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일관계의전망과바람직한방향성
한국외국어대학교 이지평특임강의교수
1. 개선되는한일관계와새로운활성화필요성
한일양국 정상간의 만남이 지난 9월 21일에 미국 뉴욕에서 이루어지고
코로나19 여파로 엄격히 규제되었던 한국인의 일본 개인 여행도 노비자로 가능하게 되는 등 양국 관계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한일 정상은 ‘서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이고 한일, 한미일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는 점에 관해서 일치했다. 앞으로 한일 경제협력도 확대될 것인지 기대되고 있다.
2019년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여 왔던 한일 무역은 2021년에는 눈에 띄게 회복세를 나타냈으며, 2022년 상반기에도 견실한 추이를
보이는 등 한일 민간경제 교류는 회복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2022년 하반기 이후에는 세계경제
및 한일경제의 둔화 속에서 한일 무역도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2019년에 일본정부의 대한국 무역관리 강화, 한국인의 일본 제품 및 서비스 불매운동으로 야기된 비정상적인 한일경제 교류 위축 현상은약화되었다고할수있다.
한일무역증가율추이
자료 : 한국무역협회
한국 신정부의 등장과 함께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각종 협력 사업도 활발해지면서 회복기조를 보여 왔던 한일 경제
교류가 확대될 것인지 기대되는 시점이다. 민간 주도로 한일 무역이 개선되어 왔으나 사실, 한일간의 직접투자 교류를 보면 일본기업의 대한국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도 사실이며, 이에는 양국간 관계 악화의 영향으로 일본기업 본사가 한국에서의 신규 사업을 주저하는 측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신정부의 등장과 함께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각종 협력 사업도 활발해지면서 회복기조를 보여 왔던 한일 경제
교류가 확대될 것인지 기대되는 시점이다. 민간 주도로 한일 무역이 개선되어 왔으나 사실, 한일간의 직접투자 교류를 보면 일본기업의 대한국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도 사실이며, 이에는 양국간 관계 악화의 영향으로 일본기업 본사가 한국에서의 신규 사업을 주저하는 측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일간직접투자액추이
한편, 한일간의 투자 교류에서는 한국의 대일투자가 회복세를 나타내, 2021년은 한국기업의 대일 직접 투자액은 12억 6,000만 달러에 달했다. 2021년에 한국의 대일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SK 그룹의 스타트업 투자 사례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SK그룹의 일본 투자 법인은 스타트업
기업인 TBM(도쿄)의 지분을 10%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 취득 금액은 약 1,400억원에
달했다. TBM은 플라스틱이나 종이의 대체 소재인 'LIMEX'을개발한기업이며, SK 일본투자법인은이번계약을통해 LIMEX을한국과미국에서판매할수있게 되었다.
일본기업의 대한국 투자 회복세는 전반적으로 부진하지만 반도체 관련 분야에서의 투자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일 무역규제 마찰의 중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정부의 국산화 정책 강화, 반도체
산업 기반강화 정책과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반도체 산업투자가 확대되면서 일본의 반도체 관련
소재 기업의 투자가 확대되고있는것이다.
일본 유수의 화학기업인 스미토모화학은 2021년 8월 31일자 보도 자료를 통해 100%출자
기업인 한국의 동우화인켐의 전라북도 익산 공장에 액침형(液浸型)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의 제조 플랜트를 신설하기로 해 100억엔을
투자하여 2024 회계연도 상반기에 가동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도쿄오카공업은 한국법인인 TOK 첨단재료 주식회사를 통해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생산, 인천공장에 수십억엔을 투자해서 포토레지스트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다이킨공업은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 에칭가스를 생산하는 공장의 신설 투자를 실시했으며, 쇼와전공머티리얼즈도 실리콘웨이퍼 연마제와 배선기판 재료 생산설비의 증설 투자를 실시했다.
이상과 같이 한일 경제 교류의 정상화, 양국 관계의 개선 조짐 등 기대되는
측면이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무역 및 투자 측면에서 과거에 급신장해 왔던 양국 간 경제관계의 확대
추세에 한계도 보이는 것도 사실이며, 새로운 협력의 전기를 마련할 필요성도 있다. 양국 경제 및 산업의 잠재력으로 봐서 한일 비즈니스의 확대 여지는 클 것으로 보인다.
2.한일경제협력의잠재력과중요성 신사업및신기술파트너관계의잠재력
한일 경제 관계는 한국이 1965년 한일조약을 계기로 일본의 무상 및 유상 경제협력 자금을 활용하면서
공업 및 인프라 투자에 주력해 수출주도형 제조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발전해 왔다. 일본기업의 기술을 도입하면서 한국기업은
일본제 소재, 부품, 장비에 의존하고 빠르게 수출산업을 육성할 수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분야에서 한국의 대일 의존 구조가 고착화되어 대일 무역 적자가 누적했으나 한국은 세계 각국에
대한 무역흑자를 기반으로 순채권국가로 부상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은 1970년대부터 일찍 대일역조 해소를 위한 국산화에 주력하고, 일본기업의 일정한 기술이전 협력도 있어서 한국산업은 철강, 조선, 전기전자, 자동차 등에서 점차 일본기업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해 나갔다. 2008년 리먼쇼크와 초엔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여파도 겹쳐 일본의 소부장 기업도 한국에 대거
진출하면서 한국의 디스플레이, 반도체 산업의 대기업과 일본의 소부장 기업이 한국에서 제품개발 협력을
강화하였다.
한일 양국의 협력 구조는 과거와 같이 한국기업이 일본기업을 추격하는 수직적인 분업 관계에서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협력하는 수평적인 관계로 변화했다. 세계적인 제조 강국인 한일 제조업의 수평적인 분업 관계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각종 신제품의 개발에서 성과를 볼 수 있는 협력체제로 발전해 왔다.
예를 들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에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조성함으로써 일본 유수의 유리
제조기업인 NEG사 등첨단디스플레이관련부품, 소재분야의일본기업을유치해액정표시장치(LCD) 생산거점을구축한후이를
다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클러스터로 혁신했다. 한일 기업간 협력으로 신사업을 개척하면서 한국 전자산업의 발전과 함께
경기 서북부 지역 경제 활성화를 통한 수도권 균형 발전이 촉진되는 성과를 나타냈다.
일본 전자 조립 산업이 디스플레이 사업을 축소하면서 일본 전자산업과 협력해 왔던 일본의 화학, 유리 등의 소재 기업은 한국기업과 협력해서 새로운 제품개발을 통한 발전을 모색하는 ‘한일 윈윈’의 관계의 형성에 주력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클러스터를 LCD에서 OLED라는
차세대 제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이데미츠코산이라는 소재 기업을 신규 유치하여 한일 공동 이노베이션을 추진해 나갔다. LCD에서 강자가 된 LG디스플레이로서는 기존 사업과 경합하는 OLED로의 전환 결정은 어려운 경영 판단이기도 했는데, 한일기업간
협력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할 수 있다.
이 OLED 개발 과정에서는 일본 소재기업과 한국 소재 기업의 협력도 강화되었으며, LG화학은 2017년 7월에
이데미츠코산과 OLED재료 부문에서 상호 특허를 활용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양사는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적극 활용해 고효율·장수명의 새로운 고성능 OLED 재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한일 협력으로 OLED라는차세대제품을개발하면서한일양국이
OLED 관련소부장분야에서도처음부터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으며, 한국
산업으로서는 중국의 OLED의 캐치업이 강화되는 가운데 관련 소부장 분야의 강점, 중국에
대해 수출 강점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한일 양국이 신사업, 신기술 개발의 협력 파트너로 발전한 관계를 활용해서 4차 산업혁명과정에서 협력해서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3D 프린터 등의 디지털 혁신(DX : Digital Transformation) 기술을 견인차로 하여 모든 산업의 형태를 바꿀 것이며, 이 과정에서 그린 혁신(GX : Green Transformation),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의
혁신이 연계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
한일 양국은 전기전자, 자동차, 화학, 기계 등 기존 제조업에서 핵심적인 기술우위성을 가지고 있으나 향후 DX, GX로
혁신되는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할 경우 기존 제조업 기반이 와해될 수도 있는 위험성도 있다. 예를
들면 유럽 등 선진국은 자국 기업 및 산업에 대한 탈탄소화 정책을 강화하면서 해외 수출품에 대해서도 탄소 국경세 등의규제를강화하는방향에있다. 한일의주력산업이향후탈탄소형제품, 공법, 조달망을빠른시일에 구축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는 것이다.
즉,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한 주력 산업의 업무방식 효율화, 소비자
주문 대응력 강화, 생산공정 및 공급망의 스마트화를 추진하면서 전체 기업활동, 고객의
제품 사용 과정, 원자재 등의 조달 분야 전반에서의 탈탄소화를 2030~2050년까지 빠르게 달성해야
할 어려운 과제에 한일 양국이 직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조업이나 에너지의인프라혁신은하루아침에할수있는것이아니지만이에성공하지못할경우수출및생산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 국가, 한 기업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유럽은 EU 차원에서 역내협력, 역내
과학기술 협력에 주력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이러한 4차 산업혁명에서 소재, 부품, 장비 등을 포함한 각 제조분야, 일부 플랫폼(네이버, 카카오 등), 소프트웨어(고속
컴퓨터, 통신 등), 게임 등의 콘텐츠 분야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주요한
제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한일 양국은 현장 지식을 기반으로 기존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 및 중국의 대규모 IT 플랫폼기업등의영향력을견제하면서한일양국이제조업의디지털화에서협력한다면서로상승효과를갖게
될 것이다. 디지털 혁신에서는 플랫폼 기업 등 규모의 경제성 확보가 중요하며, 한국이
네이버, 카카오 등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도 해외 전개에 어려움이 있는데, 각
분야에서 한일 양국의 협력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일 양국은 디지털 플랫폼,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성을 확보해 수출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진행되는 소프트웨어의 부가가치 비중 확대에 대응하지
못하면 제조 강국인 한일양국수출산업의저부가가치화가불가피할것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데 높은 유연성이 있는 한편, 일본의
경우 전자 정부의 부진 등 기존 시스템의 신진대사에 어려움을 겪는 등 디지털 혁신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반면 일본은 초고속 컴퓨팅 기술, 광 기술 등 기초과학 분야의 강점이 있다. 한일이 서로의 강점을 융합하는 이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린 혁신 측면에서도 일본은 수소 분야의 관련 특허 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하드웨어 기초기술에 강점이 있으며, 이를 글로벌한 양산화 및 개발 경쟁력을 가진 한국과 협력하면서 조기에
관련 분야의 사업화, 규모 확대, 경쟁력 강화의 성과를 거둘 수가 있다.
자유무역질서의강화에공동보조
한일 양국은 자유무역 질서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제발전에 성공했으며, 미중
패권전 시대에서도 비교적으로 같은 입장에서 협력하는 것이 서로의 국익이 되는 등 구조적으로 자유무역 질서 옹호라는 같은 입장에 있다. 미중 마찰이 장기화되고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미중 공급망이 분열될 방향에 있는데, 미국, 중국 사업을 다 놓칠 수 없는 한일 양국으로서는 이러한 어려움에 공동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주도의 IPEF(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가
각종 물자의 공급망 안정화에 효과를 발휘하도록 한일 양국도 협력하는 한편, 대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지나친
타격을 피하고 한미일의 경제적 이익이 정치적 마찰로 지나치게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제품 및 기술, 서비스 측면에서의 비즈니스 규제가 지나치게 강화될 경우 결국, 한미일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나 산업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으며, 중국
비즈니스의 축소 보다 한미일의 산업경쟁력의 우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업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한일 양국으로서는 기존의 자유무역협정에서 협력을 강화하여 자유로운 비즈니스 환경의 개선에 협력할 수도 있다. 한일 양국은 RCEP에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각
회원국의 자유화 계획의 착실한 추진과 자유화 계획의 강화로 아시아 역내에서의 보다 자유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데, 한일 양국이 협력할 수 있다. 관세율의 추가 인하, 서비스
무역 활성화, 지역내의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위해 각국 기업의 애로를 해결하는 역내 투자 환경 개선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내의 디지털 혁신, 그린 이노베이션과 관련한 각종 산업협력 프로젝트의 발굴도 모색할 수
있다. 역내 무역의 디지털화, 데이터 교류의 원활화 등에 주력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역 내에서 기업이 각종 데이터의 보다 자유로운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를 양립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CPTPP에 한국이 참여함으로써 한일 협력을 통해 CPTPP의 규모 확대 및 활성화를 도모하고 한일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함으로써 양국 경제 뿐 만 아니라 아시아 및
세계경제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3. 협력확대예상및기대분야
한일양국은협력을통한경제적이익을확대할수있는잠재력이크지만역사, 영토문제, 등한일간에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이 많으며, 한일 갈등 관계를 전제로 협력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며, 한일 정부간의 관계 호전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어려울 수 있다. 한일의 갈등을 관리하면서 한일이 서로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한일 기업도 현장에서 항상 한일 갈등 문제를 의식하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일 경제계로서는 한일 간 기업 협력의 방해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한일 양국 정부에 건의하는 한편, 언론 및 홍보 활동을 통해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세도 중요할 것이다. 한일
협력의 중심은 한일 기업간 협력이며, 한일 기업간 협력을 방해하는 요소를 억제하는 데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한일 양국이 서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양국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 재산권
존중, 한일 기업 협력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 등에 주력하는것이중요하다. 다국간
협력 틀을 활용해서 한일 기업간 협력의 장애를 극복하면서 협력의 효과를 높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한미일
공급망 협력,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등 다국간 협력 틀 속에서 비슷한 입장에서 한일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개별
산업 차원에서도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한 원자력 협력, IT 및
전기차 등의 국제협력 틀의 활용을 모색할 수 있다.
반도체산업에서의한일협력관계의고도화
한일 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구축해 왔던 협력 관계를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패권전, 대만의 중장기적 불투명성 심화로 인해 세계적으로도 한일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성이 고조되고 있고 한미일 차원에서도 반도체 협력 관계가 강화될 방향에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은 미국과 2nm 급의 첨단반도체 공동연구에 합의했으나 연구개발에 성공해도 미국, 일본이 부족한 양산 기술 측면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본은 반도체 관련의 소재, 부품, 장비분야에서강점을가진후공정기술을활용해서
3D 패키지등에서차세대기술의개발에주력중인데, 이 측면에서도 초미세 가공 양산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이 효과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한국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에 주력 중이며, 반도체 관련 소재, 부품, 장비 기업도 이들 한국기업의 투자에
맞추어서 한국에서의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만의 TSMC가 일본에서의 반도체 생산투자와 함께 차세대 3D 패키지 기술에서 일본기업과의 연구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한일간의
차세대 후공정 기술 개발을 한국 뿐 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연구협력은 물론, 반도체의 차세대 기술로서 개발이 모색되고 있는 광 신호 반도체 분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은 향후의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와 함께 장기적인 수요 확대 및 고도화가 예상되고
있으며, 한일 양국은 협력을 통해 향후의 반도체 산업혁신을 공동으로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반도체는 1980년대에는 가전제품, 메인플레임
컴퓨터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 일본 산업이 주도했다. 그러나 일본 반도체 산업은 1990년대
이후 PC, 스마트폰 시대를 놓쳤으며, 한국기업이 부상했다. 향후의
차세대 반도체 산업의 발전 과정에서는 자율주행차, 로봇 등이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로봇 산업에서 강점을 가진 한일의 산업 잠재력을 활용하면서 차세대 반도체의
고도화에서 협력한다면 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분야의지속적인이노베이션에서협력
한일 양국이 디지털 기술의 응용분야에서의 협력과 함께 차세대 AI,
6G, 로봇, 센서, 양자컴퓨터, 차세대 디지털 소재 등 기초기술 영역에서 기업간 및 공공연구기관에서의 공동개발을 촉진하는 것이 공동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마찰과 함께 첨단 핵심기술의 보안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한일
양국이 디지털 분야의 독자적인 기초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AI나
양자컴퓨터 등 차세대 디지털 기술의 개발에서도 결국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며, 한일간의
차세대 반도체 개발 및 양산화 협력체제가향후디지털혁신트렌드에서도중요한역할을할수있을것이다.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도요타의 Woven City와 같이 자율주행, 스마트
홈, 스마트에너지 등 다양한 디지털 비즈니스를 연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한일
양국의 디지털 역량을 결합하면서 제3국 등에서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개척에 주력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제3국에서의 스마트시티 협력을 통해 그린 에너지비즈니스나연계신사업을공동개척할수있을것이며, 이를통해한일의중소기업및스타트업기업의 해외진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디지털 혁신의 기초적 인프라인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의 협력도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와 함께 일본 도쿄 등의 초대형 태풍 빈발 가능성, 일본
전국의 대지진 위험 등을 고려하면 일본으로서는 데이터 센터를 전력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지진위험 등이 적은 한국으로 분산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일본의 지방은행을 포함한 각 금융기관,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데이터 센터를 한국에 설치하면서 한일 합작 형태의
데이터 센터 응용도 유리하다. 일본기업의 데이터 센터 수요를 한국으로 유치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차세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개발에서 한일의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이동통신 기술은 자율주행 등 한일의 기간산업에서 중요한 디지털 기술이며, 한일
간에서 차세대 이동통신인 6G 기술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향후의 디지털 혁신에서 한일 양국이 주도적인
지위를 유지 및 강화하는 데에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5G를 주도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6G의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한미일의 공조를 통해 6G 기술에서
중국에 대한 열세를 어느 정도 만회하는 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6G 기술은 IoT를
뒷받침하면서 각종 재화의 통신을 주도할 것이며, 서플라이체인의 Traceability를
높여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에도 중요하며, 기존의 통신망에서 커버하기가 어려운 공중, 오지, 해상 등의 통신을 뒷받침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통신 기술의 협력 및 공동 실험 등과 함께 일본이 강점을 가진 광전자 기술 등에서의 협력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6G기술에서는 우주 공간의 활용도 과제가 되며, 한일의 첨단 IT 분야를 포함한 우주 개발 관련 기술교류도 양국의 공동이익이 될 수 있다.
그린이노베이션으로탈탄소이행협력
한일 양국은 철강, 화학,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 등 주력 제조업이 대량의 지구 온실 효과가스를 배출하고 있는데, 이를 2030년까지 상당량 줄이고 2050년에는
넷 제로로 해야 할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이 각종 기상이변과 재해 확대로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일 양국의 제조업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탈탄소화에서 뒤처질 경우 구미 각국의 탄소국경세, 각국 시민단체의 반발에 직면하여
한일 제조업으로서는 생산량을 줄이거나 퇴출되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탄소 제로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은 선진국 어느 나라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며, 많은 국가가 공동 노력의 이점을 추구하려고 하고 있는 제조강국인 한일
양국 기업으로서는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일본은 탈탄소화 기초기술에서 강점이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은 탈탄소화를 위한
수소 관련 기초 기술의 개발, 특허 건수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일본의 수소 관련 특허는 2011~2020년 기준으로 3.4만
건으로 세계 1위, 한국도 1.1만
건으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차세대 원전기술 중 하나인 고온가스로를 이용해 전력과 ·수소를동시생산하는기술에서선행하고있다. 다만, 수소등각종그린혁명신기술을상용화하고양산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성 확보가 중요하며, 한일이 협력의 이점이 큰 분야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 기업은 그린 혁명 기술을 한일 협력을 통해 국제 표준화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한일 기업간 협력이 주축이 되겠지만 대학 및 공공 연구기관 간 한일 국제 연구를 통해 인류 공통의 과제인 탈탄소
기술의 조기 상용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수소사회를 뒷받침하는 그린 수소 생산용 수전해 장치의 경우 EU가
막대한 수소 생산계획을 기초로 양산효과를 거두어 세계시장을 석권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한일
양국이 이에 대항하면서 조기 시장 형성 과정에서 주도력을 발휘할 필요도 있다. 한일 양국에서 수전해 장치의 개발
및 개량 기술 개발에 협력하면서 양국시장의규모의경제성을발휘하고각분야에서분업협력하는방안도고려할수있다. 한일기업간에서
공통 기술 표준을 만들어서 제품 구조의 모듈화를 추진해 한일 양국기업이 서로 강점 분야의 모듈 생산에 집중하면서 규모의 경제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일 양국이 궁극적으로는 한일 양국에서 재생에너지를 수분해 하여 만든 수소를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해서 각 제조업에
수소 원료를 공급하는 구조를 구축해야 하지만 수소의 생산 비용이 높은 과도기에는 해외에서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이를 수송하는 국제물류망을 구축하여
한일 양국의 석탄화력 발전소나 가스화력 발전소 등에서 암모니아를 혼합연소 하는 사업에서 우선 한일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이러한 암모니아 국제 수송 및 물류망을 점차 수소 물류망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전력분야에서는차세대태양광발전기술, 해상풍력, 원자력, V2G 등에서의조기상용화기술협력과분업생산 협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차세대
원자력 분야에서는 일본이 이미 기초 기술을 개발한 고온 가스로의 상용화 연구와 함께 이를 활용한 수소 생산기술의 상업화 협력 사업 등이 고려할
수 있다. 신기술을 실증 실험로에서 검증하면서 실제 상용화 원전으로 스케일업 하는 데 있어서는 일본의 원자력 가동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면 한일간 협력의 이점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원전의 기동성을 높이는 기초기술을 개발한
상황이며, 이를 상용화할 경우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믹스의 전력 관리 효율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며, 한일에서 상용화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의 불규칙성이 강하며, 이에 대응하는 데에 기동 시간이
짧은 가스발전으로 보완하겠다는 정책 방향은 비용부담, 글로벌 가스 에너지 위기로 어려움이 가중, 재생에너지와 원전 믹스의 중요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나 이를 위해서는 원전의 기동 시간을 단축하는 기술이 개선되면
유리할 것이다.
수송 분야에서는 전략적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한일 양국에서 경합이 심화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및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협력이 강화될 것이다. 닛산자동차와 협력관계에 있는 르노는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제휴관계에 있으며, 향후 르노-닛산
연합도 전기차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자연스럽게 LG에너지솔루션과닛산의협력관계도강화될것으로보인다. 또한혼다도 LG에너지솔루션과밀접한관계에 있는 GM과의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일본 시장이나 중국 시장에서 일본기업과 중국기업의 배터리 산업협력도
강화되고 있으나 한미일 공조로 중국 배터리를 견제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도 감안하면 한일 배터리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서 배터리 관련 소재 분야에서의 리사이클 협력, 관련
자원 공동개발 협력도 한미일 공조체제를 중심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안정화협력
미중 패권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자원의 수급 불안 등 악화되는 공급망 문제에서 한일이 협력하여 공급망 안정화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각국의 경제안보 논리 강화 속에서 정치논리로 자유로운 시장질서, 기업
활동이 억제되는 것은 경제적 이익 훼손과 함께 그 자체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조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RCEP, CPTPP 등의 지역협정에서 중국의 시장자유화를 촉진하고, 미국 보호주의를 견제하고, 한일 간에서도 역사문제 등 정치 문제와 경제 문제의 분리를 정부, 기업
차원에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일 양국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거점에서도 서로 협력하고 있는 한편 한일 양국의 본국과 제3국의 제조거점이 아시아 역내의 중요한 서플라이체인의 축이며, 최근의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산업 등의 생산 차질 문제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협력하는 이점을 추구할 수 있다.
한일 기업은 공급망 리스크에 대해 자사나 직계 자회사, 2차 조달선을
대상으로 한 서플라이체인 리스크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인식, 3차 조달선 및 산업 전체적
차원 및 다른 산업을 포함한 거시적 차원의 서플라이체인 정보 점검, 리스크 대응체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산업 및 거시적 차원에서의 서플라이체인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는 일본기업도 자사만으로는 어렵다는 인식이며, 한국기업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한일 기업으로서는 각국과의 협조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한일 간에서 무역 정보망 등을 연계하면서 공급망의 정보를 공유하고 각종 위험이나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강화하는
데에 협력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또한 세계 전자기업의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중국과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한국의 파운드리 제조 거점 기능을 강화하여 한미일 간에서 반도체 및 전자 산업의 공급망을 재편 및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일 것이다. 아울러 한미일 간에서 차세대 반도체 연구협력체제를 강화하거나 기존 반도체 기업간에서의
한일 자본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일제3국협력사업을탈탄소분야등에서재강화
부진을 보이고 있는 한일 제3국 협력 사업을 탈탄소 관련 분야 등에서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한일의 공동이익이 될 것이다. 한일
양국은 그동안 동남아, 중동 등에서 자원 개발, 발전 인프라
사업 등의 프로젝트를 현지 기업, 지자체와 협력하면서 공동 추진해 왔다. 이러한 한일 협력체제는 프로젝트에 수반되는 자원, 전력 등의 각종
가격 변동, 예상 수요 량의 변화, 자금 사정 변화 등의
각종 리스크를 분담해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
한일 협력 프로젝트에서 금융기관의 협조 융자와 함께 양국 수출입 은행의 저금리 정책 자금도 활용해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 왔다. 다만, 2019년 이후 일본정부계
국책은행인 JBIC나 한국수출입은행 등의 신규 정책자금 융자는 부진한 상태이며, 이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과제가 될 것이다. 한일간의 관계 개선을
통해 양국의 국책 은행이 금융지원을 제공하면서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예를 들면 기존의 화석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등에서 재생에너지, 그린 혁명 관련 녹색 광물 및 가공 공장 프로젝트 등을 한일 공동으로 모색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사회의 본격적인 이행의 전 단계로서 암모니아와 석탄의 혼합연소 등에서 한일 간 협력 사업을 추진하여 암모니아
및 수소 사회로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 동남아 등에서는 화력발전소에 의존해야
할 상황 속에서 탈탄소화를 해야 할 어려움이 있는데, 한일 양국은 자국내에서의 암모니아 혼합발전에 주력하는
한편, 아시아 역내 각국에서의 협력 사업 확대에 주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암모니아는 연소해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수소를 운반하는 수단으로서
활용 가능하다. 호주, 미국 등에서의 재생 에너지 기원의
그린 암모니아, 가스 활용 블루 암모니아 생산 및 수송망 구축 사업 등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마트시티 관련 프로젝트 등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인프라 비즈니스의 고도화를 촉진하여, 기존의 발전 분야의 공동진출 사업에서도 에너지 및 전력의 디지털화에 주력하여 에너지 효율의 제고와 탈탄소화를
촉진할 수 있다. 인프라 사업에서도 기존의 화력발전의 비중을 줄이고 스마트 전력망을 확장하면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그린 인프라 관련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참고 문헌>
- 한일경제협회,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 회의자료, 2022.5.30.
- 아베
마코토, 한일경제관계의 새로운 전개, 아시아경제연구소, 2021.3.
- 이지평, 일본의 차세대 그린 에너지 기술혁신 트렌드와 시사점,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202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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