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석
내가 좀 씁쓸한 게 내가 남들한테 뭐라 하는 게 무슨 내용으로, 한국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하나 이런 걸로 다투는 게 아니다.
- 불량식품 먹고 불량주택 사는 이들에게 불량인간이라 하지 말아라,
- 25살짜리가 별정직 공무원 할 수도 있는거다,
- 이준석한테 어린놈이라 하지 마라,
- 윤석열 쩍벌 갖고 뭐라 하지 마라,
- 쥴리 말하지마라,
- 조국 딸한테 성희롱하지마라..
- 문재인 정부를 파시즘이라 하지 마라, 이게 제일 내용 있는 거였다..
이 당연한 말들을 길게 반복해서 해야 한다는 상황 자체가 절망적이다..
앞으로 8개월동안 또 어떤 얘기들이 나올지 무섭다.
대선후보들이 가위바위보로 그냥 정하고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
이긴 사람 5년동안 욕하고 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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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인간이라는 게 원래 굉장히 모순적일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게 내면의 일관성 자체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사상 연구하는 사람들도 그거 몇년을 해야 겨우 체계적이고 일관적인 틀을 갖게 된다.
더군다나 그 내면의 일관성, 체계적인 틀이 행위와 일치하는 일관성을 지니려면 자기 삶을 얼마나 바꿔야 하겠나. 내면과 행위가 일치하는 삶을 산다는 건 정말 엄청난 수준의 인격적 통합성을 유지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타인의 말과 행위의 괴리를 이유로 그를 비난하는 것 자체는 사실 좀 비열한 측면이 있다. 그걸 해내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자아의 연속성을 지닌 인간 삶의 복합적인 면모이기 때문에 우리가 한 개인을, 그의 삶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건 어떤 내면과 행위의 합일점만을 따지는 게 아니라 그 모순적이고도 복합적인 삶 전체를 관통하는 어떤 보다 높은 수준의 통합성, 일관성을 드러내는 것이 되어야 한다.
내가 연구자들에게 요구하는 건 그런 일관성을 본인도 획득하려 노력하면서 동시에 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그렇게 풍부하게 해석해 사회의 다원화, 다양화에 도움이 되는 노력을 하라는 것이지, 누군가를 비난하라는 것이 아니다..
나도 한때 민주당적 세계관 속에서 박정희, 이승만 등을 비난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던 적이 있지만 사실 별 의미가 없다..
끄집어낼 수 있는 의미가 적어지기 때문.. 그런 글들을 더 많이 보고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지만 욕할 게 많다. 욕하는 게 제일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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