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3

알라딘: 안티조선 운동사 -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역사 한윤형 2010

알라딘: 안티조선 운동사
안티조선 운동사 -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역사
한윤형 (지은이)텍스트201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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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480쪽
책소개
안티조선 운동은 시민들이 벌인〈조선일보〉반대 운동이다. 대한민국의 주요 언론인 〈조선일보〉에 반대하는 행위에는 우리 언론의 어떤 변화를 꾀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그런 점에서 안티조선 운동은 언론 운동인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언론이, 그리고 〈조선일보〉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을 생각한다면 안티조선 운동이 단순히 언론 운동에 그쳤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으로 치면 안티조선 운동은 시민운동이자 정치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지난 10여 년 동안 진행되어 온 안티조선 운동의 역사를 담았다. 더불어 안티조선 운동을 재평가했다. 이를 위해 안티조선 운동의 태동과 전개, 절정의 과정은 물론이고 안티조선 운동 이전의 언론사와 언론 운동사를 살폈다. 안티조선 운동의 참여자이기도 한 저자 한윤형은 과감히 안티조선 운동이 ‘실패’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실패했던 그 지점에서 새로움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다.


목차


추천사
백병규_막힌 곳을 뚫었던 전면전인 거부 운동
이명원_진보의 스펙트럼
이상길_성공을 위한 새로운 출정 선언

연표
안티조선 프로조선 대립 구도




여는 글
잊혀진 전장으로의 초대

1부 맥락을 모르는 이들을 위한 예비 학습
1장 심하게 간추려 쓴 한국 언론사
일제 강점기(1920~1945) | 미군정 시기(1945~1948) | 이승만 정권 시기(1948~1960) |장면 정권 시기(1960~1961) | 박정희 정권 시기 전기 (1961~1967) | 박정희 정권 시기 후기 (1698~1979) | 전두환 정권 시기 (1980~1987) | 노태우 정권 시기(1988~1992) | 김영삼 정권 시기(1993~1997)
2장 좀 덜 심하게 간추려 쓴 한국 언론 운동사
언론자유수호선언 | 자유언론실천선언과 《동아일보》 광고 탄압 사건|
조선투위와 동아투위의 탄생 | 민언협의 창립과 보도 지침 폭로 사건 |
KBS 시청료 거부 운동 | 방송 민주화 운동의 성과와 좌절 |《미디어오늘》, 민언련, 언개련의 탄생

2부 안티조선 운동의 탄생
3장 광야에서 《조선일보》를 외친 강준만
4장 강준만의 고독한 싸움과 ‘최장집 사건’의 발발
5장 이한우는 최장집의 등에 칼침을 꽂지 않았다
6장 서풍의 광시곡 : 좌파들의 합류와 ‘안티조선 우리모두’의 성립
잊혀진 이야기 1 : 강준만은 지식인을 혐오했는가?
잊혀진 이야기 2 : 《조선일보》 문제와 ‘극우 헤게모니론’
잊혀진 이야기 3 : 일상적 파시즘과 부드러운 파시즘
잊혀진 이야기 4 : 게이트 오브 우리모두(Gate of urimodu)

3부 안티조선 운동의 성장
7장 총선시민연대의 좌절과 《조선일보》 반대 지식인 선언
8장 한총련의 귀환 :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9장 홍위병론의 방패에 막힌 세무 조사의 화살
10장 옥천 전투의 성공과 운동의 대중화
잊혀진 이야기 5 : 문학 권력 논쟁
잊혀진 이야기 6 : 진중권의 넷 우익 정벌기
잊혀진 이야기 7 : 프로조선 논객 열전 - 권정도 편
잊혀진 이야기 8 : 청년진보당, ‘《조선일보》 화형식’을 거행하다

4부 혼란에 빠진 안티조선 운동
11장 좌익 축출 : 사실, 새는 한쪽 날개만으로도 잘 난다
12장 ‘안티조선 도우미’ 노무현의 부상
13장 유시민의 책략, 안티조선을 삼키다
14장 2002년 대선 보도의 ‘언론 전쟁’
잊혀진 이야기 9 : 좌파와 안티조선 운동의 관계는?
잊혀진 이야기 10 : 사이버 민중주의, 노무현을 만나다
잊혀진 이야기 11 : 《조선일보》 vs 안티조선, 법정 공방의 후일담

안티조선 운동, 그 현장

5부 관성에 젖은 안티조선 운동

15장 노란 풍선을 휘날리며 : 참여정부와 그 외 모든 것들의 전쟁
생존을 말하는 이들과의 전쟁 | 진보 진영과의 끝없는 싸움 |
치정극과도 같았던 민주당과의 싸움

16장 조중동의 역습 : 참여정부는 이제 불타고 있는가?
국방 및 외교 정책 | 4대 개혁 입법 문제 |
행정수도 문제와 부동산 문제 | ‘경제 파탄’ 논쟁의 진실

17장 언론 환경의 변화와 언론 운동의 지체
잊혀진 이야기 12 : 유시민과 개혁당의 문제
잊혀진 이야기 13 : 《경향신문》, 참여정부를 공격하며 정체성을 확립하다
잊혀진 이야기 14 : 안티조선 논객 열전 - 변희재 편

6부 안티조선, 그 이후
18장 촛불 시위와 노무현의 죽음, 그리고 언론 운동
19장 이명박 시대의 언론 환경과 언론 운동
잊혀진 이야기 15 : 홍위병 vs 친위대

닫는 글
다시 언론 운동을 꿈꾸며

참고 문헌
찾아보기
접기
책속에서


안티조선 운동은 성공했을까
안티조선 운동은 《조선일보》에게 영향을 줬을까? 아니면 한국 사회를 변화시켰을까? 모든 것에 대한 설명이 끝난 지금이 이런 본질적인 질문을 한 번쯤 던져 볼 때인 듯하다. 분명 《조선일보》의 영향력은 안티조선 운동이 시작했을 때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안티조선 운동의 영향이라기보다 매체 환경을 변화시킨 기술 진보의 힘이었다. 국민의 정부 시절 방송의 영향력은 신문을 능가하기 시작했고, 참여정부 시절에는 유선 방송과 인터넷의 영향력이 구매체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의 영향력 쇠퇴는 이러한 시대 변동과 연관이 있다. 사실은 안티조선 운동이 대중 운동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조건도 기술 진보의 흐름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그 유물론적 조건 속에서, 운동을 시작한 주체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더보기

우리에게 언론 운동이 필요한 이유
우리의 삶을 훨씬 강력하게 규정하는 자본 권력과 정치권력은 대개 이들의 ‘사적인 복수극’에 신경 쓰지 않고 마치 자신들은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관련도 없다는 듯이 뒤로 숨는다. 공적으로 제기되어야 할 문제를 사적인 문제로 만드는 것이다. (중략) 그래서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 사회는 국가 권력이나 자본 권력을 대신 호출해 낼 수 있는 중간 단체들을 조직해 왔다. 언론은 정당, 이익 집단, 운동 단체들과 함께 그런 중간 단체들 중 하나다. (중략) 인간은 환경에 속박되지만 오직 그것만으로 자신의 모든 행동을 결정하진 않는다. 세계가 줄곧 바뀌어 왔던 것은 그 때문이다. 언론 운동이 왜 필요하며 어떤 방향으로 필요한지를 납득한다면, 우리는 안티조선 운동이 실패했던 바로 그 지점에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꿈을 꾼 사람들을 통해 언젠가는 안티조선 운동도 ‘실패’가 아니라 ‘성공을 예비하는 어떤 것’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접기


추천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 한겨레 신문 2011년 1월 7일 잠깐 독서



저자 및 역자소개
한윤형 (지은이)


대구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성장했으며, 성년 이후에는 서울의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녔다. 20대엔 한국 사회의 청년세대 문제, 미디어 문제, 그리고 현실정치에 관한 글을 주로 써왔다. 현실정치에 관한 글쓰기의 일환으로 뉴라이트 역사 논쟁에 큰 관심이 있다. 30대엔 3년간 기자 생활을 했으며 이후 몇몇 여론조사기관과 선거 컨설턴트 업체에서 일했다. 《뉴라이트 사용후기》(2009),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2013), 《미디어 시민의 탄생》(2017) 등을 홀로 썼고,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2011), 《안철수 밀어서 잠금... 더보기

최근작 : <상식의 독재>,<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나라>,<촉 2022-2023> … 총 2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역사


2000년대, 안티조선 운동은 대한민국을 달군 화두였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안티조선 운동에 관심을 가졌고 실제로 운동에 참여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또한 안티조선 운동은 우리 사회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런데 어떤 이는 그 시작을 15년 전이라 말하고 어떤 이는 10년 전이라 말한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안티조선 운동을 과거로 기억하고 다른 이는 현재 진행형이라 이야기한다. 대체 안티조선 운동이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안티조선 운동은 시민들이 벌인 《조선일보》 반대 운동이다. 대한민국의 주요 언론인 《조선일보》에 반대하는 행위에는 우리 언론의 어떤 변화를 꾀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그런 점에서 안티조선 운동은 언론 운동인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언론이, 그리고 《조선일보》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을 생각한다면 안티조선 운동이 단순히 언론 운동에 그쳤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언론 환경의 변화로 언론 권력이 분산됐지만 과거, 언론 권력이 몇몇 언론사에 집중됐을 당시에는 그 위력이 실로 대단했다. 하여 안티조선 운동은 시민운동이자 정치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안티조선 운동사》는 10여 년 동안 진행되어 온 안티조선 운동의 역사를 담았다. 더불어 안티조선 운동을 재평가했다. 이를 위해 안티조선 운동의 태동과 전개, 절정의 과정은 물론이고 안티조선 운동 이전의 언론사와 언론 운동사를 살폈다. 《안티조선 운동사》는 총 6부로 구성됐다. 1부 ‘맥락을 모르는 이들을 위한 예비 학습’은 1920년부터 1998년까지의 한국 언론사를 간추렸다. 2부 ‘안티조선 운동의 탄생’은 안티조선 운동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1995년부터 1999년까지의 상황을 다뤘다. 3부 ‘안티조선 운동의 성장’은 2000년부터 2001년까지의 사건들을 묘사하고 그 맥락과 의미를 짚었다. 4부 ‘혼란에 빠진 안티조선 운동’은 안티조선 운동에서 특별히 중요한 해라 할 수 있는 2002년의 모습을 스케치했다. 이어서 5부 ‘관성에 젖은 안티조선 운동’은 2003년에서 2007년까지의 안티조선 운동 진영의 문제점과 당시 참여정부의 문제점 등을 살폈다. 마지막으로 6부 ‘안티조선, 그 이후’는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언론과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담았다. 안티조선 운동사를 좇다 보면 독자들은 자연스레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안티조선 운동사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역사인 셈이다.
안티조선 운동의 참여자이기도 한 저자 한윤형은 과감히 안티조선 운동이 ‘실패’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실패했던 그 지점에서 새로움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다. 그가 《안티조선 운동사》를 통해 지금, 안티조선 운동을 다시금 돌아보며 기록한 이유는 바로 새로운 꿈을 꾸고 실현시키기 위해서라 할 수 있다. 《안티조선 운동사》는 가까운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며 미래를 꿈꾸게 할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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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홀로 집에>가 3,400억원을 벌어들인 건 매컬리 컬킨의 연기 덕분이었다.



특히 두 손을 뺨에 대고 비명을 지르는 그의 연기는 두고두고 기억될만큼 귀여웠다.



이듬해인 1991년 무슨무슨 코믹배우상을 받았던 그의 필모그래피는 거기서 중단됐고,



최근 공개된 그의 사진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최근 모습 완전 아저씨, 귀엽던 케빈의 모습은 어디에?”



잘 나가던 아역이 스타로 자리잡는 게 흔해진 요즘이지만,



미달이나 컬킨처럼 엄청난 스포트라이를 받았던 배우가 나중에 그와 비슷한 인기를 누리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






한윤형은 안티조선으로 유명해진 친구다.



당시 아흐리만이라는 필명으로 수준높은 글을 썼던 그는



고3 시절, 조선일보에서 주최하는 논술대회에서 1등을 했지만,



안티조선을 선언하며 수상을 거부해 화제가 됐다.



어떻게 고교생이 그럴 수 있을까 존경스러웠고,



그런 친구 덕분에 우리 사회에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할까 생각하던 2009년, 그의 첫 번째 책이 나왔다.



반가움에 그 책을 샀고, 책을 읽는 내내 그의 성실함에, 생각의 깊이에



진한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 뒤에 나온 <뉴라이트 사용후기>는 친일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은 명저였고,



그 후부터 난 거리낌 없이 “한윤형은 내 스승이다”라고 말하고 다녔다.






그의 세 번째 책 <안티조선 운동사>의 마지막 책장을 오늘에야 덮었다.



18,500원의 책값이 좀 비싼 게 아닌가 싶었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은 저 멀리 달아나 버린다.



깨알같은 글씨에 담긴 내용의 묵직함과 매 페이지마다 묻어나오는 성실함은



그가 참 잘 자랐구나,며 감사하게 만든다.



안티조선 운동을 주제로 우리 사회의 지난 10여년을 돌아보는 이 책은



말 그대로 지난 십여년의 역사 그 자체인데,



소름끼치게 객관적이고, 분석의 깊이는 석유시추선 저리가라다.



근 일주일간 이 책을 읽느라 밤에 잠도 잘 못잘 정도였는데,



앞의 두 책보다 이 책이 훨씬 더 재미있었던 건



나 또한 안티조선에 열광해 ‘우리모두’ 사이트를 밤새 클릭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당시 난 조선일보만 없어지면 좋은 세상이 온다고 믿을만큼 순진했었는데,



그런 희망이 있었기에 그 시절엔 살맛이 났던 것 같다.






자신의 블로그에서 한윤형은 앞으로 글쟁이로 살겠다는 뜻을 비췄다.



그런 말이 부끄럽지 않게 블로그에 올라오는 그의 글들은



한편 한편이 다 주옥같은 명문으로 그것만 엮어도 책이 될 것 같지만,



그는 그렇게 하는 대신 책을 위해 처음부터 다시 글을 썼다.



그런 성실함 덕분에 <안티조선 운동사>는 지난 10여년에 관한 한



어느 책보다도 뛰어난 역사책이 될 수 있었다.



그의 책들이 당장 베스트셀러가 되진 못할지라도,



향후 역사는 한윤형을 ‘현대사의 아버지’로 기억할 것이다.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한윤형의 십분의 일만큼만 성실해보자.

마태우스 2011-06-17 공감 (36) 댓글 (1)



세세한 일화까지 담아냈고 재미까지 있는 안티조선운동사
마늘빵 2011-02-06 공감 (2) 댓글 (0)





안티조선운동. 한국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민 운동 중 하나이다. 한윤형이 연표에서 짚었듯 1995년 강준만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는 진중권을 비롯 고종석, 김규항, 김정란, 홍세화 등 진보적 지식인들이 가세하며 널리 알려졌다. 논의가 시작되는 시점엔 중학생이었던 한윤형이 고등학생 시절, 조선일보 논술 대회에서 대상을 거부하면서 주목받았다. 대학에 들어간 뒤 안티조선운동의 주된 논의를 지켜보며 간간히 참여하기도 했던 그가, 지금 이 책을 낸 건 그다지 놀랄 만한 소식은 아니다.

한윤형은 <삼국지>의 저자 진수와 닮았다. 오늘날 우리가 읽고 있는 소설 <삼국지>의 저자는 나관중이지만, 역사적 기록으로서의 '삼국지'는 4세기경 촉의 장수인 진식의 아들 진수가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두 사람 모두 서술된 역사의 당대를 살아가던 사람으로서 자신이 보고 들은 바를 바탕으로 역사를 기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윤형 또한 두 진영 중 한 쪽에 몸담아 싸웠기에 '역사'를 서술함에 있어 객관성을 담보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는 이 책에서 어떤 주의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자신이 보고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서술하려고 애쓴 것 같다.

또한, 이 책은 나관중의 <삼국지>를 읽을 때 느꼈던 짜릿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 짜릿함은 물론 안티조선의 입장에서 조선일보를 까는 시원함은 아니지만, 여러 다른 논점들이 등장하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지적 쾌감에서 비롯된다. 그런 면에서 한윤형은 진수와 닮았지만 이 책은 나관중의 <삼국지>를 닮았다. 조자룡이 유비의 어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홀로 적진을 뚫으며 여러 장수들의 목을 베는 것과 같이 세세한 안티조선운동의 일화를 다루고 있다.

이 책 어딘가에서 한윤형은, 재임 기간 중 조선일보에 대한 생각을 솔직히 피력하기도 했던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시점에 안티조선에 대한 논의가 사그라들었다고 지적한다. 개인적으로는 논쟁의 중심에 있던 진중권이나 강준만이 안티조선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면서 조용해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자꾸 떠들고 논쟁을 키워야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데 이미 말을 할 사람들은 한 마디씩 다 하고, 치고 받고 싸울만큼 싸워 담론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가 어려웠던 점도 있다. 이후 불씨가 완전히 꺼지진 않고, 절독 운동 등으로 이어졌지만 이슈거리는 아니었다. 이것이 2008년 촛불 시위 현장에서, 미국소 수입이나 광우병 문제에 대해 정권이 바뀌었다고 자신들이 과거에 내놓은 의견과는 전혀 다르게 주장하며 촛불 시위자들을 매도하고 왜곡하던 조중동 절독 운동으로 부활하였다.

다시, 그간의 논쟁과 시위 현장에서의 구호로 많은 사람들이 이제 조선일보가 왜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인식을 하지만, 여전히 조선일보의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마치 삼성의 행태가 잘못된 건 알면서 삼성 소비를 그만두지 않는 것처럼. 삼성을 소비함으로써 삼성이 그대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면서 머리로는 삼성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것, 조선일보를 계속 구독하고 지지함으로써 조선일보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면서 머리로는 조선일보가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모두 불가능하다.

"나는 이 운동이 한국 사회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게 안티조선 운동은 실패한 운동이다. 물론 안티조선 운동은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언론이 불편부당한 관점을 취하는 집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그들이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심지어는 그저 제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보도를 할 뿐이라는 사실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증명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볼 때, 안티조선 운동은 <조선일보>의 보도 행태로 대표되는 기존 매체의 저급한 편향성을 극복해야 했다. 그 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이 운동이 실패했다고 감히 말하는 것이다."

한윤형은 위와 같은 이유로 안티조선운동이 실패했다고 본다. 확실히, 안티조선운동 과정에서 진보적 지식인들이 논쟁에 쏟아부은 열정과 노력에 비해서 널리 확산되지 못했다는 점, 결과적으로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운동은 실패했다. 그러나 관심없던 많은 사람들이 조선일보와 이를 흉내내는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왜 문제인지를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절반만 성공했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조선일보의 영향력을 낮추고, 소설쓰기를 그만두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운동의 성공은 인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아는 것에서 행동으로 나아가야 실질적으로 타격을 주고, 그들의 태도를 개선시킴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 안티조선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책은, 약 15년간의 안티조선운동사를 정리함으로써 다시 한 번 운동의 결의를 다지고, 새로운 운동으로 잇기 위핸 동기가 될 것이다. 강준만과 진중권이 아니었다면 나는 '안티조선'이란 말도 몰랐을 것이고, 아무렇지 않게 10년 넘게 집에서 보던 조선일보를 계속 구독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 덕에 조선일보를 끊고, 한국일보를 보았고, 한국일보를 끊고 경향신문을 보았다. 두꺼운 지면과 문화 방면의 풍부한 읽을거리, 그리고 현금이나 자전거, 무료구독에 혹해 조선일보를 보게 되는 이들이 아직 많다.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아직 대학생인 것으로 추정되는 한윤형은 그간 여러 유명 진보 논객들이 내는 책에 함께 이름을 올려 공저자가 되곤 했다. 그렇게 서서히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키보드 워리어 일지>와 <안티조선운동사>를 통해 강준만이나 진중권 못지 않은 놀라운 정리 능력과 글발, 논리력을 보여주었다. 아직 20대인 그가 그들의 나이쯤되었을 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기대된다. 힘들고 어려운 길이다. 그가 지치지 않고 힘차게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늘빵 2011-02-06 공감 (10) 댓글 (2)





기다렸던 한윤형씨의 책이 나왔군요. 한윤형씨의 책은 항시 기대가 됩니다.
에라스네츠 2010-12-16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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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한 일화까지 담아냈고 재미까지 있는 안티조선운동사
마늘빵 2011-02-06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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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조선일보 운동의 기록과 결과를 서술했다
수호천사를믿어요 2011-01-08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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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바로 보는 역사 이야기 하지만 용두사미로 끝난 것같아 씁쓸한 역사 이야기
갈수록 지루해지는 역사 이야기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하는 역사 이야기
Blueman 2014-12-28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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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의 미래의 아버지 한윤형




영화 <나홀로 집에>가 3,400억원을 벌어들인 건 매컬리 컬킨의 연기 덕분이었다.



특히 두 손을 뺨에 대고 비명을 지르는 그의 연기는 두고두고 기억될만큼 귀여웠다.



이듬해인 1991년 무슨무슨 코믹배우상을 받았던 그의 필모그래피는 거기서 중단됐고,



최근 공개된 그의 사진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최근 모습 완전 아저씨, 귀엽던 케빈의 모습은 어디에?”



잘 나가던 아역이 스타로 자리잡는 게 흔해진 요즘이지만,



미달이나 컬킨처럼 엄청난 스포트라이를 받았던 배우가 나중에 그와 비슷한 인기를 누리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






한윤형은 안티조선으로 유명해진 친구다.



당시 아흐리만이라는 필명으로 수준높은 글을 썼던 그는



고3 시절, 조선일보에서 주최하는 논술대회에서 1등을 했지만,



안티조선을 선언하며 수상을 거부해 화제가 됐다.



어떻게 고교생이 그럴 수 있을까 존경스러웠고,



그런 친구 덕분에 우리 사회에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할까 생각하던 2009년, 그의 첫 번째 책이 나왔다.



반가움에 그 책을 샀고, 책을 읽는 내내 그의 성실함에, 생각의 깊이에



진한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 뒤에 나온 <뉴라이트 사용후기>는 친일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은 명저였고,



그 후부터 난 거리낌 없이 “한윤형은 내 스승이다”라고 말하고 다녔다.






그의 세 번째 책 <안티조선 운동사>의 마지막 책장을 오늘에야 덮었다.



18,500원의 책값이 좀 비싼 게 아닌가 싶었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은 저 멀리 달아나 버린다.



깨알같은 글씨에 담긴 내용의 묵직함과 매 페이지마다 묻어나오는 성실함은



그가 참 잘 자랐구나,며 감사하게 만든다.



안티조선 운동을 주제로 우리 사회의 지난 10여년을 돌아보는 이 책은



말 그대로 지난 십여년의 역사 그 자체인데,



소름끼치게 객관적이고, 분석의 깊이는 석유시추선 저리가라다.



근 일주일간 이 책을 읽느라 밤에 잠도 잘 못잘 정도였는데,



앞의 두 책보다 이 책이 훨씬 더 재미있었던 건



나 또한 안티조선에 열광해 ‘우리모두’ 사이트를 밤새 클릭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당시 난 조선일보만 없어지면 좋은 세상이 온다고 믿을만큼 순진했었는데,



그런 희망이 있었기에 그 시절엔 살맛이 났던 것 같다.






자신의 블로그에서 한윤형은 앞으로 글쟁이로 살겠다는 뜻을 비췄다.



그런 말이 부끄럽지 않게 블로그에 올라오는 그의 글들은



한편 한편이 다 주옥같은 명문으로 그것만 엮어도 책이 될 것 같지만,



그는 그렇게 하는 대신 책을 위해 처음부터 다시 글을 썼다.



그런 성실함 덕분에 <안티조선 운동사>는 지난 10여년에 관한 한



어느 책보다도 뛰어난 역사책이 될 수 있었다.



그의 책들이 당장 베스트셀러가 되진 못할지라도,



향후 역사는 한윤형을 ‘현대사의 아버지’로 기억할 것이다.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한윤형의 십분의 일만큼만 성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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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1-06-17 공감(36)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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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안 개구리들을 위한 훌륭한 정치 시사 입문서

흥행에서 실패하고 사라진 <지구를 지켜라>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는 신기하게도 극장에서 막을 내린 뒤 네티즌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었는데, 그 이유는 이 영화가 극장에 보급될 때는 몰랐는데 다시 다운받아 보니 굉장히 괜찮은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네티즌들은 이 영화 흥행 실패의 이유로 1) 우스꽝스러운 포스터 2) 이해할 수 없는 제목 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영화 자체의 세련된 모습이나 깊이에 비해 포스터와 제목은 도저히 '돈 내고 볼 마음'이 들게 하지 않았다.

한윤형의 <안티조선 운동사>도 이와 마찬가지로, 제목을 안티조선 운동사로 지은 것은 두고두고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 정당정치에 관해서는 '중립'과 '무골호인'이라는 자세가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지는 우리나라에서 '안티조선'이라는 단어를 정면으로 사용한 것은, 대중들의 일반적 프레임으로 인해 '부담스럽고', '편향된' 첫 인상을 갖게 할 것이 뻔해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의 결점은 제목이 '안티조선 운동사'라는 데에 있다. 사실 이 책은 '조선일보 까는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특정 사회운동을 넘어서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의 사회현상과 이슈들에 대해 정확하고 분석을 하고 판단들이다.

따라서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는 싶은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몰라서 따라잡기가 어렵다', '한나라당이 나쁜 것 같긴 한데 그 이유는 모른다' 혹은 '민주당과 노무현은 정말 천사일까?' 하는 의문, '국회의원들은 똑똑하다는데 왜 사람들은 정치인들을 욕할까?', '선거 후 공약은 왜 안 지켜질까?', '한나라당이니..한나라당을 밀고 일어설 민주당이니.. 하며 시글벅적한 거리..'에 대한 불편한 의문들과 같이 초보적이면서도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도 애매한 질문들에 대한 명백한 답변이 되어준다.

이 책은 최근 서점에 쏟아져 나오는 '노무현 찬양 + 이명박 정부 비판' 네러티브의 책들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이유도 없이 그저 이미지에 따라 한나라당을 악마로 보고 이명박을 욕하는 행위들에 대한 훌륭한 답안지가 되어준다. 조선일보의 시기별 변화와, 어떤 면에서 '악랄한 점'들이 존재했는지 분석해내는 것도 물론이고, 조중동의 실제 이해관계는 물론, 주요 선거 때마다의 지면 분석을 통해 한겨레와 오마이뉴스를 극렬하게 까는 짓도 서슴지않는다.

따라서, 이 책은 결코 잘 팔리지 않을 것이다. 조중동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이미지'상으로만 싫어하긴 했지만 객관적인 근거를 내놓으라고 할 때마다 쩔쩔매던 (이른바) 좌빨들이 '훌륭한 근거'를 가지게 되는 것을 몹시 두려워해서, 그들과 관계한 유통사와 채널에서 이 책의 흥행을 최대한 막을 것이다.. <한겨레>와 <오마이뉴스>역시 이 책의 발간을 반기기는 할 것이나 동시에 자신들의 죄명(!)들을 명백하게 적어낸 이 책을 '밀어줄'리 만무하다.

냉소적 회의주의의 입장의 작가가 적어낸 이 책은 누구의 빽도 없이 밀어줄 세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나 홍보, 혹은 베스트 셀러란에서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한국 현대 정치사를 객관적이고 명백하게 정리한 <안티조선 운동사>는 그 자체로는 이 씬에서 나올 수 없는 '현대의 classic' 정도의 수준에 다다랐다. 하지만 노무현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지금 중요한 상황을 망치고 있다면서 거부할 것이고,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 두려움을 느끼고 일단 이것이 이슈화되는 것을 차단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늘 요구하는 '공정성' , '객관성'은 하나의 텍스트로 완성되었지만 그것이 널리 이야기되고 즐겁게 보면서 토론할 수 있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보인다. 때문에 어떻게라도 찾아서 <안티조선 운동기>를 구하고 이야기거리로서 사랑하는 이들과 이 내용들을 대화나눌 수 있다면, 그것은 공교육의 결핍을 완벽히 보충해내는 '진짜 공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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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칼코마니 2011-01-23 공감(1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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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조선운동사



안티조선운동. 한국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민 운동 중 하나이다. 한윤형이 연표에서 짚었듯 1995년 강준만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는 진중권을 비롯 고종석, 김규항, 김정란, 홍세화 등 진보적 지식인들이 가세하며 널리 알려졌다. 논의가 시작되는 시점엔 중학생이었던 한윤형이 고등학생 시절, 조선일보 논술 대회에서 대상을 거부하면서 주목받았다. 대학에 들어간 뒤 안티조선운동의 주된 논의를 지켜보며 간간히 참여하기도 했던 그가, 지금 이 책을 낸 건 그다지 놀랄 만한 소식은 아니다.

한윤형은 <삼국지>의 저자 진수와 닮았다. 오늘날 우리가 읽고 있는 소설 <삼국지>의 저자는 나관중이지만, 역사적 기록으로서의 '삼국지'는 4세기경 촉의 장수인 진식의 아들 진수가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두 사람 모두 서술된 역사의 당대를 살아가던 사람으로서 자신이 보고 들은 바를 바탕으로 역사를 기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윤형 또한 두 진영 중 한 쪽에 몸담아 싸웠기에 '역사'를 서술함에 있어 객관성을 담보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는 이 책에서 어떤 주의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자신이 보고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서술하려고 애쓴 것 같다.

또한, 이 책은 나관중의 <삼국지>를 읽을 때 느꼈던 짜릿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 짜릿함은 물론 안티조선의 입장에서 조선일보를 까는 시원함은 아니지만, 여러 다른 논점들이 등장하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지적 쾌감에서 비롯된다. 그런 면에서 한윤형은 진수와 닮았지만 이 책은 나관중의 <삼국지>를 닮았다. 조자룡이 유비의 어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홀로 적진을 뚫으며 여러 장수들의 목을 베는 것과 같이 세세한 안티조선운동의 일화를 다루고 있다.

이 책 어딘가에서 한윤형은, 재임 기간 중 조선일보에 대한 생각을 솔직히 피력하기도 했던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시점에 안티조선에 대한 논의가 사그라들었다고 지적한다. 개인적으로는 논쟁의 중심에 있던 진중권이나 강준만이 안티조선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면서 조용해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자꾸 떠들고 논쟁을 키워야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데 이미 말을 할 사람들은 한 마디씩 다 하고, 치고 받고 싸울만큼 싸워 담론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가 어려웠던 점도 있다. 이후 불씨가 완전히 꺼지진 않고, 절독 운동 등으로 이어졌지만 이슈거리는 아니었다. 이것이 2008년 촛불 시위 현장에서, 미국소 수입이나 광우병 문제에 대해 정권이 바뀌었다고 자신들이 과거에 내놓은 의견과는 전혀 다르게 주장하며 촛불 시위자들을 매도하고 왜곡하던 조중동 절독 운동으로 부활하였다.

다시, 그간의 논쟁과 시위 현장에서의 구호로 많은 사람들이 이제 조선일보가 왜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인식을 하지만, 여전히 조선일보의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마치 삼성의 행태가 잘못된 건 알면서 삼성 소비를 그만두지 않는 것처럼. 삼성을 소비함으로써 삼성이 그대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면서 머리로는 삼성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것, 조선일보를 계속 구독하고 지지함으로써 조선일보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면서 머리로는 조선일보가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모두 불가능하다.

"나는 이 운동이 한국 사회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게 안티조선 운동은 실패한 운동이다. 물론 안티조선 운동은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언론이 불편부당한 관점을 취하는 집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그들이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심지어는 그저 제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보도를 할 뿐이라는 사실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증명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볼 때, 안티조선 운동은 <조선일보>의 보도 행태로 대표되는 기존 매체의 저급한 편향성을 극복해야 했다. 그 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이 운동이 실패했다고 감히 말하는 것이다."

한윤형은 위와 같은 이유로 안티조선운동이 실패했다고 본다. 확실히, 안티조선운동 과정에서 진보적 지식인들이 논쟁에 쏟아부은 열정과 노력에 비해서 널리 확산되지 못했다는 점, 결과적으로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운동은 실패했다. 그러나 관심없던 많은 사람들이 조선일보와 이를 흉내내는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왜 문제인지를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절반만 성공했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조선일보의 영향력을 낮추고, 소설쓰기를 그만두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운동의 성공은 인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아는 것에서 행동으로 나아가야 실질적으로 타격을 주고, 그들의 태도를 개선시킴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 안티조선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책은, 약 15년간의 안티조선운동사를 정리함으로써 다시 한 번 운동의 결의를 다지고, 새로운 운동으로 잇기 위핸 동기가 될 것이다. 강준만과 진중권이 아니었다면 나는 '안티조선'이란 말도 몰랐을 것이고, 아무렇지 않게 10년 넘게 집에서 보던 조선일보를 계속 구독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 덕에 조선일보를 끊고, 한국일보를 보았고, 한국일보를 끊고 경향신문을 보았다. 두꺼운 지면과 문화 방면의 풍부한 읽을거리, 그리고 현금이나 자전거, 무료구독에 혹해 조선일보를 보게 되는 이들이 아직 많다.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아직 대학생인 것으로 추정되는 한윤형은 그간 여러 유명 진보 논객들이 내는 책에 함께 이름을 올려 공저자가 되곤 했다. 그렇게 서서히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키보드 워리어 일지>와 <안티조선운동사>를 통해 강준만이나 진중권 못지 않은 놀라운 정리 능력과 글발, 논리력을 보여주었다. 아직 20대인 그가 그들의 나이쯤되었을 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기대된다. 힘들고 어려운 길이다. 그가 지치지 않고 힘차게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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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11-02-06 공감(10)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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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 지금 / 우리의 역사가 아닌가.



안티조선 운동사 : '참 잘했어요~' 박수 세번 짝짝짝. 어깨를 토닥토닥.

1. 서두의 '심하게 간추린 언론사'를 보면 저자는 강준만의 저서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고 밝히고, 각주로 여러차례 확인하는 대목이 있다. 참 인상적이다. 흔히들 남의 글 인용하는 걸 그렇게 세세히 드러내지 않는데, 정치자금 고백하던 김근태 같은 솔직함은 출발부터 글의 신뢰도를 담뿍 높여준다.

2. 함께 느끼고 고민하고 실망했던 역사의 관통지점을 다시 더듬어 나가는 작업이 얼마나 가슴 저린 일인지 깨닫게 된다. 끝을 알면서도 다시 돌려보고 제발 이 지점에서 다른 선택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까지 들었다면 너무 바보같은 일인지...

3. 며칠전에 '위키리크스'라는 단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문득 안티조선이란 말에서 어떠한 감흥도 일지 않는 사람이 책을 읽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생각해봤다. 안티란 말에서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낄지, 아니면 잊혀진 유적을 발굴한 고고학자처럼 새로운 청량감에 들뜰지 궁금하다. 트위터에 폭풍 RT 되듯이 후자의 감흥이 더 널리 퍼지길 바란다.

4. 1쇄임에도 불구하고 오타 한 자 없는 책은 별로 못 봤다. 편집자분들의 수고가 절로 느껴진다. 굳이 매의 눈(-_-)으로 찾아낸 흠결이 363p 아래에서 5번째 줄의 '재판소는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의...' 대목의 띄어쓰기 하나다.

5. 안티조선의 경험을 발판 삼아 삼성타도의 협소함을 극복하고, 전체 언로(言路)를 상향평준화 하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마무리에 공감한다.(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ㅎ) 이젠 매트릭스의 복제자가 너무나 많아져서 상대하기도 벅차다. 서로 자폭이라도 해준다면 '참 잘했어요~' 해줄텐데.


6. 386세대가, 참여정부가 그랬듯이 '나의 젊음을 근거로 지금의 젊음을 판단하는 우'를 범한 건 아닌가 되돌아본다. 모양은 비슷해보여도 내용물은 어찌나 다른지 타인 앞에 선 우리는 언제나 겸허함을 잃지 말아야 할게다.

7. 결론 : '정리의 달인' 정달 한윤형 저. 다음 책 기다리겠습니다. 나이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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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a35 2011-01-18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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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서평] 한국의 언론개혁에서 시민의 참여가 중요한 이유 [안티조선운동사]

지난 8월 초에 대학 몇 년 선배(개인적으로 친분이 없으니 선배라 칭하기는 뭐하지만...)가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에 '희망버스는 희망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면서 그룹 멤버들의 찬반 논란이 거세졌고 나 역시 며칠 동안 페이스북에 집중하여 댓글을 달았다. 나는 그 사람이 주장하는 내용에 50% 이상 동의할 수 없었고 일부 동의할 수 있는 주장 역시도 그런 문제를 제기할 시기나 방식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논란이 거세지던 와중에 페이스북에서 '희망버스'를 반대하는 주장을 기사로 다루어주겠다는 중앙일보 기자의 제안을 받아들여 유명세를 탔다.
그 사실을 안 순간 아차(!)하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그 사람의 글에 반응하지 않았고 그 사람이 그룹 멤버들을 초대하여 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하면서 나에게도 직접 참석할 것을 요청한 것도 거부하였다. 그 사람이 페이스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주류언론에 '등장'하고 싶어서 일부러 논란을 일으킨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주변 친구들을 만나다보니 많은 친구들은 그룹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살펴보고 그냥 감각적이고 직관적으로 댓글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 그 사람은 일반적으로 대한민국 최고 학벌로 이야기되는 대학을 나왔고 10년이 넘는 청춘을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바친 바 있다. 1990년대 소련의 해체와 시대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노동운동을 그만두고 대학에 재입학한 후 졸업하여 대우자동차에 근무하였고 이후 개인적으로 공부하면서 사회문제를 다루는 연구소를 차리기도 했다. 책도 몇 권 펴냈으나 별로 세간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고 최근에는 동년배들과 모임을 갖고 자신의 주장과 이론을 알리는데 애쓰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이 책 [안티조선운동사]를 읽기 시작한 것은 지난 달 7월 중순이지만 당시에는 공부모임에서 책의 분량이 많아 2부까지만 세미나의 대상이었고 이번 달에 나머지를 토론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주에 3부~6부 나머지 부분을 읽었다. 나머지 부분을 읽는 동안 지나간 페이스북을 통한 경험과 의문이 계속 머리 속에서 오버랩되었다.
나는 왜 본능적으로 '조중동'을 싫어할까? 지금 시대에 지식인이 자신의 의견을 '조중동'에 표현하는 것이 왜 문제인가? 언론은 산업인가 아니면 사회적 기능인가? 한국사회에서 언론의 과점상태를 이룬 '조중동'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회 속에서 '언론의 자유와 책임'이란 무엇인가? 언론이 사회적인 주장의 '공론화'장이라고 하면 언론이 국민들과 소비자에게 부여받은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가? 사적 소유와 사회적 책임에서 언론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가? 21세기 언론의 새로운 기능과 책임은 어떻게 변화되었나? 현실에서의 언론은 어떻게 기능하는가? ..... 끝없는 의문과 질문이 계속될 수 있다.

지난 2000년대 10년 동안 '안티조선 운동'은 한국사회를 달군 화두 중 하나였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에 관심을 가졌고 실제로 운동에 참여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나 또한 구체적으로 사이트에 가입하여 활동하거나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는 않았지만,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여 동의하여 언젠가부터 조선일보 구독을 끊었다.
또한 안티조선 운동은 우리 사회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언론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언론이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사람들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도록 하는 계기를 주었고 실제 많은 사람들이 이를 계기로 심사숙고하기 시작했다. 그 이외에도 '안티조선 운동'은 이 사회에 많은 것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이는 그 시작을 15년 전이라 말하고 어떤 이는 10년 전이라 말한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안티조선 운동을 과거로 기억하고 다른 이는 현재 진행형이라 이야기한다. 운동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아직은 아니다'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대체 안티조선 운동이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안티조선 운동'은 시민들이 벌인 '조선일보' 반대 운동이다. 대한민국의 주요 언론인 '조선일보'에 반대하는 행위에는 우리 언론의 어떤 변화를 꾀하려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런 점에서 안티조선 운동은 언론 운동인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언론이, 그리고 [조선일보]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을 생각한다면 안티조선 운동이 단순히 언론 운동에 그쳤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언론 환경의 변화로 언론 권력이 분산됐지만 과거, 언론 권력이 몇몇 언론사에 집중됐을 당시에는 그 위력이 실로 대단했다. 따라서 안티조선 운동은 시민운동임과 동시에 정치 운동이라 할 수 있다.

--- * 한윤형은 누구인가?
대구에서 출생했으나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대전에서 보냈다. 고등학생 시절 진중권과 강준만의 책을 읽으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어 인터넷에 접속했고 1999년 시작된 안티조선 운동의 원년 맴버가 되었다. 서울대와 조선일보 주최의 논술경시대회를 나갔다가 대상을 받았고 당시 안타조선 운동의 참여자임을 밝히며 조선일보의 인터뷰를 거부해 화제가 되었다.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여러 지면을 통해 글을 발표하고 있다. 공저로는 [MBC, MB氏를 부탁해](프레시안북, 2008)와 [그대는 왜 촛불을 끄셨나요](산책자, 2009)가 있고, 단독 저서로는 [키보드워리어 전투일지 2000-2009](텍스트, 2009)가 있다. -----

이 책은 지난 10여 년 동안 진행되어 온 '안티조선 운동'의 역사를 담았다. 더불어 저자는 이 운동의 참여자로서 안티조선 운동에 대해 최초로 평가를 시도했다. 이를 위해 안티조선 운동의 태동과 전개, 절정의 과정은 물론이고 안티조선 운동 이전의 언론사와 언론 운동사를 살폈다. [안티조선 운동사]는 총 6부로 구성됐다.

1부 ‘맥락을 모르는 이들을 위한 예비 학습’은 1920년부터 1998년까지의 한국 언론사를 간추렸다. 한국의 언론사는 한국의 굴곡진 현대사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친일과 친미, 기득권의 세대세습으로 이어져왔다. 그 중심에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있고...
2부 ‘안티조선 운동의 탄생’은 안티조선 운동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1995년부터 1999년까지의 상황을 다뤘다. 1995년 강준만교수의 [김대중 죽이기]는 안티조선 운동의 맹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1999년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은 의도와 사실조작으로 '최장집 교수 사건'을 기획,실행했고 이에 대항하여 대대적인 '안티조선 운동'이 전면에 등장한다.
3부 ‘안티조선 운동의 성장’은 2000년부터 2001년까지의 사건들을 묘사하고 그 맥락과 의미를 짚었다. 2000년 총선시민연대와 국민의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 '옥천전투' 등 안티조선 운동은 활활 타올랐다. 그리고 이문열의 '홍위병 논란' 등 수구기득권 세력의 도전도 만만치 않게 일어난다. 언론환경의 변화와 세무조사는 그동안 조금씩 달랐던 조중동이 하나의 기득권 집단이자 수구세력으로 결집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4부 ‘혼란에 빠진 안티조선 운동’은 안티조선 운동에서 특별히 중요한 해라 할 수 있는 2002년의 모습을 스케치했다. 안티조선 운동의 참여자가 늘어나고 자체가 국민의 정부의 실정과 2002년 대선을 앞두면서 안티조선 운동은 분열한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조중동과 진보언론의 전쟁이 벌어지고 '언론'이란 세계는 과도한 당파성으로 얼룩진다. 안티조선 운동과 노무현 후보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점점 가까워졌다.
5부 ‘관성에 젖은 안티조선 운동’은 2003년에서 2007년까지의 안티조선 운동 진영의 문제점과 당시 참여정부의 문제점 등을 살폈다. 참여정부의 실정과 여러 세력과의 갈등을 맞이하여 또 다시 안티조선 운동은 분열을 거듭하고 조중동은 이를 틈타 역습을 가한다.
6부 ‘안티조선, 그 이후’는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언론과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담았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과 촛불시위를 통해 안티조선의 정신은 다시 다른 주체로 부활했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 언론환경은 또 다시 변화하고 언론 운동은 기존 과제와 더불어 새로운 과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안티조선 운동사를 좇다 보면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안티조선 운동사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역사인 셈이다.




< 책에 대한 평가 >
이 책은 직접 '안티조선 운동'에 참여한 저자의 체험담이자 사실관계를 토대로 10~15년간 한국의 언론개혁운동을 서술했다.
저자는 직업 저술가도 아님에도, 그리고 젊은 나이라고 하기에는 독자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한국 현대사 속에서 언론의 흐름을 책 속에 담아냈다. '안티조선 운동'이라고 불리우는 언론운동사만 다룬 것이 아니다. 언론운동사에 필요한 일제시대 친일 언론의 사실과 행태, 해방전후사에 대한 인식, 개별 사건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자료들을 책 속에 담아내는 것을 보면 저자의 열정과 실력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어떤 사회적 배경, 언론 환경의 배경 속에서 '조선일보'에 대한 시민들의 문제의식이 탄생하고 어떤 계기와 과정을 통해 '안티조선 운동'이 탄생했는지 독자들이 충분히 수긍이 갈 수 있도록 설명했다. 그리고 초창기 '안티조선 운동'에서 강준만교수의 빼어난 역할과 기여를 밝혀냈다. (그는 스스로 강준만 교수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쪽까지 읽은 후 덮고 나면 '안티조선 운동'의 10년 넘는 과정이 파노로마처럼 눈 앞에 펼쳐질 정도로 '안티조선 운동'을 정확하게 다루었다.
뿐 만 아니라 저자는 '안티조선 운동'의 주도세력의 입장과 주장 뿐 아니라 '안티조선 운동'을 거쳐간 수 많은 개인과 단체, 정치권, 세력의 흐름과 주장까지 객관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 속에는 박정희 추종론자와 한총련, 민주당 지지자들과 노사모, 유시민과 최문순, 김대중과 노무현, 진중권과 변희재, 언론운동단체, 각 언론사까지 포함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저자가 '안티조선 운동'을 객관적으로 다루고 평가하는데 있다.
저자는 '안티조선 운동'만이 최선이고 그들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냥 '안티조선 운동'은 한국현대사에서, 시민들의 의식과 언론의 모습, 각 개인과 집단들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1995년에서1999년까지 이어진 기간 속에서 탄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탄생하는 배경과 과정, 참여하는 주체와 구조, 그리고 그들의 운동과정은 '안티조선 운동'의 긍정적인 성과 뿐 아니라 부정적인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안티조선 운동'은 자연스럽게 운동의 상대인 조선일보와 다른 주류 언론사, 그리고 진보언론과의 관계 속에서 전개되어 나가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와의 관계 속에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태동했던 '안티조선 운동'은 그 탄생 배경, 논리와 유사했던 정치인 노무현을 만나면서 급격하게 대중화 되었고 스스로의 한계 속에서 참여정부의 프레임에 발목이 묶여 참여정부의 몰락과 함께 사라져갔다. 그래서 저자는 "안티조선 운동은 실패했다"고 결론을 내린다.


또한 저자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대한 공과를 공정하게 평가하려고 노력했다.
2009년 정권의 친위대를 자처했던 검찰과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노무현 전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갔고 이 과정을 통해 언론 운동이 다시 부활하고 그동안 일방적으로 폄하되었던 노무현 대통령 개인과 참여정부의 성과는 재평가되었다. 하지만, 과도한 재평가의 분위기는 참여정부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가로막기도 했다.
저자의 말대로 IMF 이후 사회적 양극화와 노동자, 농민에 대한 부당한 처우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들어 개선되지 않았다. 두 민주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구기득권 세력의 여론 호도와는 달리 사실 10년 기간 동안 수구기득권 세력과 자본가들의 이익과 권력은 늘어났지만 그 반대편에 존재하던 노동자, 농민, 빈민, 비정규직, 청년, 여성, 아동, 노인들의 권리와 이익은 줄어들었다. 특히 수구기득권 세력과 부패관료, 삼성에 가로막힌 참여정부의 경우 '때 이른 4대 개혁입법'과 한미 FTA 추진 등 실정이 만만치 않았다.


저자는 '안티조선 운동'의 역사를 서술했지만, 그 속에서 언론의 '사회적 기능과 책임'에 대한 문제의식, 극우/보수/진보를 떠나 한국의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기본적인 기능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제기, 진보언론의 필요성과 성장 조건에 대한 지적, 언론개혁의 방향과 방식에 대한 고민, 사회적 의견을 담아내는 '공론화'의 장으로서의 다양한 언론의 역할과 관계, 주권자로서의 국민과 소비자로서의 시민의 책임과 역할 등도 함께 다루고 있다.
'안티조선 운동'이 단순하게 조선일보를 반대하고 없애고자 하는 것이 아닌 한국의 언론이 제 역할과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노력인 것이고 그렇다면 단순히 조선일보만을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야만적 극우선동집단의 하나로 기능하고 있는 '조중동'을 한꺼번에 바라보아야 하고 소위 진보언론에서 나타나는문제점 역시 무시하거나 눈감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신문 뿐 아니라 방송과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를 모두 포함한 언론매체 환경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고 그 모든 것의 소비자이자 주권자인 시민들의 각성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요청되는 것이다.


한국 언론의 현실과 문제점은 한국 정치계, 관료와 교육부문에서의 현실과 문제점,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의 그것과 비슷한 맥락을 보여주고 있고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결국 저자가 1부에서 '예비 학습'으로 서술한 '해방전후사'의 언론의 모습은 한국사회 각 부분에서 비슷한 맥락으로 나타나고 있고 현재의 수준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자력이 아닌 타력에 의한 해방, 동족상잔의 비극, 남북의 이념 대결, 친일세력에서 친미세력으로의 지배세력 교체, 독재와 군사정권의 체제 장악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전과정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뿐 아니라 언론 속에서도 그대로 녹아들었고 '안티조선 운동'은 언론 분야에서 '해방전후사'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민적 운동의 하나일 것이다.

안티조선 운동의 참여자이기도 한 저자 한윤형은 과감히 안티조선 운동이 ‘실패’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실패했던 그 지점에서 새로움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가 [안티조선 운동사]를 통해 지금, 안티조선 운동을 다시금 돌아보며 기록한 이유는 바로 새로운 꿈을 꾸고 실현시키기 위해서라 할 수 있다. [안티조선 운동사]는 독자들에게 가까운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며 한국 언론과 한국 사회의 미래를 꿈꾸게 해줄 수 있다.

저자는 상징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지만, 사실 책을 모두 읽고나면 가장 명확한 결과가 하나 도출된다. 그것은 국가권력의 주인이자 언론을 소비하는 소비자로서 시민들이 어떻게 언론을 소비하고 언론운동에 참여하는지에 달려있는 것이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여 '국민의 수준이 국가의 수준이고 대통령과 정치인, 언론의 수준'인 것이다.
저자는 실천적인 과제도 몇 가지 제시한다. 진보언론에 대한 적극적 유료 구독과 주간지에 대한 유료구독, 진보언론의 내용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질책, 그리고 조중동과 방송 등 제 언론과 관련 제도에 대한 감시와 참여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기존 언론 이외에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집단은 소비자이고 국민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권자가 자기 권리를 행사하고 자기 역할을 다하게 되면 어느 사회의 어느 집단도 국민의 힘을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책을 읽고 개인적으로 얻은 것들도 많다.
하나.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한국 언론의 지형과 역사, 언론의 환경과 구조, 언론운동의 흐름과 과제 등에 대해 많은 정보와 시사점을 얻었다. 이것 만으로도 책 값은 뽑은 셈이다.
둘. 강준만 교수와 진중권 교수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얻었다. 그동안 나는 주변 사람들의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에 의존하여 두 사람을 받아들였고 스스로 가까이하려 하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두 분의 가치와 실력, 주장과 논리를 접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셋.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그리고 동아일보 각각에 대해서 그동안의 그들의 행위와 과정을 통해 각 수구언론의 정체에 대해 내 나름대로 개념과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넷. 한국의 인터넷 소통문화가 초기에 비해 훨씬 '집단극화'와 '사이버 발칸화'의 특징을 보였다는 설명에 공감하고 동의한다. 이는 포탈이나 카페 뿐 아니라 나아가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비슷한 정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과 고민은 '공론화'에 대한 장기적인 과제를 심각하게 생각토록 만든다.
다섯. '안티조선 운동'에 참여한 대중적인 세력과 '노사모'의 연결 가능성, 노무현 전대통령의 생각과의 공통점을 상기시켜 주었다.
여섯. 참여정부와 삼성의 '커넥션'에 대해 한 번 더 심증을 굳혔다. 더군다나 참여정부 참모진이 내뱉은 여러 가지 발언은 심증을 넘어서 물증까지 가능한 정도다.
일곱. 개혁당에 대한 유시민씨의 배신, 그동안의 발언과 달리 '당내 민주주의'와 '진성당원체제'에 대한 유시민씨의 이중적인 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유시민씨는 앞으로도 오랜 동안 의심받을 수 밖에 없고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것보다 더 오래 '행동'과 '결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 저자의 글 중 비판적으로 검토한 부분
- (p.52) 저자는 1970년대 '언론자유 수호'를 외치다가 박정희 정권과 언론사주에 의해 ?겨난 조선투위와 동아투위를 평가하면서 "그들이 제도권 내부에서 계속 투쟁할 수 있었다면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는 훨씬 더 성숙하지 않았을까?"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당시의 좀 더 구체적인 신문사 상황과 조선투위와 동아투위 주체들 입장에 처하게 되면 이런 가정법은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 사회구조 전체를 고려해보고 1988년 한겨레신문을 비롯한 '대안 언론' 탄생을 되돌아볼 때 역으로 조선투위와 동아투위가 없었다면 관제언론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언론 운동 및 '대안언론' 추진이 지체될 수도 있었다는 의견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8장 '한총련의 귀환' (p.152~163) 사실 저자도 그렇고 나고 그렇고 2000년을 전후하여 한총련이 검찰의 공소장대로 '북한의 통일전선' 지침에 추종하여 학생운동을 전개했는지 명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래서 조심스럽기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국가 정보원과 검찰이 믿는 것처럼 한총련이... (중략)... 이미 참여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한총련의 불법행위나 북한추종의 이유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 정보원과 검찰이 믿는 것처럼'이라면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수구언론 조중동의 사실 왜곡과 극우적 주장을 비판하면서 국가기관의 '주장'을 토대로 학생운동 단체가 반역자인 것처럼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고 생각한다.


* 안티조선 운동의 구조와 연표














[ 2011년 8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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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구름 2011-08-30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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