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긴 글입니다. 토요일 밤에 올린 포스팅에 대한 부연설명이기도 합니다.
메모 수준의 거친 글이지만,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을 넓게 이해해야 이 난국을 넘어설 수 있을 것 같아 우선 올려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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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사회를 향해서
좌파는 일제시대와 냉전체제 때 계속 고통 받았다. 그러다가 87체제 이후 겨우 문화/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목소리 내면서 90년대 이후의 한국의 역사인식을 이끌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른바 뉴라이트가 이들에게 저항했지만, 이미 386세대의 영향이 컸던 ‘8,90년대 키드’(얼마 전까지 4,50대. 지금은 5,60대로 진입중인) 가 사회의 중심세력이 되어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87체제 이전 인물이다. 그러니까 김영삼과 같은 세대.
해방직후에 태어나 일제시대와 무관한 노무현에 이르러 처음으로 87세대라 할 진보좌파가 집권했는데 정권을 빼앗긴다.
사실 좌우분열 심화는 이명박 정권(2008년 이후)이후다. 본격적인 갈등 양상이 나타나는데(비난/조롱의 일상화), 박근혜를 포함한 집요한 공격에 더해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좌우를 넘어선 국민들의 호응을 얻게 되어 손쉽게 정권을 무너뜨리고 다시 집권.
그리고 문재인에 (문재인은 노무현과 동세대) 이어, 민주화운동을 하지 않았지만 386세대 감성만은 장착해( 민족/반일) 낙점된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내세워 (다시 20년 집권함으로써) 87체제가 정신적으로 주도해 온 90년대 이후 30년의 ‘권력적’ 완성을 보려 했는데 실패.
그렇기 때문에 윤석열 정권을 인정 못하고 바로 탄핵 운동. 이미 박근혜 정권 초기부터 시작되긴 했지만 한국의 민주주의가 본격적으로 무너진 건 이 때부터다.
독재에 대치한 경험때문에 민주주의를 그저 권력에 대치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설령 마음에 안 들어도 주어진 상황과 싫은 사람도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다. (우파 쪽에서 일어난 부정선거 담론 역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싶은 욕망의 발현이다.)
그런데 그 욕망을 현실화한 윤석열 자살골이라는 (비극적인) 행운을 만나 다시 운동 본격화.
많은 이들이 이제서야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외치는 건 이 30년동안, 정신적 (세뇌)역할에서는 진보좌파가 성공했다는 걸 말한다. 권력면에서의 비민주적/독재적 시도— 공수처설치나 검수완박등—은 그저 정의로 간주되었으니.
개선할 제도가 있으면 물론 개선해야 한다. 하지난 머릿수—힘으로 밀어부치는 건 명백한 독재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윤미향이며 조국 그리고 이재명 조차, 범죄를 저질렀어도 독재를 가능케 한 지지자들이 분열되지 않도록 허용/용서하는 것일 터. 이른바 양심을 가동시키는 순간 그 대오가 무너질테니까.
그러니까 현재의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 중엔 양심보다 안주를, 개인보다 조직을 선택한 이들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지난 30년을 넘어서 제3의 화합공간으로 갈지 여부가 정해져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반일주의가 대세였던 30년을 바탕으로 80년대까지의 반공주의를 그대로 모방한 반일/반미주의 국가로 갈 것인지.
심지어 그런 삼십년에 스크래치를 내는 다른 의견을 자신들이 정한 ‘정의’ 라는 이름으로 억누르는 또 하나의 독재국가로 갈 것인지. 박정희와 이승만을 그렇게 비난했으면서 방향만 다를 뿐 똑같은 형태를 다시 반복할 것인지.
그렇게 또다른 분열의 시간을 이어갈 것인지 여부를.
그러니까 이 선택은 진보쪽이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 그게 아닌, 지난 대선처럼 국민을 완전히 반으로 쪼개 계속 불화시키는 리더를 내세울지, 그저 다르다는 이유로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하고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사회를 만들 리더를 내세울 것인지 여부를.
당장 쉽지 않아도 온건 진보들이 그야말로 ‘깨어’서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당은 장악당했지만, 국민마저 나쁜 리더에게 장악시킬지 여부를.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이유는 식민지와 냉전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작금의 분열은 바로 그 시간들의 결과다.
그런 체제가 만든 갈등을 넘어서서 화해하고 화합하며 우리 경험을 알려 주는 나라가 될지, 그저 분열하다가 함께 망하는 나라가 될지 정해야 할 시점이다.
90년대 구호였던 ’세계화‘가 지나가고 각 나라들이 폐쇄적이 되어가는 시점이기때문에 더욱 그렇다.
진정한 평화 만들기에 앞장설 수 있고 그 가치를 전파할 수 있을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이제 인류에게 필요한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가치화’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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