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6

조광현 - 뉴라이트들의 역사: 출세주의와 굴종의 교과서. - 박노자의 주식회사 대한민국

주식회사 대한민국 - 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 
박노자 (지은이)  한겨레출판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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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쪽

편집장의 선택
"헬조선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
헬조선, 오늘 한국사회를 적확하게 드러내는 조어다. 헬(hell)은 지옥 같은 현실을 표현하고, 조선은 근대국가가 맡아야 할 시민의 권리 보호와 복지 증진을 외면하는 국가를 고발한다. 상황이 이러니 국가를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탈조선을 꿈꾸게 되는데, 이조차도 꿈만 꾸고 시도를 할 여력은 없는 형편이다. 21세기 초엽 <당신들의 대한민국>으로 한국의 오늘을 비춘 박노자에게 2016년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다시금 귀를 기울여 본다.

박노자는 대한민국이란 국가를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 정의한다. 모든 권리는 국민으로부터 나왔지만, 그 권리는 어느새 소수의 전유물이 되었고, 한 번 권리를 잡은 이들은 이를 대물림하는데 여기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쫓겨난 이들은 다시는 권리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니, 대한민국은 오로지 주주의 이익만을 따르며 주주가 아닌 노동자는 노예처럼 여기는 주식회사와 다를 바가 없는 국가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탈조선 말고는 정말 답이 없는 걸까? 박노자는 대한민국 역시 세계 자본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탈조선조차 온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나를 구하며 세계를 바꾸는 방법, 박노자가 제안하는 헬조선 탈출의 유일한 방법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시점이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2016.06.17)



책소개
오늘날 대한민국을 설명하는 키워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헬조선'이다. '지옥'이라는 뜻의 영단어 hell과 한반도의 전근대국가인 '조선'을 합친 말이다. '금수저, 흙수저'와 같이 계층 자체가 고착화돼 마치 조선 때와 같은 '신분세습' 사회가 된 것 아니냐는 통찰이 깔려 있다. 아무리 '노오력'해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오늘날 우리 사회를 가장 잘 설명하는 정서다.

한국 사회에 대한 날카롭고 근본적인 성찰을 이어온 박노자 교수는 이와 같은 '헬조선'에 대해 분석한다. 헬조선의 원인은 무엇이고, 그럼에도 '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하여 지금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주)대한민국이라는 괴물과 싸우는 방법

1부 지옥의 논리
‘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
우리가 ‘개인’이 되지 못하는 이유
경제 인종주의라는 이데올로기
영어병(病) 백인병(病)
한 대학 강사의 죽음
학피아, 학살의 종범들
양심이 불가능한 사회
‘비정상’의 ‘정상’화
‘능력’이라는 이름의 허구
이민만이 ‘헬’탈출구로 보이는 이유

2부 그들이 원하는 세상
‘종북 사냥’의 속셈은?
양심수와 공포정치
박근혜, 최악의 대통령
통일대박론의 진정한 의미
통일을 가로막는 것들
박근혜 시대의 이데올로기
막후의 지배자가 우려하는 것
유사 파시즘의 등장

3부 씨줄과 날줄: 병영국가, 민족주의, 식민성
박정희 시대, ‘기적’은 없었다
<국제시장>, 전체주의 미학의 향연
뉴라이트들의 역사: 출세주의와 굴종의 교과서
‘민족’ 이후의 민족?
친일은 왜 단죄해야 하는가
한국은 여전히 식민지인가
한-미 동맹이라는 덫
아류 제국주의 국가, 대한민국
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진행 중

4부 문제는 국가다
국민의 생존도 보장 못하는 부실 국가
‘폭력’의 기억, 폭력의 망각
주먹이 군림하는 사회
한국적 특색의 신자유주의
‘국익’이라는 합리화
우리에게 과연 인권이 있는가?
분노의 흐름
기업국가 대한민국
무엇을 할 것인가?
접기


책속에서


P. 6~7 대한민국에서는 대다수에게 안정적인 삶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재벌 대(對) 하도급화된 중소기업’이라는 이중적 경제구조 때문이다. 재벌들의 직접 고용은 매우 제한적이며, 대부분은 각종 하도급·영세업체에 고용되어 열악한 노동조건하에서 일하거나 비정규직 혹은 ‘알바’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청년층의 거의 4분의 1이 자신들을 ‘체감 실... 더보기
P. 11 경영 참여는 꿈도 못 꾸고, 하라는 대로 잔업과 특근을 하느라 일주일 실질노동시간이 50~60시간이나 되는, 40대 이상 되면 근골격계 질환이나 신경질환을 앓게 되는 대한민국의 ‘피곤한 노동자’들은 과연 ‘주주’인가? 사실 주주급이 되자면 대기업의 대주주나 임원, 고급공무원, 혹은 땅부자 등 고액재산보유자가 되어야 할 터인데, 대한민국에서 이 그룹들은 서로 겹치거나 혼맥 등 매우 긴밀한 사회적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기까지 하다. 이들이야말로 (주)대한민국의 주주들이다. 접기
P. 11 (주)대한민국의 주된 특징이라면, (정말 악질기업답게!) 오로지 주주들의 배당금 극대화만을 위해 분투한다는 것이다. 피고용자, 즉 (주)대한민국의 주주가 될 가능성이 없는 임금노예들은 그저 주주 배당금 극대화의 ‘재료’쯤으로 여긴다.
P. 22 절망 코드야말로 한국 젊은층의 신조어를 관통한다. 이들 신조어 중에서도 압권은 헬조선, 즉 ‘지옥 같은 한국’이다. 영어인 ‘헬’(Hell=지옥)은 이 신조어의 현대성을 부각하지만, ‘한국’도 아닌 ‘조선’이 등장하면서 이미 신분의 대물림이 거의 제도화된 한국 사회의 퇴행성을 암시한다. 150년 전에 조선의 한양 북촌에서 태어난 권문세가의 자녀들이 입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듯, 오늘날 ‘강남족’은 거의 자기들만의 세습적 카스트를 이루어 거주지, 통혼권, 학습.유학 루트, 언어(영어 상용 선호), ‘웰빙’ 등의 차원에서 배타적인 세습신분 계층을 형성한 게 아닌가? 접기
P. 24 저과세와 무복지는 결국 세계 최악에 가까운 자살률과 최저에 가까운 출산율로 이어지고, OECD 회원국 중 최저의 주관적 행복지수로 이어진다. 행복지수가 꼭 주관적 ‘감성’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각자의 신체적 체감까지 포함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예컨대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프랑스인보다 무려 한 시간이나 짧아 OECD 국가에서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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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 한겨레 신문 2016년 6월 17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박노자 (Vladimir Tikhonov)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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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레닌그라드(현재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자랐고, 본명은 ‘블라디미르 티코노프’다. 2001년 귀화하여 한국인이 되었다. 레닌그라드대 극동사학과에서 조선사를 전공했고, 모스크바대에서 고대 가야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대에서 한국학과 동아시아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칼럼들을 묶은 《당신들의 대한민국》으로 주목받았으며, 《당신이 몰랐던 K》 《미아로 산다는 것》 《주식회사 대한민국》 《비굴의 시대》 《전환의 시대》 등은 이 연장선상의 저작이다. 《조선 사회주의자 열전》 《거꾸로 보는 고대사》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우승열패의 신화》 등을 통해 역사 연구자로서의 작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접기

최근작 : <동아시아 포스트자본주의 대안: 평가와 전망>,<포스트자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혁신>,<[큰글자도서] 전쟁 이후의 세계> … 총 104종 (모두보기)
인터뷰 : 이중의 타자, 박노자 교수와의 e-만남 - 2002.07.31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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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큰글자도서]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큰글자도서] 도모유키>,<[큰글자도서] 물의 말>등 총 617종
대표분야 : 한국사회비평/칼럼 1위 (브랜드 지수 327,023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7위 (브랜드 지수 524,984점), 에세이 9위 (브랜드 지수 738,564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헬조선, 이민 외에 답은 없는가?
악질기업 (주)대한민국에서 불안정한 피고용자로 살아가는 당신에게

오늘날 대한민국을 설명하는 키워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헬조선’이다. ‘지옥’이라는 뜻의 영단어 hell과 한반도의 전근대국가인 ‘조선’을 합친 말이다. 그런데 왜 ‘헬한국’이 아니고 ‘헬조선’인가? ‘금수저, 흙수저’와 같이 계층 자체가 고착화돼 마치 조선 때와 같은 ‘신분세습’ 사회가 된 것 아니냐는 통찰이 깔려 있을 것이다. 아무리 ‘노오력’해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오늘날 우리 사회를 가장 잘 설명하는 정서다.
한국 사회에 대한 날카롭고 근본적인 성찰을 이어온 박노자 교수(노르웨이 오슬로대)의 신간 ≪주식회사 대한민국≫은 바로 이와 같은 ‘헬조선’에 대한 분석이다. 헬조선의 원인은 무엇이고, 그럼에도 ‘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하여 지금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기업국가 대한민국’이 만들어내는 현대판 계급사회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가 꼽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자본의 탐욕을 견제하고 사회 약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스스로 ‘기업국가’화되어 자본의 이익 보호에 집중하고 사회적 약자의 연대는 막아선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을 하나의 주식회사에 견주어본다면 상황은 더욱 명확해진다. (주)대한민국의 주주는 누구인가? “경영 참여는 꿈도 못 꾸고, 하라는 대로 잔업과 특근을 하느라 일주일 실질노동시간이 50~60시간이나 되는, 40대 이상 되면 근골격계 질환이나 신경질환을 앓게 되는 대한민국의 ‘피곤한 노동자’들은 과연 ‘주주’인가?”(11쪽)
대기업의 대주주나 임원, 고급공무원, 혹은 땅부자 등 고액재산보유자들이야말로 (주)대한민국의 진짜 주주라 할 수 있을 터인데, 이들은 서로 겹치거나 혼맥 등 긴밀한 사회적 네트워크로 연결되기까지 해서 매우 공고하고 배타적인 집단이 되었다. 그러기에 (주)대한민국은 기업 중에서도 악질기업이 되기 쉽다. 오로지 주주들의 배당금 극대화만을 위해 분투할 뿐, 피고용자에 대해서는 그저 주주 배당금 극대화의 ‘재료’쯤으로 여기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하도급중소기업으로, 정규직-비정규직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경제구조를 보자. 재벌들은 아주 제한적으로만 직접 고용을 하며, 대부분은 각종 하도급·영세업체에 고용되어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거나 비정규직 혹은 ‘알바’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정규직-비정규직 사이의 차이는 단순히 고용 형태의 차이가 아니다. 의료·교육 등 본인의 생존과 자녀의 성장에 가장 필요한 사회적 서비스부터 기업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 제대로 꾸려나가기 힘들다. 실업수당, 국민연금 등 각종 사회적 임금들은 그 지급 기간이 짧거나 조건이 까다롭거나 생활이 불가능한 작은 액수다. 결국 정규직 직장이 없는 이상 한국 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이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측면에서 비정규직 양산은 현대판 천민계급 만들기와 다름없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생존 전사’가 될 것인가, 자율적 개인이 될 것인가

결국 생존에 대한 불안을 조장하며 끊임없이 착취를 이어가는 것이 헬조선의 모습이다. 하여 우리는 ‘개인’이라기보다는 ‘전사’로 살아가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부적응자로 낙인찍혀 걸러지지 않고 어떻게든 사회에 편입되기 위해서 매일같이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우정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친구들과 어울리”지 말고 계획한 공부에 매진하라던 한 사교육 기업의 광고 문구는 우리 사회가 ‘생존 전사’를 키워내는 데 얼마나 “총동원”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사’가 되기 위해서 ‘우정’ 따윈 필요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동원’되며 이 시스템의 유지에 기여하게 되는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성장 신화’일 것이다. 여태까지의 성장 속에서 어느 정도 생계 안정을 이룩한 부모 세대가 있고, 그 지원으로 실업자가 돼도 당장 굶어죽을 일은 없는 많은 젊은이들이 있다. 이들은 한편으론 ‘헬조선 지옥도’를 그리면서도, 한편으론 경제성장과 각자의 노력이 결국 문제를 풀어줄 것이라고 은근히 기대한다. 하지만 성장은 둔화되고, 재벌경제가 아무리 수출을 잘해도 다수의 삶이 나빠지기만 하는 경험은 늘어나기만 한다.
‘헬조선’의 피해자들이 연대해서 이 사회를 바꾸지 않는 이상 다른 길은 없을 것이다. 생존 공포라는 상황에 빠진 사람들에게 ‘사회적 책임’ 요구한다는 것이 지나치게 가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존공포에 빠져 그저 경쟁에서 살아남아 일정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것만을 꿈꾸는 사람은, 사회적 부조리를 거부할 줄 아는 자율적 개인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이 사회의 ‘주류’가 간절히 열망하는 사항이다.

결국, 문제는 ‘정치’다

저자는 한국 현대사에서 세 번의 큰 전환이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첫 전환은 1960년대 초반의 개발주의적 권위주의 국가로의 전환이었다. 노동자들은 그저 성장에 필요한 ‘재료’일 뿐이었지만 ‘성장 덕에’ 아사지경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점에 감지덕지해야 했다. 두 번째 전환은 1980년대 말부터 이루어진 제도적 민주주의의 도입이었다. 1987년 이후, 밑으로부터의 압력을 느낀 정권들은 기초적인 일부 사회보장제도들을 제한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1997~1998년 대한민국은 세 번째 대전환을 맞이했다. 신자유주의적 ‘주식회사형’ 국가로의 전환이었다. 이 책은 바로 이 주식회사형 국가에 대한 종합보고서 성격을 띤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1부 지옥의 논리’는 ‘헬조선’을 떠받치고 있는 논리들을 살펴본다. 경제력을 중심으로 차별하고 서열화하는 모습, ‘생존’이라는 미명 아래 양심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모습, ‘능력’이라는 이데올로기에 갇혀 스스로를 착취하는 모습 등을 살펴본다. ‘2부 그들이 원하는 세상’은 ‘박근혜 시대’ 우리 사회 주류세력의 모순과 한계를 집중 분석하고, ‘3부 씨줄과 날줄: 병영국가, 민족주의, 식민성’에서는 ‘박근혜 시대’를 가능하게 했던 우리 사회 기저에 깔려 있던 인식들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4부 문제는 국가다’에서는 대안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간다. 적어도 재분배 기능, 자본에 대한 견제·보완 기능은 갖춘 국가로 나아가자고 외친다.
“결국 문제는 ‘정치’다.”(10쪽) 하지만 여기서의 정치란 단순히 정치인들이 하는 행위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기본적 구조와 그 구조를 유지하려는 지배계층의 힘, 그리고 그에 맞서는 피해대중들의 저항력. 이 두 거대한 힘이 서로 맞서 그 사이에서 어떠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우리 사회는 이런 정치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였고, 특히 최근의 진보정치 약화는 바로 이 부분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한,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해답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우리 사회는 공통의 책임의식을 공유하는 자율적인 개인들 사이의 연대만이 살릴 수 있을 것이다”(33쪽)라고.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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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솜씨가 좋은 저자의 책이라지만 주어,목적어가 불분명하고 주술관계가 어긋난 비문들이 적잖다. 비록 저자가 놓쳤더라도 편집부는 제대로 조탁해서 내보냈어야 했다.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지저분하면 달에 눈길이 가지 않는 법이다.
Ajna 2016-06-21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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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씨는 진지하고 무거운 내용을 쉬운 말로 잘 적네...헬조선에 민중봉기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2차세계대전말 일본군과 같은 무기력증에 빠진 것 과 비슷하다고 주장..
보빠 2017-03-16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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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의 시각으로 파헤친 21세기 대한민국의 민낯 - 국민들의 계층을 구분하고, 그 하위계층을 식민지인 삼아 착취한다.
마키아벨리 2016-08-28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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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14_[관악스마트도서관]
조선의 마지막 시대를 지나 일제 식민지 시대를 지나 대한민국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과거 역사의 문제들이 현재를 발목잡고 있다. 헬조선, (주)대한민국이라는 괴물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답답한 마음만 더욱 커져간다.
지키미 2016-08-30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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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의 대한민국에 대한 은유는 언제나 분명하고 단순하다. 그 은유만큼이나 우리의 삶이 명쾌해 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tamucarp 2016-07-06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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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로버섯 처먹으니 국민들은 개돼지로 보이냐



이 정도로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일치할 수 있을까. 나는 박노자의 모든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헬조선 시대, n포론, 흙수저로 통칭대는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왜 민란이 벌어지지 않는 걸까. 박노자는 이렇게 말한다.




“가장 큰 요인은 ‘성장 신화’의 지속이 아닌가 싶다. 여태까지 성장 속에서 어느 정도의 생계 안정을 이룩한 부모 세대의 지원에 힘입어 실업자가 돼도 굶을 일은 없는 많은 젊은이들은, 한편으론 ‘헬조선 지옥도’를 그리면서도, 한편으론 경제성장과 각자의 노력이 결국 문제를 풀어줄 것이라고 은근히 기대하고 자신들의 어려움을 ‘자기 탓’으로 쉽게 돌린다.”



내가 생각하기에 무한 경쟁시대의 능력주의와 ‘내 탓이오’ 그리고 원자화, 파편화된 개인주의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들이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큰 활약을 한 이들은 이른바, 지식인, 학자 그룹, 혹은 학피아들이다.




“최악의 학살자는 현장에서 직접 살인을 벌이는 졸개들이라기보다는, 멀리에서 정장을 입고 조용한 사무실에 얌전히 앉아 있는 고학력자 출신의 지휘자다.”



- 노엄 촘스키.



학피아 학살자들. 이들은 청년들에게 우정을 버리라며 경쟁력만을 부르짖는다.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에 세뇌된 청년들은 경쟁에서 낙오될 경우, 그 결과를 오로지 자신 탓으로만 돌린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11년간 자살율 1위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친구가 적이 되어버린 무한 경쟁 사회에서 개인은 점차 파편화, 고립화, 원자화 되어간다. 이들에게 과연 연대가 가능할까?



친일파가 왜 문제일까?



박근혜는 광복절 연설에서 ‘건국 68주년’이라고 말했다. 왜 이게 문제일까? 박근혜를 비롯한 새누리당, 뉴라이트 들은 ‘광복절’을 ‘건국절’로 이름을 바꾸려고 지랄발광들인데 왜 그런걸까? ‘건국 68주년’이란 말은 상해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상해임시정부를 인정하면 온몸을 바쳐 독립운동을 한 독립운동가들을 때려잡았던 친일파로서는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왜 오늘날에도 친일파를 얘기해야 할까?




‘친일’의 ‘일’은 결국 ‘일본’이라기 보다는 ‘일제’를 가리킨다. ‘친일파’는 정확히 말하면, 일제 식민당국이라는 정통성 없는 권력에 참여했거나 ‘부당한 거래’를 자발적으로 진행한, 특히 이미 광의의 지배자적 위치에 있거나 그런 위치를 점하려 하는 피식민 사회 구성원을 일컫는다. 그들의 행위는 ‘민족적 배신’이라기보다는 ‘무법적 권력에 대한 부역’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그렇다면 ‘친일’이란 무엇인가? 그 어떤 견제도 불가능하고 언제든지 노골적인 폭력으로 전락할 수 있는 무법 권력에 대한 부역 행위다. ‘민족’을 떠나서 이런 행위는 근대적 시민사회를 건설하려는 곳에서는 용납될 수 없다.



‘민족 배신’보다는, 국내외적 권력형 폭력에의 가담이야말로 ‘친일파 문제’의 핵심이다. 친일파를 단죄하는 것은 ‘민족정기를 되찾는’일이라기보다는, 폭력 사회에서 정상 사회로 가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친일파들은 결국 무볍 권력에 대한 부역 행위를 통해 한국 사회의 기득권층으로 자리 잡았다. 용납할 수도 없는 범죄행위를 저질렀음에도 이 자들이 대한민국 정권을 좌지우지하는 상위1%가 되어, 뻔뻔스럽게도 역사를 왜곡하는 국정교과서를 만들고, 광복절을 건국절이라 칭하고 일제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려 발악이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아래와 같은 구절이 있다.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인정치 않고 4.19 민주이념을 도외시 한채 이승만을 우상화하는 뉴라이트와 새누리당, 박근혜, 이들은 명백히 대한민국 헌법에 침을 뱉고 있다. 대한민국의 헌법을 부정한다? 빨갱이 아닌가? 대한민국 헌법을 경시하고 부정하는 자들을 저대로 놔둬야할까.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해선 안 되는 이유



광복절 연설에서 박근혜는 사드 역시 언급했다.




“사드 배치 역시 북한의 무모한 도발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자위권적 조치였습니다. 저는 국민의 생명이 달려있는 이런 문제는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맞다. 사드 배치는 국민 생명이 달려 있는 문제다. 그런데 왜 지멋대로 결정하는 걸까.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에서 사토 마사루는 2014년 우크라이나 내전을 3차 세계 대전의 징후로 보았다. 반면 박노자는 우크라이나 내전 자체가 이미 3차 세계대전이라고 말한다. 우크라이나 내전은 미-러 전쟁의 대리전이었고, 우크라이나는 한국전쟁 당시 한반도 만큼 폐허가 되었다. 이 책은 사드 배치 결정 이전에 씌어졌다. 박노자는 이렇게 말한다.




중국을 겨냥하는 미-일의 공격적인 패권 전략에 말려들어 한반도의 전장화 위험까지 감수하는 것이 평화와 통일로 향하는 길일까?



가장 무서운 것은, 식신민지적 상황이 미군의 총검이라기보다는 한국의 친미 지배 엘리트와 미국 사이의 이해관계의 일치와 밀접한 유착으로 유지. 심화된다는 점이다.



미국의 불법 정보 수집 행위의 가장 큰 피해국 중 하나는 바로 중국이며, 미국의 제1호 가상 적도 바로 중국이다. .......평화가 지속되면 몇 년 뒤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 될 중국은 당연히 그 어떤 전쟁도 바라지 않겠지만, 중국보다 월등히 강한 부문이라고는 군사 부문밖에 없는 미국으로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유혹을 느끼지 않겠는가?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시기를 방불케 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과연 계속해서 잠재적 침략국과의 동맹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가? 영세중립등의 가능성들을 꼭 배제해야 하는가?



사드는 전문가들의 말대로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책이 아니다. (북한에서 미사일 쏜다고 사드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오로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사드 배치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ㅁㅊㄴ

사드를 놓았을 경우와 사드를 놓치 않았을 경우, 한반도 전장화 가능성, 한반도에서의 미-중 대리전 확률은 어마어마하게 다르다. 우크라이나 내전으로 우크라이나가 황폐화 되는 동안 미국, 유럽, 러시아의 군수 기업들은 쾌재를 불렀다지.












“우크라이나 사태를 교훈 삼아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한반도 전장화 방지를 위한 노력이다. 중- 미 갈등이 앞으로 한반도의 전정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남북관계 개선부터 매우 시급하다. 일단 공동 군축 등을 할 만큼 남북한 사이의 신뢰를 쌓는 것부터 급선무다. 이것은 ‘정치’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문제다. ”



오히려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한반도를 전장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사드 배치는 박근혜 말대로 단지 ‘정쟁’이 아니다. 모든 국민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과연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고 한반도를 전장화해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작금의 새누리당과 박근혜를 이대로 내버려둬야 할까.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자명한 진리로 믿는 바, 즉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된다는 것, 그들은 창조주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일정한 권리를 부여받는다는 것, 그리고 이에는 삶, 자유 및 행복의 추구 등이 포함된다는 것, 이러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인간들 사이에 정부들이 수립되며, 이들의 정당한 권력은 피치자의 동의에 연유한다는 것, 어떠한 형태의 정부라도 그러한 목적들을 파괴하는 것이 될 때에는 그 정부를 바꾸거나 없애버려 새 정부를 수립하되, 인민들에게 자신들의 안전과 행복을 가장 잘 이룩할 것 같이 보이는 그런 원칙들에 입각하여 그 토대를 마련하고 또 그런 형태 하에 권력을 조직하는 것이 인민의 권리라는 것 등이다.



- 미국 헌법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좋아하는 미국의 헌법이다. 국민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파괴하는 정권은 언제든 국민에 의해 없앨 수 있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정권은 존재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민란이 안 일어날 것이라고? 부마항쟁이었지. 부디 아버지의 말로를 기억해라.




송로버섯과 캐비어를 처먹으니 국민들은 개돼지로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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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08-16 공감(44) 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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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말 개돼지일까




랑시에르의 자발적 복종에는 이런 말이 있다. '멍에를 지고 노예 상태에서 성장하고 교육받은 사람들도 전 세대가 어떤 삶을 누렸는지 알지 못하고 그들이 태어난 대로 사는 것에 만족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떤 재산, 어떤 권리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선 더이상 생각도 하지 않고 출생 당시부터 주어진 삶의 조건을 자연스러운 상태로 여기게 된다.'



언젠가부터 대한민국이 '헬조선'으로 불리워지기 시작했다. 신조어가 시대상을 대변하여 탄생하는 언어라한다면 대한민국의 체감온도로서의 헬조선은 보편적 정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러시아에서 귀화한 박노자 교수의 심층적인 분석이 담긴 책이 출간되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 ,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고유명사 앞에 주식회사라는 이익집단의 수식어가 첨언된 것은 그만큼 대한민국 사회가 계급화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가 꼽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자본의 탐욕을 견제하고 사회 약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스스로 '기업국가'화되어 자본의 이익 보호에 집중하고 사회적 약자의 연대는 막아선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을 하나의 주식회사에 견주어본다면 상황은 더욱 명확해진다. (주)대한민국의 주주는 누구인가? "경영 참여는 꿈도 못 꾸고, 하라는 대로 잔업과 특근을 하느라 일주일 실질노동시간이 50~60시간이나 되는, 40대 이상 되면 근골격계 질환이나 신경질환을 앓게 되는 대한민국의 '피곤한 노동자'들은 과연 '주주'인가?"(11쪽)


대기업의 대주주나 임원, 고급공무원, 혹은 땅부자 등 고액재산보유자들이야말로 (주)대한민국의 진짜 주주라 할 수 있을 터인데, 이들은 서로 겹치거나 혼맥 등 긴밀한 사회적 네트워크로 연결되기까지 해서 매우 공고하고 배타적인 집단이 되었다. 그러기에 (주)대한민국은 기업 중에서도 악질기업이 되기 쉽다. 오로지 주주들의 배당금 극대화만을 위해 분투할 뿐, 피고용자에 대해서는 그저 주주 배당금 극대화의 '재료'쯤으로 여기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하도급중소기업으로, 정규직-비정규직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경제구조를 보자. 재벌들은 아주 제한적으로만 직접 고용을 하며, 대부분은 각종 하도급, 영세업체에 고용되어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거나 비정규직 혹은 '알바'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정규직-비정규직 사이의 차이는 단순히 고용 형태의 차이가 아니다. 의료, 교육 등 본인의 생존과 자녀의 성장에 가장 필요한 사회적 서비스부터 기업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 제대로 꾸려나가기 힘들다. 실업수당, 국민연금 등 각종 사회적 임금들은 그 지급 기간이 짧거나 조건이 까다롭거나 생활이 불가능한 작은 액수다. 결국 정규직 직장이 없는 이상 한국 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이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측면에서 비정규직 양산은 현대판 천민계급 만들기와 다름없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출판사 서평중에서



일례로 교육부 고위 관직에 있던 관료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였던 사건을 기억해보자. 지금은 파면되었지만 교육부의 고위 관료는 거기에 한 술 더떠 신분제를 공고화 해야 한다고까지 하였다. 이러한 발언은 평소 본인이 가지고 있던 이데올로기를 잘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공직자들이 대한민국을 계급제 사회라 인식하고 있음을 뜻한다. 연일 폭염으로 전기세 걱정에 누진세율이 직접적인 경제부담으로 공론화 되는 와중에 청와대는 고가의 송로버섯과 샥스핀요리로 오찬을 하여 빈축을 사고 있는 일들이 다시한번 공직자들의 마인드 자체를 의심하게 한다.



박노자 교수는 이런 우픈 대한민국의 현실에 메스를 들이대길 주저하지 않는다. 미국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를 마다하지 않으며 헬조선에 살면서도 오히려 데모하는 사람들을 종북이라 핍박하는 나라, 노동자 탄압을 예사롭게 하는 나라, 촛불을 들기보다는 이민을 원하는 젊은이들, 종북 사냥에 묻혀있는 지배층의 속내인 분단의 영구화, 박정희 시대가 결국은 기적이라는 이름이 아니었다는 것과 친일청산이 이뤄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기형적 세습화는 요지부동일 것이라는 것,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서 복지국가 최하위에 접어들었으며 노인들의 가난한 죽음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것, 국민의 생존도 보장 못하는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지옥도나 다름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그동안 잊고 살아왔던 그 무엇, 랑시에르가 자발적 복종에서 말했듯이 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이 노예의 삶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것에 길들여져 사유의 불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런 사회에 분노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말 개돼지일지도 모르니까.



-본문중에서-

국가와 개인이 일체화되면 늘 벌어지게 되는 가장 무서운 일이 개인이 국가가 하는 일에 대해서 어떠한 자율적·독립적·비판적 평가조차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국가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해야 비판도 가능하다.



'헬조선'의 피해자들이 이 사회를 연대해서 바꾸지 않는 이상 살길이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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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모노로그 2016-08-16 공감(29)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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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통찰과 예측력



박노자의 책은 10여년전 당신들의 대한민국1-2권, 그리고 조금 후에 거꾸로 보는 고대사를 읽은 후 오랜만이다. 작년구매해 놓고 좀처럼 손이 가질 않았는데 시국이 이러다보니 손이 갔다. 알라딘에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평점이 낮아서 놀랐으며 책을 다 읽고나서 박근혜정권이 보수층에도 버림받을 가능성이 높고 민란에 의해 무너질 것을 예측한 부분이 있어 다시 한번 놀랐다.

책이 출간된 시기인 작년 4월 무렵은 무척 절망적인 시기였다. 세월호에 메르스 삽질 연타인 이 정권의 지지율은(다 믿을순 없긴 하지만)40%에 육박하고 있었으며 슬슬 퇴임을 앞두고 정권을 노리던 반기문의 지지율 역시 50%정도를 상회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이명박근혜에 이어 기름장어에게 대권이 넘어갈 것 같았고 새누리당이 지들끼리 다투는 자충수만 아니었다면 작년 5월 총선에서도 이겼을지도 모를 정말 암울했던 시기였다. 총선에서 그들이 예상대로 과반을 차지했다면 탄핵이 불가했을지도 모를일이다. 그래서 인지 책은 무척 암출하다.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헬조선이 부제지만 책에서 제시한 해결책은 정말 민란뿐이다.

책의 제목이 주식회사 대한민국인것처럼 박노자는 아 사회가 국가와 기업이라는 자본에 의해 운영되는 주식회사로 여긴다. 이 주식회사는 매우 잔인하여 주주인 보수층와 생산수단의 보유자들 이외의 나머지 노동자들은 모두 소모품에 불과하다.

이렇게 된데는 자본주의 발전 역사가 그 괘를 같이 한다. 우리는 해방과 동시에 사실상 신분제의 폐지를 맞이했지만 바로 경제적으로 자본에 예속되었다. 미국에서 흑인노예들이 신분해방되었지만 먹고 살기위해 바로 남부 주인들의 피고용인이 되어버리고 이전에 당연히 내것이라고 생각하고 살던 집마져도 렌트해야 하는 운명을 맞이하여 바로 경제적으로 전주인에게 예속된 것과 비슷하다. 박노자식 표현으로는 농민 신분에서 머슴신분이 된 것이다.

자본주의는 그 산물이었던 세계 1-2차대전의 충격과 대공황, 그리고 이로 인한 사회주의의 대두로 인해 급격한 핵심부자본주의 세력(유럽, 미국, 일본등) 수정자본주의로의 길을 택한다. 그 과정에서 핵심부는 사회주의 혁명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실행한 것은 머슴들을 위한 복지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정책들을 핵심부가 아닌 주변부에는 충분히 이르지 못했는데 그것이 우리의 위치라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는 여러번의 민주화 혁명으로 어느 정도의 형식적 민주주의와 복지를 얻어내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다. 이로 인해 우리 머슴들은 있는대로 쥐어 짜이는 신세에 그치고 만다.

박노자에 의하면 우리는 제조업의 이윤율이 떨어져 주변에서 이윤을 갈취해야 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핵심주변부의 똘마니인 아제국주의 국가다. 당연히 핵심주변부는 미국이다. 핵심주변부들은 신자유주의 무역질서를 통한 다른 나라의 경제적 침탈, 그리고 전쟁등으로 이윤을 갈취한다. 아제국국가는 이런 형님들의 질서에 국내시장을 어느정도 내어주고 전쟁등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다른 주변부들을 갈취할 권한을 갖게 되며 박노자는 이런 갈취적 이윤추구에서도 국내 노동자들이 배제 되고 있으며 갈취하지 말고 그러한 나라들과 연대하여 이런 질서에 맞설 것을 주장한다.

책을 읽으면서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내용들이 많았지만 시야를 갖지 못해 머리를 몇대 얻어 맞는 부분도 있었다. '제3차 세계대전은 지금 진행중'이라는 부분이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열강은 경제적 연관성과 무기의 무시무시함으로 전면전을 하지는 못하지만 그 세력다툼을 주변부에서는 얼마든지 대리전이니 부분전으로 감행한다. 시리아에서의 러시아와 이란 대 미국의 다툼이 전초전, 우크라이나에서 서방세력과 러시아 세력간의 전쟁을 서곡으로 본다. 본곡은 한국이 될 가능성도 충분한데 중국과 러시아, 미국 일본 세력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과 미국에 얻어낸것도 없이 무턱대고 사드를 깔았으니 일이 더욱 힘들어졌다. 책이 나올 당시에 사드는 이야기가 없었으니 다루어지지 않았는데 그 점이 아쉽다.

다음은 민족주의다. 민족주의는 과거에는 우리나라나 핵심주변부에서 파시즘이나 제국주의를 위해 사용된 개념이다. 그러던 것이 신자유주의 시대가 되면서 민족 개념은 우파의 착취를 위해 용도폐기되고 원래 크게 관심이 없던 좌파에 의해서도 버림 받는다. 박노자는 이 민족개념을 북한인과 남한인, 고려인, 조선족등 수많은 저임금지대의 머슴들을 연대하고자 하는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제안한다.

마지막은 박정희 시대에 대한 철저한 평가절하다. 많은 시민들이 박정희 시대에 향수를 느끼는 것은 사실 그 사람에 대한 향수보다는 가난에서 벗어난 시대와 동일시 하는 면이 큰 편인데 박노자는 박정희 시절의 경제정책과 성공은 동아시아에서 상당히 일반적인 것이었으며 여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성장폭이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한다. 또한 그때 만들어 놓은 수출위주의 대기업 정책으로 이한 하도급 구조, 그리고 수출을 위한 저임금구조 등이 오늘날 수많은 비정규직과 창의적인 기업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 내수시장의 부실 등의 심각한 문제만을 낳았음을 지적한다.

무척 날카로운 책이었다. 전체적으로 우리 사회와 세계를 보는 눈을 더욱 가다듬어준 느낌이다. 오랜만이어서 인지는 모르지만 박노자의 논지가 전보다 날카로워진 느낌이다. 아니면 사회가 더욱 어려워져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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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17-01-14 공감(13)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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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주식회사 대한민국

42-22. 주식회사 대한민국 ㅡ 박노자

실로 무서운 책이고 답답한 책이다. 대한민국의 현실을 제대로 까발려놨는데 나로선 작가가 내놓은 답에서 이렇다할 해답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다각적으로 해석해놨는데 그냥 두루뭉술하게 짐작하거나 알고 있거나 아예 모르는 부분들에서 수치적으로 역사적으로 정확한 자료들을 토대로 설명을 듣다보니 아 절망의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죽어서라도 뒤집어낼 수 있다면 뒤집겠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는 너무 많이 죽고 있고 죽었는데도 아무도 죽은 이들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그저 내가 죽을 차례만 기다리는 형국이라고 해야되나? 국가나 정부는 오히려 그런 상황을 망각하고 매력한국이니 호프한국을 떠들고 창조한국의 나라로 확신하고 있다. 사람이 죽어가는 창조의 나라라니. 이 무슨.

단죄되지 못한 친일의 문제, 그로인해 이어진 국가의 병영화, 공기업의 민영화, 노조탄압, 진보정치의 몰락, 노동자들이 연대할수 없어진 또다른 계급의 탄생(?) 등등 우리가 처해있는 구조적인 문제의 거대함과 복잡성 앞에 어떤 능력자가 풀어낼 수 있을까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신 귀족 사회를 아우르는 삼성가와 대기업들 그밑의 육두품들 등등 실로 우리나라의 현실이 조선보다 나은게 뭐란 말인가?

작가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놓고 생존권을 위한 비정규직 고용의 자유와 공장을 해외로 이전 할 자유, 공공부문 민영화할 자유를 빼앗자고 선언하는게 계급투쟁의 시작이란다.

문제를 짚어보는것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답답하다. 그렇지만 이런 문제들로 대한민국은 노인이, 아버지가, 청년이, 아기가, 선생님이, 예술가가, 작가가, 노동자가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다가 끝내 죽는 나라가 됐다.

예전엔 이런 사회적문제들을 애써 지나치고 머리 복잡한 일로 여겨지고 또 내가 어떻게 바꾸나 하는 자괴감으로 읽기조차 포기했었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으로 클 나라도 지금과 같다면 그들또한 또 나같이 고민하고 답답하겠지 라는 생각.

이책을 읽었다고 어떤게 바뀌리라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조금씩 읽어보고 있다. 무언가 바꿀수 있는 조금의 여지에 내가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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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16-09-09 공감(12)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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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대한민국.



작년에 사놓고 암 걸릴 것 같아서 도통 손이 안가다 이제야 읽은 책.



한국인은 사회전반의 현상을 바라보는 눈이 좀 개인주의적일 필요가 있다.

최순실 사태 초반에는 순실전자 어쩌고 불매하자 하더니 어느새 다 잊고 삼성폰 신상광고에 우르르 몰려와서 그만 까대라며 삼성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삼성에 충성하는 자들이 수두룩한 현실. 그들의 대다수는 아마 무산계급 프롤레타리아일 터다. 그래서 더 입맛이 쓰다.

우리나라 젊은층의 맹목적 삼성사랑은 우익보수라 자칭하는 기성세대의 무조건적인 박정희 예찬과도 닮아있다.

삼성이 살아야 국가를 발전시키고 삼성을 욕하거나 불매하면 국익에 반하는 것.

박정희였기에 경제를 발전시켰고 국가를 살렸다는 것.(자본주의의 황금기이던 50~70년대에 동아시아 전체가 기록적 경제 성장률을 보이던 때였다 하더라도.) 이 마인드는 어째 세대를 달리해도 변하질 않고 줄기차게 이어져 내려온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수급자로 인정도 받지 못하는 극빈자가 410만명에 이르는 나라.

개개인은 그런 극빈자들이라 해도 대기업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비정규직으로 착취당하고 충성할 태세가 기본으로 갖춰져 있는 보기 드문 국민성의 나라.



우리집은 삼성 가전이 하나도 없다.

삼성은 오랫동안 내가 불매해 온 재벌기업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삼성이 무산자들에게 미치는 포지티브한 영향보다.(일자리 창출? 사회환원?) 무산자를 착취하여 이익을 취하는 네거티브한 면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까지도 무려 2014년까지 무노조기업방침을 고수.(그렇지 않을 경우 압력을 행사.)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자사 반도체 백혈병 암산재 피해직원에 대한 은폐와 모르쇠...

다른 거 다 떠나서 한국의 보편적 성인 남성이라면 유난히 예민할 군문제만 놓고 봐도.

대한민국 일반인의 군 면제율이 6.4%, 재벌가라 해도 33%... 삼성가 군 면제율은 기록적인 73%.

이건 뭐... 대놓고 신라 골품제 진골귀족님들도 아니고... 이게 삼성의 실체고 대한민국이라는 신분제 계급사회의 실체다.



굳이 탈출밖에 답이 없다는 박노자교수의 말이 아니어도...

오랜세월 비틀릴 대로 비틀어진 대한민국이란 주식회사형 국가 그 자체 보다는 거기에 놀아나 기꺼이 노예를 자처하는 무지몽매한 이들을 볼때마다 이 나라는 변하지 않겠구나. 답이 없겠구나 라는 갑갑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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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킨 2017-05-26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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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올해의 책 35. 419권 중에서

2016년 올해의 책 35. 419권 중 12월 달 단 한 권도 못 읽었으나, 집계해보니 2016년엔 총 419권의 책을 읽었다. (아, 얼마나 재수 없어 보일까 ^^;) 2014년부터 한 해 365권을 읽는 게 목표였다. 2014년에 295권, 2015년 281권. 결국 300권의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2016년엔 어떻게 300권이 아니라 400권 이상을 읽어버린 걸까?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가지 조치를 취했더니 효과 지대로다. (다독의 비법은 1분 후에 공개하겠습니다. ㅋ) ... + 더보기
시이소오 2017-01-11 공감 (106) 댓글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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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읽을 만한 책

대학 강의를 맡지 않은 이후로는 학기말이 한결 수월해졌지만(시험 채점과 성적 처리가 없어졌기에) 그래도 '관행적인' 후유증은 남아서 맥이 풀린 상태로 주말과 휴일을 보냈다. 장마를 대비해 어제는 서고에도 다녀왔으니 휴식만 취한 건 아니더라도 '방학'을 맞은 기분이랄까. 당장 이번주부터는 '계절학기' 모드로 들어가지만 그래도 방학은 방학이다(휴가 없이 빼곡한 강의 일정으로 채워진 방학). 곧 휴가철에 읽을 만한 책 목록들도 나올 만한데, 그와 유사한 목록을 고르는 기분으로 '7월의 읽을 만한 책'을... + 더보기
로쟈 2016-07-03 공감 (8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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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읽은 책 : 47권 (28개월 차 859권)

이달의 책으로강준만의 <한국 현대사 산책> 씨리즈,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조윤호의 <나쁜 뉴스의 나라>현기영의 <순이삼촌> 박노자의 <주식회사 대한민국> 을 뽑는다. 현기영의 산문집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를 읽고선 아직도 <순이삼촌>을 읽지 않았다는 게 떠올라 부랴부랴 읽었다. 역사를 도외시한다고 소설가들을 욕할 자격이 없다. 쓴 것 조차 안 읽었으니. 국방부 불온서적에 현기영의... + 더보기
시이소오 2016-08-01 공감 (3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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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대한민국> 발췌

첫 전환은 1960년 대 초반의 개발주의적 권위주의 국가로의 전환이었으며, 두 번째 전환은 1980년대 말부터 이루어진 제도적 민주주의의 제한적 도입이었다. 세 번째 대전환은 바로 신자유주의적 ‘주식회사형’ 국가로의 재탄생이었다. 이 사회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대한민국의 주주가 아니다. 소액주주라도 되려면 적어도 뭔가를 가져야 한다. 빼앗길 가능성이 낮은 정규직 일자리, 약간의 땅이나 집 내지 아파트, 주식 등 이런저런 형태의 자산, 이들 중 무엇이라도 가져야 한다. 아니면, 적어도 국민의 태생적 권리로 국가로부... + 더보기
시이소오 2016-08-16 공감 (3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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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대한민국을 읽는데 정말 우리나라는 민주주의공...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읽는데 정말 우리나라는 민주주의공화국이 아니라 헬조선임이 틀림없음을 각 장이 넘어갈때마다 느끼게해서 1부만 읽었을 뿐인데 진심 이민가고 싶다ㅡ 밖에서 보는 한국이라 그런진 몰라도 노자 교수님이 뼈속 깊숙히 진단을 하고 있어서 읽는동안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한다.이러다 정말 도로 식민지 되는거 아닐까 심히 걱정된다. 나라걱정 안하고 살려면 내가 얼마나 오래 살아야 되는건가ㅜㅠ?
singri 2016-08-30 공감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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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조광현 - 뉴라이트들의 역사: 출세주의와 굴종의 교과서. 내 앞에 별로 두껍지 않는 복사본 한 부가 놓여있다. 미국... | Facebook




조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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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들의 역사:
출세주의와
굴종의 교과서.


<대한민국 주식회사> 박노자.
158~163p


내 앞에 별로 두껍지 않는 복사본 한 부가 놓여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을 방문했을 때 그 도서관에서 복사한 이승만의 박사학위 논문이다.<미국의 영향을 받은 전시 중립 개념>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이승만이 1910년에 학위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에 대한제국이 강점당했는데, 요즘의 석사 논문 분량(도합 115쪽)인 이 박사 학위 논문에서 '코리아'라는 국명을 찾는 것은 허사다.
1910년이면 러일전쟁 때 고종의 전시 중립 선언이 결국 일본의 강압으로 무효화된 지 불과 6년 후라 생생히 잘 기억했을 터인데, 이승만에게 자신의 출신 국가는 문턱 높은 프린스턴대학의 연구 대상이 되기에는 참으로 하찮게 보였던 모양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에 대한 서술은 찬양조다. "미국의 독립선언은 만국의 평화를 증진시키고 무역의 자유를 장려하고, 특히 전시 중립의 권리와 의무 등과 관련하여 국제법의 원칙들을 확장시킬 새로운 국가의 탄생을 알렸다."(14쪽) 참, "만국의 평화를 증진시키는 미국," 이건 아부치고도 좀 심한 게 아닌가?
이승만이 이 글귀를 적었던 1910년이면, 1899년부터 미국에 강점당한 필리핀에서는 아직도 빨치산들이 정복자들과의 혈전에서 피를 흘리고 있을 때였다.국제사정에 유독 밝았던 이승만이 이를 모를 리가 있었을까?
그러나 젊은 날의 이승만에게는 필리핀의 빨치산뿐만 아니라 조국의 빨치산들도 이질적인 존재들이었다. 이승만은 1908년 대한제국의 강점에 적극 협조한 미국 외교관 더럼 스티븐스를 저격한 장인환(1876~1930), 전명운(1884~1947) 두 독립운동가를 위한 법정 통역을 거절한 바 있다. "기독교인으로서 살인자를 변호할 수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게 핑계일 뿐이었다는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그가 기독교 평화주의자였다면 왜 그 학위 논문에서는 예컨데 미국의 플로리다 세미놀족에 대한 침략 전쟁을 "필요한 전쟁"이라고 긍정적으로 묘사했을까?(46~47) 그저 루스벨트 대통령과 친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백인을 사살한 두 '유색인종'이 부담스러웠을 뿐이었다.
그는 '테러리스트'가 연상되지 않는 '명예백인'이 되고 싶었으며, 바로 이와 같은 이유로 1909년 안중근(1879~1910)의 의거마저도 비관적으로 봤다. '코리아는 테러리스트들의 민족'이라는 이야기가 미국 신문을 채우면 자신과 같은 젊은 기회주의자들의 주류 사회 편입이 어려워진다,이것이었다.
기회주의 정신과 함께 그 당시 미국에서의 이승만에게 보였던 또 한 가지 특징은 출세를 위한 일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놀라운 수완이었다. 예컨데 그의 박사학위 논문의 주석과 참고문헌을 보면, 영어 저서뿐만 아니라 프랑스어, 심지어 이탈리아어(!) 저서까지도 눈에 띈다.
이승만은 옥중(1899~1904년)에서 영어 공부에 열중했으며, 미국에서의 길지도 못한 유학생활에서 늘 아르바이트 등에 시달렸다. 그 와중에 난삽하기 짝이 없는 국제법 저서를 프랑스어로 쉽게 읽을 정도로 프랑스어를 스스로 공부했을 리가 만무하다. 또 조지워싱턴대학(학사)이나 하버드대학(석사)등에서의 성적표를 보면, 프랑스어를 공부했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면 기존의 영어 개설서를 대충대충 베껴가면서, 본인이 제대로 읽지도 못한 책까지 참고문헌에 집어넣는 날림공부로 동포 사이에 '박사님'으로서의 권위를 얻으려고 했다고 결론을 내야 할 듯하다.
물론 오늘도 출세 일념으로 구미 유학 장도에 오르는 이들이 비일비재하니 굳이 이승만이 특별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특별했다면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그 오기 정도였을까?
이 비범한 기회주의자가 나중에 여러 가지 인연과 계기들의 조합으로 미국의 군사보호령으로서의 남한에서 대통령까지 올랐으니 보수적 사학은 그를 철저하게 '재탄생'시키게 된다.'교학사 교과서'부류의 뉴라이트 계통의 서적들을 보면 알듯이, 그의 젊은 날의 곡학아세, 백인 주류 사회에 대한 아부적 태도, 적극적 독립운동에 대한 적대감 등은 간데없고, 오로지 '애국의 화신, 대한민국의 국부'만 남은 것이다.
북한에서의 김일성 못지않게, 그는 '민족의 태양'쯤으로 거듭난다. 실은 1950년대에 그에게 아부하는 지식인과 언론들이 그를 바로 그렇게 부르기도 했다. 그럴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야 1950년대가 황금기였지만, 일반인에게는 이승만 치하가 영화<오발탄>에서 묘사된 것 같은 궁핍과 절망감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뉴라이트들이 다수의 역사의 지형도까지 무리하게 무시하면서 이승만과 같은 수준의 인물을 거의 북한식이다 싶을 정도로 신격화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다수의 한국인에게 오점이라고 인식되지 않을 수 없는 박정희 등의 친일 경력을 합리화하고,오늘날 젊은이들에게 감옥으로밖에 안 보일, 경찰이 자로 치마 길이를 재던 유신 시절을 찬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누가 봐도 무리의 극치지만, 사실 뉴라이트 식의 역사 왜곡에는 아주 철저한 논리가 관철돼 있다.
기존 한국사 교과서라 하더라도 국가와 자본주의 본위로 쓰인 것은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국간로서 대한민국의 '건국과 성공'은 기존 교과서에서도 역사 서사 전체의 당연해 보이는 귀결이다. 그렇다면 뉴라이트 집단이 교학사 교과서를 내놓는 등 역사교육의 국가주의적ㆍ자본주의적 편향을 더 심화시키려 하는가?답은 아주 간단하다. 뉴라이트 입장에서는 기존 교과서에 어느 정도 반영되지 않을 수 없었던 한국인의 반제국주의적 ㆍ반항적 집단 심성이 큰 장애물인것이다.
일제 등 외세의 침략에 대한 피해의식이 아직도 강한 한국인으로서는, 나중에 미국 대통령이 될 프린스트대학의 총장 월슨 등의 미국 유력자들에게 아부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는 도미 시절의 이승만이나 만주군 시절의 박정희보다는, 이승만이 경멸한 장인환이나 안중근이 훨씬 더 존경스럽다. 그들이 '살인자'라서기보다는, 장기투옥이나 사형을 각오하면서 단행한 그들의 행위가 궁극적으로 살신성인에 해당되기 때문이다.마찬가지로 이승만보다 4.19 때 총탄에 맞을 위험을 무릅쓰고 이승만 독재의 악몽을 끝내려는 일념으로, 자신만이 아닌 모두의 행복을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학생들이 더 큰 존경을 받는다. 애타적 정신이 담긴 집단행동 말고 외세에의 굴종과 독재로 얼룩진 역사를 바로잡을 방법이 없다는 것을, 다수의 한국인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한국인의 집단의식을 '교정'하려는 것이 뉴라이트 역사운동의 뼈대다. 그들은'민족주의와의 투쟁'이라는 미명하에 민족주의뿐만아니라 개개인의 그 어떤 대타적이며 반항적인 연대의식도 부정하고, 원자화된 개인들의 체제 순응과 출세를 위한 분투를 새로운 대한민국의 이상으로 삼는다. 반제 민족투쟁뿐만 아니라 계급투쟁이나 여성해방투쟁, 반전투쟁도 똑같이 무용지물로 취급한다.
퀘이커 함석헌은 민족주의라기보다는 차라리 세계주의자였지만, 한국 지식인으로서 매우 드물게 베트남 파병을 반대하고 제자들의 병역기피를 지지했는데, 그가 과연 뉴라이트들에게 평가 받을 일이 있겠는가?천만의 말씀! 그는 일제든 대한민국이든 부당한 국가권력과 계속 대립해왔지만, 뉴라이트의 이상은 국가와 자본의 틀 안에서 '합리적인'출세와 치부를 꿈꾸는 자본가형 인간이다.
이러한 인간에게는 '민족'뿐만 아니라 가정 이외의 모든 집단 내지 타자들은 단지 이용 대상에 불과하다. 단 그의 부를 지켜주고 그의 성공을 보장해줄 국가에는 철저하게 순종한다. 유신시대 전체주의 국가라 해도 상관 없다. 이 국가의 맨 꼭대기에 히로히토가 있든 노망이 든 '박사님'이 있든 상관없다. 외세든 무엇이든 노동자를 착취할 '자유'를 빼앗을 지도 모를 빨갱이만 막아주면 된다!
'역사'의 탈을 쓴 신자유주의적 세뇌는 과연 한국인들에게 먹혀들 것인가? 나는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 본다.이승만과 박정희가 세운 체제는 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성공'은커녕 이제 단순한 생존도 보장하지 못하며, 갈수록 그 한계를 노출한다. 그 체제가 위기에 빠져들면서 뉴라이트의 '역사학'도 동반 침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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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조광현

저녁 때우기로 필사 잘 했수다.



Author조광현

장인환 전명환 두 의사의 사건을 타계하신 리영희 교수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인용하자면,
스틴븐슨은 "조선은 미개해서 일제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고 까지한 철저한 친일파였고, 그가 로스엔젤레스 항구에 도착하자 두 의사가 저격하에 사망캐 했는데 재판에 회부되자 동병상련을 느낀 유대인이 우리가 무료 변호를 해주겠다 나섰고, 동포 사회에서는 그럼 통역을 누가 할 것인가 생각 끝에 이승만이가 박사학위를 받고 했으니 그를 선택, 그리하여 이승만에게 전보를 치고 여비를 보내 그를 오게했는데 와서는 나는 기독교신자라 살인자를 변호할 수 없다고 거부, 이 소식을 들은 이홍구라는 청년이 나타나 "서투르지만 제가 통역해보겠습니다"
(이렇게 된 내용임을 기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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