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5

Park Yuha - 정의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사고의 파시즘'에 빠잘 가능성이 높다

Park Yuha - 정의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사고의 파시즘'에 빠잘 가능성이 높다

Park Yuha - (긴 글 주의) 11년전, 그러니까 2014년 1월부터 나는 한국사회와 본격적으로 대화를... | Facebook

(긴 글 주의)
11년전, 그러니까 2014년 1월부터 나는 한국사회와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일본어와 한국어로 짧게 쓰던 페이스북 글쓰기를 한국어로만 쓰기 시작한 것. <제국의 위안부>를 출간하고 반년쯤 지났을 때였다.
11년 전 오늘 쓴 글에서 보이는 것처럼 긴긴 댓글 토론을 마다하지 않았으니 아직 혈기왕성할 때였다.
알고 지내던 학자 박노자와 임경화도 의문을 표했는데, 박노자는 내 전작 <화해를 위해서>를 높이 평가해 노르웨이 초청까지 했던 이였다. 일본문학자 임경화도 내가 해 온 작업에 공감을 표하며 다가왔기에 가까이 지냈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들은 이후 나를 사기꾼학자 취급한 재일교포 정영환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었다. 심지어 그의 책을 번역하고 해설붙여 한국사회에 내놓아 나에 대한 비난을 가세시켰다. 정영환은 내가 일본에서 참석한 연구회에서 만난 대학원생이었다.
그러니까 세 사람 다 나와 학문적/사회적 관심사가 비슷했던 사람들이다.
아무튼 그나마 이 때는 ‘토론’이 살아 있었다.
(댓글에 링크.)

이 무렵 나는 나눔의 집 할머니들과 교류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로부터 반년후, 나를, 정확히는 자신들의 문제(유산횡령/할머니학대)가 알려지는 걸 경계한 나눔의 집 소장이 ‘박유하는 위안부를 매춘부라고 했다‘는 틀을 씌워 고발하자, 언론은 물론 Facebook에서도 비난하는 사람들이 끝없이 몰려 왔다. 힘겹게 대화를 시도했지만 토론은 없고 규탄과 저주만 난무했다.
(여기까지는 오래된 페친들은 다 아시는 이야기.)
10년후에 형사심에서 무죄가 나왔지만, 이들로부터의 사과는 아직 없다. <제국의 변호인>이라는 책을 낸 이도, 그런 책에 기고한 이들도 마찬가지다.
  • 책을 출판금지하라는 가처분재판에서 패소하자 대중을 끌고 몰려 와 돌멩이를 던지고 갔던 이재명이나,
  • 윤미향이 나에 대한 고발을 의논했고 그 땐 말렸다지만 훗날 내 재판에 이름을 얹고 민변회장까지 지낸 정연순
  • 나에 대한 소송을 ”공익“이라면서 지원하고 어린 학생들 시켜 나를 고발한 변호사 박선아에게 상을 수여한 한양대당시 법학대학원장도 마찬가지.
 
낯선 생각이었으니 의문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의문을 이용해 사익을 취한 구조가 있는데도, 이런 구조를 뒤늦게나마 깨닫고 반성했다는 이는 아직 본 적이 없다.
내가 옳았음을 인정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건 언제나 자기성찰이고 그 공유라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얘기다.
모두의 삶이 나아지는 새로운 사회를 반성없는 이들이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11 년전 과거의 오늘에 내가 붙인 제목은 “사고의 파시즘”이다.
그러니까 내가 <제국의 위안부>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하나의 생각이 절대적 권력을 갖게 된 사회‘ 에 대한 이의제기였다.

그리고 그 권력은, 이후 실제로 억압과 폭력으로 나타났다.
내가 결국 그 폭력에 이길 수 있었던 건 낯선 생각에 시간 들여 귀기울이고 생각하고 함께 해 주었던 이들 덕분이었다.
그러니까, 열린 자아를 갖고 있는 이들이 나를 파시즘에서 구했다. 좌우를 불문하고.
앞으로도 나는 그런 이들과 함께 갈 것이다.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는 그렇다.
나에게 진보란,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동하는 행위를 말한다.
보수/진보가 그저 딱지나 훈장으로 기능하기 시작했을 때, 그 이름은 이미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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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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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2014년1월4일 포스팅.
댓글들이 흥미로우니 시간 나는 분들 읽어 보세요. [1]
Seungmin Hyun
마지막 단락의 말씀이 깊이 다가오네요.. 어느새 10년이 넘었는데 아득합니다. 많이 힘드셨을텐데 어떤 도움도 되지 못했습니다. ㅜㅜ 그간의 과정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 잘 돌보시길..
Active
Park Yuha replied
 
1 reply
Park Yuha
같은 날 젊은 인문학자들과 함께 했던 모임에 태그된 포스팅도 떴다. 이들이 만든 모임에 나로선 꽤 큰 금액을 기부하며 응원도 했다. 
하지만 이 모임을 이끈 이가 나를 비난 하기 시작했고, 나는 모임을 탈퇴 했다
이날 참석자 중 아직 페친인 이는 한 사람 뿐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왜”를 물은 이는 이 중에 한사람이라도 있을까. [2]
Gwang-hong Park
거대한 벽과 같은 상대로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신 인내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Active
Park Yuha replied
 
1 reply
Alexander Park
윤미향이를 증인으로 부르시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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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replied
 
1 reply
정화태
지금은 자칭 진보도 자칭 보수도
생각하지도 않고 입장에서 이동하지도 않습니다. 정치적으로 둘다 似而非입니다. 비슷하지만 그게 아닙니다.
Joseph E. Yi
Thanks for your thoughtful comments, Dr. Park Yuha.
Would you like to these thoughts with my Hanyang students and the professors of Heterodox Academy? Heterodox Academy supports academic freedom throughout the world. You can speak on any Thursday (or Friday) 10am via Zoom (from home) or in-person (in my class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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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facebook.com/share/p/15nz2yQNPd/?mibextid=wwXIfr

Park Yuha 20140104 · 

사고의 파시즘

예상했던대로 새해 벽두부터 한일간 외교전쟁이 격화될 조짐이다. 미국에 세워진 위안부상을 철거해 달라는 청원에 대한 동의성명이 10만명을 넘었고 백악관의 입장표명 이전에 양국의 외교수장들이 오바마대통령을 찾아가 설명한다니 말이다.
 문제는 설사 오바마가 한국 편을 든다 해도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갈등국면은 더한층 격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언론은 한국의 생각에 반하는 일이면 늘 '일본의 극우'가 한 일로 설명하지만 이 청원에 주도하거나 가담한 이들이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다. 청원운동을 주도한 미국인이나 일부 비상식적인 언행의 일본인들을 제외하면 이 청원에 참여한 건 지극히 상식적인 일본인들이라는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들이 청원에 서명한 건 이 소녀상을 통해 말하는,여성을 납치해 성노예로 삼았다는 한국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동의하지 못하는가? 그건 '20만명의 소녀를 일본군이 납치하거나 납치하도록 업자에게 지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 소녀상이 '일본인에 대한 증오'를 심고 있고 미국에 사는 일본인들--특히 청소년들--을 매일 상처주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독일은 유태인학살을 인정하고 있지 않느냐고 생각하겠지만 독일이 범죄를 인정하기 쉬웠던 건 독일전체가 아니라 '나치'에게 죄를 돌릴 수 있어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일이 명백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위안부문제에서 '강제납치'를 당한 건 한반도가 아니라 일부 전쟁터에서의 일이었다. 
또 그들은 대개 처벌받았다. 혹은 조선인 여성들을 강제로 끌어간 건 업자들이었고 군은 위안부를 필요로 했지만 '강제로 끌어'오라고 지시하지는 않았다. 행여 그런 이들이 없도록 업자와의 계약서가 있는지 첵크도 했다. 물론 예외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랬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본에 잘못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하지않은 일까지 했다고 비난받으면 상처받은 끝에 반발하고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의 형국은 그런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이는 거의 없다. 심지어 이런 말 자체를 '일본극우의 생각'쯤으로  규정하고 비난할 뿐 더이상 생각하려 하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정의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사고의 파시즘'에 빠져  비난의 강도는 커진다. 

  도대체 이 사태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스스로도 질릴만큼 이 문제에 대해 써왔고 책도 썼지만 오랜세월 굳어져 온 사고의 파시즘의 껍질이 너무나 견고하다..
http://m.newsis.com/inc/inc_article_view.php...



===[2]
https://www.facebook.com/share/19XQR8B68V/?mibextid=wwXI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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