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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유시민’ 법정진술 SNS 확산…“80년대 항소이유서 떠올라”
기사승인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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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형배 “정의 저버린 한동훈, 유시민 법정진술이 판단 근거 제공” 일독 권유
▲ 한동훈(왼쪽사진) 사법연수원 부원장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1월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명예훼손 혐의 3차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법정 최후 진술이 SNS에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 전 이사장의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이 아무런 근거 없이 파급력 있는 라디오에 출연해 허위 발언으로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 신뢰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징역 1년형을 요청했다.
대리인이 공개한 법정 진술에 따르면 유시민 전 이사장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 관련 “잠재적 피해자인 저는 마치 비리의 당사자인 것처럼 이철 씨와 함께 이름과 사진과 영상이 모든 언론에 하루 종일 나오는데, 고위 공직자인 한동훈 검사는 중대한 의혹의 당사자이면서도 이름과 얼굴을 장막 뒤에 숨기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유 전 이사장은 “그래서 고위 공직자인 ‘모 검사장’의 이름이 한동훈이라는 사실을 밝혔다”며 “검사님, 이것이 국가권력이 개입해 형사 처벌해야 할 범죄라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가”라고 항변했다.
또 “한동훈 검사는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저를 해치는 데 필요한 진술을 받을 목적으로 이철 씨를 협박 회유하려는 계획을 알면서도 묵인 방조했다”며 “그런데 검찰은 관련 증거가 들어 있음이 확실해 보이는 한동훈 검사의 휴대전화를 아직도 열지 않았다. 그가 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서 스스로 밝힌 것처럼 소환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미국 신학자 칼 폴 라인홀드 니부어의 “개인을 중심에 두고 볼 때 최고의 도덕적 이상은 이타성이고, 국가를 중심에 두고 볼 때 최고의 도덕적 이상은 정의를 세우는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한 뒤 “검찰 요구대로 하면 유시민과 한동훈 사이에 정의가 수립되는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SNS에 법정 진술을 공유하고는 “정의를 외면하는 순간 검찰은 더러운 이름이 된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한동훈은 자신의 휴대폰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하면서 정의를 저버렸다, 더러운 이름이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민 의원은 “유시민의 법정 진술은 이런 판단의 근거를 찾을 수 있게 해준다”고 일독을 권했다.
한창민 전 정의당 부대표는 “한동훈 입맛에 맞춰 징역 1년을 구형하는 검찰, 권력자 눈치를 살펴 보란듯 입학 취소하는 대학들, 거기에 올라타는 부역자들”이라며 부산대‧고려대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의 입학 취소와 결부해 비판했다.
한 전 부대표는 “분하지만, 그 비겁한 행태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유시민 작가님의 최후진술은 솔직하고 당당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언론이 다루지 않는 최후진술 전문이다. 함께 읽어 보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SNS에는 유 전 이사장의 법정 진술이 확산되며 1980년대 전두환 정권 당시 썼던 항소이유서를 떠올리는 의견이 이어졌다. “20대 중반에 항소이유서를 써서 피끓는 심정을 토로했던 유시민이 40년 후 60대 중반에 어처구니 없는 죄목으로 최후진술을 하게 될 줄이야”(@iss******)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편 한동훈 부원장은 7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이선혁 부장검사)의 ‘검언유착’ 의혹 사건 무혐의 처분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이 지극히 늦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원장은 “권력의 집착과 스토킹에도 불구하고 상식 있는 국민의 냉철하고 끈질긴 감시 덕분에 정의가 실현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 부원장은 “지난 2년 동안 집권세력이 조국 수사 등 정당한 직무수행을 한 저에게 보복하고 국민들에게 자기들 말 안들으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 삼아 겁주려는 목적으로 친정권검찰, 어용언론, 어용단체, 어용지식인 등을 총동원해 ‘없는 죄’ 만들어 뒤집어 씌우려 한 ‘검언유착’이라는 유령 같은 거짓선동과 공권력 남용이 오늘 최종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법정 진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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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재판장님, 말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형사 법정의 피고인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법정 밖에서는 마음에 맺힌 감정을 표현할 길이 없으니, 여기서 되도록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2019년 12월에,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계좌 정보를 열람하였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저의 잘못에 대해서 사과문으로 공개 사과를 했습니다. 글과 말을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크게 부끄러워해야 마땅한 잘못이었습니다. 그런 오해를 하게 된 경위는 이 법정에서 상세하게 밝혔습니다. 이 재판은 입증하지 못할 의혹을 제기한 저의 행위에서 비롯했으니, 검찰과 법원의 귀중한 인력과 예산을 소모하게 만든 점, 납세자인 시민들에게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본의는 아니었습니다.
한동훈 검사는 법정 안팎에서 저를 심하게 비난했습니다.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니 그는 민사 법정에서도 같은 주장을 할 것입니다. 저는 한동훈 검사의 명예를 훼손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그렇게 주장하는 심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를 형사법정에 세운 검찰의 행위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라인홀드 니부어라는 20세기 미국 신학자가 한 말입니다. “개인을 중심에 두고 볼 때 최고의 도덕적 이상은 이타성이고, 국가를 중심에 두고 볼 때 최고의 도덕적 이상은 정의를 세우는 것이다.” 저는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검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유시민과 한동훈 사이에 정의를 세우려면 국가권력이 개입해 유시민을 형사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입니다. 그래서 저를 기소했고 재판부의 동의를 요청한 것입니다. 그런데 검찰 요구대로 하면 유시민과 한동훈 사이에 정의가 수립됩니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2019년 12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제가 제기했던 검찰의 노무현재단 계좌정보 열람 의혹은 한동훈 검사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저는 그가 그런 일을 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 3월 31일 문화방송이 소위 검언유착 사건을 보도했고, 저는 4월 3일 문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채널A 이동재 기자와 통화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최측근 검사의 이름이 한동훈이라는 사실을 말했습니다. 제가 한동훈이라는 이름을 거론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문화방송의 검언유착 보도에 따르면 저는 ‘잠재적 피해자’ 또는 ‘억울한 피해자가 될 뻔한 사람’이었습니다. 만약 이철 씨가 이동재 기자의 위협과 회유에 굴복해 저에게 금품을 주었다는 허위증언을 했다면 제 인생은 끝장이 났을 겁니다. 법원이 무죄를 인정한다고 해도 그것은 나중 일입니다. 조사를 받으러 검찰 청사에 들어서고, 기소되어 법정에 서는 과정에서, 저는 언론의 먹잇감이 되어 재판도 받기 전에 파렴치한 범죄자로 낙인 찍혔을 것입니다. 언론과 검찰이 손을 잡으면 아무도 제어하지 못하는 무서운 권력이 됩니다.
그런데 문화방송의 검언유착 사건 보도 직후 한동훈 검사는 법조기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보도하면 법적 조처를 하겠다는 문자를 돌렸습니다. 그래서 모든 신문 방송이 검은 색 실루엣에 ‘모 검사장’이라는 직함을 붙여 보도했습니다. 잠재적 피해자인 저는 마치 비리의 당사자인 것처럼 이철 씨와 함께 이름과 사진과 영상이 모든 언론에 하루 종일 나오는데, 고위 공직자인 한동훈 검사는 중대한 의혹의 당사자이면서도 이름과 얼굴을 장막 뒤에 숨기고 있었습니다. 언론은 아무 권력도 없는 저의 인권을 무시하면서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는 한동훈 검사의 권리는 지나치게 보호했습니다. 저는 이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고위 공직자인 ‘모 검사장’의 이름이 한동훈이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검사님, 이것이 국가권력이 개입해 형사 처벌해야 할 범죄라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문화방송 라디오와 2020년 7월 24일 두 번째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동재 기자의 변호인이 한동훈 검사와 이동재 기자의 대화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는데 거기에 저와 관련한 대화가 아주 많았기 때문입니다. 녹취록을 보니 이동재 기자는 이철 씨를 협박 회유해 저한테 금품을 주었다는 증언을 받아내려고 여러 계획을 세웠고 한동훈 검사한테 구체적으로 다 이야기했습니다. 한동훈 검사를 만난 직후, 이동재 기자는 녹취록에 있는 그대로 이철 씨에게 협박성 서신을 보냈고 이철 씨의 대리인을 만나 저의 비리를 제보하라고 회유했습니다. 검찰은 이동재 기자를 형사 기소했습니다. 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나오든, 이동재 기자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녹취록을 보니 고위 공직자인 한동훈 검사는 이동재 기자의 계획을 듣고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묵인했을 뿐만 아니라 부추기는 말까지 했습니다. 고위 공직자의 언행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저는 문화방송의 검언유착 보도와 한동훈‧이동재의 대화 녹취록 전문을 보고,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정보를 열람하였을 것이라는 의심을 더 굳히게 되었고, 두 번째 인터뷰에서도 그런 추측을 말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렇게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한동훈 검사는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저를 해치는 데 필요한 진술을 받을 목적으로 이철 씨를 협박 회유하려는 계획을 알면서도 묵인 방조했습니다. 그래서 이동재 기자와 공범일 수 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관련 증거가 들어 있음이 확실해 보이는 한동훈 검사의 휴대전화를 아직도 열지 않았습니다. 그가 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서 스스로 밝힌 것처럼 소환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명예훼손죄로 형사 처벌해 달라고 합니다. 이것이 한동훈과 유시민 사이에 정의를 세우는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검사님, 진심 그렇게 믿으면서 저를 기소하신 것은 아니라 믿습니다.
진술할 기회를 주신 재판장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22년 4월 7일
피고인 유 시 민
다음은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입장문 전문
<2년만의 무혐의 결정 관련하여 말씀드림. 한동훈>
「 1. 지난 2년 동안 집권세력이 조국 수사 등 정당한 직무수행을 한 저에게 보복하고 국민들에게 자기들 말안들으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 삼아 겁주려는 목적으로, 친정권검찰, 어용언론, 어용단체, 어용지식인 등을 총동원하여 ‘없는 죄’ 만들어 뒤집어 씌우려 한 ‘검언유착’이라는 유령 같은 거짓선동과 공권력 남용이 오늘 최종적으로 실패했음.
1. 오늘 결정은,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이 지극히 늦게 나온 것임. 오로지 상식있는 국민들의 냉철하고 끈질긴 감시 덕분에 권력의 집착과 스토킹에도 불구하고 정의가 실현된 것이라 생각함.
1. 이런 말도 안되는 희대의 ‘없는 죄 만들어내기’가 ‘다른 국민들 상대로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김어준씨와 최강욱씨 등의 ‘유시민 돈 준 사실 아니어도 좋다’ 허위사실 유포, 친정권검찰간부와 KBS의 ‘부산 녹취록에 한동훈의 총선 관련 발언 있다’ 허위사실 유포, 유시민씨의 계좌추적 당했다는 허위사실 유포, 친정권검찰의 독직폭행과 불법 CCTV 사찰, 법무장관 추미애/박범계의 피의사실공표와 불법 수사상황 공개 및 마구잡이 수사지휘권 남발, 집권세력과 사기꾼과 MBC 등 특정언론들의 한몸같은 권언범유착 공작, 민언련 등 어용단체의 허위 선동과 무고 고발, 불법수사 관여자들의 예외없는 전원 포상 승진 과정 등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함. 그래야만, 어떤 권력이든 다른 국민 상대로 앞으로 다시는 이런 짓 못할 거라 생각함.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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