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ewon Chey
2 h ·
독일 베를린 쇠네펠트 공항에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를린은 원래 늘 테겔 공항을 이용했었는데 말이다.
공항에서 차 조수석에 앉기 무섭게 안드레아스는우크라이나 전쟁 얘기부터 꺼낸다. “나는 너무 충격 받아서 어제부터 계속 뉴스를 보고 있어! 어떻게 유럽에서 전쟁이 날 수가 있단 말이야! 2차 대전 이후에 이런 일은 없었잖아!”
매번 독일에 올때마다 이렇게 짐을 내려놓기도 전에 터져 나오는 수다와 질문 공세에서 비로소 내가 독일에 왔구나 라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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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지!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유럽에서 떠나 살다보니 잠시 잊었지만 유럽인들이 인식하는 지리적, 지정학적 공동체 의식과 같은 것이 있다.
“안드레아스 그러니까 2차 대전때 히틀러가 폴란드 쳐들어 갔을때 유럽인들이 느꼈던 그 정도의 큰 충격 아니야 그치?”
“아니 푸틴은 탈 나치화를 하겠다고 하는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대인이잖아”
“아..젤렌스크가 유대인인 줄은 몰랐네(미국, 나토에 이어 독일까지 젤렌스키가 꼬시는 구나)”
“알고 보니 젤렌스키 그 아버지때도 나치에게 피해를 입고 희생된 가족인데 어떻게 나치화라는 말을 쓸수가 있냐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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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들은 전체주의 파시즘이나 나치스, 유대인과 관련된 문제만 나오면 그것이 좋은 의도라 할지라도 PC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
안드레아스와는 업무상으로 처음 만난 관계이지만 맥주잔을 기울이며 깊은 얘기를 해보면 유대인과 나치스 얘기가 아니라 결국은 미국에 대한 얘기들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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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을 마치고 오라니엔부르거 슈트라세 방향으로 가고 싶어서 독일 연방 의회 의사당 앞을 가로질렀다. 총리 관저 앞에 우크라이나 인들과 나서서 푸틴과 러시아를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나도 유럽에 살땐 좌파였는데…”
난 이들이 시위가 아름답고 정의롭다 생각하면서 짧게 영상을 찍다가도, 마음으로 함께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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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한국인들이 아무리 부정해도, 크림반도나 돈바스 지역처럼 적들의 침투 공작과 하이브리드 전쟁이 실행되고 있는 현장이다.
나쁜 방향으로 간다면 한국은 그렇게 몰락할 수도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런 나라인데 뭐? 종전선언?
푸틴이 전쟁 도발로 살인자라고 한다면, 국민을 내세워 인질로 죽이는, 무능하며 부패하여 국가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방기한 살인마는 젤렌스키다.
약한 것이나 피해자됨이 도덕과 선의로 수식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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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기
잘 들어보고 유럽연합을 유럽합중국으로 하기 어려운 이유를 찾아보시길..
난 독일과 프랑스의 좌파들 때문이라 보는데요, 그 친구 인식에는 다른 이유가 있는듯한데, 잘 찾아보시길. 분열된 커먼웰스는 인민의 자유를 보장할 수 없다는 인식이 왜 유럽에는 없을까?
미국 남북전쟁 때 유명한 슬로건, "연방과 자유는 하나이다."
Reply2 h
Jaewon Chey
최재기 저도 여기 독일 친구들과 밤을 새워 가며 이런 토론으로 10년 살았던 사람이라 아주 무지하지는 않습니다.
유럽합중국이 되야 할까요? 애초에 그런 문제의식 자체가 별로 없다 생각합니다. 표면상 드러나 있지 않아도 유럽인들의 미국에 대한 분노와 경멸감은 큽니다.
합중국으로 누가 되려는 시도가 있다면 나머지 누구와 어떻게 합종연횡해서 그걸 파멸시킬지에 대한 기획력 추진력은 재빠르게 돌아갈 겁니다.
오히려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국가의 몸집이 비대해지며 초래되는 나쁜 결과들이 있지 않을까요?
인민의 자유요? 제가 말씀드리자면 그 자유는 미국보다 유럽이 훨씬 더 크게 주어져 있다 생각합니다. 이건 익명화된 ‘이론’이 아니라 개인이 직접 경험한 일상과 라이프스타일에서 나와야 하는 진술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의 외교는 유럽식 모델에서 배워야 할게 많다 생각하고 주장하는데 한국 분들은 너무 미국식으로만 생각하고 미국식 체제만 정답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이 남북 전쟁과 건국의 아버지들이 노력하고 고심했던 바탕으로부터 꽤 멀리 이탈해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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