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이 집단주의 히스테리다]
애경 그룹 사의 계열사 중에 하나인 제주 항공에서 대형 참사가 났다. 사고 원인도 아직은 모른다. 그런데 애경 그룹의 모든 임직원은 상갓집 상주처럼 3년상이라도 치루며 살아야 하나?
대한민국 국민은 대한민국에서 대형사고가 났으니 모두 부모 자식을 잃은 사람들처럼 살아야 하나?
왜 대한민국의 사고만 그리 슬퍼하나? 지금 중동에서 우크라이나에서는 어린이, 아녀자들과 푸릇푸릇한 청춘들이 포탄에 연기처럼 사라지고 있고, 그들의 팔다리들이 찢기고 있다. 그럼 인류애로 우리는 웃지도 즐기지도 말고 상갓집처럼 살아야 하지 않나?
왜 사람들의 비극만 슬퍼하나? 우리는 수많은 가축을 도륙하고 생명을 먹고 살고 있다. 환경론자들은 사라져가는 모든 생명체에 대해 우리가 도덕적 책임감을 갖고 슬퍼하고 분노하라고 하고 있다.
오늘 저녁에 당신이 드신 삼겹살과 꽃등심은 지구라는 행성체에 같이 살아가는 돼지와 소의 죽음의 결과이니 목이 매이지 않는가?
우리가 어떤 집단에 속해 있다고 (그것도 자발적인 집단도 아니다), 개인의 책임과 무관하게 연대의 정서로 똑 같이 슬퍼하고 살아가야 한다면 우리는 한 순간도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때는 없다.
제발 이런 집단주의 히스테리를 강요하지 마라.
남의 불행에 공감하고 슬퍼하는 사람도 있고, 남의 불행에 관심조차 가질 수 없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이나 죽음 등 가까운 불행을 이겨내려고 발버둥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일부는 새로 애인을 만나 세상을 얻은 것처럼 즐거운 사람도 있고, 취업을 못해 죄인처럼 살다가 이제 버젓한 직장인으로 가족과 함께 자축의 파티를 할 사람도 있는 것이다.
세월호 때도 온국민을 상주로 만들지 못해 우리에게 슬픔을 강요했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구호를 지금도 달고 다닌다. 나는 이처럼 심리적 압박이 없다고 생각한다.
세월호나 무안 항공기 사고가 슬프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충분히 슬프고 애석하고 어처구니없고 화가 나는 불행한 일이다. 그렇다고 온국민이 다 슬퍼만 할 수도 해서도 안 된다. 벌써 자영업자들은 사라진 소비 때문에 연말연시 특수가 없어졌다고 아우성치고 있지 않나? 세상을 위해 살아가는 방법은 다양하고 세상을 위해 살지 않아도 된다. 내 한 몸 내 가족 건사도 벅찬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부모, 자식이 죽어도 곧 죽음을 잊고 산 사람들의 중심으로 살아가는 게 우리들 삶이다. 사고 날 때 골프 쳤다고 비난하고, 술 마셨다고 욕하고, 해외 여행했다고 손가락질하고, 웃었다고 비난하고, 제발 이런 집단 히스테리를 그만두라.
인생은 매우 짧고 우리는 슬픔과 고난을 이겨내며 긍정의 GRIT (근성)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이고 우리는 집단의 노예들이 아니다. 한국민으로 태어난 것이 그렇게 원죄가 많은 것인 양 만들지 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많은 사고에 대해 한순간 안타까워하고 짧은 묵념이면 족하다. 온국민을 우울증 환자로 만들어야 기자는 만족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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