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정의당을 곱씹어보려면 정영태의 <파벌>을 읽어보아야 한다. 물론 이 책은 한계가 크다. 정영태는 연구자로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자주파와 평등파 모두를 비판한다. 그런데 사실 이 문제는 1980년대 학생운동권 내의 대립에서, 아니 그 이전의 혁명운동이 처음 시작했을 때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수백년에 걸쳐 변혁운동 내에서 반복되어온 문제가 한국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대중성과 조직을 갖춘 NL 집단과 이론적 정합성은 있지만 대중성을 갖추지 못한채 끊임없이 분열하는 PD 계열 간의 대립은 조금 추상화해서 말하자면 이론과 실천 간의 괴리를 제대로 통합해내지 못했기에 나타났던 문제이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알튀세르 같은 이가 마르크스주의의 위기를 논한 것도 결국 다 이 문제 때문이다. 대중성을 갖추면서도 동시에 이론적으로 잘 훈련되고 조직된 정당을 만들어내는 건 수백년을 넘게 논쟁하고 싸웠지만 아직도 온전히 해결되지 못한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여 집권에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레닌의 볼셰비키 집단조차도 레닌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권위라는 '인적' 지배에 기대고 있었다는 게 스탈린 집권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았나. 스탈린 사상을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는데 스탈린은 이 문제를 국가에의 완전한 통합을 통해 해소하고자 하였다. 그의 '컨베이어 벨트' 비유는 이걸 극대화해서 보여준 상징과도 같다. 아무튼 이 문제를 깊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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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파벌 - 민주노동당 정파 갈등의 기원과 종말 정영태 (지은이)
이매진201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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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최초의 원내 진출 진보정당 민주노동당, 그 8년에 걸친 정파 갈등의 역사.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한때는 한솥밥을 먹던 두 진보정당의 ‘협상 결렬’의 근원을 다시 한 번 돌아본다. 과거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에서 일했지만 정파 갈등에 무력감을 느끼고 당을 떠난 이력을 가진 <파벌>의 저자 정영태는 민주노동당 창당에서 분당에 이르는 정파 갈등의 역사 속에서 그 성찰과 반성의 길을 찾는다.
민주노동당은 1980년대 사회주의 정치·사회운동에서 이어져온 다양한 정파 조직들이 연합해 탄생했다.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같은 꿈을 품고 호기롭게 손을 잡았지만, 창당 8년 뒤 결국 분당이라는 결말을 가져온 원인은 ‘파벌 갈등’이었다. 서로 다른 이념과 조직 문화를 가진 이 ‘파벌’들의 동거와 결별. 과연 필연적으로 파국을 내재한 동상이몽이었을까, 아니면 피할 수 있는 비극이었을까? <파벌>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민주노동당 창당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한국의 진보적 정치·사회운동의 양대 축인 민족해방 계열(자주파)과 민중민주 계열(평등파)이 학생운동권에서 어떻게 분화하고 또 시민사회로 퍼져나갔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정파 조직들이 조직 문화, 김대중을 중심으로 한 보수 야당이나 북한을 향한 태도 등 이념과 노선에서 어떤 차이를 품고 있었는지 주요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뜯어본다. 그리고 이렇듯 차이가 뚜렷한데도 큰 갈등 없이 하나의 정당으로 합류하게 된 시대적 배경 또는 양대 파벌이 갖고 있던 기대에 관해서도 지적한다.
목차
들어가며>> 5
1장>> 서론 ― 어느 정당의 ‘정당’한 파벌들 11
2장>> 이론 ― 창당과 분당에 관한 21
1. 조직 통합을 통한 창당 23
2. 파벌연합 정당의 분당 32
3장>> 창당 ― 정치운동 조직의 ‘연합’ 45
1. 민주노동당 파벌의 기원과 성격 47
2. 한 지붕 두 가족의 탄생 60
3. 통합의 유인과 분열의 불씨 77
4장>> 파벌 ― 민주노동당 파벌의 특징과 갈등 요인 81
1. 파벌, 지배적인 균열 구조 83
2. 파벌의 특징과 갈등 요인 90
3. 제도 정비와 민주노동당의 성장 98
CMS 도입과 제도 정비 98
성장 그리고 원내 진출 105
5장>> 갈등 ― 두 번의 총선과 두 번의 대선 111
1. 2000년 창당부터 2004년 총선까지 114
2. 2004년 총선 이후 2007년 대선까지 117
사건과 진상 ― 당규와 당권을 둘러싼 갈등 119
정파 셋팅 선거 ― 제도를 둘러싼 파벌 갈등 128
이념과 노선을 둘러싼 갈등 159
열린우리당 ‘개혁 공조’와 ‘2중대론’|북한의 핵 보유 선언과 지하 핵실험|‘일심회’|사회연대전략|‘코리아 연방공화국’
6장>> 분당 ― 거세진 파벌 갈등과 탈당 사태 213
1. 거세진 파벌 갈등 215
대선 패배와 종북·패권주의 논쟁 215
갈등의 확산과 비대위의 좌초 248
2.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다 251
격화된 갈등 252
탈당과 신당 창당 281
7장>> 결론 ― 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해 287
1. 한 번의 비극을 돌아보며 289
2. 또 한 번의 희극을 막기 위해 296
참고문헌>> 301
찾아보기>> 445
부록>> 323
1. 민주노동당 기구 변화 325
2. 첫 번째 시기의 파벌 갈등과 처리 방식 328
3. 두 번째 시기의 주요 파벌 갈등과 처리 방식 330
4. 북한 핵개발 과정과 북미 갈등(1950년대 후반~2009년 5월) 336
5. 북한 핵 관련 사건과 당내 파벌 갈등 ― 1차(2002년 10월~2003년 7월) 338
6. 북한 핵 관련 사건과 당내 파벌 갈등 ― 2차(2005년 2월) 340
7. 북한 핵실험 관련 당내 파벌 갈등 ― 3차(2006년 10월) 342
8. ‘일심회’ 사건 관련 일지 354
9. 2007년 대통령 선거 슬로건을 둘러싼 파벌 갈등 361
10. 세 번째 시기 주요 갈등과 처리 방식 370
11. 지식인들의 개입 426
12. 평등파 계열 당원의 탈당과 신당 건설 과정 ─ 2008년 1월부터 4월 총선까지 428
접기책속에서
P. 25 민주노동당 내 파벌 갈등을 분석하면서 서로 갈라설 정도로 갈등이 격렬한 파벌들이 애초에 어떤 이유와 과정으로 민주노동당에 합류했는지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민주노동당 내에서는 갈등 관계에 있는 파벌들이 하나로 합류할 당시에는 상호 관계가 그만큼 나쁘지 않던 것인지, 아니면 심각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만한 잠재적인 요인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인지, 그 점을 충분히 고려해 파벌 간의 경쟁을 생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제도와 리더십을 구비하지 못했던 것인지 하는 의문들이 생겼다. 접기
P. 56 특히 한국의 다른 정당과 비교하면, 당의 분열 사태가 발생할 때까지도 ‘명분을 위한 파벌’의 성격이 더 강했다고 할 수 있다. 현 시기 한국 사회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넘어서는 (양립하기 어렵고 타협의 여지가 없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북한과 보수 야당(주로 자유민주주의 정당)에 대해서 반미 자주의 민족해방 · (일반)민주주의 실현을 당면 과제로 여기는 전자(자주파)는 우호적이고 또한 협력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반면, 반파쇼 · 반독점의 계급해방을 당면과제로 삼는 후자(평등파)는 적대적으로 대하지는 않았지만 진보정치의 실현에 방해물로 여기고 견제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전자(특히 주사파)가 지향해야 할 이상사회로 보는 반면 후자는 ‘봉건왕조’ 체제로서 극복 대상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서로 용납하기 어려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접기
P. 80 그러나 상호 신뢰의 형성이라는 조건은 충족되지 않았다. 조직의 존립에 대한 위협이 지나치게 커서 대북 인식 등 통합 당시까지 남아 있던 노선-정책의 차이나 상대방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인 이미지가 초래할지도 모르는 갈등의 발생과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그 결과 창당 이후 발생할 수밖에 없었을 파벌 간의 갈등과 대립을 통제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제도, 양립하기 어려운 양대 파벌의 조직 문화를 넘어서는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충분히 깨닫지 못했고 따라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이것이 결국 이후 분란의 불씨가 됐다. 접기
P. 177 김 최고위원은 민주노동당이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의 공식 입장은 북핵의 자위적 성격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른 평등파 최고위원들도 동의하면서 정책위의장을 비판했다. 홍승하 최고위원은 “민주노동당은 자위적 수단을 포함해 모든 핵 사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고, …… 이런 평등파 최고위원들의 비판과 주장에 대해서 자주파 최고위원들은 미국의 대북한 적대정책을 중점적으로 비판하고 북한 핵무기의 자위적 성격은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예를 들면, 자주파에 속하는 김은진 최고위원은 “미국이 계속 적대적 대북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북한은 체제 안정을 위해 핵실험을 선택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북한 체제 보장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주지 않으면서 핵 포기 입장만 전달하는 것은 무책임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접기
P. 219~220 최고위원회와 확대간부회의 그리고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열리던 26일 그날 조승수는 K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24일의 《경향신문》 기고보다 더 직접적인 표현으로, 그리고 앞선 평등파의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좀더 직설적으로 자주파를 ‘친북주의’ 세력으로 규정·비판하면서 분당론을 제기했다. “이른바 (당내) 친북 세력은 그간 북한 핵실험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거나 북에 대한 정보보고를 하는 당 간부가 있다든지 해서 국민들과 민주노동당을 아는 분들로 하여금 굉장히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면서 “진보적 가치와 기준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서민생활을 책임질 수 있는 활동과 정책을 하지 않는다면 같이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까지도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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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정영태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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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오스틴) 정치학과 박사학위 취득.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현재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주요 저작
《한국정치의 희망찾기》(2004), 《신자유주의시대 한국사회의 변화와 진보정당》(2005), 《파벌: 민주노동당 정파갈등의 기원과 종말》(2011), 《동아시아 3국의 사회변동과 갈등관리》(2015), 《국회의원도 소환하라: 국민소환제》(2021, 공저) 등
최근작 : <갈등 공화국과 국제이주민>,<국회의원도 소환하라!! 국민소환제>,<동아시아 3국의 사회변동과 갈등관리> … 총 10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이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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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세상의 모든 처음>,<한 스님>,<이렇게 누워만 있어도 괜찮을까>등 총 100종
대표분야 : 여성학/젠더 12위 (브랜드 지수 30,194점), 환경/생태문제 19위 (브랜드 지수 6,70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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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진보의 ‘한 지붕 두 가족’은 왜 함께할 수 없었을까?
종북 · 패권 논쟁, 대선 패배와 비대위 좌초, 그리고 탈당 사태
진보정당의 새로운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그 갈등과 분열, 연대와 통합의 변증법!
갈림길에 선 진보정치, ‘분당’이라는 과거에 길을 묻다
한동안 시끄러웠다. 한쪽에서는 ‘진보 대통합’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쪽에선 가치와 지향의 차이를 무시하고 덩치만 불리는 ‘묻지마 통합’이 능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설왕설래와 지난한 논쟁 끝, 마침내 합의안이 테이블에 올랐으나 타결 일보 직전인 것 같던 협상은 결국 결렬됐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한때는 한솥밥을 먹던 두 진보정당 이야기다. 그리고 협상이 깨진 자리에는 여전히 걱정스런 말들이 떠돈다. 그 자리에 남은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진보정당’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인 탓이다.
《파벌 - 민주노동당 정파 갈등의 기원과 종말》은 이 ‘협상 결렬’의 근원을 다시 한 번 돌아보자고 말하는 책이다. 이미 한 차례 결별한 이력이 있는 두 정당이 다시 손잡으려 한다면, 어느 쪽에 서 있든 한국 사회에서 진보정당운동을 계속 고민하려 한다면, 또 같은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그것을 가능하게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지난 시절의 경험에서 찾아보자는 제안이다. 과거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에서 일했지만 정파 갈등에 무력감을 느끼고 당을 떠난 이력을 가진 《파벌》의 저자 정영태는 민주노동당 창당에서 분당에 이르는 정파 갈등의 역사 속에서 그 성찰과 반성의 길을 찾자고 말한다.
최초의 원내 진출 진보정당 민주노동당, 그 8년에 걸친 정파 갈등의 역사
민주노동당은 1980년대 사회주의 정치·사회운동에서 이어져온 다양한 정파 조직들이 연합해 탄생했다.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같은 꿈을 품고 호기롭게 손을 잡았지만, 창당 8년 뒤 결국 분당이라는 결말을 가져온 원인은 ‘파벌 갈등’이었다. 서로 다른 이념과 조직 문화를 가진 이 ‘파벌’들의 동거와 결별. 과연 필연적으로 파국을 내재한 동상이몽이었을까, 아니면 피할 수 있는 비극이었을까?
《파벌》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민주노동당 창당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노동당 창당의 주역인 다양한 정파 조직들의 역사에서 거꾸로 정파 갈등의 단초를 찾아보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의 진보적 정치·사회운동의 양대 축인 민족해방 계열(자주파)과 민중민주 계열(평등파)이 학생운동권에서 어떻게 분화하고 또 시민사회로 퍼져나갔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정파 조직들이 조직 문화, 김대중을 중심으로 한 보수 야당이나 북한을 향한 태도 등 이념과 노선에서 어떤 차이를 품고 있었는지 주요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뜯어본다. 그리고 이렇듯 차이가 뚜렷한데도 큰 갈등 없이 하나의 정당으로 합류하게 된 시대적 배경 또는 양대 파벌이 갖고 있던 기대에 관해서도 지적한다.
창당 이후의 갈등을 시간 순으로 따라가면서 ‘자주파’와 ‘평등파’의 차이가 어떻게 서서히 파벌 갈등으로 격화됐는지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창당에서 2004년 총선, 2004년 총선에서 2007년 대선, 2007년 대선 이후 탈당과 신당 창당까지 세 시기로 구분해 파벌 갈등의 특징을 분석한다. 창당 초기의 갈등은 주로 지역 수준에서 발생하고, 정치적 리더십의 중재로 무난하게 해결됐다. 취약한 조직 기반을 확대하고 선거에 대비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서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원내 진출에 성공하고 몸집을 불려나갈 무렵인 두 번째 시기의 갈등은 좀더 본격화됐다. ‘정파 셋팅 선거’나 ‘일심회’ 사건, 열린우리당 ‘2중대론’, 북핵에 관한 태도 등 당내 제도와 각 파벌의 이념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이다. 좀처럼 좁혀지기 어려운 두 파벌 간의 치명적인 차이를 조율하지 못한 채 당이 성장하면서 심각한 갈등이 싹트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07년 대선 이후 몇 달 동안 벌어진 논쟁과 상호 비방, 탈당 사태를 낱낱이 기록한 대목에서는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이 어떻게 수포로 돌아갔고, 분당에 이르게 한 ‘종북주의’, ‘패권주의’ 논쟁이 어떻게 지금까지 이어져 재연되고 있는지 거꾸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공식 문서, 인터넷 신문을 포함한 언론 매체의 보도, 인터넷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한 당원들의 카페나 블로그 글, 그리고 주요 정파에서 리더 또는 브레인 구실을 한 인사들과 부산, 울산, 경기도 등 주요 지역의 당직자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민주노동당 정파 갈등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본문에 미처 담지 못한 내용은 방대한 양의 부록에 담았다. 풍부한 인용과 사건별, 시간 순으로 정리된 부록의 관련 자료는 당시의 정황을 생생하고 또 자세하게 기록한다. 이것은 그 자체로 한국 진보정당운동의 역사를 보여주는 충실한 사료이자 참고 자료다. 한국 최초로 원내 진출에 성공한 진보정당이 어떤 갈등과 뼈아픈 분열을 헤쳐 나왔고, 또 그 과정에서 어떤 말이 오가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하기를 요구하는 ‘비망록’인 것이다.
또 한 번의 희극을 막기 위해 되돌아보는 한 번의 비극
한국 사회의 진보정당운동이 막다른 골목을 만났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들려온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논의의 추이를 둘러싸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 역시 습관처럼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또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과연 진보정치의 발전을 방해하는 ‘분열’인지 아니면 따로 또 같이할 수 있는 ‘연대’의 초석이 될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급한 통합이 가져오는 비극을 경계하자고 말하는 《파벌》은 민주노동당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시사점도 정리하고 있다. 영향력 있는 ‘통합진보정당’을 꿈꾸는 이든 진보정치의 ‘등대’가 되려 하는 이든, 진보정당운동의 위기에 맞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사람들에게 《파벌》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가늠하고 또 기획하는 실마리가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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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분포
9.0
민감하고 불편한 이야기지만 해야하고 들어야 한다.
낮에뜬별 2011-09-09 공감 (3) 댓글 (0)
책의 완성도가 훌륭해서 오히려 읽는 내내 더 마음이 아렸다. 정파간 대립은 무협지를 방불케 하는 재미마저 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해부당하는 대상이자 멸문지화를 당할 위기에 놓인 쪽이 진보라는 사실뿐.
swpark612 2013-01-05 공감 (2) 댓글 (0)
국민은 이권을 위한 파벌이 아니라 신념과 국민을 위한 진정한 파벌을 원한다
곧미남 2011-09-19 공감 (1) 댓글 (0)
마이리뷰
파벌은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이 책을 읽은 건 꽤 되었다. 이제서야 리뷰를 쓰는건 파벌의 문제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민주노동당'의 성립과 발전 그리고 해체에 대한 논의이자 그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파벌들에 대한 연구다. 난, 사실 엉뚱한 생각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민주노동당이 분당하여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으로 갈라졌을때, 그때 결정적으로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었다. 진보적 자유주의자까지 지원했던터에 좀더 명확하게 정치적 의견을 지니고자 지지했던 정당은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후 쪼개져 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고 안타까워 했으며 진보정당의 퇴보를 걱정했다. 그리고 그 분당의 내부에서 이른바 '파벌'의 존재가 버티고 있었다.
민주노동당이 특정 파벌의 지배정당으로 자리매김 되면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당헌과 당규가 존재함에서 당헌과 당규에 따라 일이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각 파벌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루어지는 정당활동은 어차피 힘겨울 것이란 건 분명하다. 파벌의 존재가 문제가 아니라 파벌의 자신의 이해관계에 당을 종속시키는 순간 그 당이 가지는 생명력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상 정치적 견해도 틀리고 조직문화도 틀린 두 정파에 한 지붕에 거주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하나다. 각개로는 생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그리고 서로 규칙을 세워 일정한 룰 안에서 타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커다란 신뢰를 가진 두 집단은 그러나 실질적이고 내용적인 민주주의를 당내에서 발전시키기 보다는 형식적으로 숫자로 결정하는 민주주의로 상대방을 제압한다. 그 결과는 패권에 대한 불만과 통일되지 못한 당의 노선으로 귀결되었다.
그리고 분당... 종북논쟁을 떠나서 사실상 상대방에 대한 적대심과 앙금은 치유할 수 없는 지경이었을지 모른다. 자주파는 어떤 형식이던 당을 쪼개려는 분파적 행위에 대해 용서할 수 없었고 평등파는 정파적 견해를 당의 견해로 내세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자주파의 패권적 행태에 넌덜머리가 난 상태였다. 그리고 쪼개진 당은 점차 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 책은 그 과정과 이유와 그들이 같이 당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노선까지 점검해 주고 있다. 일단 이 책의 미덕은 과거를 조망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실상 실질적인 정파의 주체들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진보진영의 단일한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총선을 앞두고 재 통합논의가 벌어졌을때 이 책을 통해 난 왜 같은 진보진영 사람들이 분열하고 갈등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이정희 의원 측이 선거부정을 했고 그 배후에는 경기동부라는 조직이 있다는 세간의 논의 때문에 구해서 읽은 것이고, 경기동부라는 조직은 알음 알음 그 전설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었기에 전설의 실체을 알고 싶다는 욕망때문에 집어들었던 것이다.
다시 생존하기 위해 통합을 시도하고 일부는 거부했지만 '국민참여당' 까지 아우르는 대통합을 이룬 통합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그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들은 심상지 않아 보인다. 내부 선거에 대한 부정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통합을 하고도 정파의 이익을 위해 구태의연하게 당을 운영했던 정황이 여기 저기에서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알 수 없고 경과를 기다려야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해야한다. 정파적 이익을 전체에 이익에 앞서는 정당활동으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 부분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전제되지 않으면 현재의 통합진보당은 과거를 다시 되풀이 할지 모른다. 첫번째는 비극으로 끝났지만 두번째는 희극으로 마감될 것이다. .... 그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하는지....
- 접기
머큐리 2012-04-23 공감(2)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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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이면
끝냈다. 그런데, 끝냈다고 할 수 있을까. 책 뒤 도표로 정리된 논점별 쟁투의 내용은 보지 못했다. 중간중간 도표로 정리된 정책에 대한 정파간 입장 차도 읽어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글들을 마쳤다고 '끝냈다'고 쓰고, 다시 읽지는 않을 것이다.
평생을 운동에 바친, 그래 선의로 삶을 굴려온 사람들이 날을 세워 싸우고 결국은 갈라선 과정이 나는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것이다. 대중이라면 아예 모를 그 정치적 파벌이 어떻게 노출되고, 결국 분당으로 이어진 민주노동당에 대하여 궁금했던 것이다.
이건 이미 지나간 일이고, 나는 그저 나의 오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읽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다시 올해의 선거에서 다른 정파와의 연합으로 결국 내가 사랑해 마지 않던 이름의 당이 그 이름을 버리는 순간을 보고, 또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대중 앞에 만신창이의 모습을 드러내는 중에 읽게 되었다. 나는 이런 상황을 바랬던 것은 아니다. 책 속에서 벌어지는 논쟁은 현재진행형이고 나는 책에서 이기기 위해 무시한 과정에 대해 생각한다. 이길지 말지 고민하다가 선택하지 못한 정파나, 결국엔 이길 것이므로 선택하지 못한 정파나.
대중정당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고, 대중정당은 어때야 하는가도 생각하고, 리더십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헌신이나 희생,으로 운동하는 것에 두려운 마음이 되고,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하고, 과정들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의도와는 다른 결과들과 질 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선택하지 못하는 제도들에 대해서도.
간절히 이기고 싶었던 적 없었던 마음을 간절히 이기고 싶었던 마음에 내어준 지난 선거 다음에 희망을 부수는 당의 내분을 보면서 무얼 지키고 무얼 버릴지 선택하기는 늘 언제나 어렵다고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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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12-06-1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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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함께 할 수 있을까?
국정원이 주도한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태의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벼랑 끝에 몰린 국정원이 이제는 국가보안법 적용도 모자라서 내란음모라는 별별 말을 다 만들어내는구나라는 생각 하나와 주사파가 꼴통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설마 이 정도로 꼴통일까라는 생각이었다. 통합진보당은 녹취록이 국정원의 조작이라고 항변했었지만 우습게도 나중에는 녹취록의 내용이 농담이었다는 정말 웃기지도 않는 대답을 하였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과거 민주노동당이 분당했을 때를 다시 한 번 복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민주노동당이 1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고, 양당체제가 공고한 한국사회에서 20%에 육박하는 정당지지율을 얻었던 2004년, 그해 민주노동당에 당원으로 가입했었다. 내가 공부했던 학회가 PD계열의 모임이었고, 친했던 과선배가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 연대'(이하 전진)에서 활동했었기에 나는 평등파라는 의식을 갖고 있기는 했었지만, 전진이니 해방연대니 울산연합이니 하는 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었다.
파벌의 존재에 대해서는 언뜻 들었었지만, 사실 나에게 큰 관심이 되지 않기도 했었다. 지금도 그러하겠지만 당시 대학가에서 운동권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고, 평등파니 자주파니 나누기 전에 반운동권세력과 대립하는 게 먼저였었다. 그렇기에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재연이 누나가 민주노동당학생위원회(이하 민노학위) 업무를 도와달라고 하였을 때 거리낌 없이 누나를 도와 여러 활동들을 했었다.
파벌문제는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이미 이전에 당권 장악을 위한 위장전입이라든지, 가짜 진성당원 그리고 셋팅 선거 등을 통해서 붉어져 나왔었다. 그러나 내가 파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북핵 문제 때문이었다. 이 책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되는 부분인데 탈핵을 주장하는 진보정치세력이 '자위권'이라는 명분으로 북한의 핵을 용인하는 게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심회' 사건을 겪으면서 많은 충격을 받었었다. 당의 정보를 북으로 넘긴 사람들을 단지 오랜 기간 '헌신'했다는 이유만으로 용서하자고 하는 그들의 논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분당의 책임이 모두 자주파에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종북'이라는 용어를 통해 함께 동거동락한 자주파를 옭아매는 프레임을 만들고, 수구세력의 이데올로그인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를 해준 평등파 역시 분당에 책임이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민주노동당의 분당 이후 한국 진보정치세력의 세는 점점 줄었으며, 그 전망도 가히 좋지 않다. 물론 진보정치세력이 소수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통합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보정치가 다시금 이 땅의 민중들에게 희망이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합의가 가능한 수준에서부터 서로 합의해 나가며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이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다시 함께 한다면 그 길은 수많은 갈등으로 점철된 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예전에 함께 불렀던 민주노동당의 당가차럼 '인간이 인간답게, 사회가 평등하게, 노동이 아름답게,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하는 게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평등파와 자주파가 다시 통합의 길로, 한 정당 안에서 함께 나아가기는 참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니 힘든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슨한 선거연합에 따위라도 좋으니 서로가 힘을 합쳐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희망 역시 버릴 수가 없었다. 지금 중요한 건 우리끼리 싸우는 게 아니기에, 60~70년대로 회귀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진보의 가치를 함께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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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하는청년 2013-09-19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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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쪽
책소개
최초의 원내 진출 진보정당 민주노동당, 그 8년에 걸친 정파 갈등의 역사.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한때는 한솥밥을 먹던 두 진보정당의 ‘협상 결렬’의 근원을 다시 한 번 돌아본다. 과거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에서 일했지만 정파 갈등에 무력감을 느끼고 당을 떠난 이력을 가진 <파벌>의 저자 정영태는 민주노동당 창당에서 분당에 이르는 정파 갈등의 역사 속에서 그 성찰과 반성의 길을 찾는다.
민주노동당은 1980년대 사회주의 정치·사회운동에서 이어져온 다양한 정파 조직들이 연합해 탄생했다.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같은 꿈을 품고 호기롭게 손을 잡았지만, 창당 8년 뒤 결국 분당이라는 결말을 가져온 원인은 ‘파벌 갈등’이었다. 서로 다른 이념과 조직 문화를 가진 이 ‘파벌’들의 동거와 결별. 과연 필연적으로 파국을 내재한 동상이몽이었을까, 아니면 피할 수 있는 비극이었을까? <파벌>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민주노동당 창당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한국의 진보적 정치·사회운동의 양대 축인 민족해방 계열(자주파)과 민중민주 계열(평등파)이 학생운동권에서 어떻게 분화하고 또 시민사회로 퍼져나갔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정파 조직들이 조직 문화, 김대중을 중심으로 한 보수 야당이나 북한을 향한 태도 등 이념과 노선에서 어떤 차이를 품고 있었는지 주요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뜯어본다. 그리고 이렇듯 차이가 뚜렷한데도 큰 갈등 없이 하나의 정당으로 합류하게 된 시대적 배경 또는 양대 파벌이 갖고 있던 기대에 관해서도 지적한다.
목차
들어가며>> 5
1장>> 서론 ― 어느 정당의 ‘정당’한 파벌들 11
2장>> 이론 ― 창당과 분당에 관한 21
1. 조직 통합을 통한 창당 23
2. 파벌연합 정당의 분당 32
3장>> 창당 ― 정치운동 조직의 ‘연합’ 45
1. 민주노동당 파벌의 기원과 성격 47
2. 한 지붕 두 가족의 탄생 60
3. 통합의 유인과 분열의 불씨 77
4장>> 파벌 ― 민주노동당 파벌의 특징과 갈등 요인 81
1. 파벌, 지배적인 균열 구조 83
2. 파벌의 특징과 갈등 요인 90
3. 제도 정비와 민주노동당의 성장 98
CMS 도입과 제도 정비 98
성장 그리고 원내 진출 105
5장>> 갈등 ― 두 번의 총선과 두 번의 대선 111
1. 2000년 창당부터 2004년 총선까지 114
2. 2004년 총선 이후 2007년 대선까지 117
사건과 진상 ― 당규와 당권을 둘러싼 갈등 119
정파 셋팅 선거 ― 제도를 둘러싼 파벌 갈등 128
이념과 노선을 둘러싼 갈등 159
열린우리당 ‘개혁 공조’와 ‘2중대론’|북한의 핵 보유 선언과 지하 핵실험|‘일심회’|사회연대전략|‘코리아 연방공화국’
6장>> 분당 ― 거세진 파벌 갈등과 탈당 사태 213
1. 거세진 파벌 갈등 215
대선 패배와 종북·패권주의 논쟁 215
갈등의 확산과 비대위의 좌초 248
2.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다 251
격화된 갈등 252
탈당과 신당 창당 281
7장>> 결론 ― 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해 287
1. 한 번의 비극을 돌아보며 289
2. 또 한 번의 희극을 막기 위해 296
참고문헌>> 301
찾아보기>> 445
부록>> 323
1. 민주노동당 기구 변화 325
2. 첫 번째 시기의 파벌 갈등과 처리 방식 328
3. 두 번째 시기의 주요 파벌 갈등과 처리 방식 330
4. 북한 핵개발 과정과 북미 갈등(1950년대 후반~2009년 5월) 336
5. 북한 핵 관련 사건과 당내 파벌 갈등 ― 1차(2002년 10월~2003년 7월) 338
6. 북한 핵 관련 사건과 당내 파벌 갈등 ― 2차(2005년 2월) 340
7. 북한 핵실험 관련 당내 파벌 갈등 ― 3차(2006년 10월) 342
8. ‘일심회’ 사건 관련 일지 354
9. 2007년 대통령 선거 슬로건을 둘러싼 파벌 갈등 361
10. 세 번째 시기 주요 갈등과 처리 방식 370
11. 지식인들의 개입 426
12. 평등파 계열 당원의 탈당과 신당 건설 과정 ─ 2008년 1월부터 4월 총선까지 428
접기책속에서
P. 25 민주노동당 내 파벌 갈등을 분석하면서 서로 갈라설 정도로 갈등이 격렬한 파벌들이 애초에 어떤 이유와 과정으로 민주노동당에 합류했는지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민주노동당 내에서는 갈등 관계에 있는 파벌들이 하나로 합류할 당시에는 상호 관계가 그만큼 나쁘지 않던 것인지, 아니면 심각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만한 잠재적인 요인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인지, 그 점을 충분히 고려해 파벌 간의 경쟁을 생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제도와 리더십을 구비하지 못했던 것인지 하는 의문들이 생겼다. 접기
P. 56 특히 한국의 다른 정당과 비교하면, 당의 분열 사태가 발생할 때까지도 ‘명분을 위한 파벌’의 성격이 더 강했다고 할 수 있다. 현 시기 한국 사회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넘어서는 (양립하기 어렵고 타협의 여지가 없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북한과 보수 야당(주로 자유민주주의 정당)에 대해서 반미 자주의 민족해방 · (일반)민주주의 실현을 당면 과제로 여기는 전자(자주파)는 우호적이고 또한 협력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반면, 반파쇼 · 반독점의 계급해방을 당면과제로 삼는 후자(평등파)는 적대적으로 대하지는 않았지만 진보정치의 실현에 방해물로 여기고 견제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전자(특히 주사파)가 지향해야 할 이상사회로 보는 반면 후자는 ‘봉건왕조’ 체제로서 극복 대상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서로 용납하기 어려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접기
P. 80 그러나 상호 신뢰의 형성이라는 조건은 충족되지 않았다. 조직의 존립에 대한 위협이 지나치게 커서 대북 인식 등 통합 당시까지 남아 있던 노선-정책의 차이나 상대방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인 이미지가 초래할지도 모르는 갈등의 발생과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그 결과 창당 이후 발생할 수밖에 없었을 파벌 간의 갈등과 대립을 통제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제도, 양립하기 어려운 양대 파벌의 조직 문화를 넘어서는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충분히 깨닫지 못했고 따라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이것이 결국 이후 분란의 불씨가 됐다. 접기
P. 177 김 최고위원은 민주노동당이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의 공식 입장은 북핵의 자위적 성격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른 평등파 최고위원들도 동의하면서 정책위의장을 비판했다. 홍승하 최고위원은 “민주노동당은 자위적 수단을 포함해 모든 핵 사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고, …… 이런 평등파 최고위원들의 비판과 주장에 대해서 자주파 최고위원들은 미국의 대북한 적대정책을 중점적으로 비판하고 북한 핵무기의 자위적 성격은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예를 들면, 자주파에 속하는 김은진 최고위원은 “미국이 계속 적대적 대북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북한은 체제 안정을 위해 핵실험을 선택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북한 체제 보장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주지 않으면서 핵 포기 입장만 전달하는 것은 무책임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접기
P. 219~220 최고위원회와 확대간부회의 그리고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열리던 26일 그날 조승수는 K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24일의 《경향신문》 기고보다 더 직접적인 표현으로, 그리고 앞선 평등파의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좀더 직설적으로 자주파를 ‘친북주의’ 세력으로 규정·비판하면서 분당론을 제기했다. “이른바 (당내) 친북 세력은 그간 북한 핵실험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거나 북에 대한 정보보고를 하는 당 간부가 있다든지 해서 국민들과 민주노동당을 아는 분들로 하여금 굉장히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면서 “진보적 가치와 기준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서민생활을 책임질 수 있는 활동과 정책을 하지 않는다면 같이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까지도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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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정영태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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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오스틴) 정치학과 박사학위 취득.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현재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주요 저작
《한국정치의 희망찾기》(2004), 《신자유주의시대 한국사회의 변화와 진보정당》(2005), 《파벌: 민주노동당 정파갈등의 기원과 종말》(2011), 《동아시아 3국의 사회변동과 갈등관리》(2015), 《국회의원도 소환하라: 국민소환제》(2021, 공저) 등
최근작 : <갈등 공화국과 국제이주민>,<국회의원도 소환하라!! 국민소환제>,<동아시아 3국의 사회변동과 갈등관리> … 총 10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이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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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세상의 모든 처음>,<한 스님>,<이렇게 누워만 있어도 괜찮을까>등 총 100종
대표분야 : 여성학/젠더 12위 (브랜드 지수 30,194점), 환경/생태문제 19위 (브랜드 지수 6,70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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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진보의 ‘한 지붕 두 가족’은 왜 함께할 수 없었을까?
종북 · 패권 논쟁, 대선 패배와 비대위 좌초, 그리고 탈당 사태
진보정당의 새로운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그 갈등과 분열, 연대와 통합의 변증법!
갈림길에 선 진보정치, ‘분당’이라는 과거에 길을 묻다
한동안 시끄러웠다. 한쪽에서는 ‘진보 대통합’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쪽에선 가치와 지향의 차이를 무시하고 덩치만 불리는 ‘묻지마 통합’이 능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설왕설래와 지난한 논쟁 끝, 마침내 합의안이 테이블에 올랐으나 타결 일보 직전인 것 같던 협상은 결국 결렬됐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한때는 한솥밥을 먹던 두 진보정당 이야기다. 그리고 협상이 깨진 자리에는 여전히 걱정스런 말들이 떠돈다. 그 자리에 남은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진보정당’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인 탓이다.
《파벌 - 민주노동당 정파 갈등의 기원과 종말》은 이 ‘협상 결렬’의 근원을 다시 한 번 돌아보자고 말하는 책이다. 이미 한 차례 결별한 이력이 있는 두 정당이 다시 손잡으려 한다면, 어느 쪽에 서 있든 한국 사회에서 진보정당운동을 계속 고민하려 한다면, 또 같은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그것을 가능하게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지난 시절의 경험에서 찾아보자는 제안이다. 과거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에서 일했지만 정파 갈등에 무력감을 느끼고 당을 떠난 이력을 가진 《파벌》의 저자 정영태는 민주노동당 창당에서 분당에 이르는 정파 갈등의 역사 속에서 그 성찰과 반성의 길을 찾자고 말한다.
최초의 원내 진출 진보정당 민주노동당, 그 8년에 걸친 정파 갈등의 역사
민주노동당은 1980년대 사회주의 정치·사회운동에서 이어져온 다양한 정파 조직들이 연합해 탄생했다.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같은 꿈을 품고 호기롭게 손을 잡았지만, 창당 8년 뒤 결국 분당이라는 결말을 가져온 원인은 ‘파벌 갈등’이었다. 서로 다른 이념과 조직 문화를 가진 이 ‘파벌’들의 동거와 결별. 과연 필연적으로 파국을 내재한 동상이몽이었을까, 아니면 피할 수 있는 비극이었을까?
《파벌》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민주노동당 창당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노동당 창당의 주역인 다양한 정파 조직들의 역사에서 거꾸로 정파 갈등의 단초를 찾아보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의 진보적 정치·사회운동의 양대 축인 민족해방 계열(자주파)과 민중민주 계열(평등파)이 학생운동권에서 어떻게 분화하고 또 시민사회로 퍼져나갔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정파 조직들이 조직 문화, 김대중을 중심으로 한 보수 야당이나 북한을 향한 태도 등 이념과 노선에서 어떤 차이를 품고 있었는지 주요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뜯어본다. 그리고 이렇듯 차이가 뚜렷한데도 큰 갈등 없이 하나의 정당으로 합류하게 된 시대적 배경 또는 양대 파벌이 갖고 있던 기대에 관해서도 지적한다.
창당 이후의 갈등을 시간 순으로 따라가면서 ‘자주파’와 ‘평등파’의 차이가 어떻게 서서히 파벌 갈등으로 격화됐는지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창당에서 2004년 총선, 2004년 총선에서 2007년 대선, 2007년 대선 이후 탈당과 신당 창당까지 세 시기로 구분해 파벌 갈등의 특징을 분석한다. 창당 초기의 갈등은 주로 지역 수준에서 발생하고, 정치적 리더십의 중재로 무난하게 해결됐다. 취약한 조직 기반을 확대하고 선거에 대비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서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원내 진출에 성공하고 몸집을 불려나갈 무렵인 두 번째 시기의 갈등은 좀더 본격화됐다. ‘정파 셋팅 선거’나 ‘일심회’ 사건, 열린우리당 ‘2중대론’, 북핵에 관한 태도 등 당내 제도와 각 파벌의 이념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이다. 좀처럼 좁혀지기 어려운 두 파벌 간의 치명적인 차이를 조율하지 못한 채 당이 성장하면서 심각한 갈등이 싹트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07년 대선 이후 몇 달 동안 벌어진 논쟁과 상호 비방, 탈당 사태를 낱낱이 기록한 대목에서는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이 어떻게 수포로 돌아갔고, 분당에 이르게 한 ‘종북주의’, ‘패권주의’ 논쟁이 어떻게 지금까지 이어져 재연되고 있는지 거꾸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공식 문서, 인터넷 신문을 포함한 언론 매체의 보도, 인터넷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한 당원들의 카페나 블로그 글, 그리고 주요 정파에서 리더 또는 브레인 구실을 한 인사들과 부산, 울산, 경기도 등 주요 지역의 당직자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민주노동당 정파 갈등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본문에 미처 담지 못한 내용은 방대한 양의 부록에 담았다. 풍부한 인용과 사건별, 시간 순으로 정리된 부록의 관련 자료는 당시의 정황을 생생하고 또 자세하게 기록한다. 이것은 그 자체로 한국 진보정당운동의 역사를 보여주는 충실한 사료이자 참고 자료다. 한국 최초로 원내 진출에 성공한 진보정당이 어떤 갈등과 뼈아픈 분열을 헤쳐 나왔고, 또 그 과정에서 어떤 말이 오가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하기를 요구하는 ‘비망록’인 것이다.
또 한 번의 희극을 막기 위해 되돌아보는 한 번의 비극
한국 사회의 진보정당운동이 막다른 골목을 만났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들려온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논의의 추이를 둘러싸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 역시 습관처럼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또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과연 진보정치의 발전을 방해하는 ‘분열’인지 아니면 따로 또 같이할 수 있는 ‘연대’의 초석이 될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급한 통합이 가져오는 비극을 경계하자고 말하는 《파벌》은 민주노동당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시사점도 정리하고 있다. 영향력 있는 ‘통합진보정당’을 꿈꾸는 이든 진보정치의 ‘등대’가 되려 하는 이든, 진보정당운동의 위기에 맞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사람들에게 《파벌》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가늠하고 또 기획하는 실마리가 돼줄 것이다.
=======
평점 분포
9.0
민감하고 불편한 이야기지만 해야하고 들어야 한다.
낮에뜬별 2011-09-09 공감 (3) 댓글 (0)
책의 완성도가 훌륭해서 오히려 읽는 내내 더 마음이 아렸다. 정파간 대립은 무협지를 방불케 하는 재미마저 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해부당하는 대상이자 멸문지화를 당할 위기에 놓인 쪽이 진보라는 사실뿐.
swpark612 2013-01-05 공감 (2) 댓글 (0)
국민은 이권을 위한 파벌이 아니라 신념과 국민을 위한 진정한 파벌을 원한다
곧미남 2011-09-19 공감 (1) 댓글 (0)
마이리뷰
파벌은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이 책을 읽은 건 꽤 되었다. 이제서야 리뷰를 쓰는건 파벌의 문제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민주노동당'의 성립과 발전 그리고 해체에 대한 논의이자 그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파벌들에 대한 연구다. 난, 사실 엉뚱한 생각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민주노동당이 분당하여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으로 갈라졌을때, 그때 결정적으로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었다. 진보적 자유주의자까지 지원했던터에 좀더 명확하게 정치적 의견을 지니고자 지지했던 정당은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후 쪼개져 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고 안타까워 했으며 진보정당의 퇴보를 걱정했다. 그리고 그 분당의 내부에서 이른바 '파벌'의 존재가 버티고 있었다.
민주노동당이 특정 파벌의 지배정당으로 자리매김 되면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당헌과 당규가 존재함에서 당헌과 당규에 따라 일이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각 파벌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루어지는 정당활동은 어차피 힘겨울 것이란 건 분명하다. 파벌의 존재가 문제가 아니라 파벌의 자신의 이해관계에 당을 종속시키는 순간 그 당이 가지는 생명력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상 정치적 견해도 틀리고 조직문화도 틀린 두 정파에 한 지붕에 거주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하나다. 각개로는 생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그리고 서로 규칙을 세워 일정한 룰 안에서 타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커다란 신뢰를 가진 두 집단은 그러나 실질적이고 내용적인 민주주의를 당내에서 발전시키기 보다는 형식적으로 숫자로 결정하는 민주주의로 상대방을 제압한다. 그 결과는 패권에 대한 불만과 통일되지 못한 당의 노선으로 귀결되었다.
그리고 분당... 종북논쟁을 떠나서 사실상 상대방에 대한 적대심과 앙금은 치유할 수 없는 지경이었을지 모른다. 자주파는 어떤 형식이던 당을 쪼개려는 분파적 행위에 대해 용서할 수 없었고 평등파는 정파적 견해를 당의 견해로 내세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자주파의 패권적 행태에 넌덜머리가 난 상태였다. 그리고 쪼개진 당은 점차 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 책은 그 과정과 이유와 그들이 같이 당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노선까지 점검해 주고 있다. 일단 이 책의 미덕은 과거를 조망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실상 실질적인 정파의 주체들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진보진영의 단일한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총선을 앞두고 재 통합논의가 벌어졌을때 이 책을 통해 난 왜 같은 진보진영 사람들이 분열하고 갈등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이정희 의원 측이 선거부정을 했고 그 배후에는 경기동부라는 조직이 있다는 세간의 논의 때문에 구해서 읽은 것이고, 경기동부라는 조직은 알음 알음 그 전설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었기에 전설의 실체을 알고 싶다는 욕망때문에 집어들었던 것이다.
다시 생존하기 위해 통합을 시도하고 일부는 거부했지만 '국민참여당' 까지 아우르는 대통합을 이룬 통합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그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들은 심상지 않아 보인다. 내부 선거에 대한 부정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통합을 하고도 정파의 이익을 위해 구태의연하게 당을 운영했던 정황이 여기 저기에서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알 수 없고 경과를 기다려야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해야한다. 정파적 이익을 전체에 이익에 앞서는 정당활동으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 부분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전제되지 않으면 현재의 통합진보당은 과거를 다시 되풀이 할지 모른다. 첫번째는 비극으로 끝났지만 두번째는 희극으로 마감될 것이다. .... 그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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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2-04-23 공감(2)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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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이면
끝냈다. 그런데, 끝냈다고 할 수 있을까. 책 뒤 도표로 정리된 논점별 쟁투의 내용은 보지 못했다. 중간중간 도표로 정리된 정책에 대한 정파간 입장 차도 읽어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글들을 마쳤다고 '끝냈다'고 쓰고, 다시 읽지는 않을 것이다.
평생을 운동에 바친, 그래 선의로 삶을 굴려온 사람들이 날을 세워 싸우고 결국은 갈라선 과정이 나는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것이다. 대중이라면 아예 모를 그 정치적 파벌이 어떻게 노출되고, 결국 분당으로 이어진 민주노동당에 대하여 궁금했던 것이다.
이건 이미 지나간 일이고, 나는 그저 나의 오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읽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다시 올해의 선거에서 다른 정파와의 연합으로 결국 내가 사랑해 마지 않던 이름의 당이 그 이름을 버리는 순간을 보고, 또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대중 앞에 만신창이의 모습을 드러내는 중에 읽게 되었다. 나는 이런 상황을 바랬던 것은 아니다. 책 속에서 벌어지는 논쟁은 현재진행형이고 나는 책에서 이기기 위해 무시한 과정에 대해 생각한다. 이길지 말지 고민하다가 선택하지 못한 정파나, 결국엔 이길 것이므로 선택하지 못한 정파나.
대중정당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고, 대중정당은 어때야 하는가도 생각하고, 리더십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헌신이나 희생,으로 운동하는 것에 두려운 마음이 되고,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하고, 과정들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의도와는 다른 결과들과 질 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선택하지 못하는 제도들에 대해서도.
간절히 이기고 싶었던 적 없었던 마음을 간절히 이기고 싶었던 마음에 내어준 지난 선거 다음에 희망을 부수는 당의 내분을 보면서 무얼 지키고 무얼 버릴지 선택하기는 늘 언제나 어렵다고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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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12-06-1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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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함께 할 수 있을까?
국정원이 주도한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태의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벼랑 끝에 몰린 국정원이 이제는 국가보안법 적용도 모자라서 내란음모라는 별별 말을 다 만들어내는구나라는 생각 하나와 주사파가 꼴통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설마 이 정도로 꼴통일까라는 생각이었다. 통합진보당은 녹취록이 국정원의 조작이라고 항변했었지만 우습게도 나중에는 녹취록의 내용이 농담이었다는 정말 웃기지도 않는 대답을 하였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과거 민주노동당이 분당했을 때를 다시 한 번 복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민주노동당이 1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고, 양당체제가 공고한 한국사회에서 20%에 육박하는 정당지지율을 얻었던 2004년, 그해 민주노동당에 당원으로 가입했었다. 내가 공부했던 학회가 PD계열의 모임이었고, 친했던 과선배가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 연대'(이하 전진)에서 활동했었기에 나는 평등파라는 의식을 갖고 있기는 했었지만, 전진이니 해방연대니 울산연합이니 하는 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었다.
파벌의 존재에 대해서는 언뜻 들었었지만, 사실 나에게 큰 관심이 되지 않기도 했었다. 지금도 그러하겠지만 당시 대학가에서 운동권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고, 평등파니 자주파니 나누기 전에 반운동권세력과 대립하는 게 먼저였었다. 그렇기에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재연이 누나가 민주노동당학생위원회(이하 민노학위) 업무를 도와달라고 하였을 때 거리낌 없이 누나를 도와 여러 활동들을 했었다.
파벌문제는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이미 이전에 당권 장악을 위한 위장전입이라든지, 가짜 진성당원 그리고 셋팅 선거 등을 통해서 붉어져 나왔었다. 그러나 내가 파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북핵 문제 때문이었다. 이 책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되는 부분인데 탈핵을 주장하는 진보정치세력이 '자위권'이라는 명분으로 북한의 핵을 용인하는 게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심회' 사건을 겪으면서 많은 충격을 받었었다. 당의 정보를 북으로 넘긴 사람들을 단지 오랜 기간 '헌신'했다는 이유만으로 용서하자고 하는 그들의 논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분당의 책임이 모두 자주파에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종북'이라는 용어를 통해 함께 동거동락한 자주파를 옭아매는 프레임을 만들고, 수구세력의 이데올로그인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를 해준 평등파 역시 분당에 책임이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민주노동당의 분당 이후 한국 진보정치세력의 세는 점점 줄었으며, 그 전망도 가히 좋지 않다. 물론 진보정치세력이 소수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통합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보정치가 다시금 이 땅의 민중들에게 희망이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합의가 가능한 수준에서부터 서로 합의해 나가며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이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다시 함께 한다면 그 길은 수많은 갈등으로 점철된 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예전에 함께 불렀던 민주노동당의 당가차럼 '인간이 인간답게, 사회가 평등하게, 노동이 아름답게,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하는 게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평등파와 자주파가 다시 통합의 길로, 한 정당 안에서 함께 나아가기는 참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니 힘든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슨한 선거연합에 따위라도 좋으니 서로가 힘을 합쳐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희망 역시 버릴 수가 없었다. 지금 중요한 건 우리끼리 싸우는 게 아니기에, 60~70년대로 회귀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진보의 가치를 함께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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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하는청년 2013-09-19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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