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빈민촌의 작은 예수, 가가와 도요히코
오사키 테이조 <일본 협동조합의 아버지 가가와 도요히코>
기자명 이원돈
승인 2013.06.23 08:19
▲ 한 사람은 만인을 위해 만인은 한 사람을 위해. 가가와 목사의 말.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떠오른다.
우리는 흔히 일본의 기독교 인구가 일본의 몇 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고 좀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일본 기독교에 우리나라 함석헌 선생과 유영모 선생에게 영향을 준 이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가. 우찌무라 간조 선생과 일본 협동조합의 아버지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다. 참된 기독교의 영향력은 기독교인이 인구의 몇 퍼센트인가 혹은 교회 수와 교회의 크기가 얼마나 되나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기 시작한다.
일본 협동조합의 아버지라 불리는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는 일본의 빈민 운동을 비롯해 노동운동, 농민운동, 탁아 운동, 그리고 그가 가장 열정적으로 정력을 쏟은 소비자 생활협동조합과 의료 생활협동조합을 탄생시킨 사회 운동가였다. 노벨 평화상과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추천되기도 한 인물로서 간디, 슈바이처와 더불어 20세기 초 가장 헌신적인 사회 운동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 책의 유익함은 이러한 인물이 바로 크리스천이 소수뿐인 일본 기독교계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통해 믿음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전해 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도 진정한 믿음을 가진 적은 수의 신실한 기독교인이 교회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데 있다. 참기독교의 저력과 가능성을 느끼기에 충분한 만화책이다.
이 책은 당장 협동조합의 붐이 일어나고 있는 이 시대에, 어떠한 시대적 상황에서 협동조합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쉽고도 감동적으로 전해 준다. 게다가 만화로 되어 있어 남녀노소를 무론하고 자연스럽고 쉽고 재미있게 협동조합을 소개할 수 있다. 우리 자녀와 청소년, 교인 들에게 책을 몇 권 사서 선물로 주어 읽히고 싶은 책이다.
다른 장점 하나는 오늘 이 시대에 우리가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있게 전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군국주의화되어 가고 러일전쟁과 난징 대학살과 같은 불의를 자행하던 불행한 시대에 한 기독교 목사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노동운동과 협동조합 운동 농민운동 그리고 전쟁 반대 평화 운동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는가를 시대적 배경과 함께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다.
일본 신앙인의 진실한 믿음의 삶을 통해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취약한 점이 무엇인지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오늘 우리의 신앙적 양태가 너무 교회 안에서 폐쇄적이고 위축되었고 개인화된 것을 고발하는 듯하다.
▲만화 <가가와 도요히코> 중. 만화지만 중간 중간 자료와 해설이 풍성해 청소년과 성인에게도 내용에 모자람이 없다.
일본 사회 빈민들의 친구, 작은 예수 가가와 목사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그가 당시 일본 사회 속에서 '작은 예수'로 살아갔다는 것이다.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가 이 시대에 전해 주는 신앙의 핵심적 메시지는 참된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 능력은 교회 내부로 자폐된 것이 아니라 외부로 발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 사회에서 노동운동, 협동조합 운동, 농촌 운동 등 대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를 보며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오늘 우리 한국교회는 신앙적이라 생각하는 모든 일을 교회 내부의 일로 제한하고 있다. 우리 교회의 모든 목회와 선교의 관점이 오직 교회의 유지와 확장에 있었기에 대 사회적 공공성과 공신력이 약해짐으로 이제 길가에 버려진 소금처럼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의 일대기를 보면서 오늘 우리 신앙인들이 교회 안에서 예배드리고 봉사하는 일이 신앙의 전부가 아니라 교회를 넘어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와 시대를 섬기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때 복음의 그 본래적 빛과 소금의 사명과 가치가 드러나리라 믿는다.
우리 교회 성도만이 아니라 우리 교회 조직도 개 교회만을 섬기는 교회 조직이 아니라 마을과 지역과 사회를 섬기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한국교회에도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와 같은 복음적 노동운동, 농민운동, 협동조합 운동 등을 일으켜 지역과 마을과 사회에 영향력 있는 신앙적 리더십들이 조직적으로 등장해야 할 줄로 믿는다,
일본 사회 빈민들의 친구, 작은 예수 가가와 목사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그가 당시 일본 사회 속에서 '작은 예수'로 살아갔다는 것이다.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가 이 시대에 전해 주는 신앙의 핵심적 메시지는 참된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 능력은 교회 내부로 자폐된 것이 아니라 외부로 발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 사회에서 노동운동, 협동조합 운동, 농촌 운동 등 대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를 보며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오늘 우리 한국교회는 신앙적이라 생각하는 모든 일을 교회 내부의 일로 제한하고 있다. 우리 교회의 모든 목회와 선교의 관점이 오직 교회의 유지와 확장에 있었기에 대 사회적 공공성과 공신력이 약해짐으로 이제 길가에 버려진 소금처럼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의 일대기를 보면서 오늘 우리 신앙인들이 교회 안에서 예배드리고 봉사하는 일이 신앙의 전부가 아니라 교회를 넘어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와 시대를 섬기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때 복음의 그 본래적 빛과 소금의 사명과 가치가 드러나리라 믿는다.
우리 교회 성도만이 아니라 우리 교회 조직도 개 교회만을 섬기는 교회 조직이 아니라 마을과 지역과 사회를 섬기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한국교회에도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와 같은 복음적 노동운동, 농민운동, 협동조합 운동 등을 일으켜 지역과 마을과 사회에 영향력 있는 신앙적 리더십들이 조직적으로 등장해야 할 줄로 믿는다,
▲ 일본 오사키 테이조 저 <사선을 넘어서>. <가가와 도요히코> 한국어판의 원작으로 표지
하단에 '가가와 도요히코 헌신 100년 기념 출판'이라 적혀 있다.
그러므로 오늘 한국교회 목회자와 교인들도 어린아이처럼 징징거리며 세상에게서 도피하고 세상으로부터 교회에 도망쳐 오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 젖병을 떼고 오히려 단단한 음식을 먹고 교회 밖으로 나가 교회를 넘어 교회 밖에 하나님이 활동하시는 우주적 세상으로 나가 구체적으로 하나님나라를 세워 나가는 교인들로 거듭나야 될 줄로 믿는다,
그러려면 우선 목회자들이 목회의 대상과 방향을 오직 교인들의 확보를 통한 개교회 성장과 부흥을 넘어서 지역과 마을에서 생명을 살리는 생명 목회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 교회 성도들도 교회 안에서 교인들 간의 예배와 교육과 친교 활동을 넘어서서 지역과 마을의 생명망을 짜 생명을 살리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선교적 교인들이 되어야 한다.
결국 오늘 한국의 기독교는 교회의 역사와 신앙을 이제 다시 돌아보아야 하는 시점에 있다. 온통 기복적이거나 개인적 내면적 평안과 안정과 성공만을 지향하여 거의 지역과 마을과 사회에 영향력이 없는 신앙인의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 개인을 넘어 새로운 공동체와 사회의 탄생을 꿈꾸게 하여 보다 발전하고 건강한 기독교를 보아야 한다는 것은 새롭고 신선한 주제이자 숙제이다.
협동조합과 한국교회
우리 사회에서 지금 협동조합의 열기는 대단하다. 엄청난 경쟁 사회에서 이제 협동의 시대가 도래하는 상황은 우선 무한 경쟁, 승자독식에서 협동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우리 시대를 불가피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협동 시대의 도래를 맞이하며 가가와 목사가 일생 동안 수많은 협동조합을 설립한 놀라운 사실을 통해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는 기독교인의 사명으로서 협동조합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그중에서도 고베생협과 나다생협이 합병한 코프고베는 조합원이 130만 명이 넘는 일본 최대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생협으로 발전하여 감동적일 뿐 아니라 오늘 우리 삶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특별히 오늘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는 이처럼 일본 협동조합을 일으킨 협동조합의 아버지가 바로 기독인이었다는 것과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협동조합 사례로 알려진 스페인 몬드라곤의 경우에도 1956년 시작될 당시 돈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 신부에 의해 설립됐다는 것은 시사점이 많을 줄로 안다.
역사적으로 한국교회도 협동조합과 무관하지 않다. 아니, 초기 한국교회 역사를 살펴보면 협동조합과 매우 밀접한 관계였다. 기독교 협동조합 운동을 주도한 그룹은 YMCA와 대한예수교장로회 농촌부다. 특히 장로회 총회는 1929년 공동 구매와 공동 판매까지 진행하는 중앙신용조합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1930년대 중반 이후 기독교 협동조합 운동은 내부 반발과 일제의 탄압으로 더 발전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사연을 오늘 우리는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우선 목회자들이 목회의 대상과 방향을 오직 교인들의 확보를 통한 개교회 성장과 부흥을 넘어서 지역과 마을에서 생명을 살리는 생명 목회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 교회 성도들도 교회 안에서 교인들 간의 예배와 교육과 친교 활동을 넘어서서 지역과 마을의 생명망을 짜 생명을 살리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선교적 교인들이 되어야 한다.
결국 오늘 한국의 기독교는 교회의 역사와 신앙을 이제 다시 돌아보아야 하는 시점에 있다. 온통 기복적이거나 개인적 내면적 평안과 안정과 성공만을 지향하여 거의 지역과 마을과 사회에 영향력이 없는 신앙인의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 개인을 넘어 새로운 공동체와 사회의 탄생을 꿈꾸게 하여 보다 발전하고 건강한 기독교를 보아야 한다는 것은 새롭고 신선한 주제이자 숙제이다.
협동조합과 한국교회
우리 사회에서 지금 협동조합의 열기는 대단하다. 엄청난 경쟁 사회에서 이제 협동의 시대가 도래하는 상황은 우선 무한 경쟁, 승자독식에서 협동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우리 시대를 불가피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협동 시대의 도래를 맞이하며 가가와 목사가 일생 동안 수많은 협동조합을 설립한 놀라운 사실을 통해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는 기독교인의 사명으로서 협동조합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그중에서도 고베생협과 나다생협이 합병한 코프고베는 조합원이 130만 명이 넘는 일본 최대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생협으로 발전하여 감동적일 뿐 아니라 오늘 우리 삶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특별히 오늘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는 이처럼 일본 협동조합을 일으킨 협동조합의 아버지가 바로 기독인이었다는 것과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협동조합 사례로 알려진 스페인 몬드라곤의 경우에도 1956년 시작될 당시 돈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 신부에 의해 설립됐다는 것은 시사점이 많을 줄로 안다.
역사적으로 한국교회도 협동조합과 무관하지 않다. 아니, 초기 한국교회 역사를 살펴보면 협동조합과 매우 밀접한 관계였다. 기독교 협동조합 운동을 주도한 그룹은 YMCA와 대한예수교장로회 농촌부다. 특히 장로회 총회는 1929년 공동 구매와 공동 판매까지 진행하는 중앙신용조합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1930년대 중반 이후 기독교 협동조합 운동은 내부 반발과 일제의 탄압으로 더 발전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사연을 오늘 우리는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만화 <일본 협동조합의 아버지 가가와 도요히코> / 오사키 테이조 지음 / 홍이표 옮김 / 도서출판 다행 펴냄 / 232면 / 1만 3000원
또한 이처럼 초기 한국교회의 역사 속에서만큼 한국 사회의 협동조합 운동을 주도한 것은 아니지만, 1979년 12월 성남에서는 이해학 목사가 도시 빈민들과 함께 시작한 주민교회신용협동조합을 꾸준히 성장시켰고, 강원도 원주에서도 호저교회 교인들과 한경호 목사(현 횡성영락교회)가 1989년 시작한 호저소비자협동조합이 원주생활협동조합으로 성장해 지역의 상징적인 협동조합으로 자리매김한 역사가 있다.
오늘 우리 주변에서 이와 같은 무한 경쟁, 승자독식, 불안 증폭, 피곤 사회를 극복하고자 협동적 삶을 실천하려는 기독인들과 공동체가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는 희망을 저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고영근 목민 연구소 고성휘 집사님의 최근 신앙 고백으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지금 한국교회에는 너무나 많은 인적 자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모두 교회라는 틀 속에다 가두고 교회만을 위해 봉사하게 하는 것. 그 많은 황금 주말 시간을 오로지 교회 안에 있게 하는 것. 월요일에도 틈만 나면 부르고 화요일에도 틈만 나면 부르고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따지고 보면 거의 매일 교회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면 당연히 세상의 시련 앞에 면역력은 약해지고 적응하기 어려운 개체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럴 때 가장 마음 아파하는 분은 누구일까요? 하나님이십니다. 이제 교인들을 내보내서 세상에 맞서게 해야 합니다."
이원돈 / 부천새롬교회 담임목사, 협동조합 달나라토끼
오늘 우리 주변에서 이와 같은 무한 경쟁, 승자독식, 불안 증폭, 피곤 사회를 극복하고자 협동적 삶을 실천하려는 기독인들과 공동체가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는 희망을 저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고영근 목민 연구소 고성휘 집사님의 최근 신앙 고백으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지금 한국교회에는 너무나 많은 인적 자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모두 교회라는 틀 속에다 가두고 교회만을 위해 봉사하게 하는 것. 그 많은 황금 주말 시간을 오로지 교회 안에 있게 하는 것. 월요일에도 틈만 나면 부르고 화요일에도 틈만 나면 부르고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따지고 보면 거의 매일 교회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면 당연히 세상의 시련 앞에 면역력은 약해지고 적응하기 어려운 개체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럴 때 가장 마음 아파하는 분은 누구일까요? 하나님이십니다. 이제 교인들을 내보내서 세상에 맞서게 해야 합니다."
이원돈 / 부천새롬교회 담임목사, 협동조합 달나라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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