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0

알라딘: 한판 붙자, 맞춤법! - 현장 실무자를 위한 어문규범의 이해 변정수

알라딘: 한판 붙자, 맞춤법!
한판 붙자, 맞춤법! - 현장 실무자를 위한 어문규범의 이해  | 뿌리와이파리 한글날
변정수 (지은이)뿌리와이파리2019-09-27

국내도서 > 추천도서 > 외부/전문기관 추천도서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 2020년
편집장의 선택
"맞춤법, 외 않되?"
평소 메신저나 SNS 등에서 편한 문자 생활을 하다가 '각 잡고' 글을 쓸 일이 생기면,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맞춤법이다. 틀린 글자는 없을까, 띄어쓰기는 제대로 했을까, 이런 불안이 찾아들면 슬쩍 맞춤법 검사기나 규칙을 찾아보게 된다. 그러나, 아이쿠! 이만저만 공부해서 될 일이 아닌듯싶다. 빼곡히 적힌 규범도 어려운데 규범에서 벗어난 예외들 또한 줄줄이. 머리가 아프다. 정확한 한글 맞춤법이라는 큰 산 앞에서 우리는 어느새 주눅 들어 있다.

이 책의 목적은 독자들이 어문 규범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게 하는 데 있다. 저자는 편협한 표준어 중심주의, 완고한 규범주의에서 벗어나 "의사 전달의 효율성"과 "표현의 적절성"에 집중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규범들을 설명하며 "무조건 지켜야 돼"라고 주장하지 않고, "규범이 왜 이럴까?"를 살핀다. 소통의 본질을 되새겨보자는 의도다. 따라서 이 책은 '맞춤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단 '맞춤법에 대한 책'이라는 설명이 더 맞겠다.

책은 100회 넘게 진행된, 편집자 대상의 맞춤법 교육을 갈무리한 내용이다. 그러나 직업에 관계없이 누구든 충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리 모두 한국어를 쓰고, 맞춤법 앞에서 주눅 들어 본 적 있으니까 말이다. 책은 말한다.
"야! 너두 할 수 있어!"
- 인문 MD 김경영 (2019.10.08)
시리즈뿌리와이파리 한글날 (총 5권 모두보기)
===
책소개

한국어를 전공하고 편집자로, 편집자를 가르치는 선생으로 30년을 살아온 저자가 예비편집자를 대상으로 100회 가까이 강의해온 내용을 글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말한다. 맞춤법과 표준어와 외래어 표기법, 그 규범을 밑줄 그어가며 달달 외울 필요는 없다, ‘규범이 이러저러하게 규정하고는 있지만, 그 취지를 이해한다면 지나치게 주눅들 필요가 없다’고.

‘한판 붙자, 맞춤법’이라는 제목은 쓸데없는 그 견고한 강박에 아주 작은 실금이라도 가기를 차분히 응원하고, 텍스트와 언어생활에서 그 규범과 언제 어떻게 맞붙어도 쉽사리 밀리지 않을 ‘자신감’을 북돋는 의미라고.


목차
책머리에
강의에 앞서


들머리 | 맞춤법이 어렵다고요?
<한글 맞춤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제1강 맞춤법이란 무엇인가
제2강 사전은 규정집이 아니다
제3강 열쇠는 ‘생산적 긴장’이다


둘러보기 | ‘원리’부터 차근차근
어문규범 ‘총칙’ 풀이

제4강 ‘미닫이’를 소리나는 대로 쓰면?
<한글 맞춤법>의 기본 원리(<한글 맞춤법> 제1항)
제5강 ‘표준어’는 실체 없는 관념이다
표준어의 테두리(<표준어 규정> 제1항)
제6강 ‘만성골수성백혈병’이라 써도 된다고요?
띄어쓰기의 기본 원리(<한글 맞춤법> 제2항)
제7강 ‘외국어의 한글 표기법’ 아닌가요?
외래어 표기법의 규범적 근거(<한글 맞춤법> 제3항, <표준어 규정> 제2항)
제8강 ‘오렌지’가 아니라 ‘어륀지’라고요?
<외래어 표기법>의 기본 원리(<외래어 표기법> 제2항)


톺아보기 | 구슬이 서 말이라도
<한글 맞춤법> 축조 해설

제9강 한국어의 보편적 음운규칙들
소리에 관한 규정(<한글 맞춤법> 제5~13항)
제10강 ‘너머지고 쓸어지면’ 안 되나요?
형태에 관한 규정(<한글 맞춤법> 제14~31항)
제11강 참 잔망스런 맞춤법 님
준말(<한글 맞춤법> 제32~40항) 및 기타 규정(제51~57항)
제12강 ‘고향에서처럼밖에는’, 이거 어디서 띄죠?
띄어쓰기 규정(<한글 맞춤법> 제41~50항)


뒤집어 보기 | 악마는 디테일에
<한글 맞춤법> 규정의 모순점

제13강 ‘남녀’와 ‘남존여비’ 사이에서
두음법칙 표기의 난점(<한글 맞춤법> 제10~12항)
제14강 ‘막냇동생’, ‘머리말’은 아무래도 이상해요
사잇소리 표기 꼭 해야 하나(<한글 맞춤법> 제30항)
제15강 외국어는 외국어일 뿐!
일본어 표기법과 중국어 고유명사 표기 규정의 문제점


마무리 특강 | 출판교열과 어문규범
출판교열론 서설

제16강 교열에 일반 원칙은 없다
출판교열의 기초

접기
====
첫문장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 한글 맞춤법은 너무 어렵다." 또는 이렇게도 말합니다.
P. 6~7 서점에 나가 보면 두툼한 분량의 어문규범 해설서들이 즐비하지만 그 내용을 되풀이하고 그 기조를 답습할 것이라면 굳이 이 책을 쓰지는 않았을 터입니다. 단언하지만, 더 친절하게 더 알기 쉽게 더 정확하게 더 깊이 있게 현행 어문규범의 내용을 풀이하는 것은 이 책의 목표가 아닙니다. 혹시 그런 기대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여기에서 책장을 덮고 내려놓아도 됩니다. 이 책은 오히려 흔한 규범 해설서들과는 정반대의 목표를 지향합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공적 언어’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건 작건 받게 마련인 어문규범의 ‘막연한 압박’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입니다. ‘규범이 이러저러하게 규정하고 있으니, 꼼꼼히 숙지해서 반드시 지키자’가 아니라, ‘규범이 이러저러하게 규정하고는 있지만 그 취지를 이해한다면 지나치게 주눅들 필요 없다’고 말하려는 것입니다.  접기
P. 18 그러기 위해서 질문을 바꿔 보겠습니다. 왜 우리는 (전혀 어렵지 않은) 한글 맞춤법을 지레 어렵다고 여기는 걸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건, ‘맞춤법’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맞춤법의 문제가 아닌 것’까지 모조리 ‘맞춤법의 문제’로 뭉뚱그리는 통에 맞춤법이 어렵게 느껴진다는 거죠. 달리 말해 우리가 “한글 맞춤법이 너무 어렵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지목하곤 하는 문제들은 대개 ‘맞춤법’(과 아주 상관이 없지는 않지만)의 범주에 속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맞춤법’의 범주에 속하는 문제는 무엇이고 그렇지 않은 문제는 무엇일까요. 그걸 정확히 가르려면 우선 ‘맞춤법’이 무엇인지 알아야겠지요?  접기
P. 121 그러나 이 정의를 그대로 적용하면, ‘합성어’(정확히는 ‘통어적 합성어’)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합성어도 물론 ‘자립’ 형식이긴 합니다만, ‘최소’ 자립 형식은 아니거든요. 더 나눠도 자립성을 잃지 않으니까요. 가령 사회과학이라는 단어를 예로 들어 보지요. 사회도 단어이고 과학도 단어인데 사회과학도 단어입니다. 그러나 사회과학이라는 말을 사회과 과학으로 더 잘게 나눠도 둘 다 자립성이 있으므로 사회과학은 ‘최소’의 자립 형식은 아닌 거지요. 그런데 한국어는 합성어를 만드는 힘이 매우 강해서 일반론에 들어맞지 않는 ‘예외’라고만 치부하기엔 만만찮은 규모로 합성어가 존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합성어가 계속 생성되고 있습니다.  접기
P. 172 다만 ‘현지음 기준’ 원칙과 관련하여 가장 유의해야 할 점 하나만 환기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한국은 다른 어느 외국어보다도 영어 의존도가 심해서, 비영어권의 고유명사인데도 (대개는 미국에 유학하거나 영어 책으로만 공부한 경험에 이끌린) 저자들이 자신에게 익숙한 영어식 표기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안데르센을 앤더슨으로 둔갑시키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긴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는 마오쩌둥과 모택동이 같은 사람이라는 걸 몰랐던 저처럼 혹시라도 저 유명한 율리우스 카이사르조차도 줄리어스 시저와 다른 사람이라고 착각할 사람이 없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카이사르가 영어 사용자였을 리도 없고 라틴어를 쓰던 시대였으므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원칙적인 표기겠지요. 다만 워낙 역사적인 인물인지라 영어권에서도 폭넓게 언급되어 축적된 문헌이 꽤 되는지라 맥락에 따라서는 줄리어스 시저라는 표기를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최초로 언급되는 대목에서만큼은 율리우스 카이사르라는 명칭을 병기해 주는 게 바람직합니다.  접기
P. 235~236 한 권 한 권의 책은 그 자체로 고유한 맥락을 가진 세계입니다. 이렇게 한 권 한 권의 맥락적 필요에 따라 최대한 독자의 편의를 배려해서 사용된 문장 부호의 용례들이 쌓이고 모이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이를테면 ‘문장 부호 사전’이 생성되고 수정되고 보완되고 확장되는 것 아닐까요. 적어도 이렇게 형성되는 ‘사전’이 어설픈 ‘문장 부호 규범’보다 훨씬 바람직한 모습일 것입니다. <표준어 규정>과 마찬가지로 그 규범이 대다수의 직관과 일치한다면 굳이 필요가 없는 것이고, 더러 대다수의 직관과는 거리가 멀거나 현실에서 동요하고 있는 내용이라면 공연한 불편과 혼란만 야기할 테니까요.  접기
더보기
추천글
한글 맞춤법은 쉬운가? 그렇지 않다. 한국어는 여느 언어 이상으로 음운규칙이 복잡하고 많은 언어이기 때문이다. 한글 맞춤법은 과학적인가? 그렇다. 이것은 과학적이라는 것이 반드시 쉬움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뜻한다. 이 책은 ‘과학적으로 보이는’ 한국어 어문규정 전반을 꼼꼼한 반성 위에서 해설하며 한 자연언어의 속살을 드러내 보인다. 모두가 저자이자 편집자가 된 시대다. 한국어 사용자들이 모국어의 이 친절한 해부도를 들여다보기 바란다. - 고종석 (소설가, 전 한국일보 논설위원) 
저자는 소통의 관점에서 한글 맞춤법을 바라봅니다. 이 관점이 왜 특별하냐고요? “어법에 맞도록”이란 규정에는 ‘우리’가 들어갈 틈이 없지만, “뜻이 드러나도록”이란 저자의 해설에는 소통의 주체인 ‘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결국 규범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됨을 끊임없이 환기하며, 한글 맞춤법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하는 길을 보여줍니다. 언어학적 개념의 설명과 출판교열론 특강은 본봉 같은 보너스. - 최경봉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글 민주주의》 저자) 
사유는 래디컬하면서 정밀하고, 문장들은 적확하고 통렬하다. ‘현실’을 상대로 한 일말의 타협도 용납지 않는 저자의 치열한 삶의 태도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 책은 말과 글을 다루는 ‘실무자’들을 위한 책인 듯 가장(?)하고 있지만, 전작 《편집에 정답은 없다》와 마찬가지로 ‘지성인’이라는 자의식을 지닌 모든 이가 정독해야 하는 인문서, 철학서다. - 김철호 
=====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경향신문 
 - 경향신문 2019년 10월 8일자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9년 10월 4일 출판 새책
====
저자 및 역자소개
변정수 (지은이) 
세상물정 모르던 20대에 한국어 연구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기도 했으나, ‘프리랜서를 빙자한 백수’로 불안정한 생계를 버티던 30대엔 잡글을 기고할 지면을 기웃거리는 간간이 출판편집자로도 일했다. 출판 편집을 가르치는 선생 노릇으로 제법 충만하고 떳떳한 삶을 꾸려내던 40대도 어느새 뒤로 하고, '페이스북 잉여'로 소일하는 한편으로 텔레비전 드라마 시청과 수학 문제 풀기에 탐닉하는 50대를 즐기고 있다.
지은 책으로 비평집 《출판생태계 살리기》, 《그들만의 상식》, 《만장일치는 무효다》, 《상식으로 상식에 도전하기》, 에세이집 《나는 남자의 몸에 갇힌 레즈비언》, 편집(자)론 《편집에 정답은 없다》, 옮긴 책으로 《일본 미디어와 정보 카르텔》, 엮은 책으로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출판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가 있다.
홈페이지 ddonggae.pe.kr 접기
최근작 : <나의 발견>,<한판 붙자, 맞춤법!>,<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 총 16종 (모두보기)
SNS : http://ddonggae.kr/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책은 ‘과학적으로 보이는’ 한국어 어문규정 전반을 꼼꼼한 반성 위에서 해설하며
한 자연언어의 속살을 드러내 보인다. 모두가 저자이자 편집자가 된 시대다.
한국어 사용자들이 모국어의 이 친절한 해부도를 들여다보기 바란다.”
―고종석

“숫가락과 젇가락은 외 않됀데요?”
―막연한 주눅과 압박에서 벗어나
한판 제대로 붙어보자, 맞춤법!

저널리스트 고종석, 한국어학자 최경봉, 출판편집자 김철호가
입을 모아 극찬한 어문규범 해설서
문제 하나. 다음 문장에서 맞춤법 규정에 어긋난 부분을 찾으시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 예비편집자 200명 중 맞힌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답은 사이시옷, ‘도낏자루’다. 어렵다. 한편, ‘마마잃은중천공(남아일언중천금)’이나 ‘골이따분한(고리타분한) 성격’, ‘일해라 절해라(이래라 저래라)’, ‘이것이 내 한개(한계)다’는 SNS에서 조롱과 유머의 대상이 된다. 한심하기는. 이렇게 쉬운 것도 모르다니.
글을 쓰거나 특히나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건 작건 어문규범의 막연한 압박을 받으며 까다로운 문법 용어가 난무하는 일방적인 규정에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어 문법에 대한 이론적 전문지식을 갖추지 않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그 까닭을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규범의 강박에서 벗어나 한국어를 좀더 객관적인 시야에서 바라보는 가운데 오로지 의사 전달의 효율성 또는 표현의 적절성에 더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 만연한 편협한 언어순혈주의와 완고한 규범주의를 향해 끈질기게 문제 제기를 해왔던 저널리스트 고종석이 이 책을 “한 자연언어의 속살을 드러내는 해부도”라며 추천한 이유가 짐작된다. 또한 《한글 민주주의》에서 단일한 한국어가 아니라 다양한 한국어‘들’을 ‘표준어’라는 단일 규범으로 재단하기보다는 ‘공통어’라는 개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던 최경봉이 “규범을 만들어가는 주체는 결국 ‘우리’”라며 거든 까닭도 어렵잖게 짚어진다. ‘국어실력이 밥먹여준다’ 시리즈를 통해 ‘맞는 말’과 ‘틀린 말’을 규범적 잣대로 가르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표현력’을 위한 섬세한 분별에 집중해온 김철호가 “모든 ‘지성인’이 읽어야 할 인문서”라고까지 상찬한 것도 한국어와 한국어의 어문규범을 바라보는 저자의 일관된 시선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어를 전공하고 편집자로, 편집자를 가르치는 선생으로 30년을 살아온 저자가 예비편집자를 대상으로 100회 가까이 강의해온 내용을 글로 풀어낸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맞춤법과 표준어와 외래어 표기법, 그 규범을 밑줄 그어가며 달달 외울 필요는 없다, ‘규범이 이러저러하게 규정하고는 있지만, 그 취지를 이해한다면 지나치게 주눅들 필요가 없다’고. ‘한판 붙자, 맞춤법’이라는 제목은 쓸데없는 그 견고한 강박에 아주 작은 실금이라도 가기를 차분히 응원하고, 텍스트와 언어생활에서 그 규범과 언제 어떻게 맞붙어도 쉽사리 밀리지 않을 ‘자신감’을 북돋는 의미라고.

“두음법칙·사잇소리 표기는 북한이 더 합리적”
파격적 주장으로 맞춤법 개정 필요성 제기
그 규범들에 대한 저자의 풀이와 주장은 해박하고 거침없다. 예를 들어, 저자는 <한글 맞춤법>의 두음법칙 관련 3개 규정이 특히나 모순에 빠진 어지러운 조항이라고 지적한다. 두음법칙 적용 여부를 가르는 기준으로 제시한 ‘합성어’의 실체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왜 남+녀는 남‘녀’이고, 남존+여비는 ‘여’비인가? 그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언중 속에 축적된 표기 관행을 승인하겠다는 뜻일 뿐이다. 이처럼 두음법칙 관련 규정들이 ‘규범적 기준’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는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는 북한의 표기법이 남한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진단하면서, 저자는 남북한 사이의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통해 서로 다른 표기법의 충돌이 전면화되면 더 합리적인 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끌릴 것이라고 내다본다.
또한 북한에서는 사잇소리 표기를 하지 않는데, 이 규정 또한 애초에 복잡한 딜레마를 안고 있는 문제이므로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고 전망한다. 그리고 그 폐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예컨대 ‘나무가지’가 원칙이지만 ‘나뭇가지’도 허용하는 식으로, 사잇소리 표기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복수 표기를 허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그러나 저자가 이렇게 주장하는 건 단지 남북한의 표기법이 달라서만은 아니다. 저자는 그 이전에 이 두 규정이 ‘규범’으로서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먼저 주목한다. 즉 두음법칙 규정은 새롭게 생성되는 합성어로 사전에 올라 있지 않아서 표기가 헷갈리는 말에 대해서는 전혀 기준을 제시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사잇소리는 규정 자체가 일관성과 체계성을 결여한 ‘누더기’여서 규범적 규정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그러다 보니 북한의 표기법이 최소한 남한의 현행 맞춤법보다는 합리적이라는 데 비로소 눈길이 닿은 것이다.

“표준어는 실재하는 말이 아닌 언중의 관념이 만들어가는 것”
‘정보’를 ‘규범’이라 강변하는 기존의 해설서들에 일침
기존의 어문규범 해설서들에 대해 저자는, ‘규범’과 ‘정보’를 전혀 구별하지 않은 채 ‘정보’에 해당하는 내용에까지 ‘규범’의 잣대를 함부로 휘두른다고 비판한다. 심지어 ‘정보’에 대한 ‘저자의 견해’까지 마구 뒤섞여 있어 선뜻 권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한다. 그렇다고 이 책들이 다 쓸모없다는 말은 아니다. 정보는 다양하게 수집할수록 좋은 것이므로, 수많은 책들의 내용을 ‘정보’로만 대한다면 충분히 유용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규범’과 ‘정보’를 가르는 기준을 제시한 이 책이 그 책들을 다 밀쳐내고 대신하기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해설서들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메타적인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피력하고 있다.
저자는 소통의 관점에서 <한글 맞춤법>을 바라본다. 규범과 정보. 단순하게 말하자면, 맞춤법은 ‘규범’이고 표준어는 ‘정보’다. ‘표준어 규정’이 있으니 표준어도 규범으로 여길지 모르지만, 이것은 폐지되어야 할 규정이고, 표준어를 규범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문화통제적인 발상이다. ‘짜장면’과 ‘자장면’, ‘총각무’와 ‘알타리무’, ‘예쁘다’와 ‘이쁘다’를 보라. 그리고 또 ‘사랑이 뭐길래’는? 모두가 저자이자 편집자가 된 시대에, 결국 규범을 만들어가는 주체는 결국 ‘우리’라는 것, 그래서 이 책은 세상을 향한 변정수의 일갈, “쫄지 마!”이기도 하다.
모두가 저자이자 편집자인 시대, 모두가 읽어볼 만한 책이지만, 그중에서도 출판편집자들은 ‘사전’이 채집할 현실의 살아 있는 언어들을 다루는 사람들이기에, 책 말미에는 ‘특강’으로 ‘출판교열론 서설’을 붙여두었다. 교열에 원칙은 없다. 전략으로서, 상대적 중요도를 가늠하라. 교열의 선결과제로서, 원고를 장악하고, ‘컨셉’을 내면화하고, 다독·다작·다상량하라. 접기

---
평점분포    9.2
구매자 (5)
전체 (9)
공감순 
     
희안하네. 술술 읽히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건 아니고, 뭔가 막 현장 분위긴데 그렇다고 사방 뻥 뚫리고 바람 부는 그런 건 또 아니라서 '이건 뭐지?' 호기심 돋는다. 어느새 볼펜 들고 빡빡 밑줄 그어대며 전투 포복 자세로 읽는 중. 아이고 어깨야, 팔꿈치 저린다. 좋구나 좋아.  구매
잘잘라 2019-10-10 공감 (10) 댓글 (0)
Thanks to
 
공감
     
이걸 읽으면서 오랜 죄책감이 덜어졌습니다. 어문계열을 전공하지 않아도 글 써도 되겠구나!  구매
교수_칼리가리 2019-10-07 공감 (5) 댓글 (1)
Thanks to
 
공감
     
믿고보는 변정수 선생님의 책입니다. 글을 쓰면서 읽으면서 말하면서 편집하면서 매번 같은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문법에 대한 강의, 좋은 책 감사합니다.!  구매
밤에읽는책 2019-10-10 공감 (3) 댓글 (0)
Thanks to
 
공감
     
읽어내려가면 점점 자신감이 붙는 묘한 책입니다. 맞춤법 때문에 고민인 많은 사람들, 그래서 글쓰기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분들께 적확하고 따뜻하게, 섬세하면서 명민하게 한글 맞춤법에 대해 풀어내 줍니다. 논리적으로 바라보면 당연했던 것을 무심코 미로처럼 헤맸을 분들께 특히 강추드립니다.  구매
흰별 2019-11-27 공감 (1) 댓글 (0)
Thanks to
 
공감
     
이토록 급진적인 맞춤법 책이라니... 타성에 젖은 출판편집자들을 흔들어 깨우는 책!  구매
bookbook 2019-10-17 공감 (1) 댓글 (0)
Thanks to
 
공감
마이리뷰
구매자 (4)
전체 (5)
리뷰쓰기
공감순 
     
이 책의 컨셉은 새창으로 보기 구매
이 책의 컨셉은 필요하면 컨셉을 '컨셉'이라 쓰자는 것이다. 이제 남들은 편하게 글에 컨셉이라고 쓰는데... 굳이 글밥 먹는 티 낸다고 스트레스 받으며 콘셉트라고 적을 필요 없다. 맞춤법과 띄어쓰기와 외래에표기법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를 사합니다. 
riverpoem 2019-10-09 공감(9) 댓글(0)
Thanks to
 
공감
     
[마이리뷰] 한판 붙자, 맞춤법! 새창으로 보기 구매
정말. 반쯤 누운듯 앉아서 보다가 점점 허리를 곧게 세우고는 마침내 책상앞에서 읽고있는 책. 글을 마주하며 겪게되는 곤란한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들을 설명해주십니다. 조곤조곤. 읽고있는 중이라 아직 자세한 리뷰는 ...
밤에읽는책 2019-10-23 공감(2) 댓글(0)
Thanks to
 
공감
     
<한글 맞춤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치자 새창으로 보기
<한판 붙자, 맞춤법!>, 변정수 지음, 뿌리와이파리, 2020




<한판 붙자, 맞춤법!>은 30여 년간 편집자로 일한 저자가 ‘예비 편집자’를 대상으로 ‘현장 실무자를 위한 어문규범의 이해’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한글 맞춤법’은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먼저 설명하고, 어문규범의 총칙을 통해 ‘맞춤법 원리’를 둘러본다. 그리고 <한글 맞춤법>의 제 규정에 대해 설명하고, <한글 맞춤법> 규성의 모순점에 대해서도 짚어준다. 끝으로 출판편집자로서 교열에 임하는 자세 등에 대한 특강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저자는 <한판 붙자, 맞춤법!>을 통해 우리가 어려워 하는 것은 ‘맞춤법’이 아니라 ‘표준어’라고 이야기한다. ‘맞춤법’ 자체는 ‘영어 철자법보다 쉽고’, ‘넘겨짚어 흉내내기’를 통해 배우고 있어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맞춤법’은 ‘규범’이니 지켜야 하지만, ‘표준어’는 ‘규범’이 아니기에 ‘이를 강제한다는 건 문화통제적 발상’이므로 <표준어 규정>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표준어는 언어이기에 시대에 따라 변화될 수 있는데, 이를 규범으로 만들어 놓아 ‘옳고 그르고, 맞고 틀리고’의 문제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규범이 이러저러하게 규정하고 있으니,
꼼꼼히 숙지해서 반드시 지키자’가 아니라,
‘규범이 이러저러하게 규정하고는 있지만
그 취지를 이해한다면 지나치게 주눅들 필요 없다’고
말하려는 것입니다.(6~7쪽)




어법에 맞도록 함이라는 표현은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통상 ‘어법’이라고 하면, ‘문법’과 거의 같은 뜻으로 이해되기 때문이지요.(…)
여기에서 말하는 어법에 맞도록은 그저 ‘뜻이 드러나도록’이라는 뜻일 뿐입니다.(89쪽)




또한 ‘한국어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맞춤법’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구성원대다수가 암묵적으로 합의한 ‘공통의 텍스트’를 가져 본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 사회가 ‘전근대’와 ‘근대’, 심지어 ‘탈근대’까지 한데 엉켜 있는 사회(…)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암묵적으로 합의한
‘공통의 텍스트’를 가져 본 적이 없습니다.(69쪽)




그간 띄어쓰기가 헷갈린다든가, ‘결제와 결재’, ‘대와 데’, ‘-로써와 -로서’ 등이 헷갈리는 게 ‘맞춤법’에 대한 이해가 낮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맞춤법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텍스트에 대한 익숙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음을 깨닫는다. ‘넘겨짚어 흉내내기’에 충분할 만큼 책을 읽지 않아 눈에 익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실무적으로 고민하는 대부분의 띄어쓰기 문제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범의 문제가 아니라,
텍스트를 둘러싼 맥락에 따라
가장 적절한 띄어쓰기를 선택할 문제일 뿐입니다.(132쪽)




가장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자의적 규범’ 가운데 하나가
“한 권의 책에서는 띄어쓰기를 통일하는 게 원칙”이라는
도무지 족보를 알 길이 없는 원칙(?)입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건 원칙도 아닐뿐더러
이런 원칙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됩니다.(255쪽)




저자는 출판편집인을 대상으로 교열에 대해 이야기하며, 편집자로서 ‘원고를 장악하고’컨셉을 내면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편집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이며,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원고를 장악하고 컨셉을 내면화하는 작업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독자로서도 ‘책을 장악하고, 해당 책의 컨셉을 내면화’하고 있는지 스스로 되묻게 된다.




<한판 붙자, 맞춤법!>을 통해 <한글 맞춤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털고, 오해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다. ‘맞춤법’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거나, ‘맞춤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꼭 필독하길 권한다. 다만 저자도 책에서 누차 강조하고 있듯,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 눈으로만 읽어서는 결코 이 책을 ‘장악’할 수 없다.


- 접기
로나스토리™ 2020-05-07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한판 붙자, 맞춤법! - 현장 실무자를 위한 어문규범의 이해 새창으로 보기 구매
조금은 싸구려 느낌의 제목 때문에 살짝 읽기가 꺼려질 순 있어도 실제로 읽게 된다면 알기 쉽게 어문규범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충실하면서도 술술 읽혀져 나중에도 다시 펼쳐볼 수 있게 잘 보관하고 싶어지게 된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평소 메신저나 SNS 등에서 편한 문자 생활을 하다가 '각 잡고' 글을 쓸 일이 생기면,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맞춤법이다.” 읽을 때는 고민되지 않지만 직접 쓰려고 하면 난감하고 뭐가 맞는지 헷갈리기 마련이다. 저자는 그런 “독자들이 어문 규범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한다. “편협한 표준어 중심주의, 완고한 규범주의에서 벗어나 "의사 전달의 효율성"과 "표현의 적절성"에 집중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규범들을 설명하며 "무조건 지켜야 돼"라고 주장하지 않고, "규범이 왜 이럴까?"를 살”펴보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은 '맞춤법을 알려주는 책'이기보단 '맞춤법에 대한 책'이라는 설명이” 알맞을 것이다.

 

“100회 넘게 진행된, 편집자 대상의 맞춤법 교육을 갈무리한 내용”이기 때문에 쉽게 읽힌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문규범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수월하게 읽혀지진 않았다. 그래도 맞춤법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할 때 이것저것 신경 쓰이는 부분들을 잘 짚어주고 있어 부담이 조금은 덜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멋대로 하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무작정 편해지는 것이 아닌 어느 정도의 주관이 필요함 또한 느끼게 된다. 어쨌든, “‘규범이 이러저러하게 규정하고는 있지만, 그 취지를 이해한다면 지나치게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설명해주고 이해시켜주고 있다.

 

“글을 쓰거나 특히나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건 작건 어문규범의 막연한 압박을 받으며 까다로운 문법 용어가 난무하는 일방적인 규정에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어 문법에 대한 이론적 전문지식을 갖추지 않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그 까닭을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으니 글쓰기에 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만 할 것 같다.

- 접기
배군 2020-11-23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요즘 세대 새창으로 보기 구매
너무도 편리한 시대에 살다보니 글쓰기가 어려워 참고하고 싶어 구입했습니다.ㅔ,ㅐ 구분에 대한 설명 도움이 됩니다.
장희재 2019-11-27 공감(0) 댓글(0)
Thanks to
 
공감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