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6

Park Yuha - 한강작가 책을 둘러싸고 보수가 갈린 것

Park Yuha - 10년전, 내 책을 둘러싸고 진보가 갈렸는데, 이번에 보니 한강작가 책을 둘러싸고 보수가 갈린 것... | Facebook

10년전, 내 책을 둘러싸고 진보가 갈렸는데, 이번에 보니 한강작가 책을 둘러싸고 보수가 갈린 것 같다.
한일문제에 대한 발언을 하다 보면 보수쪽 분들이 나를 우파로 오해하며 다가오는 경우가 많았다. 윤석열대통령을 지지한 이후로 그 경향은 더 심해졌었다.
하지만 내 정치적 스탠스는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 나는 고작 한 표지만 투표할 땐 진영의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전체를 위해 투표한다. 보수성향의 페친 분들 대부분은 온건보수로 여겨졌던 분들이고, 뒤늦게 페삭한 극우적 보수페친은 적지 않다. 내게 있어 온건이란 세상과 마주하는 태도를 말한다.
김규나라는 작가를 지지하는 분들은 나를 페삭해 주시면 좋겠다.
작가의 무기이자 방패인 언어를, 그렇게까지 저열하게 사용하는 ’작가‘를 나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다.

윤대통령에 대한 미움을 담아 굥이라 부르던 이들이 있었는데, 그녀는 한발 더 나갔다.
5.18을 몽땅 부정하는 이들에게 5.18은 도대체 어떤 사태였나. 전라도혐오도 가세한 폭력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의식은 커녕 오히려 전라도혐오를 섞어 한강작가를 비방하는 글까지 봤다.
<소년이 온다>를 읽지 않고 얘기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국가의 만행을 다루고 있지만 정치적인 소설이 아니다. 몇몇 표현만 봐도 안다.
작가가 죽음에 대해 쓰는 건 김규나씨가 오해/곡해한 것처럼 대한민국을 부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누군가의 죽음이 슬픈 건 빛나는 생명의 한순간에 대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란 보지 못한 일조차 본 것처럼 쓸 수 있는 이들이다.
신문기사라면 숫자에 불과한 이들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피와 살을 가진 인물로 만들어 우리에게 보내주는 이들이다. 물론 그러려면 남다른 감수성과 세상을 향한 섬세한 촉수가 필요하다.
그가 빚어낸 언어가, 잊고 있었거나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보여주고 들려줄 때, 우리는 그것을 문학이며 예술이라고 부른다.
삶과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이는, 죽음과도 제대로 만나지 못한다.
All reactions:
이충원, Jeong-Woo Lee and 403 others
38 comments
13 shares
Like
Comment
Share
Most relevant

Park Yuha
한강작가에 대해 더 쓸 생각이 없었는데 쓰고 말았다.ㅠ
31
Cho Jung-Kwan
박유하 예전에 그 소설을 힘들게 읽었습니다. 제가 겪은 바가 있어서 더 힘들었고 울기도 하면서 아주 느리게 읽었답니다. 교수님과 같은 이해를 했죠. 요즘 참 착잡합니다.
4
Park Yuha
조정관 조교수님께선 당연히 그러셨겠지요. 이번사태에 정말 놀랐습니다. 노벨상수상 이상으로. ㅠ
3
Yi San
Park Yuha 중독성 있죠 ㅋㅋㅋ
Park Yuha
이 작품에는 끔찍한 사태를 맞았는데도 분수가 여늬때처럼 솟아 오르는 걸 견디지 못하는 인물이 나온다. 전쟁으로 사람이 죽어가는데 무슨 축하파티냐고 했던 한강작가의 감수성의 연원.
28
이충원
박유하 저도 한강 작가의 소설을 단 한 줄도 안 읽었지만 “전쟁으로 사람이 죽어가는데 무슨 축하파티냐”는 말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 말 한마디로 ‘아, 이 친구는 노벨상 받을만한 사람이겠구나’라고 생각했죠. 그 작가 소설 배경이 역사적 사건이라는 이유로 그걸 붙잡고 정치 논쟁을 벌이는 이들이 정말 한심스럽습니다. 박 교수님이 글에 (다른 때도 그랬지만 이번엔 더욱 강렬하게) 동의합니다.
  • Like
  • Reply
  • Edited
3
Park Yuha replied
 
1 reply
Deokin Lee
마지막 단락의 말씀, 오래 가슴에 울립니다.
5
고영범
김규나라는 이의 글은 정말 끔찍하더군요. 도대체 어떤 게 사람을 저 지경으로까지 만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Like
  • Reply
  • Edited
10
Park Yuha replied
 
1 reply
유선주
언론에서는 기자시켜서 신문기사에 뒤집어진 문구를 지어내서 창작문구를 써대는 곳
법정에서는 변호사 법률서면에 로스쿨이든 판검이든 출신불문 벼노사가 거짓된 주장을 이리저리 지어내서 써대는 곳
거짓말 지어내서 퍼트리는 사람들의 나라에서
문학영역으로 분류되는 소설 속 문장을 어찌 표현을 했든 소설을 쓴 것인데 ,
그저 즉각
욕하고 헐뜯고 자랑하고 내편니편 편들고 싸우는 군상들이
뒤죽박죽 뒤집어져있군요.
5
Jimin Kang
아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네.. 했는데 아마 작품 자체보다는 그 작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방어기제로 먼저 나갔을수도 있는) 반감이 아닐까 했습니다
Park Yuha
Jimin Kang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싶어 한 이들도 있었지만, 그걸 의식해서 쓴 글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 Like
  • Reply
  • Edited
3
Jae Yoon Park 
Follow
문학과 현실의 관계에 대해서 교수님이 가장 잘 아시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2
Park Yuha
박재윤 아는만큼만 알지요.^^
변정수
(근데요 선생님... 의미가 큰 대목을 인용할 수는 있는데.. 이렇게 인용문이 담긴 페이지를 통째로 캡쳐해 올리시면 저작권 침해 시비가 붙을 소지가 클 듯합니다. 안 그래도 힘든 싸움 중이신데 공연한 시비에 휘말리실까봐 걱정돼 귀뜸해 드립니다..)
4
Park Yuha
변정수 아. 그러고 보니 그럴 수 있겠네요.캡처 내려 둘게요.고맙습니다.
Yong Park
개인이 보는 역사적 사실이 어떠하든지 상관없이 한강 작가의 글은 문학작품으로써 모티브가 되는 사건에 영감을 받아 창작한 것이니 다큐가 아닌 창작으로 보고 노벨상이라는 꿈에 그리던 업적을 동시대 사람으로 축하해 주었음 합니다. 한강 작가가 기자가 아닌 소설가이므로 소설에 나온 모든 인물이 현실에도 존재 가능할 뿐이지 현실 그대로의 존재는 아님을 당연히 받아들였음 합니다. 다만 그러기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나 갈기갈기 찢어져 있고 시기가 만연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가나 개인의 폭력에 의하여 왜곡된 삶이 았다는 것, 그 삶의 고단함이 한강 작가 글의 일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와중에 작가의 표현이 어린 사람들에겐 다소 과격하고 부적절했을 수도 있지 않았나 샹각해 봅니다
  • Like
  • Reply
  • Edited
Park Yuha
구술자료를 많이 읽었다니 그 이상의 과장이 있는지는 모르겠고 구술 자체에 과장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재할 순 없겠지요. 다만 제가 보기엔 표현자체에 너무 과도해 보이는 건 없었어요. 어린 사람들은 소설보다 훨씬 끔찍한 영상에 노출되어 있지 않나 싶고요.
4
Park Yuha replied
 
2 replies
김석영
저는 김규나라는 사람을 이번에야 알았습니다. 안토니오 살리에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Ivo Kwon

김규나씨의 글이 문제가 많다 한들 여러 언론이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끌어다가 망언이라고 패대기친 건 또다른 저열한 폭력이 아닌가 합니다. SNS에서 정파를 막론하고 저열하고 괴로운 글들 많이 보지만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갑니다. 선생님도 그런 언론과 악마화의 가장 큰 피해자이시지 않은가요. 학문은 학문의 장에...SNS는 그 내부에서..이게 그토록 힘든지...
Ivo Kwon
김규나씨의 글이 문제가 많다 한들 여러 언론이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끌어다가 망언이라고 패대기친 건 또다른 저열한 폭력이 아닌가 합니다. SNS에서 정파를 막론하고 저열하고 괴로운 글들 많이 보지만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갑니다. 선생님도 그런 언론과 악마화의 가장 큰 피해자이시지 않은가요. 학문은 학문의 장에...SNS는 그 내부에서..이게 그토록 힘든지...
15h
Reply
이서윤
Ivo Kwon 김규나 씨, 회심이 필요한 분 아닌가요. 저 정도 인식 수준에서 어떻게 변화가 가능할까요.
15h
Reply
Edited
Ivo Kwon
윤서이 마음에 안 들거나 심지어 전혀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서 남에게 회심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논리로 살득을 하든지 아니면 내버려두어야죠.
14h
Reply
이서윤
Ivo Kwon 작가라는 호칭을 달고 활약할 때에는 사회적인 책임이라는 게 있다고 봅니다.
14h
Reply
이서윤
Ivo Kwon 회심이 잘못되었다면 자성 내지 각성이라는 말로 대신합니다. 국가를 정당화하는 나머지 국가 폭력마저 인정한다면 그녀의 존재 기반인 인문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만 실례.
8h
Reply


Park Yuha
Ivo Kwon 그건 물론 그렇지요. 저역시
언론이 양해도 구하지 않고 가져다 쓴 건 문제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다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면 세상(한국사회)을 모른다는 거니 ‘작가’로서는 너무 순진하다고 해야겠죠. 친구공개로 썼다면 친구관리를 못한 것이겠고 전체공개였다면 그 가능성을 예상해야 했고요.
무엇보다 저와 다른 건 곧바로 해명글을 쓰게 해 준 언론이 있었다는 거지요. 더 다른 건 저는 그런 “저열한” 글을 쓴 적이 없다는 겁니다.
14h
Reply
Park Yuha
Ivo Kwon
덧붙이자면, 제가 저열한 책을 쓴 것이 아니라 발간 후 좋은 서평까지 여럿 나왔던 책에 대해 자신들의 이익이 훼손되는 걸 경계한 이들이 고발하면서 저열한 프레임을 만들었던 겁니다. 무려 10개월 후에요.
거기에 언론이 확인없이 앞다투어 가세하고 대중을 선동한 사태가 제국의 위앙부 사태입니다.
14h
Reply
Ivo Kwon
박유하 네 그 사실 잘 알고 있고 선생님 책이 저열하다고 한 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어느 인간들에게는 어느 무명작가의 저열한 표현보다 산생님의 객관적 표현이 더 나쁘게! 느껴질 수 있고 일부 언론이 그걸 악용한다는 겁니다. 선생님에 대한 마녀사냥이 그 결과구요. 망언교수! 로 등극한 경험이 있는 자로서 말씀드리는 거구요. 언론이 제발 이런짓들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나 작가가 쓴 책 강의실에서 한 말 sns 포스팅 부라리고 있다가 제 맘대로 재단하는 게 언론이 할 짓인가 해서 말씀드린 겁니다.
14h
Reply






·
7 replies
김정흠
저는 한강 작가를 모릅니다. 소년이 온다, 라는 책을 읽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다만, 일본에 노벨 평화상을 준것과 관련해서, 인류보편적 가치, 인류애, 생명의 존엄성, 이런 것들이 평가의 기준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연구가 되 있었던듯 보입니다. 노벨 위원회가요 굉장히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론내린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참 경사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온 나라가 축하해주고, 잔치를 벌여도 될 일입니다
4
Park Yuha replied
 
1 reply
Yongsoon Hwang
교수님 책도 제대로 읽지도 않고 함부로 판단하는 사람들의 말이 훨씬 더 많았었죠. 참 세상이....
3
Park Yuha replied
 
1 reply
10 hours ago
우석훈
늘 존경하고 있습니다.
  • Like
  • Reply
2
Park Yuha
우석훈 어이쿠, 뜻밖의 말씀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우선생님께 생각지도 않던 칭찬 들었으니 오늘은 기념일이네요.^^ 🙇
  • Like
  • Reply
김광현
광주 5.18이 한쪽에서는 그 어떤 딴지라도 걸면 안될 성역처럼 취급되는 것이 좀 탐탁치 않기도 했습니다만(무슨 북한군 특수부대 침투설 같은 거는 거르더라도) 오X팔이니 하는 걸 보면서 저런 저질스런 드립 치며 보수니 우익이니 하고 있으니 저게 저들 진영 입장에서도 그 어떤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되겠나 싶었습니다. 교수님께 페친 신청드렸 던게 벌써 10년 전의 일이네요. 감사합니다☺
  • Like
  • Reply
김찬기
딩!동!댕!!
교수님!! 맞아요..
교수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대단한 문학작품을 손가락 잣대로 평가하는 사람을 상대할 필요 없어요.
지식인은 남을 의지하지 않습니다. 항상 외롭습니다.
교수님은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고.. 그냥 지식인!!
Me too!!
  • Like
  • Reply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