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석
Favourites · 190S Ootcgtctoobier 0atcc 18:l1u28 ·
왜 저런 무리한 주장들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모든 사업의 성공은 지나고 나서 볼 때 땅짚고 헤엄치기로 보이는 것이지, 어떤 특혜가 있더라도 사업 자체는 언제나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 '남판교'이니까 무조건 성공한다는 식의 말을 보면 그럼 용산개발은 왜 망했나? 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용산개발이 좌절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이해하기로는 미래의 수익에 대한 과잉기대와 현실적 계산 간의 괴리로 인한 비용 상승 때문이었다. 용산에 이정도 규모의 재개발을 하면 어마어마한 이윤이 창출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금융위기 속에서 허상이라는 게 드러났을 때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3조가 앉아서 날아갔다.
대장동도 마찬가지이다. 2014년 말의 관점에서 보면 위례신도시 등의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는 전국의 부동산 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있던 상황이다. 초이노믹스 운운하면서 그거 살려보겠다고 최경환이 헛짓거리 하던 게 2016년 즈음에 깡통전세 등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었고. 전국적으로 미분양 적체가 꽤 있던 시기였다. 지금도 화천대유가 참여한 대장동의 여러 집들도 미분양 속출하고 있다. 문재인이 대출 다 막아놔서 중도금 등의 문제 때문이라고 본다. 문재인.. 하아.. 아무튼 세상에 그냥 사업한다고 무조건 성공하고 그런 건 없다.
내가 보기에 이 사안의 법적인 핵심은 성남시 관료와 민간업자들 간의 관계에 있다. 이것을 이재명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 나는 회의적이라고 본다. 논리적 고리가 너무 많이 필요하다. 이재명의 진짜 문제는 공동부에 대한 공공의 결정의 문제를 사유화 해버렸다는데 있다. 이런 식의 재개발 과정에서 창출된 부를 어떻게 공공에 기여하게 만들 것인가라는 좋은 문제의식이 제도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온전히 정치인 개인의 정치적 판단에 맡기는 논리만 남았다. 이 문제가 법적인 문제로 비화된 것도 이 정치인 개인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결정의 성격을 배임으로 볼 것이냐 말 것이냐 등의 문제라고 나는 이해하고 있다.
- 민간에 대한 국가의 무제한적 개입을 가능하게 하면서
- 동시에 정치인 개인의 판단에 모든 결정이 이뤄지게 만든다는 점에서
- 이재명은 그야말로 제2의 이명박이다.
이명박처럼 이 사람이 지나가기만 하면 폐허가 된다. 본인은 그 폐허를 발판으로 도약한다. 이 사람한테 '사회'라는 건 없다. 대장동 민간업자들한테 뜯어먹은 돈으로
시민배당 어쩌고 하면서 분배정책 해버리는 걸 보면 사회적 부의 합리적 배분이나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이재명의 대장동 사업이 설령 그의 말대로 훌륭한 모델이라 하더라도 문제적인 이유가 이것이다.
사회적 성격이 강한 부의 창출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없이 정치인 개인의 치적으로 환원되어 버리는 과정 속에서 국가관료와 민간업자들 간의 이익분배만 남게 된다.
이재명이 유죄로 나오든 무죄로 나오든 내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민주화 이후에 이 나라 대통령 중 감옥 안 가본 이가 몇이나 되나. 이후에도 반복해서 이런 식의 문제가 터질 것이라 본다. 그때 가면 또 해경을 해체하듯이 어느 누구도 아무것도 못하게 해놓는 방식으로, 정치의 과정이 아닌 법이 해결하는 방식만 남게 됐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사회의 형성'을 고민해야 할 좌파는 이 지점을 파고 들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재명이냐 윤석열이냐 이러고만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