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9

1310 레데안. 인민의 시각으로 본 중국의 백년 | Redian



인민의 시각으로 본 중국의 백년 | Redian



인민의 시각으로 본 중국의 백년
[책소개]『백년의 급진』(원톄쥔/ 돌베개)
By 레디앙
2013년 10월 26일 03:51 오후







당대 중국의 사상 지형도에서 가장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인 원톄쥔(溫鐵軍)의 저작 『백년의 급진―중국의 현대를 성찰하다』가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원톄쥔은 현재 중국인민대학 교수이자, ‘농업 및 농촌발전대학’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1983년 중국인민대학 신문학과를 졸업한 이후, 중앙군사위원회 총정치부 연구실, 국무원 농촌발전연구센터, 농업부 농촌경제연구센터, 중국경제체제개혁연구회 등에서 근무했으며, 1999년에 중국농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10년 이상을 군대와 농촌 등 기층 현장에서 일했고, 현장의 정책 연구에 20년 이상 종사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른바 ‘삼농三農 문제’를 처음 제기하여, 중국의 최우선 어젠다로 확립했다. 그 덕분에 농민, 농업, 농촌 관련 문제들이 2000년대 들어서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가 되었고, 그 공로로 2003년 CCTV가 선정하는 경제부문 올해의 인물이 되었다.

현재 중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으로서, 국제적으로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 문제에 조예가 깊으며, 북한의 경제 개혁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13년에 펴낸 『여덟 차례의 위기: 1949년에서 2009년까지 중국의 실제 경험』(八次危机: 中國的眞實經驗 1949~2009)으로 중국 지식계에 다시 한번 파장을 일으켰다.

원톄쥔은 중국의 지식인 지형도에서 좌우파 어느 쪽으로 구분하기도 쉽지 않고, 또 본인 스스로 그런 구분법을 부정한다. 또한 중국공산당과 정부기관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일 했지만 그렇다고 친정부적 관료의 색깔도 없다. 오히려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 때문에 권한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인민들의 삶과 권리, 그리고 중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모든 사물을 분석하고 바라본다.



그의 『백년의 급진』은 총동원체제, 개혁개방 등 사회주의 중국이 지난 백년간 걸어온 과정을 반추해보고 “어떻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현대화의 역사를 대할 것이며, 어떻게 적합한 발전의 경로를 선택할 것인지를 성찰”한다.

21세기 중국이 기획하고 있는 국가 정책과 향후 중국의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원톄쥔의 사유를 알아야만 한다.

원톄쥔은 현재 중국의 변화를 견인하는 사상가로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금의 세계 자본주의 체제, 서구식 현대화와 도시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중요한 이론가로서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로 직면한 현대화 문제에 대해 의미 있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중국의 현대’, 소농경제가 자본주의적 현대로 바뀌어가는 과정

원톄쥔은 중국의 현대는 관개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소농경제가 서구식의 자본주의적 현대화로 바뀌어가는 과정이었다고 분석한다. 자본의 결핍에서 자본의 과잉 상태로, 산업화 이전에서 산업화의 단계로 그리고 산업화의 단계에서 다시 금융화의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이 중국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중국의 현대는 자본주의의 발전 단계가 그대로 수용되는 과정이었다. ‘백년의 급진’이라 함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삼농 문제, 지속가능한 발전과 중국사회 안정의 열쇠

서방세계의 자본주의적 현대화, 도시화가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이 될 수 없고 ‘중국적 특색’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원톄쥔은 ‘삼농’(三農) 문제에 주목한다. 삼농은 농촌, 농민, 농업을 가리키는데, 1996년에 원톄쥔이 처음 제기하여 2000년대 초반에 중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개념이다.

원톄쥔에게 삼농의 문제는 “농촌을 살려야 한다”라고 하는 듣기 좋은 당위적 주장이 아니다. 삼농은 중국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배후이다. 중국이 경제 위기를 겪을 때마다 농촌의 소농경제가 지니고 있는 저력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 다수가 아닌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하기보다는, 인구의 다수인 농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 그들은 산업화의 비용을 고스란히 치렀지만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 위의 출판사 소개 글은 그의 삶과 그의 책에 대한 소개로는 많이 부족하다. 비교적 그의 생각을 조금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는 책의 한국어 출판을 맞아 한국에서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과 원톄쥔 교수가 진행한 대담을 보는 것이 유익하다. 관련 대담 기사를 링크한다(대담 링크). 이 책에 대해서는 별도의 서평을 따로 게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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