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6

손민석 | 중국공산당이 추구하는 중국식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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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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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이 어떻게 서구와 대결할 것인지 사상적 모색을 하는 과정을 따라가기만 해도 이렇게 재밌는데 직접 서양고전들을 읽으면서 중국식 근대를 고민하는 중국학자들은 얼마나 사는게 재밌을까? 1960~70년대 한국의 근대화 과정 속에서 한국적 근대를 고민했던 학자들은 또 얼마나 재밌었을까. 설거지 어쩌고 하는 헛소리에 과도하게 의미부여하며 긴글을 써대는 인간들을 보면 서글픔을 넘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를 지경이다. 동시대를 살아도 어떤 나라의 사람들은 문명전환을 논하고 사는데.. 왜 이런 걸 보며 살아야 하나..
손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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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이 추구하는 중국식 민주주의는 크게 보자면 당내 민주주의와 당외 협상민주주의가 견고하게 결합한 민주적 사회주의라 할 수 있는데 이 주장에는 중국공산당이 생각하는 서구적 민주주의의 특질이 모두 들어있다. 다시 말해서 다당제에 기초한 경쟁적 선거과정은 당 내부 계파들 간의 경쟁으로 바뀌고, 다양한 이해단체 및 여론에 의해 이뤄지는 서구식 심의민주주의는 신방(信訪)제도와 다당합작제에 기초한 협상민주주의로 대체된다.
이렇게 본다면 중국공산당이 인식하는 서구적 민주주의의 특징은 정치적 민주화를 통한 경쟁적 선거의 존재, 삼권분립 및 언론의 자유, 그리고 코포라티즘적 심의민주주의이다. 중국공산당은 이것에 대응해 각각의 특징이 갖고 있는 경쟁성, 토론 및 심의, 여론과 이해단체의 협력 등의 몇 가지 특징으로 축약해 중국공산당 지배에 적용하여 확장하는 것을 통해 중국식 민주주의는 서구적 민주주의와 동일한 특질을 공유하는 민주주의의 한 유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중국식 민주주의가 서구식 민주주의와 동일한 특징을 갖고 있다는 수세적 입장에서 경제개발 등의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경쟁적 선거로 인한 정치 및 행정에서의 혼란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서구보다 효율적이고 우월하며 보편적인 특질을 지니고 있다는 현능주의 담론을 내세우며 공세적 입장으로 전환했다.
중국공산당과 중국인 학자들의 서구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은 분명 어느정도 합리적인 측면이 있다. 특히 서구식 자유선거가 금권지배로 귀결되었으며 포퓰리즘에 빠져 정치가 사회문제의 해결의 장이 아니라 되려 사회적 혼란의 진원지가 되었다는 비판에는 트럼프 현상 등을 보면 통렬한 지점이 있다. 또한 많은 이들의 오해와 달리 중국에는 공산당 외에도 민주당파라 해서 8개의 정파가 존재한다. 서구식 다당제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다당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 특징은 오직 중국공산당만이 영도적 지위를 누린다는 점이다. 영도적 정당으로서의 공산당의 영속적 지배를 전제로 당내민주주의의 활성화와 다당협력제에 입각한 협상민주주의의 관철은 외피적 차이를 제거한다면 원리 구현에 있어서는 유사한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역시나 중국공산당의 민주주의 이해에는 선거제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난점이 도사리고 있어 이론적으로 완전하지가 못하다. 선거제도를 온전히 부정하지도, 그렇다고 긍정하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서구적 election과 중국적 選擧와 대비시키며 반드시 선거가 투표행위로만 해석되어야 하는가에 집중하는 궁색한 이론적 모색 자체는 결국에는 중국공산당의 영도적 지위를 부정할 수 없다는 정치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추첨제를 도입하든 어떻게 하든 중국공산당의 영속적 지배라는 이미 정해진 결론을 정당화하는 건 쉽지가 않다. 분명 서구적 민주주의 또한 근대국가의 관료제라는 화석화된 고정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공산당과 달리 다당제적 선거경쟁 속에서 그 고정점의 최상위층이 사회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변화하지 않는 중국공산당보다 더 높은 효율성과 사회통합력을 보일 수 있다고 본다.
헤겔이 신랄하게 지적하듯이 변화하지 않는 고정점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입헌군주제 속의 군주와 같이 아무런 권한이 없어야 한다. 변화를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변화하지 않는 공산당의 영도적 지위는 변화가 그 영도적 지위 자체를 변화시키고자 할 때 반드시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공산당과 그를 뒷받침하는 지식인들의 현학적인 민주주의 담론들이 끝내 이 지점을 건드리지 못하고 공산당을 변화에 익숙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참 재밌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여러모로 재밌는 지점들은 많다.

김승호

써주신 글을 읽고 보니 전인대와 정협이 어느 정도까지 역할할 수 있는 토대가 조성되느냐가, 향후 중국 정치가 지속가능성을 담보함에 관한 한 주요 관건이 될 것 같단 생각도 듭니다. 둘다 명목상으로는 국정 최고 의결기구, 국정 최고 자문기구기도 하고, 非공산당파(본문중 말씀하신 공산당 우당들인 민주정파)들이 정치력을 전시, 투사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이한 무대기도 하니.
둘다 실권면에선 그리 명실상부하지 못할 걸로 알고 있어서요. 시진핑 집권 이후로는 그 정도가 보다 더해졌을 듯하기도 하고.


손민석

네, 이 부분을 되살리고 확장하는 것으로 민주를 확장하려는 입장들이 제게는 가장 흥미로운데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손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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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좌파들의 논의를 보고 있노라면 나는 의도적으로 스탈린주의자이자 역사발전법칙의 신봉자라는 점을 드러내야 하는 게 아닌가 할 때가 많다. 레닌주의자를 자처한 지젝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PC한 마르크스 따위 집어치워! 서구인들이여, 걱정마시라. 그대들이 이룩한 문명이야말로 앞으로 영원토록 번영할 것을 아시아인인 내가 보증하노라.. 아시아의 성공에 주눅들지마라. 그대들이 옳다. 좌파 말 듣지마라..


이호중

레닌-스탈린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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