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억할것이다, 정권 위해 나라와 미래세대 팔아먹은 모리배들을 < 최보식 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최보식 의 언론
난 기억할것이다, 정권 위해 나라와 미래세대 팔아먹은 모리배들을
기자명 최보식의 언론
입력 2021.03.1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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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진영과 정파의 편 가름으로
줄서고 나대는 이들에게
무엇이 진보이고 또 보수인가
어떤 것이 左이고 右인가
박정희 정권 시절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됐던 이병철(72) 선생이 가덕도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그 죽임의 삽질 내려놓아라’는 시를 보내왔다.
이병철 시인
<지금 내려놓아라// 그 삽질을/ 그 피묻은 손을/그 죽임의 굿판을// 한갓 선거의 매표행위를 위해/ 한때의 정권 유지와 획득을 위해/ 자신의 생명둥지를 제 손으로 파괴하는 그 눈먼 어리석음/ 자기살해적 그 만행과 탐욕을...>
부산대 재학 시절인 1974년 그는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됐다. 그 뒤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과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등에 참여해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다. 1987년 야권 단일화 실패로 노태우 정부가 들어서자 그는 생명운동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밀살리기 운동, 우리농촌살리기 운동, 생활협동조합 운동 등에 참여했다. 그는 ‘귀농 운동’ 을 처음으로 주창한 인물이기도 하다. 전국귀농운동본부 생태귀농학교교장과 지리산생태영성학교 교장으로도 일했다.
그는 ‘그 죽임의 삽질 내려놓아라’는 시를 쓰게 된 마음을 이렇게 전해왔다.
<내가 서툴고 거친 목소리로 이렇게나마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내 침묵이 자칫 저들의 행위(가덕도신공항건설)에 동조하거나 방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고, 지금 고통 받고 죽어가는 이들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이 땅, 이 하늘 아래에 살아가야 할 그 생명과 존재들을 위한 최소한의 염치라 여기기 때문이다. 아니 그보다 먼저 내가 여태껏 신세 지고 살아온 이 땅, 그 고마운 생명, 존재들에 대한 살아있는 자의 외면할 수 없는 도리라 여기는 까닭이다.
그리고 나는 기억할 것이다. 가덕도신공항특별법에 찬성한 국회의원들, 한때의 정권을 위해 나라와 미래세대를 팔아먹은 그 모리배들의 이름을. 저들의 논리에 함께 춤추어온 그 양아치들의 이름을. 시민의 이름을 팔아 환경운동을 한다며 나섰다가 정권의 앞잡이 되어 지금 침묵으로 방조하고 있는 그 비굴한 단체들의 이름을.
내 기억이 희미해진다면, 그때는 이 재앙으로 죽어가는 모든 생명들이, 파괴되고 내몰린 숱한 존재들이 저마다 모두 그 이름을 기억하고 증언할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특별법을 찬성하고 이를 추진한 자들이 사라진 뒤에도, 이로 인한 재앙 속에서도 어렵게 살아남은 이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그 존재들에게.
그리고 다시 묻는다. 아직도 진영과 정파의 편 가름으로 줄서고 나대는 이들에게. 무엇이 진보이고 또 보수인가. 어떤 것이 좌이고 우인가. 지구 차원의 절박한 이 생존 위기 앞에서 정녕코 편을 갈라야 한다면 그것은 오직 하나. 생명의 편인가. 죽임의 편인가. 함께 살고 살리기 위한 편인가. 아니면 나와, 우리 편만 살자고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편인가 그뿐이다.
이제 그대는 어느 편인가. 생명의 길을 가고자 하는가. 죽임의 길을 내닫고자 하는가. 지금 그대의 선택이 우리의 내일 운명이다.>
다음은 시 전문(全文)이다.
그 죽임의 삽질 내려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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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특별법을 규탄하며
지금 내려놓아라
그 삽질을
그 피묻은 손을
그 죽임의 굿판을
한갓 선거의 매표행위를 위해
한때의 정권 유지와 획득을 위해
자신의 생명둥지를 제 손으로 파괴하는 그 눈먼 어리석음
자기살해적 그 만행과 탐욕을
또다시 산을 허물고
또다시 바다를 메우고 섬을 파괴하여 거덜 내고
엄청난 자원과 빚더미인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어
거대한 인공 구조물로 들어설 신공항으로
내몰리고 죽임당하는 것은
거기에 누대로 살아온 주민들
그 섬사람들의 집과 마을과 고향만이 아니다
사람들의 생계 터전인 그 어장만이 아니다
그곳에 깃들어
사람보다 먼저 터 잡고 살아온 숱한 그 생명들이다
가덕도는 단지 가덕도 주민만의 소유물이 아니다
중요 생태보전구역인 그곳 바닷속 헤아릴 수 없는 물고기들과 뭇 생명
멸종위기 동물들인 수달과 구렁이와 표범장지뱀과 맹꽁이와
생태자연 1등급지의 동백과 곰솔군락
천연기념물 179호의 철새도래지
국가가 이미 개발할 수 없는 곳으로 지정해 놓은 그곳
그 모든 생명의 보금자리 그들의 생명터전이다
이 모든 것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뒤에
거기에 우뚝할 그 신공항
외해(外海)의 폭풍우와 거센 파도와 짙은 안개와 물보라 속에
뜨고 내려야 할 비행기와 젖은 그 활주로
저들이 자랑스레 내세우는 가덕도 그 신공항은
새로운 공항의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재난, 그 재앙의 이름이며
내쫓긴 자들의 통곡, 떼죽임당한 목숨붙이들 무덤의 이름이고
이 나라 온 국민, 미래 세대에게 덧씌우는 재난과 재앙과 고통의 또 다른 이름이다
보라
지금까지 죽임당한 것들을
산을 허물고 강줄기를 막고 바다를 메운 것이
결국은 우리의 생명이었고
우리가 사랑하는 자식들과 후손들의 생명이었음을
귀를 막아도 들린다
온 사방에 죽어가는 목숨붙이들의 신음
그 처절한 비명과 통곡 소리가
꽃그늘 속에서도 보인다
인간의 무지와 탐욕으로 죽어간 것들
죽어가고 있는 것들의 가련한 몸짓
그 애절한 눈빛이
온 나라, 온 세계가 코로나 역병의 비상사태로 코와 입을 막은 채
형제간의 만남조차 제지되는 자리에서
수백만 수천만의 가축들이 역병 방지라는 이름으로 무차별 살처분되고
미세먼지 하늘과 플라스틱 바다와
기후위기와 종의 대멸종으로 인류의 생존 자체가 절박한 이 엄중한 시기에
한때의 정권을 위해
한갓 선거의 매표행위를 위해
생명을 담보로 가덕도 신공항특별법을 만들고 통과시킨 자들
그들에게 다시 묻는다
그 파괴와 죽음으로 만들고자 하는 그 신공항
누구를 위한 신공항인가
무엇을 위한 신공항인가
얼마나 더 많은 생명이 죽어가야
얼마나 더 숱한 생령들을 죽음으로 내몰아야
그 삽질
그 탐욕
그 피 묻은 손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지금 우리 모두 죽어가고 있다
인제 그만두어라
그 죽임의 굿판 제발 걷어치워라
그렇게 모두가 죽어간 뒤에 남겨질 것이 무엇인가
지금은 대전환의 시기
집이 불타고 세계가 무너지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이제는 우선 멈추어 서서 새로운 살길 찾아야 한다
가는 길 바꾸어야 한다
돈이 생명을 대신할 순 없으니
이대로는 살아남을 수 없으니
이 길은 함께 사는 길이 아니었으니
지상의 땅과 강과 바다
이 모두 어머니 지구의 거룩한 몸
어느 것 하나 함부로 할 수 있는 것 없으니
그 땅, 그 강과 바다 오염되고 죽어가면
그 속의 생명 또한 살 수 없으니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재앙의 신공항 건설이 아니라
어머니 땅 가덕도를 그대로 두고
잘 지키며 돌봐야 하는 것
한 평의 땅을 더 보듬고
한 그루 나무를 더 심으며
실개천과 강물을
오염시킨 땅과 황폐해진 들녘과 숨 쉴 대기를 다시 살려내는 것
우리가 가덕도 되어
저 죽임의 삽질을
온몸, 혼신으로 막아내는 것
의지해 있는 목숨
어느 하나 내치고는 살 수 없으니
가덕도의 재앙이 곧 우리의 미래이니
우리에게 남은 시간 많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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