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외부 투자유치를 통한 경제 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객원교수는 북한이 외부 투자유치보다는 내부 시장 강화를 먼저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교수는 1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출연, 김 위원장이 베트남식 개혁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은 이르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시장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극적이며 방대한 일을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경제 개선을 위해 우선 취할 수 있는 여러 다른 조치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들이 북중 접경지역 노상에서 곡식을 팔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브라운 교수는 최대 50배 이상 차이가 나는 북한 정부의 고시 가격과 장마당 가격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브라운 교수는 "정부 가격을 없애고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장마당 가격으로 물가를 통일해야 한다"며 "과거 북한 정부가 이런 시도를 했지만 엄청난 물가변동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화폐를 새로 찍어내지 말고 기업소의 자산을 임금으로 노동자들에게 분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정부가 자산을 팔아 그 돈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은 북한 정권의 사상에 배치되지 않고, 중국도 30년 동안 이를 시행했다. 궁극적으로 사회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지만 시장은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동농장 가족 단위 전환·통화금융제도 개혁도 강조..
"북한판 삼성 키우는 시스템 후에 외국인 투자 받아야"
"북한판 삼성 키우는 시스템 후에 외국인 투자 받아야"
최근 북한 군인들이 고강도 훈련을 마치고 농사일에 내몰리고 있어 극도의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의 '군민이 힘을 합쳐 연안군 도남협동농장' 선전영상 일부.[사진=조선중앙TV] |
협동농장의 개혁도 제안했다. 그는 "덩샤오핑이 과거 협동농장을 개인과 가족에게 분배한 것만으로도 생산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북한이 이미 협동농장 분조 규모를 줄인 포전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완전히 가족 단위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식의 통화금융제도 개혁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1960년대 초반에 긴급통화조치를 통해 화폐단위를 환에서 원으로 바꾸고 국민에게 저축을 장려하며 그에 따른 높은 이자율을 지급했다"며 "모든 한국인이 돈을 저축하기 시작하면서 은행은 그 돈을 기업에 대출해 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 외국인 투자가 한국에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작부터 외부 투자에 의지하게 되면 외국인들은 자원을 더 갖게 되고 그들이 그것을 갖고 떠나면 많은 불만이 생기게 된다"면서 "삼성이 북한에 들어가 북한의 자원을 갖는 것이 아니라 북한인들이 북한판 삼성을 키워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을 먼저 작동한 뒤에 외국의 투자를 받고 투자업체들끼리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이런 시도를 실제로 단행한다면 개혁에 실패했다며 담당 관리를 처형하는 과거의 구식 지도자가 아니라 위대한 개혁가가 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도 실무협상에서 비핵화에만 너무 몰입해서는 안되고 모두가 행복할 경제개혁 방안을 북한 정부에 계속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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