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0

이태준 소설 '해방전후'… 좌우 대립에 절망

이태준 소설 '해방전후'… 좌우 대립에 절망

이태준 소설 '해방전후'… 좌우 대립에 절망


장서언 시… 지식인 월북에 안타까움 토로
해방 공간 문학작품
박해현기자<!-- @ -->
입력 2005.08.08.

해방 공간의 실상을 생생하게 형상화한 문학 작품은 많다. 이태준의 자전적 소설 '해방 전후'가 가장 상징적이다. 이태준은 일제 말기 '황국위문작가단'에 이름만 걸어놓고 강원도 철원으로 내려가 있다가 광복을 맞았다. '해방 전후'의 주인공 '현'은 작가의 분신이다.

"현은 십칠일날 새벽, 뚜껑없는 모래차에 모래 실리듯 한 사람 틈에 끼여, 대통령에 누구, 육군 대신에 누구, 그러다가 한 정거장을 지날 때마다 목이 터지게 독립 만세를 부르며 이날 아침 열시에 열린다는 건국대회에 미치지 못할까 보아 초조하면서 태극기 휘날리는 열광의 정거장들을 지나 서울에 올라왔다."

그러나 작가는 신탁 통치 문제로 인한 좌우 대립의 격화에 절망한다. 
"그만 군중은 충돌하고 지도자들 가운데는 이것을 미끼로 정권싸움이 악랄해갔다. 결국, 해방 전에 있어 민족 수난의 십자가를 졌던 학병들이, 요행 죽지 않고 살아온 그들 속에서, 이번에도 이 불행한 민족 시련의 십자가를 지고 말았다."

이태준을 비롯한 일부 지식인들의 월북을 안타까워한 시도 나왔다. 시인 장서언은 '눈 오는 청단역(靑丹驛)'을 통해 남편과 자식을 버리고 월북하는 젊은 여성을 소재로 삼아 '남편과 아기를 버리고/학대받은 관념에 실리려/북으로 떠나는 숙아/너와 나, 사이에 점점 버그러저가는/커다란 혼의 공간/눈 나리는 슬픈 벌판이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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