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그가 처음 대선 후보가 되고 유세연설을 할때 그를 욕하고 밟는 모든 이들의 야유속에서도 나는 그가 볼수록 매력적이라 생각했고 그를 호명하는 미국인들의 시대정신을 이해할 것 같았고 그의 당선을 예측했었고 이번에는 빅테크와 거대언론 부패한 정치인들과 PC 좀비들의 총공격에도 그의 연임을 기대하고 지지했었다. 그래서 바이든의 취임식은 꼴도 보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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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거기에도 아름다운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시(詩)이다. 대통령 취임식 축시를 낭송한 22살의 어맨다 고먼이 쓴 시 ‘The Hill We Climb(우리가 오를 언덕)’였다.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말을 건네듯 낭송하는 그 시는 의사당이 폭도들에게 장악되었던 6일 그날 밤에 씌여졌다고 한다. 22살의 흑인 소녀가 읆던 시는 수줍고 설레이게 시작하다가 곧 국가와 공동체 그리고 통합과 화합의 비전을, 개인과 그 용기의 기적을 아름답지만 준엄하게 선언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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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깨어 이 시를 다시 읽으며, 시의 감동만큼이나 어쩌다 시가 이렇게 우리와 멀어져버리게 되었는지 새삼 느꼈다. 어쩌다 한국의 시인들은 국가권력과 민족주의의 숙주가 되어 시를 잃어버리게 되었는지, 어쩌다 우리 청년들은 시가 아닌 반성문을 써야 했었는지,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아름다운 진실의 호소에 마음을 닫을 수는 없다는 것과 나처럼 트럼프를 지지했던 많은 이들의 마음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들이 청년들을 가르치고 보호해주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단지 우리가 그들을 가로막고 있을뿐. 어맨다 고먼이 말한다.
“빛은 항상 우리에게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그 빛을 볼 용기가 있을 때, 만일 우리가 그 빛이 될 용기가 있을 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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