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오해살수 있지만, 아들·딸 다른 학교 보내야하나”
보건복지장관 후보자 제기된 의혹과 해명
김동하 기자
안영 기자
입력 2022.04.18 03:52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의 의대 편입 및 병역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 후보자는 “자녀 문제에 있어서 지위를 이용한 어떤 부당한 행위도 없었다”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의 의대 편입 및 병역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 후보자는 “자녀 문제에 있어서 지위를 이용한 어떤 부당한 행위도 없었다”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17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되어 몹시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약 45분간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해명했다. 그는 “자녀의 의대 편입이나 아들 병역 판정에 대해서는 저와 제 가족뿐 아니라 모교와 병원의 명예까지 손상되는 문제”라며 회견을 자청한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경북대병원 고위직으로 있을 때 딸과 아들이 연이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데 대해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아버지가 그 학교에 있다고 해서 아들딸을 꼭 다른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도 헤아려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23쪽 분량의 별도 해명 자료집을 기자단에 배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게임의 법칙, 룰을 누가 만들었느냐’에 대한 국민적 의혹 제기에 대해 핵심 논점에서 벗어난 자기 합리화를 하는 기자회견”이라고 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페이스북에서 “이번 사건의 핵심은 불법이 아닌 이해충돌”이라며 “경륜 있는 의대 교수가 이해충돌 문제를 모를 리 없다”고 했다. 또 “정 후보자가 지금 버티는 것은 ‘불법적인 것만 얘기해’라는 것”이라며 “이미 그는 공정을 훼손한 사람”이라고 했다.
①두 자녀 의대 편입에 아빠 찬스?
정 후보자의 딸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이었던 2017학년도 경북대 의대에, 아들은 정 후보자가 원장이었던 2018학년도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했다. 정 후보자 딸은 편입전형 1, 2단계 합산 점수가 합격자 33명 중 27위, 아들은 17명 중 7위였다. 정 후보자 아들은 2017년 편입에선 떨어졌다가 2018학년도 의대 학사편입에 ‘지역인재 특별전형’이 생기면서 합격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당시 자기소개서에 부모 이름과 직장을 쓸 수 없고 편입 과정에서 심사위원 50여 명이 시험 당일 무작위로 배정된다면서 “청탁 등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했다. 또 “주관성이 개입되는 면접과 서류평가 점수가 기계적으로 산출되는 학사, 영어 성적보다 낮은 점을 미뤄보면 특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아들이 합격한 ‘지역인재 특별전형’이 생긴 것에 대해선 교육부의 학제 전환에 따라 대구시가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자교 출신 의대 교수 비율이 80%가 넘는 경북대에서 정 후보자와 인연이 없는 면접관이 드물었을 것”이라고 했다.
②병원 자원봉사 신청에 특혜?
정 후보자 자녀는 경북대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했고, 이를 편입 과정에서 활용했다. 정 후보자는 “자원봉사는 누구나 신청하면 별도 제한이 없다”고 했다. 또 아들이 학부생 시절 논문 두 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이 경력을 의대 편입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아들 지도교수와 친분 관계가 없고, 지도교수는 저와 아들의 관계를 몰랐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자녀 편입학 의혹에 대해 교육부 조사를 요청했다.
③아들 2급 현역→4급 보충역
정 후보자는 아들의 병역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정 후보자 아들은 2010년 첫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이후 2015년 재검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는데 병무진단서를 발급받은 병원이 경북대병원이었다. 정 후보자는 “아들이 대학 재학 중이던 2013년 왼쪽 다리가 불편해서 경북대 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해보니 척추협착증 소견이 나왔다”며 “경북대병원의 2번의 MRI 검사와 병무청의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거쳤고 서로 다른 세 명의 의사가 진단한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자는 아들 병역 의혹과 관련,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주시면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신 대변인은 “아들의 병역 판정에 당당하다면 척추 협착과 관련된 당시 MRI와 CT 영상 자료부터 공개하라”며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자료 제출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④농지법 위반 의혹
정 후보자가 2020년 11월 공개한 재산 내역을 보면 경북 구미 도개면에 논과 밭을 소유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실제 농사짓지 않는 땅을 소유해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정 후보자는 “해당 토지는 친척 숙부께서 IMF 때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본인에게 땅을 경작하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인근의 산동면 농지에 대해선 “문중의 토지 관련된 문제라 간단하게 말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 후보자는 자신이 경북대 병원장에 재임(2017~2020년) 하던 기간 재산이 20억원 증가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6억1900만원이 오류로 신고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재산 증가액은 14억5000만원 중 약 11억원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경북대병원 진료처장 때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역임한 것에 대해선 교육부 감사 등을 통해 겸직 허가를 받은 것으로 연봉 없이 월 30만원가량 수당만 지급받았다고 했다. 복지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코로나에 대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 회복’을 이뤄내고 방역과 의료체계 개선 완수를 위해 내정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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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호영 자녀 의혹에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등록 :2022-04-17 한겨레
박종오 기자
배현진 “윤, 정호영 의혹 모두 보고받아”
“범법행위 전혀 없어…조국 건과 다르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올라가는 승강기 안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자녀 의대 편입과 병역면제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부정의 팩트가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현진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은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오늘 오후) 2시에 후보자 본인 자청해서 기자회견 열고 의혹 해명하겠다고 해서 저희도 지켜보고 있다”며 “다만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당선인이 말했다”고 전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당선자가 정 후보자 자녀 병역·학력 의혹을 다 보고 받고 인지하고 있냐’는 질문에 “뉴스도 모니터링해서 보고해서 (윤 당선자가) 당연히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 당선자가 정 후보자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과 아들의 병역면제 및 허위경력 의혹을 모두 보고 받았지만 ‘아직 부정행위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녀 입시부정 의혹 등으로 낙마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호영 후보자의 사례가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지만 윤 당선자 쪽은 이런 비교를 일축했다. 배 대변인은 “조민씨는 명확한 학력 위·변조가 국민 앞에 확인된 사건”이라며 “정호영 후보자에게 제기되는 많은 의혹은 그에 준하는 범법 행위가 있었는지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지금까지 해명을 보면 (범법 행위가) 전혀 없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당선자 쪽은 여론의 추이를 살피겠다고 했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자는 오늘 기자회견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라며 “인수위도 회견을 지켜본 뒤 정치권과 국민이 이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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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 나선 정호영 “자녀 편입·병역, 어떤 부당 행위 없이 공정했다”
등록 :2022-04-17 14:52수정 :2022-04-17 14:59배지현 기자 사진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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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국회 지정 병원서 재검진 하겠다”
스스로 물러날 뜻 없음 분명히 밝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 편입과 아들 병역 의혹 등에 대해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자는 우선 자녀의 편입 과정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이중삼중의 투명한 견제 장치를 밟아 편입 절차가 진행됐다. 청탁 등이 불가능한 공정한 구조”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딸의 경우 1단계 평가에서 학사성적이 100점 만점에 93.7점으로 합격자 33명 중 16위였다. 서울대 졸업성적은 4.3 만점에 3.77이었다. 영어성적은 텝스 855점으로 11위로 객관적인 성적이 우수했다. 서류평가는 28위로 다소 낮았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의 경우 1단계 평가에서 학사성적은 100점 만정에 96.9점이었고 경북대 졸업성적은 4.5 만점에 4.33점이었다. 합격자 17명 중 2위였다. 영어성적은 텝스 881점으로 3위로 객관적인 성적이 상당히 높았으며 서류평가는 6위였다”고 말했다. 두 자녀의 경우 객관적 자료를 근거한 성적이 심사위원의 의견이 들어간 서류평가보다 높았다는 해명이다. 정 후보자는 딸의 경우 편입전형 1, 2단계 합산 점수가 33명 중 27위, 아들은 17명 중 7위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교육부에서 자녀의 편입학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했다.
두 자녀가 경북대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한 것을 두고도 정 후보자는 “자원봉사를 신청하기 위해 별도의 부탁이나 청탁을 할 필요성 자체가 없다”고 했다. “주로 환자 이동 시 보조적 역할, 환자의 휠체어를 잡아주거나, 길 안내, 물품전달 등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이어 “환자 침대이송 같은 힘든 일을 했다는데 이것이 가능한지 의심하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는 별도의 병원 이송팀이 담당하는 것으로 자원봉사와 상관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교수, 석·박사와 함께 KIC(한국과학학술지 인용)급 논문 2개를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공과대학에서는 학부생이 논문에 참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런 사례가 유일한 것이 아니다”며 “(지도) 교수님은 저와 아들의 관계도 몰랐다. 물론 연구 참여에 대한 어떤 청탁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아들이 2010년 11월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2015년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은 경북대병원에서 2차례 MRI 검사를 하고 병무청의 CT 검사를 거쳤다. 서로 다른 세 명의 의사가 진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4급 보충역 판정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없었으며 엄격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주면 그 의료기관에서 제 아들이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보다 자세히 해명하겠다”고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경북대병원장을 지낸 정 후보자는 2017년, 2018년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과정에서 이른바 ‘아빠 찬스’를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아들의 병역 신체검사, 본인의 해외출장 등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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