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 신학자, 다석을 말하다…김흡영 교수 신간 내 : 문화 : 베리타스
도의 신학자, 다석을 말하다…김흡영 교수 신간 내
[북리뷰] 가온찍기: 다석 유영모의 글로벌 한국신학 서설
입력 Jul 23, 2013 01:53 AM KST
▲김흡영 강남대 신학과 교수의 새 책 『가온찍기: 다석 유영모의 글로벌 한국신학 서설』(동연) 겉 표지.
서양 신학계에 한국적 신학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도의 신학자’ 김흡영 교수(강남대, 신학)가 이번에는 다석 유영모의 사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책을 썼다.
한국 기독교 1세대 사상가 다석 유영모의 신학은 동·서양의 사상을 창의적으로 접목시킨 독창성으로 한국적 토착화 신학의 원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다석 사상의 우수성은 이제까지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국내 학자들에게만 회자될 뿐이었다. 그러던 중 2008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철학자대회에서 유영모와 함석헌의 사상이 소개되면서 세계 철학계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세계철학자대회에서 다석 사상을 세계에 알렸던 한 주역이 김흡영 교수다. 2008년 세계철학자대회에서는 다석 사상을 여러 나라의 학자들에게 개괄적으로 소개했다면,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다석 사상을 서양 조직신학적 체계에 따라 기술하여 다석 사상의 신학적 보편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신학의 독립선언
김 교수는 작금의 한국 기독교는 교회의 성장에 비해 신학의 성장이 더디다고 일갈한다. 오로지 서양 신학을 수입하기 급급했고, 이를 한국의 문화와 영성을 고려치 않고 무분별하게 적용한 탓에 부작용은 물론 역효과까지 나타났다. 이런 한국 신학의 서양 신학의 과도한 의존을 김 교수는 올무에 걸린 상황으로 진단한다.
김 교수는 서양 신학이라는 올무를 넘어 한국인이 할 수 있는 한국적 신학의 광맥을 다석에게서 찾는다. 그리고 이것이 한국적 신학을 넘어서 글로벌 신학이 될 수 있는 보편성의 가능성까지 발견한다. 앞으로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세계 유수의 신학자들과 다석 사상에 관해 토론하고, 세계신학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다석 사상을 널리 알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새로운 다석 해석, 몸신학과 숨신학 제안
김 교수는 지금까지 다석연구의 일반적인 오해들을 지적하며 독창적인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다. 특히 생태계의 위기와 인류의 기계화를 주장하는 트랜스휴머니즘의 거센 도전에 한계에 봉착한 21세기 글로벌 신학의 한 대안으로 ‘몸신학’과 ‘숨신학’을 발굴하여 제안한다.
다석의 작업은 한마디로 동양 문명의 뼈에 서양 문명의 골수를 넣는 것이었다. 여기서 서양문명의 골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전통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다석은 일반 신학과 달리 그 골수를 우리의 종교문화적 전통을 그리스도 안에서 성화시키며 체화하려 했다.
또한 다석은 서구의 교회중심적 신학의 폐단을 극복하고 몸으로 하는 수행중심적 신학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그리스도교를 동양의 수도, 수행 전통에 접목시켜, 희랍철학의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에 의한 영향으로 말과 글 중심이 되어 몸을 상실한 그리스도교 신학에 몸을 회복할 수 있는 ‘몸신학’을 정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사실 다석일지는 관념적인 사상을 기록한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수행일지였다. 그것은 사이버스페이스를 앞세운 디지털 문명과 포스트휴머니즘의 거센 도전에 의해 잃어가는 몸과 숨을 되살릴 수 있는 영성의 마지막 보루인 ‘숨신학’을 발전시킬 수 있든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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