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사 되려고 온갖 굴욕 참았더니 ‘충격’…대학원생 5명 중 1명, 자살 고민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입력 2024. 2. 11.
2019년 국공립대 조교 노조 설립 설명회 [자료사진=연합뉴스]
학생연구노동자인 대학원생 5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하고, 10명 중 3명은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는 충격적 조사결과가 나왔다.
11일 연합뉴스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의 ‘학생연구노동자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박민영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임상강사를 포함한 연구진은 이번 실태조사를 위해 석사와 박사,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전일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9∼10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예체능 계열 전공자, 의·치·약학, 법학, 경영 전문대학원, 교육·사범 특수대학원 재학생은 일반 대학원생들과 특성이 매우 다를 것으로 보고 조사에서 제외했다.
설문응답자 365명을 분석한 결과 30.7%는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는 20대의 우울증 진단 경험률이 4.8%, 30대 4.7%로 나타났다. 대학원생의 우울증 진단 경험률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불안장애, 수면장애, 강박장애도 각각 23.0%, 19.5%, 9.6%로 조사됐다.
현재 고정소득이 없거나, 노력과 보상의 불균형이 심할수록, 업무시간으로 가정과 사회생활의 양립에 어려움을 겪을수록 우울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 있는 응답자도 20.2%에 달했다.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나타난 20대 평균 5.8%, 30대 5.1%와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높다.
최근 1년간 실제로 자살을 계획했거나 시도한 대학원생들의 비율도 각각 7.7%와 2.2%로 나왔다.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자살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나왔다.
언어폭력이나 모욕적 행위를 경험한 비율은 각각 19.9%와 23.5%로 조사됐다. 40.4%는 지도교수와 갈등 혹은 불화가 발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학교의 책임 강화 환경 조성, 안전한 연구활동을 위한 서면 협약 및 계약 체결, 경제적 지원, 신체적·정신적 회복 시간 보장, 정신건강 위기 개입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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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adimir Tikho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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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건물들이 계속 바뀌고 같은 동네를 몇년 후에 방문하면 못알아볼 지경이지만, 한 가지 죽어도 안바뀌는 것은 대학원에서의 사실상의 노예제 같은 것입니다. 물론 "착한 노예주"를 운좋게 만나면 비교적 편하게 지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가혹한 노예주"는 말 그대로 "살인적"일 수는 있습니다. 30%는 우울증, 20%는 자살 충동, 2.2%는 자살 시도...이건 군의 가장 잔혹한 부대보다 더한 수준입니다. 한국의 대학원은...본래 일제 시기와 같은 방식의 도제식의, 사실상의 인신 지배와 비슷한 시쿠미이었는데, 미국식 신자유주의 도입으로 상업적 착취라는 측면까지 가미되어 그야말로 "상업화된 노예제"가 된 것입니다. 옛날에는 대학원생 제자들에게 지도 교수 가족의 사소한 심부름 등을 시키고 그랬지만, 이제는 무급/저임금 인력으로서 착취하는 식입니다. 노동부는 또 대학을 근로 감독하지 않으니까 사실 "교수"의 탈을 쓴 착취자를 고소고발하지 않는 이상 착취의 사슬을 벗어나기가 힘들 수도 있어요. 또 한국에서는 중상층 이상 오야붕들의 자녀들은 대개 대학원 생활을 외국에서 합니다. 그러니까 국내 대학원의 지옥적 상황에 대해 무관심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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