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않는 與 586 "우리가 기득권? 그건 모욕" - 조선일보
꿈쩍않는 與 586 "우리가 기득권? 그건 모욕"
임종석 불출마 따른 용퇴론에
이인영 "남아야 할 사람은 남아야"
최재성 "우린 물갈이 필요없는 黨"
당내선 인적쇄신 요구 계속 나와
與초선 이용득, 총선 불출마 선언
김동하 기자
입력 2019.11.19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그가 속한 운동권·청와대 출신 '586그룹'(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인사들과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중진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임 전 실장 불출마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586그룹과 중진들에 대한 인적 쇄신 요구가 또다시 커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부 중진은 이날 "우리 당은 인위적 물갈이를 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고, 운동권 출신 인사들도 "임 전 실장 불출마는 개인적 고심의 결과물일 뿐"이라고 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남아서 일할 사람은 남는 것이고, 다른 일을 선택하면 나가는 것"이라며 "(기존의)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가 돼 있다고 말하는데 약간 모욕감 같은 것을 느낀다"고 했다. '586 운동권' 대표 주자인 이 원내대표와 우 의원이 자신들을 겨냥해 용퇴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이다. 최재성 의원도 "민주당은 공천 물갈이가 필요 없는 정당이 됐다"며 "시스템 공천은 586세대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규칙"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들을 향한 인적 쇄신 요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철희 의원은 "정치 세대로서의 86세대가 이제 자리를 비워줄 때 아니냐는 문제를 임 전 실장이 터준 것"이라며 "떠밀리듯 나가는 건 안 되지만 586 역할은 채우는 게 아니라 비워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임 전 실장처럼) 원외 인사가 아니라 당의 기득권 세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박범계 의원은 "임 전 실장의 불출마 선언이 그런 (물갈이) 차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우리 당을 건강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가뜩이나 세대교체 얘기가 있으니, 뭔가 희생하며 개인보다는 당을 위한 행동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에선 "임 전 실장의 퇴진으로 586이 부각된 측면이 있지만, 인적 쇄신의 핵심 대상은 중진들"이라는 말도 나온다.
당내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이해찬 대표가 직접 임 전 실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은 이날 "이해찬 대표가 '조만간 한번 임 전 실장을 만나서 본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봐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임 전 실장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당과 어떤 관계를 가질지 등을 별도로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이 출마가 아니더라도 총선 역할을 두고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의 비례대표(초선)인 이용득 의원은 "국회의원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의미 있는 사회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여당에서 세 번째 초선 불출마다. 아직 중진 중에선 이해찬 대표를 제외하고는 불출마를 공식화한 의원은 없다. 다만 5선 원혜영 의원과 3선 백재현 의원이 불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각에 몸담은 유은혜 교육부·진영 행정안전부·김현미 국토교통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불출마를 공식화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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