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종교 미신’에 대한 비판, 조롱 그리고 풍자|책미리보기 : 네이버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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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는사람들
2019.03.18. 16:20 24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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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l Marx (1818-1883), philosopher and German politician.│photo by John Jabez Edwin Mayall, colored by Olga
Shirn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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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2019 4회.
‘종교 미신’에 대한 비판, 조롱 그리고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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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서세동점이 끝나고 있다
- 생각하면 있고 생각하지 않으면 없다
‘종교 미신’에 대한 비판, 조롱 그리고 풍자
마르크스는 종교에 비판적이었지만 그리 적대적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마르크스는 종교를 비판함으로
써 종교가 뒷받침하는 착취와 억압의 사회체제와 질서를 제거할 수 있다고 보았다. 마르크스에게 종교
는 단순한 의식현상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를 포함하는 정치적 문제였다. 마르크스는 종교비판을 통
해 억압적 사회체제와 대결하려했다. 오래전에 『자본론』을 읽어 그 내용은 거의 잊었지만 아직도 기
억에 남아 있는 구절이 있다.
이 소녀(10세)는 God(하느님)을 Dog(개)라고 썼다.
마르크스가 영국의 아동교육과 아동노동의 실태를 서술하면서 아동노동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인용
한 구절이다. 이 구절이 아니더라도 1860년대 영국 자본주의 하에서 어린이들이 하루 12시간 이상의 노
동으로 혹사당하고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던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마르크
스가 ‘하나님(God)을 개(Dog)’라고 하는 소녀의 사례를 각주에 집어넣은 것은 신을 조롱하고 풍자하려
는 의도 때문이었을 것이다.
신이란 우수계급이 자기의 계급을 영원히 옹호하기 위한 술책이며, 소수의 현명한 사람
이 자기의 불완전을 번민하던 끝에 자기의 상상으로 뭉쳐 놓은 완전의 상징이며,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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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무지자가 자연계의 광대 숭엄을 경악한 나머지 오라! 하며 함부로 추정한 아호이다.
_김기전,『개벽』, 1921.6.
이러한 발언을 한 소춘 김기전(小春, 1894~1948) 선생은 동학·천도교의 많은 수행자 중 가장 빼어난 한 분
이다. 일제강점기 말기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폐병을 주문 수행을 통한 신앙의 힘으로 극복한 후, 소춘
은 자신의 수도 경험을 통해 아래와 같이 고백했다.
우리 몸에 지기(至氣)가 훨씬 내리어, 기화의 넘침이 없으면 한울님 스승님의 영파(靈波)
가 우리 몸에 통하지 못하는 동시에 한울님 스승님의 그 자세한 가르침(啓示)을 받을 수
가 없다. 마치 라디오의 수화기에 전류를 통하지 않으면 방송국으로부터 오는 말을 받
아 들을 수가 없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우리들 도를 닦는 사람, 특히 천사(天師; 한울님과 스
승님)의 뚜렷한 감응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완전한 기화를 얻어, 천사의 신령을 교통
할 터전을 장만하는 것이 그 첫째이다.
_김표영삼, 『동학1』, 통나무, 113~114쪽 재인용
김기전(⾦起⽥), 1894년 6월 13일 ~ 미상(월북)
지극한 신앙인이기도 했던 소춘이었지만, 그의 신관은 다분히 무신론적이고 반종교적이다. 이것은 수운
의 가르침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일제강점기의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이기도 하다. 신의 계시라
고 할 수 있는 ‘천사문답(天師問答)’을 통한 수운의 강렬한 한울님 체험이 『천도교경전』에 곳곳에 있음
에도 불구하고, 동학하는 사람들의 신에 대한 관념은 일정 부분 무신론적이고, 신에 대해서 적대적이기
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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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실은 “한울님은 생각하면 있는 것이요, 생각지 않으면 없는 것입니다.”(김승복, 『천재하방: 한울
은 어디에 있는가』, 모시는사람들, 2009, 236쪽)라고 한 월산 김승복(月山, 1926~2004) 선생의 말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동학·천도교인들의 이러한 경향은 전적으로 기존의 군주적·제왕적이며 계급적인 신 개념
에 대한 반발이라 보면 된다.
전지전능한 신, 불멸하는 영혼, 천당-지옥이라는 내세관 등은 모두 이원론적인 세계관에서 비롯된 잘못
된 생각이다. 사회구조에서도 귀족과 평민, 노예라는 신분제가 정당화되었고 중앙집권제와 가부장제
도 등 여러 형태의 피라미드형 위계 구조가 이러한 이원론적 틀 위에 구축되었다. 이 세상과 저세상, 성
스러운 세계와 속된 세계라는 도식으로 감성적인 세계와 초월적인 세계가 이중으로 분리되어 있다고 믿
어 왔다. 이러한 이원적 세계관은 헛된 생각이고 잘못된 믿음, ‘종교미신’이다.
※ 이 포스트는 책 <어리숙한 한울님>의 제1부 서세동점이 끝나고 있다 中 생각하면 있고 생각하지 않으면 없다
부분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책 미리보기 연재 순서
3월11일(월) │ 1회. 생각하면 있고 생각하지 않으면 없다
3월12일(화) │ 2회. 노이무공(勞而無功) 그리고 불택선악(不擇善惡)
3월13일(수) │ 3회. 사람은 죽어서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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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4일(목) │ 4회.
‘종교 미신’에 대한 비판, 조롱 그리고 풍자
3월15일(금) │ 5회. 반(反)종교운동과 창생
<어리숙한 한울님> / 심국보 지음 / 어지러운 한국사회 속에 유폐된 조화로운 세상을, 동학의 철학으로 열어보
이는 책이다. 사회와 불화하고, 자연과 불화하고, 나아가 인간끼리도 불화하는 세상 속에서, 나의 본연을 회복
하면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길을 보여준다.
차 례 │
어리숙한 한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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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미신’에 대한 비판, 조롱 그리고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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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부 │
서세동점이 끝나고 있다
생각하면 있고 생각하지 않으면 없다
“돋는 해와 지는 해는 보기로 합시다”
“한울님 없는 듯이 살아라”
“일만 송이 꽃이 만발한 나라”
“개탄지심 두지 말고 차차차차 지냈어라”
“아동방 구미산은 소중화 생겼구나”
마음이 붉은 것을 구하고자 하면 붉은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무한대로 나와지는 한울님 자리를 체득하라.”
사회개벽, 소유투쟁에서 창조투쟁으로
“마음이 항상 두려워 어찌할 바를 알지 못했다”
“사람만이 편안하게 도를 구하겠는가”
망(忘)이면 퇴전(退轉)이요, 불망(不忘)이라야 영(永)이다
“외부세력은 없다!”
일세(一世), 서세동점의 한 시절은 저물고 있다
대장부 지혜범절 염치 중에 있었으니
재사심정(再思心定), 두 번 생각하고 마음을 정하라
동학하는 사람이 새해를 맞이하는 방법
제2부 │ 다시개벽이 필요하다
“젊은 날의 의무는 부패에 맞서는 것이다!”
박근혜게이트와 건강한 시민사회의 회복
별빛이 길을 밝혀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개 공화국이냐? 사람 복지부터 챙겨라”
“지금 이래로는 안 된다!”, 다시개벽이 필요한 때
강원도 땅 정선을 걷다
“천주교 순교자 외에는 잡범이다?
장흥 동학혁명은 동학혁명의 대미다
“백성들의 마음은 위험하지 않다네”
“북한 천도교 재산 어떻게 되어 있을까?”
“내 한 몸 불살라서 궁을꽃을 피우나니”
해월의 삶은 동학의 살아 있는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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