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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휩쓴 일본 드라마 '쇼군'…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영향이 컸다
입력 2024.09.16
최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모은 일본 드라마 '쇼군'이 에미상에서 18개의 상을 휩쓸며 화제를 모았다. 연합뉴스
[스페셜타임스] 최선은 기자=최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모은 일본 드라마 '쇼군'이 에미상에서 18개의 상을 휩쓸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성과 뒤에는 한국 드라마의 성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일본 언론을 통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쇼군'의 흥행을 분석하며 "70%에 달하는 일본어 대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외국어 대사에 대한 저항감을 줄였다는 것이다.
미국 시청자들은 전통적으로 더빙된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선호해왔지만, '오징어 게임'을 계기로 시청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닛케이 신문은 강조했다. 이제는 자막을 통해 외국어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데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에미상에서 대거 수상한 '쇼군'은 17세기 일본의 정치적 음모를 다루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이 드라마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모두 석권했다. '쇼군'은 유명한 제임스 클라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졌으며, 미국 디즈니 소속 FX 채널에서 자막과 함께 방영되었다.
이 드라마의 제작과 연출은 미국인이 주도했으나, 출연진은 대부분 일본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닛케이 신문은 이러한 구성이 미국의 문화적 다양성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1980년대에도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가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영국인 항해사의 시각에 중심을 두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요미우리신문도 '쇼군'의 성공에 대해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영화 저널리스트 사루와타리 유키의 의견을 인용해, 최근 미국에서 '오징어 게임'과 일본 영화 '고질라 마이너스 원'처럼 미국인에게 익숙지 않은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들이 인기를 얻으며, 백인이 아닌 배우들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쇼군의 주연 배우이자 제작자인 사나다 히로유키는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일본 시대극이 계승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대사의 70%를 일본어로 하고 이를 자막으로 처리한 것은 상당한 도전이었다"면서 "글로벌 시장과 일본 사극 팬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시도였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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