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2024 아이돌 산업

Dwan Lee | Facebook



Dwa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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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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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이든 아재로써 아이돌 가수나 노래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관심도 적다. 다만 아이돌 산업에는 관심이 있었다. 한국 자본주의에서 가장 급성장하면서 전형적인 모순을 드러내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피땀눈물 갈아넣기, 종사자들에 대한 초착취, 소비자 주머니 털기, 극심한 경쟁, 약육강식, 승자독식, 빈익빈 부익부 등이 그것이다.
또 한국 가부장적 자본주의의에서 대부분 산업과 영역이 그렇듯이 종사자들은 대부분 어린 여성과 청년들인데 최고 경영자들은 대부분 중년 남성이라는 것도 비슷하다. 특히 급성장하면서 게임과 IT 플랫폼 업계 경영자들이 대거 영입됐고, 이들은 그쪽에서 써먹던 가장 날것의 돈벌이 방법들을 가져 왔다.
하이브는 이런 엔터기업들 중에서도 모든 면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다. 하이브의 자산은 5조 원니 넘고, 시가총액은 무려 8~10조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이브가 지난 몇 년간 게임, AI, 서비스, 유통까지 문어발을 펼치며 종속기업만 65개, 음악 레이블만 11개의 초대기업으로 성장한 과정은 재벌 대기업들과 별로 다를 게 없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공장식으로 아이돌 그룹들을 생산, 출시, 판매하고 앨범, 뮤직비디오, 콘서트, 방송 출연, 팬사인회, 국제시장 진출 등의 모든 돈벌이 기회를 통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해 왔다. 재벌 대기업들이 흔히 그렇듯이 정치권, 언론과 유착하는 장면들도 이어져 왔다. 윤석열 정부는 잼버리, 엑스포 등이 망하려할 때마다 아이돌 그룹들을 내세워 방패삼았다.
이번에 하이브가 자회사인 어도어의 월급사장 민희진을 제거하려는 과정에서 드러낸 것은 언론과 손잡고 여론을 형성하는 힘이었다. 일주일 전부터 주요언론에는 갑자기 민희진 어도어 대표에 대한 하이브의 감사가 진행중이라는 소식이 터졌다. 법카 유용이나 횡령 등은 찾아내지 못했는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방향으로 흘렀다.
사실, 지분의 80%를 가진 하이브가 경영권을 뺐긴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었다. 그래도 이제 민희진을 이사회에서 해임하면서 사태가 끝날 것 같았다. 침묵하던 민희진은 코너에 몰리자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다고 문제제기했더니 보복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이브의 언론 장악력과 언론의 민희진 죽이기가 더 폭발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며칠 동안에만 민희진을 공격하는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기사들 속에서 민희진은 ‘독단적이고, 무례하고, 자의식 과잉에 소유욕이 넘치는’데다가 ‘아일릿을 괴롭히고, 뉴진스를 이용하고, BTS까지 건드린’ 사람이 돼 있었다. 그래서 ‘거짓말, 부정행위를 하며 빼돌리기와 배신의 쿠테타’를 시도했다는 말이었다.
절정은 민희진이 아이돌을 키우며 ‘소아성애와 성상품화까지 이용’했고 ‘무속인에 의존해서 주술 경영을 했다’는 기사들이었다. 그야말로 ‘파렴치한 인간 쓰레기’로 만들려고 작정한 듯 했다. 이런 기사들이 ‘내부문건’이나 ‘업계 관계자의 증언’이라면서 별다른 출처와 근거도 없이 ‘단독’과 ‘속보’로 ‘전해졌’다. 앞뒤 자른 ‘카톡 대화 짜깁기’도 증거로 제시됐다.
스포츠연예 신문들이 주도했지만, 조선일보 등 주류언론들도 함께했다. 그러면서 주류언론은 이것을 “민희진 사태”라고 불렀다.(마치 ‘조국 사태’처럼) 민희진이 ‘무리수’를 두면서 ‘역풍’을 불렀고 ‘여론이 싸늘해졌다’고 했다. 심지어 하이브 앞에는 민희진을 비판하는 정체불명의 전광판 트럭시위까지 등장했다. 이제 하이브의 “리스크”가 된 민희진의 해임은 불가피하고 정당한 것처럼 보였다.
이 모든 것은 어디서 많이 본 장면들이었다. 표적을 정해서 먼지털이하며 여론재판, 흘리는 강자와 받아쓰는 기자들, 하루 아침에 인격이 파괴되서 쫓겨나는 사람... 바로 조국몰이와 윤미향 마녀사냥 등에서 나타났던 장면들이다. 민희진이 수백개의 카메라 불빛이 터지는 기자회견장에서 ‘나를 인간으로 보긴 하냐? 내가 죽기를 바라냐’고 묻는 장면은 더더욱 그랬다. 이제 또 한 사람이 저렇게 당하는구나 싶었다.
그때 반전이 일어났다. 민희진은 “한 사람 담그려면 이렇게 담그는구나”, “3일 동안 나는 미친년에 개사이코됐다”면서 울분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나는 X같이 일했다", "실적 낸 나를 찍어내려 한다", 그러면서 ‘기사가 모는 차타고 다니며 술마시고 골프치는 개저씨들’에게 "들어올 거면 그냥 나에게 맞다이로 들어와라"고 반격을 가했다.
결국, 하이브와 주류언론들의 여론전은 실패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민희진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어떻게 그런 욕설과 비속어를 할 수 있냐?’ 하지만 대통령부터 막말, 욕설, 비속어로 유명한 상황에서 별로 통할 수가 없다. ‘감성에 호소하며 여론전을 한다’고? 그게 바로 하이브와 언론이 먼저 시작했던 일이다. ‘민희진은 인센티브만 20억을 받는 사람’이라고? 방시혁은 재산이 3조8천억에 달한다.
다만, 하이브와 언론의 이런 시도가 일부 사람들에게 ‘우리와 동 떨어진 상류층 부자들의 싸움에 관심을 두거나 누구를 편들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불러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 생각과 심정도 이해는 간다. 조국몰이 때도 ‘지배 엘리트들간의 권력 다툼인데 굳이 강남좌파를 편들 이유가 없다’는 논리가 많았다. 검찰과 언론은 조국과 윤미향의 여러 인간적 약점과 결함을 끄집어내 이런 반응을 유도했다.
그러나 항상 말하지만 ‘한쪽에는 우리는 자본주의를 지지한다고 말하는 자본가와 부자들이 줄지어 서 있고, 한쪽에는 우리는 노동해방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노동자와 민중이 줄지어 서 있는 그런 계급 투쟁을 기대하는 사람은 평생 동안 그것을 보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현실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인간의 입장과 태도는 단순히 자신의 재산 구준과 사회적 위치에 따라서 곧바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석한 엘리트와 고결한 지식인’들보다 보통 사람들이 그것을 훨씬 잘 아는 법이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민희진을 응원하는 것은 그가 아무런 잘못과 결함이 없는 완벽한 사람(그런 사람은 없다)이고, 우리와 똑같이 돈없고 힘없는 사람이라고 착각해서가 아니다. 그가 부당한 공격을 당하고 있고, 우리의 억눌린 처지와 감정을 속시원히 대변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집단적 자각과 인식이 얼마 전 총선에서도 그토록 전사회적 마녀사냥 속에 거의 모든 언론과 지식인들에게 ‘정치할 자격도 없는 파렴치한 범죄자’로 낙인찍혔던 조국과 조국혁신당이 태풍을 일으키며 한달만에 제3당이 된 동력이기도 했다. 그때도 권력자들, 레거시 미디어들, 지식인은 자신들이 의제 설정 능력 상실에 놀라며 대중을 깔보고 꾸짖었다.
물론, 하이브와 민희진의 충돌에서 ‘양쪽 다 똑같다’는 양비론과 기계적 중립을 거부한다는 것이, 곧 다른 모든 쟁점들은 중요하지 않거나 잊어야 한다는 뜻일 수는 없다. 지금의 관심은 하이브로 대표되는 아이돌 산업의 여러 문제들을 개선하고 그 종사자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 몇 개월 동안 해외의 K팝 팬들은 시온주의자이며 이스라엘의 학살을 지지해 온 하이브 아메리카의 CEO 스쿠터 브라운을 퇴출하라는 요구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하지만 언론은 거의 아무런 관심과 보도도 하지 않아왔다. 이제 이런 문제들에도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고, 그것은 대립하거나 하나를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얼마든지 결합할 수 있는 문제다.
#하이브는시오니스트를퇴출하라 #HYBEDivestFromZio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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