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8

알라딘: [전자책] 별들의 고향 2

알라딘: [전자책] 별들의 고향 2

 별들의 고향 2  | 별들의 고향 2 epub 
최인호 (지은이)여백(여백미디어)2015-04-15 


별들의 고향 2


























 
전자책정가
8,400원
종이책 페이지수 462쪽,

책소개

40년 만에 <별들의 고향>이 돌아왔다. 최인호에게 '영원한 청년작가'라는 타이틀을 선사한 작품, 문학을 넘어 우리나라 문화계 전체의 지형도를 바꾼 한국문학의 축복이라는 평가를 받는 <별들의 고향>은 최인호의 첫 장편데뷔작이자 최인호 문학의 정수가 담긴 대표작이다.

40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별들의 고향>에는 최인호의 인간적 체취가 진하게 묻어나는 '작가의 말'이 실려 있어 그 가치를 더한다. 패기만만한 스무 살의 최인호, 그 문학적 열정과 신출내기 소설가의 좌충우돌 일화들이 빼곡하다. 연재를 앞두고 작가가 구상했던 <별들의 고향> 줄거리와 당대의 문학계와 출판계의 이모저모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도 함께 실려 있다.

소설의 주인공 경아는 평범한 집안의 외동딸로 태어나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세가 기울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무역회사의 경리사원으로 취직한다. 첫 연애에서 남자로부터 버림받고 나이 차이가 많은 상처한 남자와 결혼했다가 실패한 뒤 경아는 술집 호스티스로 전락하는데…

작가는 이 작품에서 운명처럼 여러 남자를 거치게 되는 경아라는 여자를 통해 1970년대의 여성상과 성 풍속도를 그려낸다. 또한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팽배해진 물신주의와 군사독재로 대변되는 경직된 사회의 폭력성, 주변부로 밀려난 소외된 인간군상의 헐벗은 삶과 허무의식이 고스란히 한 시대의 풍경으로 되살아난다.


목차
제7장 인형의 집『하』 7
제8장 밤으로의 여로 45
제9장 흐르는 방 195
제10장 성처녀 317
제11장 경아 안녕 403
작가의 말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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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최인호 (지은이)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3년에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하여 문단에 데뷔했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가는 1970~80년대 한국문학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였다.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청년 문학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했다.
소설집으로 『타인의 방』, 『... 더보기

수상 : 2011년 동리문학상, 2003년 현대불교문학상, 1999년 가톨릭문학상, 1982년 이상문학상, 1972년 현대문학상
최근작 : <느낌 그게 뭔데, 문장>,<상도 3>,<상도 2> … 총 203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별들의 고향’이 돌아왔다

독서 인구의 주류를 이루는 젊은 층들은 ‘별들의 고향’의 이름을 들었을지는 모르지만 소설을 읽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세월을 초월하여 스물여섯 살의 나이였던 젊은 작가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불과 같은 정열로 써내려갔던 그 열망만은 감히 읽고 느껴지기를 소망한다.
-작가의 말에서

최인호에게 ‘영원한 청년작가’라는 타이틀을 선사한 작품

40년 만에 ‘별들의 고향’이 돌아왔다. 최인호에게 ‘영원한 청년작가’라는 타이틀을 선사한 작품, 문학을 넘어 우리나라 문화계 전체의 지형도를 바꾼 한국문학의 축복이라는 평가를 받는 ‘별들의 고향’은 최인호의 첫 장편데뷔작이자 최인호 문학의 정수가 담긴 대표작이다. 거장 최인호의 문학 여정에 별처럼 빛나는 이정표로 남아 있는 ‘별들의 고향’, 그 푸르고 깊은 감성이 오늘의 독자와 다시 만난다.

40년 만에 우리 곁에 돌아온 ‘별들의 고향’
최인호의 인간적 체취 담은 2013년 ‘작가의 말’ 수록

40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별들의 고향’에는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최인호의 인간적 체취가 진하게 묻어나는 ‘작가의 말’이 실려 있어 그 가치를 더한다. 패기만만한 스무 살의 최인호, 그 문학적 열정과 신출내기 소설가의 좌충우돌 일화들이 빼곡하다. 연재를 앞두고 작가가 구상했던 ‘별들의 고향’ 줄거리와 당대의 문학계와 출판계의 이모저모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도 함께 실려 있다.

소설가 최인호 ‘별들의 고향'서 잠들다
-조선일보

68세 청년 ‘별들의 고향'으로 떠나다
-동아일보

‘별들의 고향'을 쓴 최인호, 그 자신이 별이었다.
-이근배 (시인)

2013년 9월 25일, 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가 별들의 고향으로 떠났다. 최인호는 1970년대 한국문학에 혜성처럼 나타나 50년간의 작가 활동을 통해 특유의 세련된 문체와 감수성으로 비단 문학의 영역을 넘어서 우리나라의 사회 문화 저변에 너르고 깊은 변화를 몰고 온 우리시대의 거장이다. 1963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쓴 '벽구멍으로'가 신춘문예에 당선, 작가의 길로 들어선 최인호는 이후 ‘별들의 고향’ ‘겨울 나그네’ '고래 사냥' ‘상도’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여러 작품이 영화로도 만들어져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통기타와 청바지로 상징되는 7,80년대, 암울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상처받던 청춘들의 감성을 대변하던 그의 목소리는 ‘감수성의 혁명’, 한국 문화의 새로운 물길을 여는 신호탄이었다. 그리고 그 최인호 신화의 첫 출발을 알린 작품이 바로 ‘별들의 고향’이다.

스물여섯 최연소 신문연재, 한국문화의 지형도를 바꾼 ‘별들의 고향’

스물여섯 최연소 나이로 <조선일보>에 소설 ‘별들의 고향’ 연재

1972년, 새파랗게 젊은 최인호는 <조선일보>에 소설 ‘별들의 고향’을 연재하는 파격적인 행운을 거머쥔다. 그의 나이 스물여섯, 최연소 신문연재 소설가로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연재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경아’는 단숨에 당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갑자기 전국의 술집 여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경아로 바꾸는 유행이 일기 시작했으며 남자들은 경아가 불쌍하다며 저녁마다 술을 마셨다. 우리의 ‘누이’이자 ‘연인’이 된 경아를 너무 불쌍하게 만들지 말라고 작가에게 협박을 할 정도였다. 1년간의 연재 뒤 1973년 두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온 ‘별들의 고향’은 100만부 이상이 팔렸다.

한국문학 최초의 밀리언셀러 ‘별들의 고향’

또한 이장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46만 관객을 동원하며 우리나라 영화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
‘별들의 고향’이 몰고 온 문화적, 사회적 파장은 엄청났다. 연재 종료 뒤 신문마다 앞 다투어 ‘별들의 고향’에 대한 사설이 실렸고 대중문학, 새롭게 대두하는 청년문화에 대한 활발한 조명이 이루어졌다. 무엇이 그토록 사람들로 하여금 ‘별들의 고향’에 열광하게 했는가.

모두의 마음속에 살아 있는 그 아득한 순수의 이름, ‘경아’

70년대의 낭만과 순수의 상징, ‘경아’

소설의 주인공 경아는 평범한 집안의 외동딸로 태어나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세가 기울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무역회사의 경리사원으로 취직한다. 첫 연애에서 남자로부터 버림받고 나이 차이가 많은 상처한 남자와 결혼했다가 실패한 뒤 경아는 술집 호스티스로 전락한다. 경아는 우연히 만난 미술대학의 시간 강사와 잠깐 동거를 하게 되지만 이마저 깨지고 방황하다가 눈 덮인 들판에서 수면제를 삼키는 것으로 삶을 마감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운명처럼 여러 남자를 거치게 되는 경아라는 여자를 통해 1970년대의 여성상과 성 풍속도를 그려낸다. 또한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팽배해진 물신주의와 군사독재로 대변되는 경직된 사회의 폭력성, 주변부로 밀려난 소외된 인간군상의 헐벗은 삶과 허무의식이 고스란히 한 시대의 풍경으로 되살아난다. 경아는 70년대 한국사회의 모순과 상처를 제 몸으로 받아 안아 참혹하게 상처 입고 파멸해 가는 순수의 상징이며, 70년대라는 컴컴한 밤하늘에 외로이 떨며 빛나는 별이었다. 사람들은 서서히 파멸해 가는 경아의 삶을 안타까이 좇으면서 그로부터 저마다의 상처와 슬픔을, 또한 욕망과 폭력의 현실 너머 순수가 살아 숨 쉬는 별들의 고향을 꿈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경아를 죽인 건 우리 자신이며, 경아의 상처는 우리 모두의 상처임을 자각하게 된다. ‘작가의 말’에서 소개한 중앙일보에 실린 사설의 한 대목은 이러한 특성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별들의 고향’은 어떤 유형의 인간들에게 대입시켜도 자기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데서 다른 작품이 가질 수 없는 독특한 포용력을 지니는 것
-김주연 (문학평론가)

“<별들의 고향>의 작가 자신은 이 소설을 성인 동화라고 못 박아 말하고 있지만 <별들의 고향>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을 다루면서 그것을 마치 환상을 다루는 것처럼 처리한 데서 독자들을 설명할 수 없는 곳으로 이끌고 가는 장점이 있다. 김주연 씨 등 문학평론가들은 이 소설이 어떤 유형의 인간들에게 대입시켜도 자기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데서 다른 작품이 가질 수 없는 독특한 포용력을 지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실 <별들의 고향>에 갈채를 보내는 오늘의 젊은 세대는 전투적인 참여파나 퇴폐적인 반문화의 신도라기보다는 차라리 조용히 살고 싶어 하는 소시민적 세대라 할 수 있다...”

최인호 문학의 시원(始原), 별들의 고향

최인호 문학의 시작과 끝, 별들의 고향

최인호의 문장은 마력적이다. 김승옥 이후 감수성의 혁명을 이끌며 한국문학의 차세대 기수로 각광받았던 최인호의 문장은 역동적이면서도 섬세하고 날카롭다. 그의 문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흡인력과 자유롭고 반항적인 청년의 감성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별들의 고향’은 이러한 최인호 특유의 날카롭고 신선한 감수성이 가장 순도 높게 발현된 최인호 문학의 시원(始原)이며, 이후 그의 문학이 걸어간 인간주의 문학의 거대한 흐름이 시작된 원류(原流)라 할 수 있다.

70년대의 생생한 복원

‘별들의 고향’은 현대 도시인의 숨어 있는 감성의 현을 탁월하게 짚어낸다. 팽팽한 속도감과 관능적인 분위기, 생동하는 문체와 탁월한 구성, 반항적인 청년의 감성, 그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70년대 그 자체를 이룬다.
별들의 고향은 독자들에게 70년대의 생생한 풍경을 간접체험하게 한다. 군사정권이 들어서고 본격적인 경제발전이 이루어지던 시기. 억압적인 사회분위기 속에서 좌표를 잃고 방황하는 젊은이들. 헐벗음과 풍요로움이, 활기와 무기력이 묘하게 공존하던 시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상처받고 변두리로 내몰린 사람들. 그리하여 ‘별들의 고향’은 “미래에의 전망이 결여된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1970년대 대중의 감수성과 최인호 문학의 감수성이 일치된 상태(문흥술)”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대인의 슬픈 풍경화

그러나 ‘별들의 고향’이 가진 매력이 단지 70년대의 시대성에 국한된다고는 볼 수 없다. ‘별들의 고향’이 가진 문제의식은 보다 근원적인 삶의 문제에 닿아 있다. 최인호는 경아를 통해 현대인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결핍의 문제에 천착한다. 경아는 한순간도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는 여자다. 그녀는 남자들의 품속에서 영원한 별들의 고향에 닿기를 꿈꾼다. 사랑을 갈구하는 경아의 몸짓은 삶의 덧없음,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생의 허무를 잊기 위한 덧없는 몸부림이다. 경아를 파멸로 이끈 남자들 역시 고독과 삶의 허무에 먹혀 버린 존재들이다. 그들은 경아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고 경아를 통해 잠깐의 충족을 맛보지만, 이내 삶의 허무가 심연의 아가리처럼 자신 앞에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들 역시 경아를 통해 그들만의 ‘별들의 고향’을 찾아 헤매는 병든 욕망의 순례자에 불과한 것이다.
깊고 푸른 도시의 밤을 불안스럽게 떠도는 미성년의 영혼들. 최인호는 ‘별들의 고향’을 통해서 삶의 근원적인 유한성과 이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덧없는 욕망의 몸부림을 그려낸다. 우리는 그의 문장을 통해서 70년대를 호흡하고, 경아의 크고 맑은 눈망울 속에서 인간의 슬픈 풍경화를 바라본다. ‘별들의 고향’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우리는 그 황량하고 쓸쓸한, 또한 낭만적이고 순수했던 70년대의 내면이 고스란히 되살아나 우리의 마음속에 아득한 별빛으로 와 박히는 것을 느끼게 되리라.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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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사람들의 이야기-별들의 고향 2 (전2권) 새창으로 보기
 

경아의 1946년생이다. 경아가 여자로서의 인생을 시작한 것을 스물살이라고 해도 이 영화의 배경은 1960년대 중반을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여자의 삶을 볼 수 있다. 그나마 경아는 신여성에 가까운 듯하기도 하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하고 이겨내려고 하는 의지도 보이는 듯하니까.

 

하지만 경아의 첫번째 결혼은 행복하지 못했다. 남편 만준은 사람좋아 보이는 홀아비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의 상처를 들여다보니 의처증을 앓고 있는 남자에 지나지 않았다. 전처를 불륜을 저지른 여자라고 생각했고 자신의 딸 명혜 역시 불륜으로 나은 자식이라 생각했다. 그런 작은 의심에서 시작된 의처증은 결국 명혜엄마의 자살이라는 사건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어린 딸에게 매질을 하고 경아의 과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경아는 자신의 과거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고 만준과 아이를 낳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꾼다. 그렇지만 만준은 경아와 헤어짐을 선택하고 경아 역시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 한다.

 

 



 

 

나(문오)와 경아는 술집에서 만났다. 문오는 군대를 제대하고 학교를 졸업했지만 미술을 해야할지 그만두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좋아하는 여자 혜정에게 무능력자라 결혼하자는 말을 못했고, 그러는 사이 혜정은 다른 남자와 약혼을 하고 떠났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술집에서 경아를 만났고 함께 살게 되었다. 문오는 경아의 아슬아슬하고 힘겨워하는 모습에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경아와 함께 있고 싶어한다. 자신에게 결혼을 해달라는 등 뭔가를 원하지 않는 경아가 편했다.

 

하지만 경아와의 만남 역시 잠깐이었다. 나와 경아는 방황하고 있었다. 각자의 삶에 상처받고 치유하는 법을 알지 못한 채 술만 마셨다. 경아와 소식이 끊어지고 얼마 뒤 경아가 술집에서 일한다는 소식은 듣고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 경아의 죽음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나는 평소 경아가 입버릇처럼 말한대로 화장을 하고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라고 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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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4-01-0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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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초 연애와 사회분위기를 담은 타임캡슐 새창으로 보기
소설보다 421쪽에서460쪽까지 40쪽에 걸쳐 나오는 '작가의 말'이 더 재미났다.

그렇다고 소설이 아주 형편없었다는 건 아니다.

다만 내 세대 얘기가 아녀서 공감하기 좀 어려웠다 뿐이지.

1970년대 대한민국 서울로 옮긴 <더버빌의 테쓰>쯤 되겠다.

 

읽으며 내 눈길 끈 몇 군데를 조금 깊게 보자.

 

120쪽 "올해 스물네 살, 1947년 3월 8일 생이에요. 오전 7시에 났어요. 이름은 오경아예요."

점쟁이 찾아가서 생년월일 밝히는 대목인데 살아 있었으면 경아는 70살 할머니구나.

 

151쪽에 '백밀러'가 나오는데 물론 리어뷰 미러rear view mirror 콩글리시인 백미러를 가리킨다. 그런데 옛날 분들이 L을 ㄹ 소리 두 번 내는 대신 한 번만 내는 건 흔해도 ㄹ 소리 한 번만 내야 하는 R을 두 번 내는 건 드문데 여기선 그 드문 일이 나온다. 아마 일본 식민지였던 잔재 때문이겠지만 내 고교 때 수학선생 한 분은 N을 늘 에누라고 읽으셨고 close를 cross처럼 소리낸 중학교 영어선생님도 생각난다. 두 분 다 나이가 꽤 든 분들이셨다. 지금쯤은 퍽 나이드셔서 어쩌면 돌아가셨을지도.

 

166쪽 "그렇죠, 소가 넘어갔죠. 맞았어요. 소가 넘어갔단 말이에요. 속아 속아 넘어갔단 말이에요."

경아가 남주인 김문호한테 장난치는 말.

내가 국민학교 다니던 80년대에 들었던 농담. 이 녿암 나이가 최소 소설이 연재되던 1973년 늦봄 내지 초여름 무렵으로까지 올라가는구나. 1972년9월5일(423쪽)부터 연재해서 314회(454쪽)로 끝났으니 2권166쪽이면 1973년 늦봄이나 초여름으로 보인다. 혹시 이 농담 첨 지어낸 사람이 알려져 있는지 아무도 저작권자를 모르는 농담인지 궁금해진다.

 

220쪽 아직 어디론가 떠난 것은 아니군. 시집을 가거나 미국이나 그런 곳으로 요새 한창 유행하듯 떠난 것은 아니군.

남주 김문호가 경아 만나기 앞서 사귀던 혜정을 오랫만에 찾아가 만나서 인사 나누고 머릿 속 혼잣말하는 대목이다. 작가 최인호의 동기들이 미국으로 이민간 때가 이 무렵으로 알고 있다. 박완서의 단편 <이별의 김포공항>도 대략 이 무렵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안다. 신경숙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였던가 하여튼 어느 신경숙 소설에서 뉴질랜드 얘기 나오는 걸 보고 재밌어했는데-그 대목 읽을 때 나도 뉴질랜드 교민이었으니만큼- 나중에 어느 자리에서 신경숙 동생이 뉴질랜드 산다는 얘길 듣고 아 그래서 그 많은 나라 가운데 뉴질랜드 얘길 쓴 거구나 했던 게 기억난다. 역시 작가는 체험을 벗어나기 어렵다.

 

223쪽 "뭐 그런 노래두 있잖아,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노래 말야."

혜정이 오랜만에 만난 문호가 옛날보다 신수 훤해졌다며 하는 말. 흠, 난 이 노래가 뭔지 궁금하다. 이 노랫말 첨 만난 게 안정효의 소설인지 수필인지 영어학습서였는지는 기억이 흐릿한데 하여튼 안정효가 쓴 것만이란 건 확실히 기억나는 어느 글에서 인용된 걸 보고서였다. 어느 가수가 부른 무슨 노랠까? 아울러 내가 잊은 안정효의 그 책은 뭣이었을까?

 

233쪽 관리인이 관리이인으로 잘못 적혀 있다.

 

241쪽 와이셔츠 칼라에 묻는 때[?]라는 문장이 나오고 ? 자리에 흙 토土 자가 왼쪽, 임금 후后자가 오른쪽에 있는 한자가 나오는데 때 ?자겠지. 근데 이 글자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거지?

 

245쪽 방문을 eke았다. 하하하.

 

246쪽 그 새나가 오고야 말았다. 새나는 사내를 잘못 쓴 것. 두 쪽에 잇따라 실수가 보인다. 조금 앞 233쪽 관리이인까지 더하면 14쪽 동안 실수 셋. 출판사 직원이 233쪽에서 246쪽까지 지쳐 반쯤 졸며 일했던 거 같다.

 

262쪽 경아가 미국 민요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를 부른다. 이 노래는 최인호의 다른 글에도 종종 나오는데 작가가 유달리 이 노래를 좋아했던 모양.

 

275쪽 "내 고향은 멀어요, 별처럼 멀어요."

소설 제목이 경아 입에서 나온다. 450쪽엔 <별들의 무덤>이란 제목을 최인호가 붙였더니 소설 연재 지면인 조선일보 신동호 편집국장이 아침부터 무덤이라니 재수 없다며 당시 편집국 간부진인 이종식, 조영서를 불러 넷이 즉석 회의를 거쳐 <별들의 고향>이 됏다는 얘기가 실렸다. 한때 나도 출판계에 몸담아볼까 생각하고 출판공부할 때 책이 성공하려면 3T가 맞아떨어져야한다는 걸 봤는데 정말 그런 모양이다. 3T는 Title, Timing, Target이다.

 

307쪽 "누구의 시던가. 허공을 향해 화살을 쏘고 그 화살이 어디에 떨어졌었는가, 알지 못했는데 먼 훗날 친구의 마음속에 그 화살을 발견하였다는 시 말이야."

문호가 혜정에게 한 말. 나도 이런 시 어디선가 봤는데 누구 시지? 또 하나 궁금한 게 최인호가 이 대목 쓸 때 누가 시인인지 알고도 모른 척 썼는지 쓰면서 기억이 안 나 이렇게 처리한 것인지도 궁금하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소설 다 읽으시고 난 뒤 '작가의 말'을 살펴보시기를.

그 당시 작가의 처지와 문단 분위기, 문단 뒷얘기 등등이 아주 재미나다. 소설보다 더.

 

이로써 내가 읽은 최인호 장편은 세 편이 됐다. 내가 읽은 순서로는 81년작 <적도의 꽃>, 78년작 <지구인>, 72년작이자 작가의 첫 장편인 <별들의 고향>인데 <적도의 꽃>은 아마 10년도 전에 어머니가 사 두셨던 걸 읽었고 <지구인>은 지난해 <별들의 고향>은 방금 읽었다. 앞으로 76년작 <도시의 사냥꾼>, 79년작 <불새>, 84년작 <겨울 나그네>를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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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7-12-30 공감(0)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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