잘 대비하고 있었는가? 그러지 못했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은 21세기 신냉전 시대, 바로 이 시점에서 ‘중국이라는 코끼리’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그 임박한 위기의 해결책을 구상하며 탄탄하고 체계적인 ‘중국론’을 펼쳐나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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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제1부 중국이라는 폭풍우 곁에서

1장 | 제국의 귀환
2장 | 한한령, 차이나 쇼크의 시작
3장 | 한국 경제를 잠식하는 중국의 산업 굴기
4장 | 일상으로 파고드는 차이나 리스크
5장 | 시진핑은 기어이 푸틴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6장 | 중국이 하나의 ‘쇼크’와 같은 이유

제2부 차이나 리스크의 기원과 축적

1장 | 2008년과 2012년 사이
2장 | 시진핑 비기닝
3장 |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4장 | 비상하는 붉은 용
5장 | 서구 종말이라는 중국의 자기 예언
6장 | 보시라이의 난(亂)
7장 | 시진핑의 적폐 청산
8장 | 모순의 제국, 황제의 꿈

제3부 쫓기는 제국, 잠 못 이루는 황제

1장 | 잠 못 이루는 제국
2장 | 보이는 중국과 보이지 않는 중국
3장 | 제국의 황혼
4장 | 빚의 만리장성 1
5장 | 빚의 만리장성 2
6장 | 제국이 갈고 있는 단 하나의 칼 1
7장 | 제국이 갈고 있는 단 하나의 칼 2
8장 | 황제의 그늘

제4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1장 | 불확실한 중국의 불확실함을 인정한다는 것
2장 | 신냉전 시대, 대한민국의 중심 잡기
3장 | 우군 만들기와 반도체 지키기:
신남방정책 계승과 반도체 초격차 유지의 중요성
4장 | 미래를 위한 한일 간 전략적 파트너십 모색
5장 | 중국과의 전면 충돌은 정말 불가피한 것일까?
6장 | 중국이라는 뉴노멀에 적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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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분명히 말해두고 싶다. 나는 한국에 있어 중국이라는 나라가 실체적인 위협이자 거대한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나라의 산적한 문제들이 쌓여 형성된 ‘차이나 쇼크’가 시간이 갈수록 우리 사회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우리가 점점 더 커져가는 차이나 쇼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21세기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서문」 중에서 접기
하지만 이런 밝은 측면과 대비되는 차원에서, 중국은 한반도 국가들이 주기적으로 겪은 안보적 위협의 가장 거대한 근원이기도 했다. 반복하건대, 현대의 한국인들은 한반도에 침략 행위를 일삼는 대표적인 외세로 일본을 연상하지만, 일본이 한반도 침탈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건 약 400여 년 전인 임진왜란 이후부터다. 당시 일본은 오랜 전국시대(戰國時代)의 분열을 끝내고 내부의 응축된 힘을 거의 최초로, 또 대대적으로 외부에 투사했고 그 대상은 바로 조선이었다. 이 임진왜란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의 왕조들에 있어 국가 안보 최전선은 남방의 대한해협이 아니라 북방의 국경지대였다.
― 「제1부 1장 | 제국의 귀환」 중에서 접기
그러니 중국에 제품을 영업하는 업무 난이도는 계속해서 높아졌다. 가장 큰 원인은 한국이 정체되어 있는 동안 중국 제조업 기술 경쟁력의 극적인 도약이었다. 이런 흐름은 각종 연구 조사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전자, 스마트카, 시스템 반도체 등 핵심 산업 13개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 간 기술 격차는 2013년 1.1년에서 2017년 0.9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해 온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국제연합공업개발기구(UNIDO)가 발표하는 주요국 산업 경쟁력 지수(CIP)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대 중반 이미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파악된다.
― 「제1부 3장 | 한국 경제를 잠식하는 중국의 산업 굴기」 중에서 접기
이렇게 한바탕 난리 법석이 발생하고 나자 비로소 사람들은 중국에 심각하게 의존하고 있는 필수 원자재들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21년 11월 한국무역협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수입 품목에서 단일국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품목 중 절반 가까이(1,850개)를 중국이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중에는 대표적인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인 2차 전지의 필수 핵심 자재인 망간, 흑연 등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한국의 골간(骨幹) 산업을 멈추게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제1부 4장 | 일상으로 파고드는 차이나 리스크」 중에서 접기
일단 현대 중국의 통일성을 유지시켜 주는 민족 정체성의 핵심인 중화주의에 있어, 대만은 신앙의 목표와도 같은 존재다. 중화 민족주의적 서사에서 ‘대만 수복’은 19세기부터 시작된 치욕적인 서세동점 시대를 끝내고 과거 위대한 중화제국 시대의 부활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신성하고 결정적인 이벤트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대만을 독립국으로 표현하는 그 어떤 묘사에 대해서도 경기(驚氣)에 가까운 반응을 일으킨다.
― 「제1부 5장 | 시진핑은 기어이 푸틴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중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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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세계관’부터 말해 보자. 시진핑 세계관에는 두 개의 축이 있으며, 우리는 그 축을 제대로 파악해야만 지금 중국이 보여 주는 위험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그럼 시진핑의 두 축이란 무엇인가?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마오쩌둥 시절의 긍정적 유산을 계승하여 덩샤오핑 시대의 부작용과 부정적인 면을 극복하자는 일종의 신(新)마오주의... 더보기
내 생각에 시진핑은 마오쩌둥이 자신에게 준 시련을 ‘철없던 어린 시진핑’을 ‘인격적으로 성숙한 어른 시진핑’으로 거듭나게 해준 소중한 훈련의 장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피해자가 가해자의 행위와 의도를 긍정하고 내면화하듯이 말이다. 사실 시진핑의 이 결론은 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을 일으키고 혁명 동지들을 하방시켰던 의도에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었다. 마오쩌둥이 자신의 동지들과 가장 가까운 부하들을 산간벽지와 궁벽한 농촌, 공장 등으로 하방시킬 것을 결심했을 때, 그는 권력을 잡은 뒤 혁명정신을 잃어버리고 우경화된 그들이 기층 민중의 삶 속에서 부대끼며 반성하고 다시 혁명화되어 거듭나기를 기대했으니 말이다.
― 「제2부 2장 | 시진핑 비기닝」 중에서  접기
물론 시진핑만이 이런 양극단을 오갔던 기구한 삶을 산 건 아니었고, 이는 시진핑 세대 다수가 겪은 역설이기도 했다. 그 역설은 1978년의 개혁개방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중국 현대사의 지난 60년은 개혁개방으로 인해 근원적인 분기점을 맞게 되었고, 개혁개방 이전 30년과 이후 30년은 서로 정면충돌하는 성격이 짙다. 이처럼 개혁개방 이전과 이후라는 ‘두 개의 30년’ 모두를 긍정하고자 하는 건 시진핑 집권기의 본질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 「제2부 3장 |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중에서  접기
이렇게 중국은 미국 정부와 미국 금융 자본, 글로벌 기업 등의 투자와 지원과 자문 등을 통해 단순 저임금 의존형 저부가가치 산업으로부터 점차 기술 의존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국 산업을 발전시키고 재편성할 수 있었다. 즉, 중국이 1980년대 이후 몰아닥친 세계화와 정보화 혁명과 신자유주의 시대의 최대 수혜자라는 것은 명백하다.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에서 지난 30년간 전 세계에서 소득 확대를 가장 크게 경험한 계층 중 하나로 중국과 인도에 집중된 40-60분위 사이의 중위 소득자들을 꼽기도 했다.
― 「제2부 4장 | 비상하는 붉은 용」 중에서  접기
헨리 폴슨의 회고록에 따르면, 당시 왕치산은 오랜 기간 많은 자문을 얻던 사이인 헨리 폴슨을 만난 자리에서 금융위기 대응으로 낭패에 빠진 그에게 “당신은 나의 스승이었지, 그렇지만 지금 당신네 시스템을 보게. 우리가 더 이상 당신들로부터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경제 건설을 위해 약 30년간 진행된 미국 배우기와 미국에 대한 선망이 사실상 끝났다’는 중국 공산당의 속마음을 대표하는 발언이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이 내세운 극단적 자유방임의 신자유주의가 무너지는 걸 지켜보며 무조건적인 시장화가 만능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는 미국 모델의 대안으로 시장경제와 강력한 정부의 적극적 시장 개입의 혼합형인 중국형 경제모델을 세계에 강조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 「제2부 5장 | 서구 종말이라는 중국의 자기 예언」 중에서  접기
권력 분점 모델에 기초한 중국 공산당의 과두제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모델에 의한 경제발전 시절에는 성공적으로 작동하였지만, 중국이 자신의 성공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순간 중대한 결함을 폭로하며 작동 불능 상태에 빠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다음 장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이렇듯 정치시스템의 작동 불능 상태가 이제 곧 대권을 손에 쥐게 될 시진핑에게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명분과 기회를 제공해 준 걸 생각한다면, 지금부터 이야기할 ‘보시라이 정변’은 차이나 쇼크의 진정한 기원과도 직접 맞닿는다고 할 수 있다.
― 「제2부 6장 | 보시라이의 난(亂)」 중에서  접기
단언컨대 시진핑 정권이 농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중국은 중진국 함정에서 빠져나오는 데 실패할 것이다. 물론 중국의 잠재적인 리스크에 있어 이후에 소개할 문제들, 즉 인구 문제, 부채 문제, 사회 양극화 문제, 권력 리더십 문제 등도 하나하나 심각하지만, 농촌 문제가 특별한 이유는 농촌 문제가 이들 각각의 리스크들과 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모든 문제들의 중심에 있는 문제’라는 점이다.
― 「제3부 2장 | 보이는 중국과 보이지 않는 중국」 중에서  접기
물론 중국이 겪고 있는 이러한 초저출산과 고령화, 인구 감소 문제는 일본,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은 비교적 고소득 상황에서 인구 감소 문제를 맞닥뜨렸고, 결정적으로 중국처럼 지구적 패권 국가에 대한 야심이나 욕심이 전혀 없다. 중국은 자신들보다 젊어지고 있으면서도 훨씬 더 부유한 미국을 넘어서려는 국가적 야심을 가진 상태에서 국가가 급속히 늙고 있는 중이다. 요컨대, 인구 문제는 제국의 귀환을 연출하고 있는 중국에 있어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다.
― 「제3부 3장 | 제국의 황혼」 중에서  접기
만약 삼성, 현대차, LG, SK, 포스코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끊임없이 정부의 금융 지원을 받고 거기에 계속 의존했다면 오늘날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1997년 한국이 겪은 IMF 경제위기의 원인이 과도한 차입을 통한 비효율적인 몸집 불리기라는 대기업들의 방만한 경영 관행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는 더더욱 의미심장하다. 그런데 중국은 경제가 중진국 수준에 이른 2022년 현재에도 금융 통제의 고삐를 전혀 놓지 않고 있다.
― 「제3부 5장 | 빚의 만리장성 2」 중에서  접기
그러한 국가들 중 대표적인 나라였던 한국은 이미 철강, 조선, 디스플레이 등 많은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도전에 버거워하고 있던 참이었다. 게다가 반도체는 한국 전체 수출 중 무려 약 18%를 차지하며 수출 비중 1위에 해당할 정도로 우리의 경제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다. 그러니 더욱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 소식에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2015년 중국 인민대표대회에서 정식 발표된 ‘제조2025’ 정책 로드맵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당시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5년 후인 2020년에는 40%, 그리고 10년 후인 2025년에는 70%를 달성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중국은 10년간 무려 1조 위안, 한국 돈으로 약 185조를 반도체에 쏟아붓기로 결정한다.
― 「제3부 6장 | 제국이 갈고 있는 단 하나의 칼 1」 중에서  접기
무엇보다도 앞에서 열거한 중국의 구조적 문제 중 하나가 수면 위로 폭발하여, 중국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운과 기회를 영원히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서서히 베이징을 짓누르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시간에 쫓기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점점 조급해지는 중국을 보며, 나는 향후 5년, 혹은 더 길게 잡아 최대 10년이 ‘차이나 쇼크’ 현실화를 둘러싼 최대 고비의 시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제3부 8장 | 황제의 그늘」 중에서  접기
하지만 중국은 공산주의에서 유래한 정치적 권위주의와 제한적 자유시장경제라는 이질적인 두 개의 시스템을 융합했다. 또한 이 독특한 혼종 체제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고, 현재도 해당 체제를 통해 초강대국의 지위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중국식 발전 모델’을 통한 세계 패권 도전이라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유례없는 실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 「제4부 1장 | 불확실한 중국의 불확실함을 인정한다는 것」 중에서  접기
2021년의 그 역사적인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은 한국이 중국에 대해 갖고 있던 공포가 상당히 과장되어 있음을 드러낸 명백한 신호였다. 현재 중국에는 한한령 때 사용한 조치 외에 한국에 꺼내 들 마땅한 카드가 없으며, 무엇보다도 현재 자신들까지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 가며 한국과 마찰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중국이 최소한 당분간은 한한령 같은 일방적인 경제 보복을 가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제4부 2장 | 신냉전 시대, 대한민국의 중심 잡기」 중에서  접기
지금은 역으로 탈냉전이 끝나고 신냉전이 도래하고 있다. 이제는 국제정치와 외교 안보적 이슈 때문에 타국과의 교역 및 투자 활동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나는 이러한 배경에서 신남방정책을 경제와 산업 측면에서의 리스크 분산과 회피 전략으로 보고 있다. 아세안과 인도의 인구를 합치면 20억이 넘어가고, 인건비는 중국보다 훨씬 저렴하며, 이들 나라 모두 한국과 매우 우호적 관계를 지속해 온 동시에 외교적 갈등 요소도 전무한 편이다.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과 인도 등 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전략적 관계를 공고히 하고 이들 나라들과의 무역과 투자 비중을 점차 늘린다면,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는 숨막히는 미중 패권 경쟁 와중에서 한국에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
― 「제4부 3장 | 우군 만들기와 반도체 지키기」 중에서  접기
거기에 더하여 우리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국민 스스로 쟁취하여 실현하고 발전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 민주주의와 평화 같은 가치에 기반해 지역 공동체를 설득할 호소력과 자격을 가진 것이다. 만약 미국이 미래 어느 시점에서 동아시아에서 철수하여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의 비전, 한일 간 파트너십의 비전,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느 쪽이 더 매력 있을지 결과는 자명할 것이다. 양국이 함께 시야를 과거가 아닌 이러한 미래 쪽으로 돌릴 수 있다면, 한국과 일본이 동아시아의 프랑스와 독일이 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싶다.
― 「제4부 4장 | 미래를 위한 한일 간 전략적 파트너십 모색」 중에서  접기
차이나 쇼크의 진원지인 중국은 국가의 물리적 크기와 국가 통치 및 정부 동원의 효율적 측면 등에서 한국을 압도한다. 그런데 이 점에서 오히려 한국의 강점이 지닌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자유롭고 열린 사회 분위기와 이를 활용한 유연성과 적응력, 그리고 상호 피드백 능력과 기민한 대응력은 바로 정확히 중국이 갖지 못한 점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한국의 이러한 장점이 두드러지게 드러난 대표적 사례가 바로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보이던 한국과 중국의 방역 대응 방식의 비교일 것이다.
― 「제4부 6장 | 중국이라는 뉴노멀에 적응하기」 중에서  접기
P. 11 다른 무엇보다도, 현재 중국의 문제적 상황한가운데에 놓인 시진핑이라는 인물을 똑바로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이 나라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중략) 나는 지금 중국의 극단적인 변화에는 시진핑의 세계관이 짙게 배어 있다는 관점을 갖고 있고, 그 세계관은 그가겪어온 여러 세계사적인 사건들, 또 중국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사건들을 통해 형성된 것이라 확신한다.  접기 - 세류
P. 22 반중 감정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퍼진 이유는 중국이 우리의 국가적인 위협으로 떠오른 게 비교적 최근이며, 중국이 한국에 시비를 걸면서 생기는 양국 간 주요 마찰 중 하나가 이들의 주 관심사인 대중문화 영역이었던 탓이 크다. 더욱이 태어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공기처럼 당연한 걸로 여기며 자란 우리 청년 세대에게 일인 독재와 대중문화 검... 더보기 - 세류
P. 24 중국에 대한 세계의 치솟는 반감과 부정적 인식에는 아마 많은 요인들이 있을 것이다. 근래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팬데믹 사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고, 2013년 집권 후 10년 차에 접어든 시진핑 정권의 공격적이고 국수주의적 외교 정책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힐 것이다. 그리고 시진핑이 자신의 국수주의적 외교 방침을 공격적으로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중국의 거대한 국력 상승 또한 근원적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을 것이다.  접기 - 세류
P. 26 중국에서 통일과 분열이 반복될 때마다 그 격렬한 지정학적 지진의 여파는 예외 없이 한반도를 뒤흔들고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중원 대륙에 통일 제국이 탄생하면 동아시아 패권과 종주국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한반도 침략이 이어졌다. - 세류
P. 29 낙후된 중국은 당시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성공과 부유함에 더욱 큰 자부심과 우월감을 느끼게 만들 수 있는 심리적 만족의 대상이자, 값싸고 무궁무진한 노동력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도모할 수 있는 경제적 기회의 대상이었다. 자신들의 처지에 솔직했던 당시의 중국인들에게도 한국은 경제발전의 선배로서 모범적인 벤치마킹의 나라, 또 가... 더보기 - 세류
P. 34 원래 중국 공산당 정권은 악명 높은 대중문화 검열 정책으로 유명했지만 시진핑 정권이 2021년 시행한 대중문화 탄압 정책은 과거의 악명을 무색하게 만드는 수준이었다. 2021년 ‘중국 연예계 정풍운동‘으로 불리는 대중문화 탄압 정책은 제2의 문화대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 세류
P. 41 업계 내부 인사들의 분석대로,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보복 조치는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한 핑계의 성격이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배터리에 관해서는 그 의도가 더더욱 확실할 것이다. 중국 정부가 한한령 패키지에 하필 배터리를 포함시킨 의도는 분명하다. 배터리 산업이 미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 세류
P. 48 중국의 산업 굴기는 한국 경제와 산업계가 현재 마주한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중국 제품이 과거의 싸구려 모방 제품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기술과 품질, 가격 모든 면에서 환골탈태하여 글로벌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키워 나간다는 경고는 우리에게 새롭지 않다. - 세류
P. 58 이렇게 한바탕 난리 법석이 발생하고 나자 비로소 사람들은 중국에 심각하게 의존하고 있는 필수 원자재들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21년 11월 한국무역협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수입품목에서 단일국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품목 중 절반 가까이(1,850개)를 중국이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중에는 대표적인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인 2차 전지의 필수 핵심 자재인 망간, 흑연 등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한국의 골간 산업을 멈추게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접기 - 세류
P. 63 중국의 불행이 곧 한국의 행복이 되려면 우리는 중국과의 경제적 의존도부터 줄여나가는, 매우 고통스러운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것은 단기간에 불가능한 일이며, 장기적으로도 큰 대가들을 치러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다. - 세류
P. 73 시진핑은 자신의 장기 집권에 대한 명분 쌓기용으로 2021년 11월11일 중국 공산당 창당 이래 세번째 역사결의 채택을 밀어붙였다. 그런데 이에 대해선 과거 마오쩌둥의 반제국주의 노선 채택,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당화 같은 실질적 · 결정적 의미를 담았던 역사결의와 달리 모호하고 공허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신랄한 평이 우세한 실정이다. 만일 2022년 연말 중국 당대회에서 이렇게 빈약한 명분을 통해 억지로 3연임에 성공할 경우, 시진핑에게 자신의 장기집권을 사후에나마 정당화시켜 줄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단 하나밖에 없다. 모두가 예측하다시피 양안통일 카드다.  접기 - 세류
P. 79 시진핑은 덩샤오핑이 어렵게 구축하고 이후 나름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온 후계 시스템을 해체한 뒤 미국의 세계 패권을 향한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동시에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대가도 감수하겠다는 의지에 충만해 있다. - 세류
P. 86 실제로 시진핑은 집권 후 노골적으로 중국의 패권을 추구한 게 사실이다. 그가 주변 국가에 중국의 힘과 의지를 투사하고, 미국 패권에 공개적으로 도전하였으며, 이로 인해 많은 나라들과 끊임없이 외교적 마찰까지 빚어진 것은 분명하다. 특히 미중 간 신냉전 발발로 국제적인 고립과 외교적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가 압도적인 상황이다. 문제는 중국의 위기와 고립은 중국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접기 - 세류
P. 87 대중국 포위망에 협조한 국가들 대다수가 대외 교역량 비중에 있어 미국보다 중국 의존도가 훨씬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 얼마나 국제적 인심을 잃었는지 알 수 있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 형성에 점차 협조하고 있는 한국 또한 원래 스탠스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다는 소위 ‘안미경중‘으로 불리는 ‘미중 간 양다리 걸치기 노선‘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1부에서 다룬 것처럼, 대한민국 또한 다양한 층위에서 차이나 쇼크를 겪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양쪽으로 걸쳐 놓은 다리 중 하나를 빼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며 한국 정부의 대중국 정책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앞에서 지적했듯 한국의 대외무역 비중 1위 국가는 여전히 중국이며 무역 흑자의 많은 비중 또한 중국에서 거두고 있으나, 현재 국내 여론 중 중국과 시진핑에 대해 조금이라도 우호적인 목소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접기 - 세류
P. 88 중국에 대해 한쪽으로 기울어진 분위기와 인식의 위험성은 사드 사태 전후로 극명하게 드러났던 바 있다. 사드 사태 이전까지 우리 사회의 대세였던 ‘중국에 대한 긍정 일변도의 분위기‘가 정반대로 바뀐 지금은, 또 다른 의미에서 지나치게 극단적이다. - 세류
P. 89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마오쩌둥 시절의 긍정적 유산을 계승하여 덩샤오핑 시대의 부작용과 부정적인 면을 극복하자는 일종의 신(新)마오주의자이면서 동시에 미국과 서구의 몰락과 중국의 부상을 기정사실로 믿는 반서구적 전통보수주의자이다. 신마오주의와 전통보수주의. 이게 시진핑 세계관을 가장 핵심적으로 압축한 두 가지 축이다. - 세류
P. 90 이러한 시진핑의 세계관은 시진핑 집권 전 두 가지의 대형 ‘사건‘으로 인해 본인 스스로도 더욱 확신을 갖게 되고, 동시에 외부적으로도 설득력을 얻게 된다. 바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보시라이 정변 위기 사태다.(중략)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에게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몰락과 중국의 굴기 시대가 도래했음을 확신한 계기가 되었다면, 보시라이 사태는 시진핑으로 하여금 덩샤오핑 시대의 유산이 가진 부정적인 면을 그간 홀대받던 마오쩌둥의 유산으로 극복할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시진핑 시대는 2013년부터 시작되었지만, 한국과 전 세계에 차이나 쇼크를 가져올 시진핑 정권의 이념적 노선은 집권 이전 4년 동안의 기간인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형성되었던 것이다.  접기 - 세류
P. 92 시진핑은 태자당이라고 불리는 중국공산당 1세대 최고위층 자녀 출신이라 어린 시절은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보냈지만,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마오쩌둥 실정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즉, 시진핑 역시 마오쩌둥이 일으킨 비극, 문화대혁명의 대표적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놀랍게도 시진핑은 마오쩌둥의 결정으로 인해 본인이 겪은 고통과 고난에서 긍정의 의미를 찾고, 심지어 마오쩌둥을 자신의 정신적 아버지이자 롤모델로서 자신의 세계관의 기초로 삼는다.  접기 - 세류
P. 94 당이 이념적 순수성을 잃고 우경화되어 사회주의 중국을 파괴하는 것을 그는 묵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죽기 전에나서서 이 사태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었고, 그 수단으로 문혁을 일으켰다는 것이 그의 이념적 경계심을 동기로 둔 해석이다. 아마도 마오쩌둥의 심리에는 잃어버린 권력에 대한 집착과 자신과 혁명을 배신한 동지들에 대한 증오심 등이 복잡하게 섞여 있었다고 보는 게 적당할 것이다.  접기 - 세류
P. 95 역대 중국 최고 지도자들 중 모두가 이 시절을 지옥과도 같은 끔찍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시절을 미화하고 심지어 긍정적인 추억으로 간직하는 예외적인 사람이 한 명 있었으니 그가 바로 시진핑이다. - 세류
P. 97 중국 공산당이 한때 혁명의 본거지로 삼았던 옌안 산속 토굴 마을에서 보낸 7년은 시진핑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된다. 평범한 청소년에 불과한 시진핑이 처음으로 정치적 사건에 휘말려 비로소 ‘정치인 시진핑‘으로 최초의 각성을 했던 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세류
P. 101 우파는 더욱 진전된 시장화와 심화된 개혁을 주장하였고, 좌파는 국가의 역할 강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했다. 개혁개방과 경제발전의 결과로 중국 사회가 다원화되자 중국에서도 미약하게나마 시민사회가 생겨났기 때문에 당 밖에서 탄압과 처벌을 각오하고 중국에서구식 대의민주주의 도입을 요구하는 주장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정반대에서는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국부인 마오쩌둥 주석의 정신으로부터 너무 많이 이탈하고 변질되었다면서 다시금 마오이즘에 기초한 극단적 국가 통제 시대로 회귀해야 한다고 극좌세력들도 생겨났다.  접기 - 세류
P. 102 중국 공산당은 사회주의라는 명목으로 권력을 독점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를 일축했지만, 경제적으로는 개인 소유와 시장화 원리를 도입하여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었다. 경제발전 초기 단계에는 이런상충되는 근원적 모순을 현실적인 필요라는 명분으로 어떻게든 끌고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급격한 경제발전의 결과 기업들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빈부 격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으며, 중국 공산당 내부로 깊게 파고든 부패는 명목상 내세운 사회주의 중국이라는 간판을 점점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
마오쩌둥 개인에 대한 일인 권력 집중이 초래한 폐해를 누구보다 절실히 체감했던 덩샤오핑은 집권 후 국가와 당 최고 권력을 9명의 공산당 상무위원으로 분산하는 조치를 취한다. 이는 덩샤오핑 사후 자연스럽게 정치적 파벌들이 등장하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개혁개방의 부작용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상이한 관점이 더해지면서 당내 분열이 가속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상무위원 내에서도 정치개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민감한 주장을 내세우는 인물이 나왔고, 마오이즘의 향수를 자극하는 인물 역시 등장했다.  접기 - 세류
P. 103 2007년 3월 시진핑이 상하이 당서기로 깜짝 발탁한 배경에는 2006년 상하이 당서기인 첸량위의 낙마가 있었다. 2006년 첸량위의 실각,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12년 보시라이 사태까지, 이 세 가지 사건은 시진핑 시대로 가는 결정적 변곡점으로 꼽힐 수 있을 것이다. - 세류
P. 105 중국 현대사의 지난 60년은 개혁개방으로 인해 근원적인 분기점을 맞게 되었고, 개혁개방 이전 30년과 이후 30년은 서로 정면 충돌하는 성격이 짙다. 이처럼 개혁개방 이전과 이후라는 ‘두 개의 30년‘ 모두를 긍정하고자 하는 건 시진핑 집권기의 본질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훗날 시진핑은 두 시기 모두에 역사적 정통성을 부여하면서 억지가 느껴지는 역사관을 설파하고, 개혁개방 노선을 유지하는 듯하면서도 마오쩌둥 시대의 유산이 강하게 느껴지는 복고적 좌파 정책을 내놓으며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그 배경에는 시진핑 스스로 자기 내면에서부터 조화 불가능한 두 가지 가치를 어떻게든 융합시켜 보려는 필사의 시도가 있지 않았나 싶다.  접기 - 세류
P. 107 1992년부터 본격화된 민영 부분의 발전은 중국의 시장경제 활성화와 잠재적인 경제적 활력을 키워내며 중국 고도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새 지나치게 커져버린 민영 부문은 중국 통치세력 입장에서는 몇 가지 새롭고 엄중한 위험과 도전을 마주하게 만들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 발생한 거의 대부분의 정치적 갈등과 대립 이면에는 이처럼 급격히 성장한민영 부문과 국영 부문을 둘러싼 상이한 이해관계와 관점의 충돌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접기 - 세류
P. 108 민영 부문의 확대가 중국 공산당 간부들과 그의 가족들에게도 매우 큰 이득이 된다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권에 대한 인허가 권한을 이용하여 단순히 뒷돈을 얻는 정도에 머물렀지만, 개혁개방의 심화로 자본시장이 성숙하자 중국 거대 기업집단 주식 및 부동산 투자 거래를 통한 세련된 치부 방식이 중공 최고위층 가족 지인들에게 보편화되었다. 개혁개방과 시장경제, 민영경제 영역이 확대될수록 중국 공산당 간부들과 그의 가족들이 누릴 부의 크기도 자동으로 커졌기 때문에 개혁개방 이래 역대 어느 정권도 시장화와 민영 부문 확대를 마다할 동기가 생길 리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중국에선 ‘사회주의 시장경제‘ 중에서 ˝시장경제가 사회주의를 넘어서는 건 불가역적이다˝라는 주장까지 등장하게 된다. 이제 과거 중국의 사회주의는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단언한 표현이었다.  접기 - 세류
P. 113 중국이 강력하게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추구하자 이처럼 극도로 경직된 후커우 제도와 노동제도가 족쇄와 같은 것으로 인식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에 걸쳐 후커우 제도와 노동제도를 수술대 위에 올리고 메스를 가져다 댄다. - 세류
P. 115 농민공 문제는 고소득 도시 출신과 낙후 지역, 농촌 출신 간 소득 격차를 악화시키고 차별을 영속화시키는 등 수많은 폐단을 불러일으켰다. 이 문제를 야기한 중국의 후커우 제도는 결국 한 사회의 계급제도를 유지시키는 것과 다름없었다. 거기에다가 후커우 제도만 문제는 아니었다. 중국의 극단적인 노동유연화 조치 또한 90년대 국영기업에서 대량 해고 사태를 초래하였으며, 과거 단웨이가 제공하던 것에 비해 여전히 부실한 사회적 안전망은 일반 노동자의 생활 수준을 크게 위축시켰다. 다행히 중국 경제가 90년대 이후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신산업의 막대한 고용 창출이 유연화로 내몰린 노동력을 거의 그대로 흡수하면서 심각한 사회적 위기는 피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 경제성장의 거대 엔진을 담당하게 된 국가 소유 주택의 대규모 민간 불하와 주택시장 민영화 조치는 커다란 부작용을 피해갈 수 없었다. 건설 붐에서 재미를 본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가 침체될 때마다 경기 자극을 위해 부동산을 이용하는 임시방편을 택한다. 이로인한 중국 부동산 거품과 이에 따른 부채 리스크는 수십 년에 걸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이 문제는 3부에서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또한 운 좋게 정부로부터 싼값에 주택을 불하받는 특혜를 누려 벼락부자가 된 소수의 고소득 도시민들과 이러한 혜택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된 대다수 인민들 간의 자산 격차는 중국의 심각한 빈부 격차 확대 추세에 기름을 붓게 된다.  접기 - 세류
P. 119 중국은 미국 정부와 미국 금융 자본, 글로벌 기업 등의 투자와 지원과 자문 등을 통해 단순 저임금 의존형 저부가가치 산업으로부터 점차 기술 의존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국 산업을 발전시키고 재편성할 수 있었다. 즉, 중국이 1980년대 이후 몰아닥친 세계화와 정보화혁명과 신자유주의 시대의 최대 수혜자라는 것은 명백하다. - 세류
P. 125 평소 시진핑은 민감한 정치적 이슈에 대해 철저하게 침묵을 지키고, 자기 주장을 숨겼으며, 대세를 추종했다. 튀는 걸 극도로 꺼렸기 때문에 특별히 적도, 경계하는 사람도 없었고 누구에게든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두 총서기가 전임자 입장에서 보기에는 영향력을 행사하며 조종하기 쉬워 보였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무개성‘과 ‘무색무취‘가 시진핑이 중국 최고 권력가의 유력한 후계자로 선택된 이유였다는 것이었다.  접기 - 세류
P. 127 중국 경제의 반등은 자신들뿐만 아니라 세계경제가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특히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2009년 2월 말에 간신히 통과되고 미국 금융기관들의 정상화 기틀이 마련되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그해 5월 나오기 전까지, 그 기간 동안 세계 경제의 경기침체 하방 압력을 사실상 중국 혼자서 방어하는 형국이었다. 당시 세계GDP 성장의 절반을 중국이 담당할 정도로 중국의 기여는 절대적이었다. 미국의 경기부양 규모가 여야 간 당파싸움으로 계속 확정이 지연되다가 처음 계획안보다 크게 줄어 간신히 통과한 것에 비해, 중국이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재빠르게 결정하고 집행한 모습은 마치 미국정치의 비효율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중국 공산당의 유능함이 더욱 강조되는 듯해 보였다.  접기 - 세류
P. 129 중국이 도광양회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생각과 야심에 대해 거침없이 외부에 표출하기 시작한 게 이즈음부터였다. 금융위기 발발한 후 중국은 공식적으로 미국 달러화 패권에 문제제기를 하기 시작했고, 중국 관영 언론들은 전 세계가 중국과 미국을 대등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호들갑을 떨며 앞다투어 보도했다.(중략)
중국은 미국이 내세운 극단적 자유방임의 신자유주의가 무너지는 걸 지켜보며 무조건적인 시장화가 만능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는 미국 모델의 대안으로 시장경제와 강력한 정부의 적극적 시장 개입의 혼합형인 중국형 경제모델을 세계에 강조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또한 이때를 기점으로 중국은 더 이상 자신들의 속내를 억누르며 조용히 힘을 키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경제가 정치보다 우선이라는 외교 원칙도 이때부터 깨지기 시작한다.  접기 - 세류
P. 132 보시라이 정변 사태는 덩샤오핑이 만든 집단지도체제의 취약점이 극대화되어 발생한 정치적 위기이며, 후진타오 계파와 장쩌민 계파 간에 벌어졌던 치열한 권력 다툼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세류
중국의 광역행정 단위인성은 면적과 인구 규모가 웬만한 유럽국가들과 엇비슷하거나 심지어는 더 크다. 여기에 중앙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후진타오 정권의 취약성까지 가미되자 당시 권력과의 연줄이나 배경이 있는 일부 성 정부의 최고 책임자는 사실상 지방 영주나 제후에 가까운 권한을 누리기까지 했다. 그랬기 때문에 상하이방에 속한 첸량위 상하이시 당서기가 중앙정부에 맞서며 노골적으로 갈등을 벌이다 숙청된 사건 같은 게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당시 중국의 정치권력은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하며 자칫 중심까지 형해화될 수 있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었다.
중국 역사를 살펴보면 이렇게 수도에서 먼 지방에 권력 공백이 생길 때마다 반복적으로 생기는 어떤 패턴이 발견된다. 바로 해당 지역을 장악한 야심가가 강력한 지역 기반을 근거로 약해진 중앙 권력에 도전했던 역사 속에 ‘반란‘ 혹은 ‘정변‘으로 기록됐던 사건들의 반복 말이다. 후진타오 정권 말기의 중국 정치 상황은 이러한 지역 기반 야심가를 낳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했고, 실제 그런 야심가가 정말 등장하여 엄청난 정치 스캔들을 일으킨다. 그 야심가가 바로 보시라이 당시 충칭시 당서기였다.  접기 - 세류
P. 136 중국 최대 직할시 충칭시 당서기로 온 보시라이는 소위 ‘충칭 모델‘로 불리는 몇 가지 정책 패키지를 추진하며 세간의 큰 관심을 받게 된다. 충칭 모델은 경제적 측면에서는 농민들에게 도시 후커우를 개방하고, 공공 임대주택을 대대적으로 건설하며, 국영기업을 통한 대대적인정부 투자로 도농간 균형 발전과 빈부 격차 완화를 추구하는 모델이다. 그리고 정치·사회적 측면에서는 지역 조직폭력 집단 등을 강력한 공권력으로 소탕하며 공공질서와 치안을 강화하고, 마오쩌둥 찬양과 과거 홍군 혁명가 부르기, 문혁 시기 하방 체험하기 등을 통해서 미화된 과거의 정치적 추억을 자극해 복고적 유행을 불러일으키는, 한마디로 말해서 ‘관 주도 사회 기강 잡기 캠페인‘이었다.  접기 - 세류
P. 148 자칫하면 체제까지 흔들 뻔했던 쿠데타 사태에 대한 구조적 원인으로는 명목상 최고지도자의 허약한 리더십과 계파 간 권력 분점이 지목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취약함을 노출시켰던 집단지도체제는 그 효용을 다한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 세류
P. 151 개혁개방 이전은 마오쩌둥 시대를 뜻하는 것이며, 개혁개방 이후는 덩샤오핑부터 후진타오 시기까지를 뜻한다. 시진핑이 보기에 마오쩌둥 시대와 덩샤오핑 시대는 서로 충돌하는 게 아니다. 두 시대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중국은 마땅히 두 시대의 유산 모두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시진핑의 생각이다. 자신은 개혁개방으로부터 30년이 지난 후... 더보기 - 세류
P. 169 이들에 따르면 신흥 강대국은 파워가 계속 확장할 때에는 중국 덩샤오핑의 ‘도광양회‘처럼, 패권국에 맞먹을 수 있을 때까지 ‘대결‘을 미룬다. 그러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고, 패권국과 동맹 세력에 포위되어 쇠퇴기를 앞둔 시점에 이르면, 신흥 강대국은 더 늦기 전에 현재 움켜쥘 수 있는 것을 확보하려 들어 ‘전쟁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접기 - 세류
P. 193 150조원 가까이 되는 사교육 시장을 하루 아침에 없애버리거나,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간기업에 대한 온갖 제재를 가하는 등의 급진적 조치를 시행하는 배경에는 시진핑의 복고적인 정치 신념뿐 아니라 이러한 심각한 인구구조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 세류
P. 207 중국의 부채 문제는 오랜기간 쌓여 온 구조적 문제이며 과거에는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했던 성공적 방식의 후유증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욱 해결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 세류
P. 208 최근 이 토지사용권 매각이 크게 줄고 있다. 2021년 토지사용권 수입 감소의 경우 지방정부별로 차이는 있지만 많게는 35%에서 적게는 11.2%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개발 잠재력이 좋은 토지규모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중략) 이와 함께 개발 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토지들은 이미 과거 수년간 판매가 완료되었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로 분석된다. 이제 점점 위치나 입지가 좋지 않아 개발 매력이 크게 떨어지는 토지들만 토지사용권 경매 대상으로 오르게 된 점도 지방정부 토지 사용권 수입 급감의 원인이 된 것이다.
나아가 지방정부 관료들에 대한 잘못된 인센티브 또한 지방정부 재정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접기 - 세류
P. 209 중앙정부에서 각 지방정부 관료들에 대한 인사고과는 주로 해당 지역의 경제성장률과 고용창출 같은 경제지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당연히 재임시 수많은 건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단기간에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수록 높은 인사고과 점수를 받고 더 높은 위치로 승진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각 프로젝트 개발 이후 수익성에 대한 객관적이고 엄밀한 평가는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해당 프로젝트가 완성되어 운영될 때는 해당 지역 관료는 대부분 이미 승진하여 타 지역이나 중앙정부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에 뒷감당은 후임자의 몫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완공이 되었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 아파트와 유령 공원, 유령 도로, 유령 복합시설, 유령 신도시 등 중국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난개발의 참혹한 결과의 배경에는 이러한 잘못된 인센티브가 도사리고 있었다. 이용자가 없는 실패한 개발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손실은 그대로 지방정부의 악성 채무가 되며 운이 나쁜 후임자의 업무로 남겨지게 된다.  접기 - 세류
P. 211 민간기업은 중국 GDP의 60%, 전체 고용의 80%를 창출하고 있지만, 은행 대출에서는 고작 전체 대출 규모의 4분의 1밖에 얻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는 방만하게 운영되는 국영기업의 몫이다. 중국 국영기업들이 워낙 낮은 금리로 쉽게 돈을 조달하다 보니 빌린 돈을 다른 민간기업들에게 2차로 빌려주는 ‘돈놀이‘까지 나서고 있다. 소위 ‘그림자 금융‘은 이러한 관행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다.
(중략)
시진핑 들어서 민간기업에 대한 견제와 국영기업에 대한 우대 분위기가 강화되면서 금융 자원이 더욱 국영 부문에 쏠리게 되고, 이는 국영기업 경영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경영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중국이 관치금융을 완화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한 부채 문제의 해결이 요원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접기 - 세류
P. 213 투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일반적인 모범 답안은 경제에 대한 정부 간섭을 줄이는 것이다. 즉, 은행에 대한 정부 통제를 포기하여 자본이 가장 효율적인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금융의 시장화 조치를 진행하고, 동시에 인위적 경기 부양을 억제하며 한계 기업과 은행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일종의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것이다.
(중략)
하지만 이러한 시장개혁 조치는 곧 경제와 사회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약화, 그리고 지방에 대한 중앙의 영향력 약화를 의미한다. 또한 민간부문과 시장이 결정하는 영역이 커지는 건 국가가 간섭하고 결정하는 영역이 축소된다는 것을 의미했으며 이는 다원화되어 가는 사회에 대한 당의 통제 강화, 지방에 대한 중앙의 권력 강화,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간섭 강화를 선호하는 시진핑의 세계관과 당연히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접기 - 세류
P. 221 하이실리콘의 극적인 추락을 살펴보면 중국 반도체 굴기가 가진 취약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이실리콘이 미국 정부의 제재 조치 한 방에 무너진 건, 현재의 중국 반도체 산업조차 미국이 구축한 글로벌 반도체 기술 생태계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큰지를 그리고 그 기술 생태계가 가진 장벽의 높이가 얼마나 높은지를 극명하게 나타냈다고 ... 더보기 - 세류
P. 223 미국은 이러한 각종 제재와 기술 접근 차단을 통해서 중국에 미국이 만든 산업 질서에 계속 머물 것을, 기존처럼 선진 제조국가의 하청 공장 역할에 만족하고 그 이상의 고부가가치 산업 진입과 산업 패권을 욕심내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세류
P. 232 저런 막대한 규모의 나랏돈이 그처럼 허술한 사기극에 집행되는 게 정부 내부의 부패한 협조자 없이 과연 가능했을까? 나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아마도 이러한 사기성 프로젝트가 HSMC 하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중국에서는 중앙 단위, 지방 단위, 회사 단위로 눈먼 돈들이 중구난방으로 집행되는 게 현실이며, 이것을 중앙정부가 실시간으로 꼼꼼하게 체크하고 감시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크고 복잡하다.  접기 - 세류
P. 233 시진핑 정권 입장에서는 이 모든 어려운 난제와 복잡한 리스크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카드가 하나 있다. 바로 대만 침공을 통해 대만의 반도체 생태계를 일거에 장악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중국내 리스크는 중국이 외부로 투사하는 리스크로 연결된다. 그리고 중국의 대만 침공은 사실 내가 생각하는 중국 내부의 마지막 리스크와도 직결된다. 바로 현 중국 국가주석이자 중국 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 본인이 그 리스크다.  접기 - 세류
P. 236 대만 통일이라는 공약을 전제로 덩샤오핑 이래로 자리잡은 권력 승계 원칙까지 어기고 권력 집중과 장기 집권을 용인해 주었는데, 만약 이를 지키지 못하면 시진핑의 평가는 역대 최악의 지도자로 간주될 것이며 심지어 퇴임 후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예측도 덧붙였다.
즉, 시진평의 권력은 대만 통일이라는 중국 인민과의 공약으로 실현되고 유지되는 것이며, 이 공약이 지켜지지 못할 경우 시진핑 정권은 즉시 붕괴될 개연성이 높다는 게 S의 결론이었다. (중략) 이는 곧 중국 인민들의 시진핑에 대한 ‘조건부 지지‘는 시진핑의 권력 기반이 사실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강고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접기 - 세류
P. 239 중국은 집단지도체제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고 지도자 일인권력 집중으로 권력 시스템을 변경했으나, 이제는 그 바뀐 시스템에 의한 새로운 문제들이 계속해서 누적되고 있는 중이다. 중국의 권력 구조가 어떻게 바뀌든 간에 이와 같은 문제들이 정치적 불안정성과 맞물려 터져 나오는 근본적 원인은 헌법과 법률에 의거한 법치가 아니라 혈통과... 더보기 - 세류
P. 250 중국은 한국에 있어 하나의 거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그 자체인 것이다. 중국의 모든 급속한 변화는, 그게 중국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국에는 모두 부담스러운 도전과제일 수밖에 없다. - 세류
P. 251 나는 중국의 발전 모델이 갖고 있는 독특함과 중국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순환패턴의 특성, 그리고 시진핑의 야망 등이 중국의 미래 불확실성을 더욱심화시켰다고 판단한다. - 세류
P. 256 이렇게 과거 냉전 시대처럼 미국과 중국이 각자 배타적 경제 블록을 쌓게 되면, 한국이 과거처럼 미국과 중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국익 극대화를 도모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한국은 상당한 비용이 수반되는 선택의 순간에 계속해서 놓이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각각의 선택으로 치러야 하는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그런 비용을 감내할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이뤄 나갈 것인지 등등의 문제가 이어질 것이다. 요컨대, 신냉전은 한국에 많은 시련과 도전을 안겨줄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련과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첫 단계는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시대가 지나갔으며, 훨씬 더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사회적 인식의 확산이다.  접기 - 세류
P. 2 한국은 대다수의 국제기구에서 이미 논란 없는 선진국으로 분류되며, 지역의 강국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미 한국 스스로가 약소국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언제나 주관적 인식은 객관적 환경의 변화 속도를 쫓아가지 못한다. 보통의 한국 사람들은 현재의 우리나라를 주변 강대국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희생양이자 약소국이었던 과거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하는 담론에 여전히 익숙하다.
이러한 과소평가된 자기 인식은 주변 강대국들의 엄포와 보복 협박에 대처하는 대응력을 약화시킨다.  접기 - 세류




저자 및 역자소개
한청훤 (지은이)

경기도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 자랐다. 학창 시절부터 중국의 역사와 철학, 문학에 빠져 지냈다. 대학에서는 중어중문학을 전공했고, 중국 유학을 거친 뒤 그 나라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15년 가까이 주로 전기차, 디스플레이, 반도체 필드에서 일해오며, 중화권 시장 개척을 위해 많은 중국 대기업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중국에서 5년간 거주했고 그때 중국인이었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다. 오랫동안 읽어온 수많은 중국 관련 문헌들과 직접 체험하고 부딪혔던 중국의 현실을 융합해 내려 힘쓰고 있으며, 그... 더보기

최근작 :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 총 2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미·중 충돌, 시진핑 장기 집권, 중화민족주의 발흥,
반도체와 대만 이슈, 한·중 간 문화 갈등….

대한민국은 지금 과연
중국발 쇼크를 충분히 대처하고 있는가?

‘중화 제국의 귀환’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격동하는 중국, 그 위기의 기원과 양상을 해부한다

한중 관계는 우리나라의 국제정치와 외교 필드를 가로지르는 가장 뜨거운 이슈다. 반중의 에너지는 곳곳에서 활화산처럼 불타오르고 있다.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벌어진 양국의 골은 쉽게 봉합되고 있지 않으며,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중국 공산당의 비민주적이고 억압적인 행태에 치를 떠는 중이다. 2015년까지 중국에 대한 우호적 감정이 적대적인 감정보다 우세했던 한국은, 단 7년 만에 중국에 부정적인 여론이 압도적인 나라로 급변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은 변화다. 우리는 지금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거대 도시에 완전 봉쇄령을 내리는 중국, 최고지도자 시진핑 개인숭배에 열을 올리는 중국을 조롱하고 경멸한다. 또 우리는 대만 출신의 한국 걸그룹 멤버를 눈물 흘리며 사죄하게 만들거나, 김치와 한복을 자신의 전통문화라 주장하는 중국인들의 거센 민족주의에 분노한다. 동시에 우리는 자국 산업의 보호에 열을 올리면서 한국의 수출 업체들을 고전하게 만드는 중국 시장을 성토하거나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며, 중국이 이미 주요 산업 대부분의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추월했다는 연구 결과들에 짐짓 충격을 받고 있다.
15년 가까이 반도체, 전기차 등의 영역에서 대중국 무역 업무에 종사했던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의 저자 한청훤은 말한다. 2016년 한한령 때 우리가 처음으로 경험하고, 미중 신냉전이 격화되며 점점 더 뚜렷해지는 중인 ‘차이나 쇼크’는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뒤흔들 수 있는 거대한 해일(海溢)과 같다고. 지금 ‘중국이라는 제국의 귀환’, 그 역사적 사건은 우리에게 하나의 지정학적 대지진과 같다고. 그렇지만 한청훤에 따르면, 이처럼 중국에 대해서 반중 감정을 폭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 우리는 중국이 왜 그토록 위험한 나라가 되었는지를 명명백백하게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중국몽(中國夢)’의 배경과 맥락, 중국 현대정치사와 경제체제의 특수성을 철저하게 파악해야 하며, 그 사회 내부에 차곡차곡 쌓인 모순과 리스크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즉, 대한민국은 ‘중국이라는 코끼리’를 정확하면서도 냉철하게 뜯어보아야 한다. 그럴 때만 한국사회는 차이나 쇼크에 대비할 수 있는 체질과 역량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가을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3연임에 성공할 것이 확정적이다. 그는 이미 2018년 국가 주석 연임 제한 폐지를 통과시켜 장기 집권 기반을 다져왔고, 2021년에는 중국 공산당 역사상 세 번째 역사 결의를 관철시켜 공식적으로 자신을 당의 역사에서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반열에 오르게끔 하는 일에 성공했다. 중국은 지금 ‘중화 제국의 귀환’을 꿈꾸면서 과거의 중국과 ‘완전히 다른 중국’의 길을 선택했다.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은 그처럼 격동하는 중국이 불러일으키는 위기를 심층적으로 파헤치며 다가올 미중 패권 경쟁의 신냉전 시대,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치열하게 모색한다. 중국과 지리적·경제적으로 가장 가깝고,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대표적 나라인 한국은 눈앞에 닥친 차이나 쇼크에 대해 잘 대비하고 있었는가? 그러지 못했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반중(反中)은 시대정신”이 된 이유
그럼에도, 중국의 불행은 한국의 행복이 될 수 없는 이유

2020년 ‘퓨리서치’(Pew Research Center)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지금 세계에서 “반중은 시대정신”이란 말이 왜 나오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한국이 포함된 주요 14개 선진국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했던 중국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거의 모든 나라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도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그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2021년, 한국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비호감 정도가 일본보다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던 바 있다. 거기다가 우리나라 20대 젊은층의 대중국 반감 정도는 50대와 60대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높았다는 점도 충격적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30년 동안 두 나라는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하며 각자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었지만, 2013년 시진핑 정권 출범과 2016년 사드 사태 발발이라는 변곡점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지금은 한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사고가 대대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시대적 전환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도대체 지난 10년간 중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이 책의 1부 ‘중국이라는 폭풍우 곁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쇼크’에 가까운 위협들, 대한민국이 직면한 중국 리스크의 가장 중점적인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글이다. 저자는 한한령(限韓令)의 시행에 따른 당시 우리나라의 충격과 대중문화 영역에서 벌어지는 한중 간의 문화 갈등, 그리고 한국경제를 잠식하는 중국의 산업 굴기 정책을 이 장에서 세밀하게 복기한다. 저자는 전기차용 배터리인 2차 전지 산업, 자동차 산업,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산업 등 한국의 대표적인 먹거리 산업들이 중국에서 얼마나 고전하고 있는지를 되짚으며, 한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거의 모든 주요 산업 분야에서 중국에 추월당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더욱이 우리 경제가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도 치명적이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과 무역의존국 1위는 지금도 중국이며, 전체 수출액 중 중국의 비중은 여전히 4분의 1에 달한다. 이런 상황 탓에 시진핑 정권의 성급한 실정(失政)은 곧 대한민국이 겪어야 할 엄청난 리스크가 되어버린다. 저자는 2021년 한국사회의 ‘요소수 대란’과 ‘공동부유(共同富裕)’가 불러일으킨 거대한 후폭풍, 중국 주식 시장의 폭락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을 분석하며 ‘중국의 불행은 한국의 행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꼼꼼하게 논증한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대만 문제’다. 국제 안보 전문가들은 대만에 대하여 이구동성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The most dangerous place on Earth)이라는 수식어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대만에서 첨예하게 부딪치는 이유는 무엇이며, 중국은 왜 그토록 양안통일이라는 명분에 매달리는가? 무엇보다도, 대만 문제 한복판에는 전 세계 산업의 향방을 가르고 있는 키(key), ‘반도체 기술’이란 쟁점이 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대표 기술 기업들의 대만 반도체 기술에 대한 의존도는 상상을 초월하며, 대만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에 미국 첨단산업의 명줄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반면 중국의 관점에서 대만은 광활한 서태평양으로 바로 뻗어나갈 수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라고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중화 민족주의적 서사에서 ‘대만 수복(臺灣 收復)’이란 19세기부터 시작된 치욕적인 서세동점(西勢東漸) 시대를 끝내고 과거 위대한 중화제국 시대의 부활을 알리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중국의 대만 침공 전후 시나리오를 차근차근 검토하며, 우리 사회가 이 이슈를 ‘남의 일’로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게으르고 위험할 수 있는지를 냉철하게 분석한다.

시진핑은 왜 황제의 길을 꿈꾸는가?
2008년과 2012년 사이, 중국의 미래가 뒤바뀐 그때

중국은 지금 주변 국가들과 전 세계를 향하여 자국의 힘을 노골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그것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패권을 향한 도전이며,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년간 지속된 덩샤오핑의 유훈 ‘도광양회’(韜光養晦, 속내를 감추고 힘을 기르라)를 폐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과 다름 아니다. 그렇지만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으며, 미중 간의 섣부른 신냉전 발발로 인해서 국제적인 고립과 외교적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나아가 시진핑은 덩샤오핑이 어렵게 구축한 이후 나름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온 후계 시스템을 해체하고 본인의 총서기 3연임, 즉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 도대체 시진핑 정권은 왜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는가? 그는 왜 대내외적인 충돌과 마찰을 불사하는가? 2022년 지금, 결국 우리는 시진핑이란 인물을 정확하게 들여다보지 않고선 중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시진핑은 중국이라는 지정학적 대지진의 한가운데서 그 지각 운동을 더욱 격렬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2부 ‘중국 리스크의 기원과 축적’에서 지금 중국을 ‘폭주’하게 만들고 있는 시진핑의 사상적 기원과 시진핑 정권의 특수성에 대해서 깊이 있게 살펴본다.
시진핑의 성장과 정치적 굴기의 과정은, 최근 반세기 동안의 중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와 직결된다. 저자는 문화대혁명의 하방 정책으로 인해 옌안 량자허의 농촌 마을에서 7년 동안 살아야 했던 청년 시진핑 시절부터, 그가 개혁개방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중국 연해안 도시들의 행정가를 거쳐 ‘중앙정치의 스타’가 된 과정을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시진핑이 주목받는 정치인으로 성장했던 시기는 곧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이 1990년대 이후 세계화의 확산,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혁명과 만나면서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고 중국경제가 찬찬하게 비상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시진핑 내면의 결정적인 모순이 있다. 그는 여타 중국 지도자들과 다르게 마오쩌둥으로 인한 하방(下放)을 자기 인생의 근원적인 에너지가 되었다고 자부하면서도, 중국이 세계경제와의 접점을 통해서 경제적으로 얼마나 윤택해졌는지를 온몸으로 실감했다. 그는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두 사람을 모두 긍정하겠다는 위태로운 목표를 지닌 채 ‘중화 민족의 역사적 사명’을 성취하겠다는 의지에 부풀어 있다. 이처럼 중국 개혁개방 이전과 이후라는 ‘두 개의 30년’ 모두를 긍정하고자 하는 건 시진핑 집권기의 본질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시진핑이 보여주는 ‘신(新)마오주의’의 노선은 중요하다. 그는 왜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이란 비극을 낳았던 마오쩌둥 시절의 긍정적 유산을 계승하려 하는가? 저자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 이후 30년간 불러일으킨 부작용에 주목한다. 개혁개방은 중국 민영 부문과 시장경제 영역의 급속한 발전을 낳았으며, 이로 인해 중국 내의 거대한 빈부 격차, 그리고 중국 공산당의 약화는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때 중국의 권위주의적인 공산 정권은 서구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영향으로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던 게 분명했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보시라이 정변 위기 사태, 시진핑 집권 직전의 두 ‘대형 사건’은 중국의 미래를 완전히 뒤바꿔놓는다.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 사태 때 중국은 ‘세계경제의 구원자’로 떠올랐으며, 이는 중국이 서구보다 자국의 정치·경제체제가 더 낫다고 판단하게 만든 직접적 계기로 작용했다. 또한 덩샤오핑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공산당 집단지도체제의 취약함을 폭로했던 ‘보시라이 정변(政變)’은, 시진핑이 집권 후 수백만 명을 숙청할 수 있는 일인천하의 권력을 쥐어주었다. 시진핑은 이로써 마치 제국의 황제와 같은 존재로 등극할 수 있었다. 요컨대 시진핑의 내면에 간직되어 있던 두 가지의 사상, 즉 ‘위대한 중국 공산당과 공산주의’를 주창한 마오쩌둥의 세계관과 ‘서양은 몰락하고 중국이 떠오른다’는 동승서강(東昇西降)의 자기 예언이 현재 차이나 쇼크의 이념적 근원인 것이다.

중국은 과연 무엇에 그토록 쫓기고 있는가?
오래도록 누적된 중국 내 리스크, 그리고 ‘인치(人治)의 그늘’

그런데 저자는 여기서 묻는다. 최근 들어 한국인들이 체감하는 차이나 쇼크가 이렇게까지 갑자기 격화된 건, 중국과 시진핑의 자신감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감보다 더욱 절박한 심리적 요인이 있는 건 아닌가? 중국이 덩샤오핑의 도광양회를 폐기하고 섣부르게 패권 도전에 나선 것은, 어쩌면 중국 내부에서 ‘시간에 쫓기고 있다’는 조급함, 즉 중국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불안감과 치명적인 리스크를 직면했기 때문은 아닌가? 2021년 9월, 국제정치학자인 할 브렌즈 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와 마이클 베클리 터프츠대 정치학 교수는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에 ‘쇠퇴하는(a declining power) 중국이 문제’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다. 이들은 (중국과 같은) 신흥 강대국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고, 패권국과 동맹 세력에 포위되어 쇠퇴기를 앞둔 시점에 이르면, 이들은 더 늦기 전에 현재 움켜쥘 수 있는 것을 확보하려 들어 ‘전쟁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책의 3부 ‘쫓기는 제국, 잠 못 이루는 황제’의 첫머리에 브렌즈와 베클리 교수의 글을 인용하며, 시진핑 정권의 자신감 이면에 놓여있는 중국 내 리스크들을 세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한다. 중국의 ‘사각지대’에서 천천히 축적되던 하나하나의 리스크들이 어떻게 ‘차이나 쇼크’를 추동하는 힘으로 격화되었는지를 살펴가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중국의 농촌에 가장 먼저 주목한다. 중국의 농촌은 한 마디로 ‘보이지 않는 중국’이라 할 수 있으며, 중국사회의 농촌 문제는 ‘모든 문제들의 중심에 있는 문제’라 할 만하다. 중국의 농촌에는 여전히 전체 인구의 36%에 가까운, 약 6억 명의 농민들이 살고 있다. 최빈국과 개발도상국 사이 수준의 삶을 살아가는 이 6억 명의 농민들은 중국이 얼마나 양극화된 사회인지를 보여주며, ‘중국판 카스트 제도’라 부를 수 있는 후커우 제도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폭로한다. 저자는 “단언컨대 시진핑 정권이 농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중국은 중진국 함정에서 빠져나오는 데 실패할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농촌 문제에 더해, 중국의 인구 문제는 세계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청사진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중국은 2021년을 기점으로 이미 미국보다 더 늙은 국가가 되었고, 2020~2021년 즈음 이미 실질적으로 총인구 감소세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국이 같은 문제에 직면한 한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인 이유는, 중국은 아직 선진국이라 하기엔 너무나 소득이 낮고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라는 점이다. 최근 유행하는 말처럼, ‘일본이 늙기 전에 부자가 되었고, 한국이 늙으면서 부자가 되었다면, 중국은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린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부채 문제와 반도체 산업의 취약함은 이 나라 경제구조와 경제체제의 근본적인 리스크를 폭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중국경제의 중심지인 상하이시,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들이 몰려 있는 광둥성 선전시 등에서 이어지는 공무원 임금 체불 사태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저자는 중국 국가재정의 상상을 뛰어넘는 부채 규모 및 증가 속도가 이 나라의 관치금융 관행, 국영기업 특혜, 즉 ‘경제에 대한 국가의 간섭’이라는 오래된 전통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장개혁 조치는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약화를 의미하며, 시진핑 정권은 그것을 택할 리 없다. 시진핑은 중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대신 자국의 고부가가치 제조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방식을 택한다. 반도체 산업이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중국 대표 반도체 회사인 칭화유니 그룹의 파산 사태와 ‘HSMC 먹튀 사기 사건’ 등은 중국 전략산업 육성 정책의 한계와 부작용을 극명하게 보여주었으며, 반도체 산업의 특유의 높은 문턱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좌절케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처럼 중국의 부채 문제와 반도체 기술의 난맥은 중국의 중앙정부가 결코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드러내면서 ‘중국 예외주의’와 현능주의(賢能主意)의 허점을 폭로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것은 중국이 지금처럼 헌법과 법률에 의거한 법치(法治)가 아니라 혈통과 능력에 기반을 둔, 공산당 엘리트에 의한 인치(人治)를 고집하는 한 반복될 수밖에 없는 제도적 취약점이다. 그러므로 다시, 문제는 중국 공산당의 최고 꼭대기에 있는 시진핑을 향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중국이라는 뉴노멀’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냉철한 실리주의, 유연한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은 책의 1~3부에 걸쳐 대내외적인 중국 리스크의 키워드들, ‘차이나 쇼크’의 기원과 양상을 총체적으로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제 대한민국의 대응 전략을 고민해야 할 차례다. 책의 4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서는 한국사회가 ‘중국이라는 제국의 귀환’을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에 관한 여러 방책들이 제시된다. 저자가 한중 관계의 미래를 위하여 가장 먼저 제언하는 내용은, 우리가 중국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신냉전 시대’라는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다’는 단순한 논리가 통용되는 시대는 끝난 지 오래다. 저자는 탈냉전이 끝난 뒤 한국이 앞으로 점점 더 미중 양쪽에서 ‘선택의 요구’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국제 이슈에 대하여 한국사회와 시민들이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한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약소국이 아니라는, 우리의 국가적 위상과 자국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객관적 자기 인식’도 절실하다. 2017년 한한령 사태와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의 비교가 보여주는 것처럼, 과소평가된 자기 인식은 주변 강대국들의 엄포와 보복 협박에 대처하는 대응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 전체 무역액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며, 우리 무역의 흑자 또한 여전히 많은 부분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나온다. 이러한 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쏠림은 지속적인 리스크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 기업과 산업에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점진적으로 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는 일도 멈춰선 안 된다. 저자는 문재인 정권의 ‘신남방정책’을 높이 평가하며, 아세안 및 인도와의 교역 비중을 늘리는 일이 중요한 이유를 상세하게 풀어놓는다. 나아가 저자는 미중 간의 신냉전이 ‘반도체 이슈’로 시작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면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의 압도적 산업 지배를 빼고 우리 안보를 제대로 논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현재의 반도체 초격차, 특히 중국과의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책을 고민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된다. 또한 신냉전과 고립주의에 따른 ‘미국 공백’을 대비하기 위하여, 장기적으로는 한일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일도 긴밀히 요청된다. 이를 위해선 물론 과거사와 얽힌 보편적·윤리적 이슈를 해결하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이 선행되어야겠지만, 지역 패권국으로 떠오른 중국에 맞서 한일 간의 획기적인 관계 개선은 양국 모두의 미래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은 중요하다. 그것은 단순히 한일 간 동맹과 동아시아의 평화 유지를 넘어서서 한국을 위해 더욱 광대한 지정학적 활동 공간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결국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빠르게 대처하고 적응하는 유연성이다. 차이나 쇼크의 진원지인 중국은 국가의 물리적 크기와 국가 통치 및 정부 동원의 효율적 측면 등에서 한국을 압도한다. 그런데 이 점에서 오히려 한국의 강점이 지닌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자유롭고 열린 사회 분위기와 이를 활용한 유연성과 적응력, 그리고 상호 피드백 능력과 기민한 대응력은 바로 정확히 중국이 갖지 못한 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반중 정서의 폭발 대신 냉철한 실리주의가 옳다고 주장하며, 미국과의 동맹 강화와 중국과의 실리 추구를 위해 대중 외교에 있어 섬세한 포지셔닝과 레토릭을 구사할 것을 강조한다. 또 대중 외교 기조에 있어 철저히 국익에 기초한 초당파적인 컨센서스를 이루고, 어느 정당이 집권을 하고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상관없이, 그것을 따르고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한중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는 요인들이 쌓여 감에도 불구하고 한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더없이 중요하다. 그것은 앞으로 윤석열 정부가 국익 최우선의 관점에서 나온 실용주의 원칙을 변함없이 지켜가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그처럼 우리가 ‘중국이라는 뉴노멀’에 대해 발빠른 적응력과 유연성, 새로운 포지셔닝의 힘을 발휘하는 것은 하나의 시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현대사와 사회경제적인 이슈들을
일관된 문제의식과 심층적인 관점으로 통찰하는 힘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의 저자 한청훤은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했고, 중국 유학을 거친 뒤 그 나라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저자는 중국 산업 굴기의 현장에서 15년 가까이 일해온 ‘중국통’이며, 주로 전기차, 디스플레이, 반도체 필드에서 중화권 시장 개척을 위해 많은 중국 대기업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이러한 저자의 비즈니스 현장 경험은 이번 책의 전기차용 배터리, 자동차, 스마트폰, 반도체 산업 등 중국 고부가가치 최첨단산업 현장의 분석에서 더없이 빛을 발하고 있다. 저자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전문가로 명성을 쌓았으며, 《허핑턴포스트》, 《비즈한국》, 《오마이뉴스》 등 다양한 매체의 요청을 받아 중국 시평 및 칼럼을 기고했던 바 있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중국에서 5년간 거주하며 중국인이었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백년가약을 맺기도 했다. 그가 책의 서문에 썼던 것처럼, 저자 자신이 한국인인 동시에 중국인의 남편이자 중국인의 사위, 중국인의 가족이기도 한 입장이니 현재 중국의 문제를 그 안팎에서 누구보다도 중층적인 관점으로 접근해볼 수 있는 여지 또한 분명히 컸을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중국 관련 현안을 다룬 도서들은 우리 출판계에서 끊임없이 발간되고 있다. 중국발 리스크는 그만큼 우리에게 시급한 당면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만큼 중국의 현안에 대해서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다룬 책은 찾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이 중국을 대내외적으로 둘러싼 다양한 영역의 키워드들을 두루 분석하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한청훤은 중국이라는 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일관된 맥락과 문제의식으로 꿰어나가면서 탄탄한 심층성으로 한중 관계의 미래를 예측한다. 그 치밀하고 깊이 있는 일관성, 저자의 심원한 통찰력에 바로 이 책만의 특별함이 있다. 『중국 딜레마』를 쓴 박민희 《한겨레》 논설위원의 추천평처럼, 이 책에는 “저자 스스로의 눈으로 중국을 직시하는 힘”이 담겨있다. 한청훤은 수천 년에 걸친 중국 역사의 장대한 패턴, 중국이 품고 있는 지정학적인 본질과 함의,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세계 경제체제의 거대한 흐름과 맞물린 중국 현대경제의 급속한 발전, 그리고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이라는 중국 현대사의 두 ‘거인’과 지금 종신 집권을 꿈꾸는 시진핑의 연결고리를 발견한다. 그는 이러한 입체적인 맥락 속에서 그 나라의 산업 굴기, 첨단산업과 반도체 기술 이슈, 미국과의 패권 경쟁과 대만 문제, 중국 내부에 잠복한 농촌, 인구, 부채, 정치 리스크 등 당면 현안들을 날카롭게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온몸으로 겪어왔던 중국 현지의 경험과 중국 바깥에서의 관찰, 그가 오랫동안 치열하게 쌓아온 문헌적 근거, 그리고 중국에 대한 객관적 분석과 사유의 힘이 가득하다. 왜 지금 중국이 문제인가? 왜 중국은 과거와 완전히 다른 중국이 되어가고 있으며, ‘중화 제국의 귀환’을 그토록 힘주어 외치고 있는가? 왜 시진핑은 마오쩌둥의 길을 뒤쫓으며 중국의 ‘국부(國父)’가 되어가고자 하는가?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시진핑이 열여섯의 나이에 옌안성의 토굴 마을에 하방되어 보낸 7년간의 시절을 알아야 하고, 대만과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전 세계의 첨단산업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덩샤오핑의 유산인 집단지도체제가 어떤 약점을 지녔으며, 그것이 보시라이 무력 쿠데타를 어떻게 불러일으켰는지 알아야 한다. 중국의 후커우 제도가 갖고 있는 본질적인 병폐와 한계를 알아야 하고, 중국경제가 세계화의 흐름과 조우하며 ‘비상하는 붉은 용’으로 날아오른 과정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는 저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중화민족주의 발흥과 양안통일의 신념, 중국 국영 부문과 민영 부문의 갈등, 중국 농촌의 처참한 상황, 중국 최첨단사업의 굴기와 실패, 그리고 중국이 처한 ‘중진국 함정’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단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된다. 모두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하나의 관점으로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에서 저자가 담고 있는 메시지이며, 오직 이 책만이 성취한 특별함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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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분포

9.4


몇 시간을 정신없이 탐독했다. 손에서 책을 놓기 힘든 감정, 오랜만이었다. 중국의 위협에 관한 저자의 종합적인 논의는 치밀하고 탄탄하다.
happyan3355 2022-08-05 공감 (4) 댓글 (0)



반중, 혐중, 대만 문제, 외면해선 안 될 현실을 직시하며 원인과 해법을 찾을 방안을 제시하는 책.
cbtblue 2022-08-04 공감 (4) 댓글 (0)



2022년 한국에게 중국은 어떤 의미인지 <한국>의 시각으로 써내려갔다. 총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촘촘하게 분석한 것이 설득력을 갖는다. 특히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다루는 4부가 인상적이다.
applestar 2022-08-04 공감 (3) 댓글 (0)



중국관련 업무에 오랜기간 저자의 생각이 오롯이 반영된 책이다. 책을 읽다 생각이 든 점이 현재 중국이 청나라 말기 양무운동시대의 중체서용론을 계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중국을 알수 있게 해준 좋은 정보 감사드리며 중국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번 읽을 만 합니다.
베가본드 2022-08-18 공감 (1) 댓글 (0)



중국에 다 년간 주재원 생활을 하셨고 백 회 이상 출장을 다녀오신 민간의 중국 전문 실무자께서 본인의 경험과 서구 중국 전문가들의 저서,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묶어서 2025년경까지의 한중관계의 단기전망과 한국인들이 시진핑의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에 어때야 하는지 잘 정리해주셨네요
장한별 2022-09-07 공감 (0) 댓글 (0)

마이리뷰


[리뷰]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중국 리스크'는 외교와 민간 교류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더 많은 관심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 경제는 1997년 외관 위기 극복 및 그 이후 20년간 중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의 덕을 많이 보았다. 두 나라는 산업적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이었기 때문에 무역 확대를 통한 윈윈 win-win의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 현재 시점에서 한국 경제와 산업 경쟁력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다름 아닌 과거의 기회의자 성장의 토대가 되어준 중국이 되어버렸다. _ 한청훤,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 p54/427

저자는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에서 경제 성장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변화, 국력신장과 시진핑 정부의 외교전략으로 인한 중국경계론, 중국위협론의 실체를 들여다 본다. 현재까지 우리가 지켜본 중국의 전략은 매우 성공적으로 보인다. 2010년대 '세계의 공장'에서 이제는 상당한 분야에서 자체기술을 축적하고, 많은 분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대기업들을 보유한 경제강국이자, 군사강국인 G2의 한 축이 우리가 느끼는 중국위협의 외면적인 모습이다. 현재까지 이러한 부분에서 중국은 외형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바라본 성공의 모습이 과연 전체의 모습일까? 책의 출발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중국은 공산주의에서 유래한 정치적 권위주의와 제한적 자유시장경제라는 이질적인두개의 시스템을 융합했다. 또한 이 독특한 혼종 체제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고, 현재도해당 체제를 통해 초강대국의 지위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중국식 발전 모델'을 통한 세계패권 도전이라는, 결과를 예측하기힘든 유례없는 실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_ 한청훤,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 p341/427

저자는 '달의 뒷면'과도 같은 중국 성공의 이면을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에서 지적한다. 중국 동해안에 집중된 대도시들의 성공의 반대편에는 서부 내륙지방의 낙후한 경제 현실이 자리한다. 아직 40%의 인구가 낙후한 농촌에 거주하고, 도농 간 문제 해결이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에서 중국은 이제 더 이상 이러한 문제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채 선진국에 들어서기도 전에 '저출산 고령화'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력의 압력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중국의 위협은 외부에서 바로보는 것만큼 위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음을 저자는 지적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질서에서 독립적일 수 없는 중국산업 구조는 GDP수치가
보여주지 못한 G2의 실상이기도 하다.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잘 지적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에 대응하는 적절한 전략의 수립을 요구한다. 책 후반부에 제시되는 저자의 제언들은 이런 전략 중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모든 의견이 공감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본문 중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세계의 블록에 편입될 수 밖에 없다고 해석하는 부분 등이 그러하다. 이를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 등은 한일 현안의 문제를 경제적으로만 접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신냉전 체제하에서 중국-러시아를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남아메리카-아프리카 경제권이 포괄적인 경제협력권으로 커지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보다 유연하고도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 자체가 저자가 결론에서 말한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화려하게만 보이는 중국 성장의 이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러한 성장에 대한 과도한 경계나 공포심을 가지기 보다 실체를 인식하고 냉정한 접근을 요구하는데, 책의 내용은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뒷받침 한다고 여겨진다. 비록, 저자의 생각에 모두 동의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의 제기는 우리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데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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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2-09-04 공감(48) 댓글(2)



일인 독재 무뢰배 국가 중국을 보는 눈

십대시절 역사책, 홍콩 대중문화와 김용의 무협소설을 통해 중국에 대해 막연한 호감이 있었을 뿐인 제가 시진핑 시대의 중국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계기가 한청훤님이 2016년에 블로그에 연재한 <시진핑의 중국은 어디로 가는가>시리즈였습니다.

피라미드식 시스템을 통해 치열하게 단련되고 검증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과 국가주석이 통치하는 '만만디'의 대국이 어쩌면 이렇게 혐오스러울 정도로 후안무치한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제게 중국정치에 대한 큰 깨달음을 주셨죠. 그 후로 한청훤님의 중국관련 글들은 꼭 챙겨보고 있습니다.

2018년에 나온 임명묵님의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이 저같은 한국인들에게 시진핑과 중국정치의 방향에 대한 훌륭한 가이드북 역할을 해주었지만, 저는 한청훤님의 글들도 책으로 나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한청훤님은 다년간 중국에 거주하셨고, 백 회 이상의 출장 경험이 있는 중국의 사위로 민간기업에서 중국 관련 업무를 하시다보니 학자들의 책도 탐독하시면서, 그들의 중국정치에 대한 중국인들의 생각까지 직접 듣고 이야기를 나눈 분이니까요.

중국정부가 발표하는 공식문서들의 신뢰성이 거의 없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중국이라는 영역에서 이런 민간 전문가 분들이 소중합니다.

이 책의 제1부와 제2부는 시진핑의 중국공산당 정권이 이렇게 중화제일주의를 내세우는 일인독재 무뢰배 국가가 된 원인을 간결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중국에 대해 호감이 있거나 무관심한 분들에게 특히 유용할 듯 싶네요.

제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제3부였습니다. 중공 당국이 숨기고 있는 인구센서스 결과의 진실에 대한 한청훤님의 추측과 중공 정권이 사교육 전면금지 등을 갑자기 추진한 배경, 호구제도라는 중국만의 굴레에 대한 지적 등에 감탄했습니다.

추천하신 <보이지 않는 중국>을 꼭 찾아봐야 할 것 같고, 중국이 겉으로 내세우는 호언장담과 달리 내심 매우 초초하고 불안한 상태라는 근거로 제시한 지적들이 설득력있었습니다. 3기 시진핑 집권기의 유일한 타개책이 대만 침공이 될 수밖에 없다는 한청훤님의 전망이 타당해보이는 근거들이죠.

제4부 대한민국이 해야할 일들에서 전임 문재인정부의 대중외교정책에 대한 평가(<짱개주의의 탄생>같은 책을 굳이 언급한 그 분을 생각하면 이런 관대함이라니. ㅜ.ㅜ)와 신남방정책의 계승, 반도체 초격차의 유지, 한일간 전략적 파트너십 모색 등의 제안에 동의합니다.

단 하나, 한청훤님과 제 생각이 다른 부분은 저는 대한민국에게 통일은 재앙이기 때문에 통일을 위해 중국에게 어떤 것도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더군요.

중국에 대해서는 국내외 저자들의 온갖 책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중국이라는 불편한 이웃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한국인들의 운명이죠.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중국에 대한 책들의 저자 중에 한청훤님처럼 중국을 다룬 서구 학자들의 명저들을 섭렵하면서, 중국과 경쟁 중인 한국 민간기업에서 일하며 중국인들과 활발하게 만나는 분들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바쁜 분이 포동이 자매와 함께 놀아줄 시간을 쪼개가며 이 책을 쓴 이유는 포동이 자매와 그 친구들이 살아갈 앞으로의 한국사회가 앞으로 10년 이상 중국이 야기할 지정학적 폭풍우를 유연하게 넘겨서 동아시아 자유시장경제의 보루이자 문화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동시대의 한국인들에게 이 책이 널리 읽히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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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쪽

그래서 시진핑에게 있어 대만 통일 카드는 중화 제국 복귀라는 자신의 역사적 사명과 중국 공산당 영구 집권이라는 이념적 목표, 자신의 장기 집권 안정화라는 정치적 목적,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달성시켜 줄 수 있는 최상의 카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카드가 쓰이는 유력한 시간대로는 시진핑의 3연임 결정 후인 2023년부터 네 번째 임기가 결정될 중공 당대회가 있는 2027년 사이가 꼽히고 있는 중이다.

180쪽

한번 농촌 후커우로 태어나면 죽을 때까지 농촌 후커우이며 자녀들에게 자동적으로 세습된다. 교육, 취업, 사업, 복지 등의 영역에서 후커우 제도가 가하는 차별은 여전히 심각하다. 후커우 제도는 고소득 지역의 도시 중국이 저소득 지역의 농촌 중국을 흡수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며, 이 제도가 남아 있는 한 중국이 대만과 한국의 중진국 탈출 모델을 모방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188쪽

중국이 2022년 올해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4%되는 시점)의 경우 한국이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걸 비교해 보면, 중국과 한국은 불과 4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중국의 1인당 소득 수준이 한국의 3분의 1에 불과한 걸 생각해 보면 경제 수준 대비 중국의 고령화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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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별 2022-09-07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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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꽤 재밌게 읽었다.시진핑 집권을 중심으로 한 중국 현대사의 흐름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30년간 이어진 탈냉전의 시대가 끝나고 신냉전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저자의 지적이 인상적이었다.
승리의여신 2022-09-08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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