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일제하 재일조선인 사회 영욕의 역사, 3·1절 맞아 사전으로 나와 | 민족문제연구소
일제하 재일조선인 사회 영욕의 역사, 3·1절 맞아 사전으로 나와
By 민족문제연구소 -
2022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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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하 재일조선인 사회 영욕의 역사, 3·1절 맞아 사전으로 나와
민족문제연구소 『재일조선인단체사전 1895~1945』 발간재일조선인단체사전한일공동편찬위원회 저 l 민족문제연구소 간 l 130,000원 l 190×260 양장본 1,263쪽 l 2021. 12. 31. l ISBN 978-89-9374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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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하 재일조선인의 조직활동을 처음으로 집대성한 전문 사전
민족문제연구소가 10년여의 오랜 작업 끝에 『재일조선인단체사전 1895∼1945』(이하 『사전』)을 펴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제시기 사전 편찬사업’의 일환으로, 2004년 『일제협력단체사전-국내중앙편-』, 2009년 『친일인명사전』, 2017년 『일제식민통치기구사전-통감부·조선총독부 편-』에 이어 네 번째로 내놓은 일제시기 전문분야 사전이자 재일조선인 단체를 집대성한 최초의 성과이다.
『사전』은 일제시기 일본에서 발족한 재일조선인 단체 551개의 연혁과 활동을 수록하고 있다. 『사전』에는 다양한 성격을 가진 단체가 망라되어 있다. 독립운동 계열의 단체가 있는가 하면 일제의 통치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친일 성향의 단체도 수록되어 있다. 설립 목적으로는 정치·사회·경제·문화·종교·사상·교육·노동·친목·상조 단체로 구분되며, 실행 주체에 따라서는 청년·학생, 노동자, 실업자, 임차인 단체 등으로 분류된다.
독립운동단체에서부터 일제의 관제조직에 이르기까지 망라
『사전』에는 일제의 관제조직 또는 어용단체였던 각종 융화·친일 단체, 협화회·협조회 등과 전쟁협력 단체들도 수록되어 있다. 일제 당국이 주도해서 만든 관제조직까지 포함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재일조선인들을 강제적으로 규율하고 있던 관제 단체를 통해 당시 일제의 재일조선인 정책과 그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 단체의 사업과 조선인 사회의 대응을 구조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렇듯 분야나 성격이 다른 다양한 단체의 다면적인 활동을 1차 자료에 근거하여 수록했다는 점이 이번 『사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즉 재일조선인 사회의 일면을 부조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단체의 형태로 나타난 재일조선인들의 삶을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데 이 『사전』의 강점이 있는 것이다.
엇갈린 선택, 부일협력과 항일독립의 길
다양한 단체를 수록하고 있는 만큼 『사전』에는 수많은 인물 군상들이 등장한다. 우선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앞날을 생각하며 일본 당국의 탄압 속에서도 조직을 만들고 활동을 이어간 지사들이 일군을 이룬다. 민족운동을 표방한 비밀결사는 물론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아나키즘을 지향한 단체, 노동운동 단체, 심지어 친목 또는 상조 단체들이나 그 구성원들도 조국 독립을 향한 염원은 한결같았다. 이들은 거의 매년 4대 민족투쟁이라 할 수 있는 3·1운동 기념 투쟁, 메이데이 투쟁, 국치일 투쟁, 간토대지진 추도 투쟁에 참가해 주의와 노선을 가리지 않고 한 몸으로 단결했다. 물론 상애회의 박춘금과 같이 자발적으로 일제에 협력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서슴없이 반민족행위를 저지른 조선인들도 존재했다.
그러나 엄혹했던 전시체제기에도 대다수 재일조선인들은 독립에 대한 확신을 버리지 않았으며 투쟁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일제가 그렇게 쉽게 패망하리라고 믿지 않았다”라는 친일파들의 신념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현실 인식이었다. 국내의 대다수 조선인들이 “해방은 도둑처럼 찾아왔다”고 기억하는 것과도 달리, 재일조선인들은 일제의 패망을 예견하고 있었으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미력이라도 보태기 위해 지하조직을 결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사전』에 나오는 인물들 중에는 조선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한 저명인사들도 많다. 그러나 대부분은 일본에서만 활동한 생소한 인물들이다. 그런 만큼 역사적 비중이 적지 않음에도 인물사 연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이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독립운동이나 친일행적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도 많이 드러났다. 독립운동사 연구와 발굴 보훈의 기초자료로 널리 활용되길 기대하는 한편으로, 『사전』이 일제에 협력한 재일조선인 중 주요인물들의 정보를 거의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있을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의 개정증보판 발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여 부록에는 당시 재일조선인들이 조직한 단체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도록 일제 당국이 조사한 2천 7백여 개의 재일조선인 단체를 표로 만들어 수록했다. 단체 전수를 『사전』 수록 여부로 나눈 뒤 다시 지역별로도 분류해 당시의 대체적인 단체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전』이 수록하고 있는 내용과 당시 실상의 차이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제시한 것이다. 또한 권말에는 인명 5,400여 명, 단체 2,800여 개의 방대한 분량의 색인을 정리해 연구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독자들의 편의를 기하고자 했다.
한일 시민사회 연대의 커다란 결실
이번 『사전』발간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주도 하에 한일 공동 편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일본의 미즈노 나오키 교토대 명예교수, 히구치 유이치 전 고려박물관 관장과 한국의 김광열 광운대 교수가 공동편찬위원장을 맡아 편찬사업을 이끌었으며, 재일조선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연구해온 한국과 일본의 연구자와 활동가 38명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조직한 편찬팀이 뜻을 함께 하고 집필자로 참여했다. 이외에도 직접 집필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수집해온 자료를 제공해 사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분들도 있었다.
10여 년간에 걸친 기나긴 한일 공동사업을 과정으로나 결과로나 훌륭히 끝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일 시민사회 연구자·활동가 상호간의 두터운 이해와 신뢰가 있었다. 일제 시기에도 한일 민중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지향했으며, 민족을 넘어서 다함께 힘을 모아 전제 권력에 저항했다. 시민사회의 긴밀한 교류협력과 연대야말로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한 해법임에 분명한 것이다. 이번에 얻은 가장 큰 성과도 ‘연대의 힘’을 확인한 것 바로 그 점이라 하겠다.
『사전』에 꼼꼼히 기록된 재일조선인들의 삶, 끈질긴 저항과 투쟁의 역사가 오늘날 식민주의 극복과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활동에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동시에 이 『사전』이 우리에게 재일조선인 사회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차례]
발간사 2
일러두기 4
해설 9
단체목차 17
본문 33
부록: 「지역별 재일조선인 단체 목록(수록)」 950
「지역별 재일조선인 단체 목록(미수록)」 972
참고문헌 1102
찾아보기(인명·단체)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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