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스위스에 계시는 페친께서, <제국의 위안부>를 쓰던 무렵에 올린 짧은 글을 번역해 주셨다. 문맥을 보면 한 때 의기투합했던 지인학자의 비판을 받아 마음이 힘들었던 때였던 듯.
외줄타기 느낌이 이제는 시이소오폭 정도의 널판지위 느낌은 드니, 지난 10여년이 의미가 없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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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판결문 영어번역도 홈피에 올린 참입니다.
댓글에 링크 붙여 둡니다. 영어권에 인연 있으신 분들, 번역문과 함께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
늘은 슬그머니 남산행을 쉬기로 한다. 학교에 일찍 가는 날이라는 걸 핑계로.내 '비장한 각오'의 수준이 고작 요 정도다.
'그 나무의 오늘아침 얼굴'대신 올리는 건 그저께 찍은 남산의 다른 풍경들.오른 쪽 사진이 꽃비를 맞을 곳으로 점찍어둔 장소. 몽환적인 분위기로 찍혀 '실물보다 잘 나온'사진이다.^^
일본과의 과거청산에 대해 말하는 일은 쉽지 않다. 어제와 그제 이의제기를 해 주신 두 분은 나와 함께 '한일연대 21'이라는 모임을 함께 하셨던 분들이다. 그러니 나의 시도가 옳건 그르건 대한민국에서 나는 고독하고 또 고독한 사람인 게 틀림없다.
사실, 일본에 관한 책을 낼 때마다 비슷한 심경이었다. '화해를 위해서'를 낼 땐 '인당수에 뛰어드는 심경'이라고 후기에 썼던 것 같다.
의외로 몇개 일간지들이 주목해 주었지만 책은 팔리지 않았다. 누군가가 '제목이 나빠서' 그랬을 거라고 지적했을 때에야 나는 납득했다. '사죄도 보상도 안 했는데 웬 화해?'라고 생각했을 거라던가.
실은 '화해하자'는 것이 아니라 '화해를 위해서''논의의 지평'을 바꿔보자는 것이었는데.
아무튼 8년이 지나도록 상황은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더 나빠졌다.그러니 자괴감과 무력감을 느낄 수 밖에.
그래도 또다른 시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건 한국에서 일본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나름의 '책임'을 지고 싶기 때문이다.'평화'를 만들지 못한 책임.차세대에 또다시 불화를 물려주지 않기 위한 책임.
보수의 정치경제논리에 저항하면서 '역사화해'에 대해 말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일본을 향해 일본을,한국을 향해 한국을 비판하는 일도 생각보다 에너지가 필요하다. 매일 줄타기를 하는 느낌.
내일은 남산에서 맑은 공기를 더 마시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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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은 슬그머니 남산행을 쉬기로 한다. 학교에 일찍 가는 날이라는 걸 핑계로.내 '비장한 각오'의 수준이 고작 요 정도다.
'그 나무의 오늘아침 얼굴'대신 올리는 건 그저께 찍은 남산의 다른 풍경들.오른 쪽 사진이 꽃비를 맞을 곳으로 점찍어둔 장소. 몽환적인 분위기로 찍혀 '실물보다 잘 나온'사진이다.^^
일본과의 과거청산에 대해 말하는 일은 쉽지 않다. 어제와 그제 이의제기를 해 주신 두 분은 나와 함께 '한일연대 21'이라는 모임을 함께 하셨던 분들이다. 그러니 나의 시도가 옳건 그르건 대한민국에서 나는 고독하고 또 고독한 사람인 게 틀림없다.
사실, 일본에 관한 책을 낼 때마다 비슷한 심경이었다. '화해를 위해서'를 낼 땐 '인당수에 뛰어드는 심경'이라고 후기에 썼던 것 같다.
의외로 몇개 일간지들이 주목해 주었지만 책은 팔리지 않았다. 누군가가 '제목이 나빠서' 그랬을 거라고 지적했을 때에야 나는 납득했다. '사죄도 보상도 안 했는데 웬 화해?'라고 생각했을 거라던가.
실은 '화해하자'는 것이 아니라 '화해를 위해서''논의의 지평'을 바꿔보자는 것이었는데.
아무튼 8년이 지나도록 상황은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더 나빠졌다.그러니 자괴감과 무력감을 느낄 수 밖에.
그래도 또다른 시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건 한국에서 일본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나름의 '책임'을 지고 싶기 때문이다.'평화'를 만들지 못한 책임.차세대에 또다시 불화를 물려주지 않기 위한 책임.
보수의 정치경제논리에 저항하면서 '역사화해'에 대해 말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일본을 향해 일본을,한국을 향해 한국을 비판하는 일도 생각보다 에너지가 필요하다. 매일 줄타기를 하는 느낌.
내일은 남산에서 맑은 공기를 더 마시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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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Seoul High Court Judgment_2023No3351_translated
PARKYUHA.ORG
Seoul High Court Judgment_2023No3351_translated – 박유하 『제국의 위안부』, 법정에서 광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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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NK A Millius 님 번역 글은 아래 포스팅.따로 공유가 되지 않아 여기에도 복사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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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ion-Interpretation from Korean to English, with the first draft assistance by deepl.com then detail retouches.
Today, I decided to take a day off of my regular stroll to Namsan. Being aware it's might sound like a lame excuse. Instead of this morning's fresh faces of those trees I'm posting some of the views of Namsan taken the day before. The image on the right is the spot I've had an eye on. A dreamy shot that turned out really well.
It's not easy to speak on the past sediments from the Japanese colonial era. So whether my attempts are right or wrong, I must be a lonely, lonely person in Korea. In fact, I felt similar feelings each time I was writing books about Japan. When I was launching "For Reconciliation", I felt as if I was jumping into a sea of martyrdom. Surprisingly a few daily newspapers took notice, but the book didn't really sell. Then someone pointed out that it was probably because the title wasn't relevant and then I understood why. They might have thought, “What reconciliation are you talking about while no apologize or compensation is addressed in the first place?”
In fact, the book wasn't intended to "ask" to make a reconciliation, but to suggest to open a new horizon for discussions that could lead us to a hope of reconciliation. Anyway, eight years later the situation hasn't changed, and it's rather gotten worse. I can't help but feel self-deprecating and helpless. But I have no other choice but to make another attempt for I want to take my part of responsibility as a Korean scholar in Japanese studies. The responsibility of having been unable to make peace. The responsibility of not passing on sediments to our next generation. It is not easy to talk about historical reconciliation while resisting the logic of conservative political economy. Criticizing Japan towards Japan and Korea towards Korea is a consuming endeavor. Every day I feel like walking on a tightrope.
Tomorrow I should go to Namsan to get some more fresh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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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nted to do this interpretation because I could relate even though my field of subjects and issues are different. Her books help me keep working on my hard chores believing that if our voice can reach the heart of one out of 100 then it's worth it.
Grateful that the author let me share this in English.
DEEPL.COM
DeepL Translate: The world's most accurate trans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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