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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마당 세대’…“우리가 변화 이끈다!” > 취재K > 정치 > 뉴스 | KBSNEWS

北 ‘장마당 세대’…“우리가 변화 이끈다!”입력 2016.06.18 (10:01)취재K



“폐쇄적이고 통제된 북한사회에서 과연 주민들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대다수가 주저함 없이 “불가능하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북한 주민들이 조금씩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자본주의의 산 교육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장마당의 확산’과 초과 생산량에 대한 개인 분배를 제시한 ‘포전제(圃田制) 도입’ 등을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장마당 세대’가 있다.

■ '장마당 세대' 란?

‘장마당 세대’는 1990년 이후 출생한 젊은이들이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2012년에 20~30대 나이로 북한 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한 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 가뭄과 추위에다 제대로 먹지도 못해 극심한 발육장애를 겪었다. 게다가 국가의 배급망이 무너진 이후 태어나 교육은 물론 국가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이들은 돈벌이에 관심이 많고 부모세대에 비해 북한 체제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 체제변혁의 주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장마당은 ‘자본주의 산 교육장’



농촌 빈터에 선 장마당. 농촌이라는 지역 특성상 농산물 대신 신발 등 공산품을 판매하고 있다.

장마당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으면서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지 않기 위해’ 자구책으로 만든 생명줄과 같은 것이었다. 이제는 장마당이 북한의 풀뿌리 시장경제의 역할을 하고 있고, 날이 갈수록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규모가 작은 시(市), 군(郡), 동(洞)에 이르기 까지 북한 전역으로 확산됐다. 줄잡아 700곳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마당에서는 음식은 물론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90% 이상이 외국산 수입품이라고 한다. 일정 부분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형성돼 '자본주의의 산 교육장' 이라고 할 수 있다.

장마당이 정착단계에 들어선 것은 하루 이틀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비(非)사회주의 요소의 척결을 내세운 북한의 당, 사법, 보안권력의 횡포와 단속 등의 탄압을 주민들이 목숨을 담보로 견뎌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의식주를 책임질 능력도 없는데다 장마당을 없앨 경우 기본 경제가 돌아갈 수 없게 되자 이를 묵인한 것이다. 요즘 장마당은 그동안 돈을 모은 전주(錢主)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자릿세 등 세금 명목으로 10~15%를 받아 간다고 한다.

■ 식량문제 체제위기 ‘포전제(圃田制)’ 도입



협동농장 살림집의 텃밭. 초과 생산된 농산물은 개인소득으로 이어진다는 희망을 가지고 정성껏 관리해 농작물의 작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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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만성적인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2014년 ‘포전제(圃田制)’, 즉 농가책임생산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협동농장의 공동생산방식에서 벗어나 말단조직인 분조를 가족 규모인 3~5명으로 축소해 경작하도록 했다. 생산된 농산물은 국가와 협동농장이 7대 3의 비율로 분배하고, 남는 농산물은 농장원이 분배받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포전제 도입 2년! 최근 가뭄에도 불구하고 농업 생산량이 크게 위축되지 않은 것을 고려해 본다면 일정부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50년대 말에 도입된 협동농장 경영방식이 50여년 만에 개혁된 것이다. 하지만 개혁의 주체는 김정은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이다. 김정은은 농업문제가 체제위기로 까지 내몰리자 생존을 위해 포전제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연관자료] ☞ 북한 인민의 생활 개선 노력, 그리고 그 다음 선택은? (2016.06.10.)

[연관기사] ☞ [남북의 창] 北 식량 증산 총력…한계는? (2016.06.18.)

■ 정보는 ‘北 주민 의식변화 촉매제’



한 여성이 휴대폰을 이용해 전화를 하며 바삐 걸어가고 있다. 평양에서 휴대폰 사용은 일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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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과거에 비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다. 해외 일꾼들의 입을 통해 많은 정보가 유통되고 있고, 300만대 이상 보급된 휴대폰이 정보유통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는 중국무선 인터넷망에 가입해 인터넷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대북방송과 USB 등 저장매체를 통한 정보유입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많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지난 4월 중국에 있는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을 결심한 것도 “한국 TV와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한국으로 망명을 고려하게 됐다.”고 증언 했듯이 북한사회의 변화에 외부정보가 갖는 영향력과 파급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 ‘KBS한민족방송’ 의식변화 주역돼야...


다양한 정보와 이야기 마당이 펼쳐지는 ‘통일열차’


대담과 인터뷰 등을 통해 다양한 서울 소식을 전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이끌어내는 데는 방송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에도 TV와 라디오 등 언론 매체가 있지만 김정은 일가 찬양과 체제선전 일색이다. 북한주민들은 북한방송에 식상해 있고 외부소식에 목말라 있다. KBS한민족방송(AM 972khz, 1170khz)의 청취권역이 한반도와 일본, 중국(동북3성), 러시아 사할린까지 광범위하다.
KBS가 탈북자를 대상으로(2011년, 500명) 설문조사한 결과 “한민족 방송을 청취한 적이 있다.”는 대답이 35%, “주 1~2회 규칙적으로 청취했다.”가 15%에 이를 정도로 영향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주민들에게 필요한 소구력 있는 맞춤식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한다면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북한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연관사이트] ☞ KBS 한민족방송 홈페이지



백인순 기자 insoon@kbs.co.kr기자의 기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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