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7

[특별대담]김민하 교수 양심을 듣는다 > 인물탐방 | 민족통신

[특별대담]김민하 교수 양심을 듣는다 > 인물탐방 | 민족통신

[특별대담]김민하 교수 양심을 듣는다
작성자 minjok 05-08-27 00:00 조회11,162회 댓글0건

김민하 박사는 1934년 3월1일 경북 상주 출생으로 중앙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이 학교에서 40년 동안 교수 및 총장을 역임해 왔다. 그는 보수단체인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 회장,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지냈고 현재는 민화협 상임고문, 대통령 특별자문기관 통일고문회의 고문역으로 활동하면서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을 위한 평양방문 기간에 김정일 위원장을 접견했고, 금년 6.15선언 5돌 기념 통일대축전 기간 평양에서 또다시 김정일 위원장을 접견하여 주고받은 대화들 때문에 국내외 동포들로부터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한미평화협의회(차종환 회장, 김용현 이사장) 창립식 강연을 위해 로스엔젤레스를 방문한 김민하 박사는 바쁜 일정에도 옥스퍼드 팔레스 호텔에서 민족통신 노길남 편집인과 한시간 동안 특별대담 시간을 가졌다.

[질문]금년은 남북 해외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6.15선언 5돌을 기념하는 역사적인 행사가 평양에서 열렸고, 이어서 두 달 후에 북남 해외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8.15광복 60돌을 기념하는 거족적인 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하였습니다. 양쪽 행사에 모두 참석한 김민하 박사님의 소감부터 듣고 싶습니다.

<##IMAGE##> (답변) 두 행사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6.15통일대축전 평양행사는 시의 적절하였습니다. 남북 정부 정당 사회단체, 그리고 해외대표들이 참석한 행사로서 7천만 겨레이 대표들이 긴박한 정세, 위기고조의 상황에서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대 성공인 행사에 참여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평양행사에서 눈물이 쏟아졌어요. 나도 이산가족의 한사람이고 개인적으로는 숨죽이고 살아 온 시절도 있던 사람입니다. 나는 치우치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저 학자적 양심으로 느낀 대로 말하고 싶습니다. 815민족대축전도 서울 한 복판에서 남북 정당 국내외 동포대표들이 모여 한반도에서 절대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선언한 모임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김정일 위원장님의 결단이 대단했습니다. 북측 대표들의 현충원(국립묘지) 방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입원한 병원 방문, 국회방문 등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실상 이것이 통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이 두 행사들에 참가하면서 서로 적대시하지 말고 반드시 평화를 이루고 통일을 이루자고 염원했어요. 이런 마음으로 살자, 이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런 상황에 보수, 진보, 중도가 따로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제 모두가 손잡고 한반도 전쟁을 절대로 반대하는 뜻에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평화선언"을 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런 뜻에서 두 행사는 모두 훌륭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봅니다.

[질문]박사님이 생각하는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어떤 것 인지요?

(답변)보수란 현상유지(Status Quo)를 지향하는 것을 말하지요. 세계역사는 보수와 개혁의 경쟁이라고 볼 수도 있지요. 그런데 보수에는 극단적인 보수도 있어요. 냉전체제의 상황이나 분단의 고통을 극복하려고 하지 않고 시대의 상황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과는 대화도 하지 말라", "만나지도 말고 부셔 버리자"고 하는 식입니다. 전쟁나면 다 죽는걸 모르고 말입니다. 국방부관계 비밀자료에 나온 걸 보면 만약에 미국이 북의 영변 핵 시설을 때리면 우리 남한은 물론 중국과 일본지역까지 큰 피해를 입는다는 심각성을 모르고 하는 얘기입니다. 나 같은 사람은 중도보수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요. 변화를 갈망하는 진보적 층에도 극단적인 경우들이 있지요. 그런데 우리 민족문제를 풀어 나아가는데 있어서는 진보도 보수도 모두가 하나되어 평화와 통일을 이뤄야 합니다. 전쟁과 분단의 60년 역사는 피눈물의 역사이기에 우리 모두는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만들고 통일을 이뤄야 합니다. 이것에는 진보나 보수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환영하리라고 믿습니다.

<##IMAGE##> [질문]박사님은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615통일대축전 기간에 김정일 위원장을 두 번째 만나고 김 위원장에 대한 소감에 대해 "솔직하다, 남의 말을 경청한다, 주변사람들을 배려한다, 그리고 치우치지 않는 지도자"라고 언급한 보도를 읽었습니다. 그런 보도들이 사실인지요?

(답변)그렇습니다. 나는 통일뉴스와 대담에서도 말했지요. 김정일 위원장님에 대한 인상은 무엇보다 솔직하고 권위주의가 없어요. 어깨에 힘주는 것 없고 거침없이 자기 얘기 잘하여 내 속이 시원했습니다. 풍자(유머) 감각도 뛰어 났어요. 2시간 밥 먹는 동안 계속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국내외 정치지도자들을 많이 만나지만 김정일 위원장님 만나면 속이 시원합니다”라고 말했더니 와하고 폭소가 터졌습니다. 가감이 없이 느낀 바를 그대로 이야기하고 그 다음에는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였습니다. 자칫하면 지도자들이 자기 이야기만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분은 경청했습니다. 혹 남이 언짢은 이야기를 해도 내가 유심히 봤는데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상대방 기분 나쁘지 않게 "검토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리고 확실한 것은 명확히 대답하고 마음에 들면 "옳습니다"라고 반응했습니다. 나는 그냥 사립대 교수니 별로 걸릴 것도 없으니 솔직히 말했는데 김정일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면 속이 시원하다고 하니 크게 소리내어 웃었습니다. 아주 소탈한 분이더군요. 나는 이번 서울서 열린 815민족대축전 만찬 장에서 북측 대표들 중 김기남 정부대표와 안경호 민간단체 대표등과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들이 나를 찾았노라고 하며 "우리 김정일 위원장님을 만나서 속이 시원하였다는 소감이 보도된 내용을 전해 듣고 김 위원장님께서 좋아 하셨습니다"라고 전달하더군요. 나는 내 소감을 학자적 양심으로 있는 그대로 한 것인데 이에 대해 기뻐하셨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김정일 위원장님은 혈색도 좋고 건강해 보였습니다. 술 얘기가 나왔는데 그 분이 "러시아에 가서 실력발휘를 한번 해 보았는데...의사 선생들한테 비판받았지요"라고 한 말이 기억납니다. 비판, 아니 지적했지요 라고 했던가...좌우간 김 위원장님 주치의가 술 땜에 뭐라고 한 모양인데 그래서 내가 "천하의 김정일 위원장님한테 누가 비판을...!"이라고 하니깐 그 때 또 폭소가 나오더군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2시간 반을 함께 했습니다. 이번 두 번째 만남에서는 나한테 술까지 따라 주었습니다.

[질문]금년은 우리 민족사에 빛나는 행사들이 연거푸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미국의 네오 콘이라는 신 자유주의자들은 우리 민족의 화해와 협력, 평화적 통일 분위기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남녘의 이른바 뉴라이트라고 하는 신 보수주의자들이 합세하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으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그런 움직임은 소수라고 봅니다. 물론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다양한 소리들이 존재합니다. 극우 보수도 존재하고...그리고 남이나 북이나 전쟁 희생자들이 있기 때문에 양쪽에서 극단적인 말이 나올 수 있지요. 이것은 서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봐요. 시대적 조건과 사회 환경이 변화되지 않았습니까. 전쟁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진보나 보수 모두 이해하며 화해와 평화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IMAGE##> 우리들은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한 민족공조를 앞세워야 합니다.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을지라도 우리들은 그럴수록 민족공조를 깊게 넓게 하는 방법 밖에 다른 길은 없어요. 하나로 엮어야 합니다. 한반도 상황은 평화체제로 바꾸어야 합니다. 북미관계도 정상화되어야 하고 다자간 보장도 뒤받침 되어야 해요. 문제는 미국인데 미국도 북의 체제붕괴 같은 정책보다는 북미가 서로 신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미국도 북을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대화하겠다면 과감한 자세로하여 경제봉쇄도 해제하고 경수로도 제네바 협정에 약속한데로 지켜야 합니다. 동북아나 세계정세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입니다. 전 세계가 반전평화로 가고 있는 것이 이 시대의 조류입니다. 북미관계가 서로 사이좋게 협력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지금 한국의 20대 30대들도 평화를 갈망하는 한편 미국의 반 평화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적입니다. 한 여론조사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 편에 서겠다는 여론이 47%로 미국 편에 서겠다는 층(23%)보다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가 부쉬 대통령 만나면 평화정책으로 바꾸라고 설득하고 싶습니다.

[질문]남한이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데 남북 간에 정보교류가 원활하지 못합니다. 남한 당국에서 이북 인터넷 사이트들과 민족통신과 같은 해외 통일관계 사이트들을 볼 수 없도록 차단하고 있는데 이런 사태는 왜 해제되지 않는지 안타깝습니다.

(답변) 그래요? 항의하세요. 내가 이번에 돌아가면 얘기 좀 하겠어요. 지금 북도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어요. 개성공단을 설치하기 위해 그곳에 있던 북의 미사일부대가 50킬로미터 후방으로 철수했고, 금강산이 있는 강원도 지방을 개방함으로써 지뢰 등을 철거하고 육로 관광길을 열어 놓는 등 많은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IMAGE##> [질문]마지막으로 해외 동포사회가 남녘 사회에 비해 사회정의나 민족문제에 대한 의식의 정도가 열악한 상태입니다. 특히 미주동포들이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지적해 주면 좋겠습니다.

(답변)다시 말하지만 민족분단 60년 사는 피눈물의 역사입니다. 이제는 지구촌에 이런 역사가 우리 밖에 없습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죄책감을 가지고 후손들에게는 더 이상 슬픈 역사를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 일어나야 합니다. 분단 60년 역사를 반성하는 운동이 일어나야 하며 모두가 굴종과 오욕의 역사를 벗어 버리고 자주, 독립, 영광의 역사를 이룩하는 길로 들어서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분단과 전쟁의 역사를 평화와 통일의 역사로 바꾸어 놓아야 합니다. 동족간의 전쟁으로 그 당시 인구 3천만명중 10%에 해당하는 3백80만 명이 희생되지 않았습니까. 피비린내 나는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두 손을 잡아야 합니다. 보수도, 진보도, 중도도 다함께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 도와야 합니다. 그래서 보수, 진보, 중도가 함께 "한반도 평화선언"을 선포하여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이룩해야 합니다. 이것을 위해 진보와 보수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변화합니다. 정형근 의원까지 변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들은 과거를 불문에 부치고 진보세력, 보수세력이 하나되어 우리 민족의 자주, 독립, 영광의 역사를 만들어야 됩니다.

*바쁜 시간에도 민족통신을 위해 시간을 내 주어 감사드립니다. 좋은 여행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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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족통신 이용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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