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폭력 없는 보편은 가능할까제1400호미국이 휘청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켜도 엄포만 놓을 뿐 별다른 조처를 못하고 있다. 2021년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작스레 이뤄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은 미국의 리더십에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사람이 카불공항의 아비규환을 보며 46년 전 사이공(베트남 호찌민…
문화일반‘태종 이방원’ 깊이 들여다보기제1397호“또 여말선초야?” KBS가 무려 6년 만에 제작하기로 한 대하드라마가 <태종 이방원>으로 밝혀지자 이른바 ‘역사 덕후’들 사이에선 이런 한탄이 쏟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여말선초는 아직도 회자되는 명작 <용의 눈물>로 시작해 〈정도전〉과 〈육룡이 나르샤〉까지...
문화일반최승희에게 한없이 가벼웠던 ‘국가’제1394호“헉!” 얼마 전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검색하다 깜짝 놀랐다. 같은 방송사 보이그룹 오디션 프로에서 우승한 남자 아이돌이 포스터 가운데 있었기 때문이다. 출연하는 여성 댄서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여유롭게 팔짱을 낀 자세는 무언가를 평가하는 모습이기에 더욱...
문화일반‘오징어게임’ 기훈은 왜 우는가제1391호“우리는 깐부잖아.” 넷플릭스 최대 화제작 <오징어 게임>에서 일남(오영수 분)은 기훈(이정재 분)의 손에 구슬을 쥐여주며 이렇게 얘기한다. 자신을 속였다는 걸 알면서도 선뜻 승리를 양보한 일남의 배려에 기훈은 오열하고, 그 장면을 지켜보는 시청자도 오열한다. 기훈의 눈물은 <오징...
문화일반셰익스피어, 지극히 평범했으므로제1388호예나 지금이나 천재는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우월한 능력과 탁월한 성취, 무엇보다 노력으로 얻을 수 없는 ‘선천적인’ 재능이란 점이 동경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괴팍한 성격과 강한 자의식, 요절 정도만 추가하면 천재의 스테레오타입이 완성된다. 실제 많은 천재가 그랬고 말이다.그 점에서 윌리엄 셰익스피...
문화일반벼농사는 조선의 ‘실패’를 불러왔다?제1385호밭 전(田), 이제는 한자와 너무나 멀어진 대부분의 한국인이 그래도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글자다. 재밌는 건 한국인의 주식인 쌀은 밭에서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밀이나 보리, 메밀처럼 물을 대지 않는 작물을 재배하는 경지가 밭이다. 그럼 쌀은 어디서 나느냐, 논이다. 한자로는 답(畓)이라...
문화일반고대, 우리와 다른 그들제1382호역사란 곧 ‘우리의 뿌리를 찾아서’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족이나 국가의 기원과 내력을 밝히고 그것이 어떻게 이어져왔는가를 탐구하는 일이야말로 역사의 제1 목표라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눈길이 가는 건 과거와 현재의 ‘같음’보다는 ‘다름’ 쪽이다. 과거라는 ‘낯선 나라’를 탐험하며 지…
문화일반홍범도의 고국은 어디인가제1379호2021년 8월15일, 한 독립운동가의 유해를 실은 특별수송기가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유해의 주인은 봉오동전투의 영웅이자 소련 스탈린 정권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생을 마친 홍범도. 이날 열린 봉환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홍범도의 유해를 맞이하는 등 대한민국 정부는 최고의 예를 ...
문화일반어느 세계인의 주자학제1376호메이지 일본의 사상가이자 교육자인 후쿠자와 유키치는 〈문명론의 개략〉에서 자신의 세대를 가리켜 “한 몸으로 두 인생을 산다(一身二生)”고 술회했다. 유교 경전을 외우던 독서인으로 살다 서구의 낯선 지식과 사상을 전파하는 계몽운동가로의 변신을 감내해야 했던 그의 고뇌가 압축적으로 드러나 있다. 비단 후쿠자와…
문화일반‘정치’가 요구되는 순간의 ‘정념’제1371호“일본이 동양의 영국이라면 조선은 동양의 프랑스로!” 조선말 급진 개화파이자 희대의 풍운아인 김옥균이 한 말이다. 세계의 패권을 두고 영국과 자웅을 겨루던 프랑스처럼 조선 역시 일본에 꿀리지 않는 강한 나라가 되기를 염원한 것이다. 물론 현실은 희망과 달랐다. 일본은 조선을 프랑스가 아닌 아일랜드로 취급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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