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5

[인터뷰] 심승섭 주호주대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호주와 협력 필수” < 人사이트 < 기사본문 - 한호타임스

[인터뷰] 심승섭 주호주대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호주와 협력 필수” < 人사이트 < 기사본문 - 한호타임스

[인터뷰] 심승섭 주호주대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호주와 협력 필수”
기사입력 2024.10.15 

심승섭 주호주대사 (사진= 정채영 기자)

2024년 9월 21일(토) 아침 호주 캔버라 주호주대사관 대사 집무실에서 만난 심승섭 대사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 성장하는데 핵심 가치인 자유와 평화를 공유하는 호주와 맺는 협력 관계는 필수”라면서 “군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잘 접목해” 대사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16만 재호동포의 헌신과 노력으로 호주에서 한국이 긍정적 국가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주류 사회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공동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2024년 9월 21일(토) 아침 호주 캔버라 주호주대사관 대사 집무실에서 심승섭 대사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사진 = 정채영 기자)

바쁜 일정 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8월 주호주대사로 부임하셨는데, 한국과 달리 호주는 겨울입니다. 어려움은 없으시나요?캔버라는 조용한 전원 도시 같아서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날씨도 괜찮았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멜버른과 퍼스를 방문했는데, 지역마다 문화가 조금씩 다르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호주는 정말 다양성을 가진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조깅 같은 운동을 하시나요?관사 뒤에 있는 '레드힐' 주변에 둘레길이 있어서 가끔 아침에 달리기를 합니다. 호주 사람들은 큰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연령 무관하게 많은 분들이 운동하시는 모습과 더불어 부부끼리 다니는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아침에 해가 일찍 뜨고 저녁에 빨리 지기 때문에 저녁 산책도 해봤습니다. 밤에 1시간 정도 걸었는데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더군요.

캔버라에서 아침 조깅을 하다 보면 호주 총리나 장관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어제 병원에 입원한 한국전쟁 참전 용사를 만났습니다. 그분도 '레드힐' 근처에 산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94세 고령이라 활동을 거의 못하지만 예전에는 매일 둘레길을 산책하며 건강을 유지하셨다고 합니다.
2024년 9월 21일(토) 아침 호주 캔버라 주호주대사관 대사 집무실에서 심승섭 대사를 만나 인터뷰 하는 장면 (사진 = 정채영 기자)

참전용사를 만나러 병원까지 가시나요?캔버라에 한국전 참전 용사 네 분이 계십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입원하신 분이라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식에서도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제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중요한 것은 다 기억하시더군요.

한국 대사가 병원까지 찾아가 참전용사에게 인사를 드렸다니 감동적입니다.연로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전 참전을 정말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한국전에서 중공군과 싸우다가 방탄복 위로 총알 세 발을 맞았다고 하더군요. 본인뿐 아니라 자녀들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해외 공관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기리고 그분들에게 보은하는 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대사님은 군 출신이라 더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명함에 '퇴역'이라는 글자가 있어 자연스럽게 서로 군 출신임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쉽게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2024년 9월 21일(토) 아침 호주 캔버라 주호주대사관 대사 집무실에서 심승섭 대사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사진 = 정채영 기자)

직업 군인 생활을 오래 하신 후에 외교관이 되셨는데 해군 참모총장 때와 비교해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군인과 외교관의 역할은 비슷합니다. 군은 국민을 외곽에서 보호하는 조직이고 외교관은 해외에서 국민과 동포를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둘 다 국익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공통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방법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군은 외부의 적에 대응해 국민과 국익을 지키고, 외교관은 협상과 협력을 주로 활용합니다. 영역은 달라도 목적이 같기 때문에 군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잘 접목하면 외교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중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과 호주 간 긴밀한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호주 대사로 임명되실 때 대통령께서 특별한 당부를 하셨나요?외국에 대사로 나가는 것은 대통령을 대리해 임무를 수행하는 일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심이 많으시고 호주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 성장하는 데 핵심 가치인 자유와 평화를 공유하는 호주와 맺는 협력 관계는 필수적입니다. 호주와는 자원뿐 아니라 방위산업과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힘을 모아야 하기에 이런 부분을 잘 살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님의 뜻이고 이를 잘 이행해야 합니다.
2024년 9월 21일(토) 아침 호주 캔버라 주호주대사관 대사 집무실에서 심승섭 대사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사진 = 정채영 기자)

이번에 퍼스를 방문하셨는데,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행사가 있었나요?퍼스에서 열린 제45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에 참석했습니다. 올해는 한-호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으로 양국 정치 경제 주요 인사들이 모여 경제 현안과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퍼스 교민과 한국 기업은 물론 한국전 참전 기념비 행사에서 참전 용사 20여 분을 만나 감사를 표했습니다.

한호 경제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양국 경제협력에서 어떤 분야가 가장 중요한가요?호주의 자원과 한국의 기술이 결합하면 에너지와 광물자원은 물론 기후변화, 탄소 중립, 친환경 수소 경제 등 분야에서 훨씬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야에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이 진출해야 하고 호주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주호주대사관은 호주 연방 및 주 정부와 협력해 이를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2024년 9월 21일(토) 아침 호주 캔버라 주호주대사관 대사 집무실에서 심승섭 대사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사진 = 정채영 기자)

해군 참모총장을 역임하셨기에 호주의 해상 전력 분야로 한국 방산업체가 진출하는 데 획기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현재 한화 디펜스가 호주 질롱 지역에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가 모범적 사례로 정착되는 것이 우선 중요합니다. 호주는 해당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과 자체 기술 확보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원활한 협력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해상 전력 분야를 비롯하여 통합 전력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한국군은 실전 경험이 있고 이런 전력을 실제 운영했다는 강점이 있어 이를 토대로 호주와 협력한다면 방위 산업 분야에서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호주에 부임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그동안 만난 호주 정부 인사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사만사 모스틴 호주 연방총독입니다. 그분이 지난 7월 총독으로 임명된 후 첫 신임장 수여 행사에 제가 포함되었습니다. 8월 5일 캔버라에 도착했는데 7일에 신임장을 받았습니다. 이례적으로 빨리 진행된 경우라고 하더군요. 통상 외국 대사 5명이 신임장을 받는데 제가 추가돼 6명이 됐습니다. 대사들은 각각 총독과 20분 정도 따로 접견을 합니다. 그때 총독이 저에게 한국과 호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잘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임장을 받고 접견하고 야외에서 사진을 찍고 열병식도 합니다. 연방총독이 대사 한 사람 한 사람 정성을 다해 예우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좋은 인상을 받았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연방총독과 접견할 때 어떤 종류의 다과가 나왔나요?차만 나오고 다른 음식은 없었습니다. 행사를 마치면 연방총독이 관저에서 따로 공식 환영 오찬을 주최하니까요.
2024년 9월 21일(토) 아침 호주 캔버라 주호주대사관 대사 집무실에서 심승섭 대사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사진 = 정채영 기자)

요즘 호주에서도 한류가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케이팝, 드라마, 음식 등 소프트파워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주호주대사관이 추진하는 문화사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케이팝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며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대사관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2월에는 국경일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해군사관 생도 순항훈련전단이 호주로 들어오면 함께 한국을 홍보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할 겁니다.

최근 멜버른에 가서 호주한인회총연합회에서 주최한 차세대 포럼에 참석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아주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 한인 동포 1세대들이 정말 열심히 헌신해서 호주 사회에서 모범적인 공동체를 형성하며 잘 정착했다고 봅니다. 이제 2세들이 좀 더 호주 사회로 깊이 진출해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한인사회가 정치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발굴해 사전에 준비하고 응원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저희는 호주와 한인사회 사이에 연결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도자를 찾아 육성하는 일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2024년 9월 21일(토) 아침 호주 캔버라 주호주대사관 대사 집무실에서 심승섭 대사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사진 = 정채영 기자)

대사님께서 오신 지 얼마 안 됐는데 그런 행사에 참여해 격려하고 의미까지 공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곳 호주에 사는 동포들에게 격려 말씀 하나 해주세요.대략 호주에 16만 재외국민 동포들이 사는데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곳에 와보니 동포들이 노력하고 협력하며 호주와 끊임없이 연결했기 때문에 한국 이미지가 이렇게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동포들이 여기에서 행복하고 평안하게 자기 꿈을 펼치며 살 수 있도록 지지하고 성원합니다. 대사관은 항상 열려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교민들이 필요할 때는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들도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인터뷰 기사를 보면 호주 동포들이 따뜻한 마음이 될 것 같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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