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shared a memory.
-제왕적 대통제를 거부하며/
오년 전, 이른바 촛불정국에서 치뤄졌던 대선 때에 썼던 글이다.
그 오년 전의 대선과 지금 대선판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땅의 정치판에서 기대는 언제나 실망과 배신으로 다가온다. 언제쯤이면 이런 정치를 끝낼 수 있을까. 이제는 다른 것은 그만두더라도 제발 제왕적 대통령제만이라도 종식시킬 수 있기를. 그래야 새로운 정치의 물꼬를 열어갈 수 있다.
이 나라가 어떻게 대통령이란 자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있겠는가. 나의 나라는 그런 통치를 거부한다.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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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31t3 Jan0uasogrmcy 2017 ·
모두가 왕인 그 나라/
모두가 왕이었으면
그런 나라를 너는 꿈꿨지
모두가 왕이 되려면
누군가는 먼저
스스로 신하가 되고
또 시종도 되어야겠지
신하나 시종 없이는 왕 또한 없는 것
왕이 되려면
신하가 되고 시종이 되는 법부터 익혀야지
그래야 왕도 될 수 있겠지
모두가 왕노릇만 하려든다면
어찌 모두가 왕인 그런 나라 이룰 수 있겠어
왕이면서 신하이고 시종인
시종이고 신하이면서 또한 왕이기도 하는
서로가 서로를 모심으로서
절로 섬김이 이루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스스로 시종이 됨으로서
저절로 왕으로 되어지는
내가 꿈꾸는 그 나라는
-대선국면에 접어드는 것인지 서로 왕이 되겠다는 인물들이 여럿이다. 게 중에는 자신이 이미 왕인양 하는 이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렇게 모두 왕이 되겠다면 누가 신하되고 또 시종이 될까. 지금 왕이 되겠다고 나선 이들을 보며 다시는 그런 왕 아래서 내 자신이 더 이상 신하로 또는 시종으로 살고 싶지 않다. 그동안 너무 오랫도록 무능하고 무지하고 독선과 아집과 탐욕에 빙의 되어진 수많은 왕들 아래서 내가 신하로, 백성으로 살아온 삶이 너무 고단하였음으로.
그러므로 이제 나는 왕을 꿈꾸지 않는 것처럼 또다른 왕을 섬기려 하지도 않는다. 다만 한 겨울 내내 밝게 타올랐던 그 촛불이 이 땅의 백성 모두가 왕이라는 외침이고 그 선언이라면 그 모두가 왕인 그런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생각해 본다.
먼저 모심없이는 섬겨짐 또한 없다는 것을. 만약에 왕이 되려고 한다면 먼저 백성을 모시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을.
그러므로 나는 옳고 정의롭고 능력이 있다고, 그래서 내가 잘못한 자들을 처단하고 잘못된 것을 척결하고 모든 것을 바로 잡고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다고 하는 자부터 마땅히 경계한다. 편을 가르고 전쟁을 부추기는 것으로는 함께 살아갈 수 없음을 느끼는 까닭이다. 더 이상 낡은 이념과 진영의 망령에 사로 잡혀서는 이 위기 상황을 넘어갈 수는 없다. 작은 차이를 넘어 서로를 보듬고 힘과 지혜를 모아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한다. 예수께서 왜 폭정과 압제의 그 불의한 역사적 시대상황 속에서 나의 아버지는 정의의 하느님이 아니라 사랑의 하느님이라고 외쳤을까. 지금은 남의 어둠을 지적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밝음을 드려내게 하는 게 우선인 때다. 그래야 환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그런 지도력이 절실할 때다.
내 안의 밝음을 먼저 드려내지 못한다면 세상의 어둠을 밝힐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눈 뜨지 않고는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까닭이다.
먼저 모심으로서 절로 섬겨지는 그런 세상은 그래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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