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9

Kim Bong-Jun - 저번 청일전쟁 관련 발표에서 한국사 전공자인 토론자 선생님으로부터 내가 조선을 객체화하고... | Facebook

(2) Kim Bong-Jun - 저번 청일전쟁 관련 발표에서 한국사 전공자인 토론자 선생님으로부터 내가 조선을 객체화하고... | Facebook

Kim Bong-Jun
  · 
저번 청일전쟁 관련 발표에서 한국사 전공자인 토론자 선생님으로부터 내가 조선을 객체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말을 들었다. 동양사 베이스의 동아시아 외교사 전공자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장벽 같은 것과 마주했다는 생각과 무언가 다른 카테고리의 자리에 있다는 생소함도 들었다. 동양사나 외국사 베이스의 연구자가 한국사를 탐구할 때는 자연스레 한국이 객체화되는 인식도 스스로 느끼기엔 흥미로운 점이다. 재미있게도 서양 연구자가 대만사를 연구할 때도 마찬가지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이 토론 답변에서 말을 할까 짧은 순간에 백번 고민하고 결국 하지 않았지만, 사실 이런 낯선 자리와 느낌은 필요한 경험이고, 결국 내가 형식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거나 내 글이 형예화되지 않는 한 필요한 "부딪힘"이라 생각한다. 결국 어떻게 받아들이고 염두에 둘 것인가에 따라 내 글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문제지, 그 이상, 이하의 가치 판단이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유학하면서 미국, 일본 등지에서 온 유명한 석학을 마주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석학의 연구는 경계가 없고, 지극히 심오한 것을 담고 있지만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표현으로 풀어내고 그렇게 이해된다. 그리고 순수하게 내 경험만으로 정의되는 석학은 내재적인 연구로나 대외적인 퍼포먼스에 있어서도 통달한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글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도 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무언가를 결론짓거나 갈무리하면 절대 연구실에만 머물지 않는다. 축구로 친다면 육각형의 활동량 많은 미드필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연구자가 자기 연구만 붙잡고 연구실에 틀어 박히는걸 용인하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주는 시대도 아니고.
=====
Jong-Chol An
진순신 글은 어떤지요?
5h
Reply
Kim Bong-Jun
Jong-Chol An 고등학교 때 영웅의 역사 전권을 본게 다인지라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다만 주경철 선생님께서 그의 저작에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두고, 역사도 아닌 소설도 아닌 애매모호한 경계의 글을 매정하게 평가하셨던 것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4h
Reply
Changwon Jung
Kim Bong-Jun 어느 한쪽으로만 특화된 글이 무조건 정답이 될 수 없죠. 전문적인 글쓰기과 대중화된 글쓰기가 다 되는 이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전문가로써 대중적인 글쓰기가 가능한 사람이 전체 연구자의 1%나 될까요?
4h
Reply
Jong-Chol An
Changwon Jung 1프로 정창원 선생님?!
4h
Reply
Kim Bong-Jun
정창원 요즘은 뭔가 발상이나 접근법의 전환이 필요한거 같기도 하고, 출발선이 너무 높아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듭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정답은 없는듯 합니다ㅎ 결국 연구자 개인의 가치 판단의 중요하고, 욕을 하라면 하라지 라는 각오가 있으면 능히 어려운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고 그렇습니다...ㅎ
4h
Reply
Changwon Jung
Jong-Chol An 전 둘 다 어설프다는 것을 진즉에 깨닫고 한량모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4h
Reply
Changwon Jung
Kim Bong-Jun 너무 타인의 비평에 신경쓰지 마세요. 완벽한 글을 쓴다면, 그건 신이거나 곧 죽을 때가 되었다는 것일테니. 자기가 원하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우직하게 가는 사람이 "學人"일 것입니다.
3h
Reply
Kim Bong-Jun
정창원 넵. 지금은 당장 눈앞에 있는 발표문하고 해제를 써내야 합니다..ㅎ
3h
Reply
윤성주
Jong-Chol An 교수 주경철님이 어떤 맥락에서 그런 ‘경계 (boundaries)‘를 언급했는지 잘 모르지만, 그게 문체 곧 文史一如를 지칭한 것이라면, 고금의 역사가들 가운데 여러 실례를 찾아볼 수 있겠네요.
사실 이런 경계는 (현재)세계사를 개척한 사마천부터 시작하지 않나요. 문체만 놓고보면, 고려의 一然은 말할 것도 없고, (사마천의 체계를 본뜬) 김부식도 마찬가지고.
중국사 분야에서는 柯文 Paul Cohen이 쓴 저작들, 특히 歷史三調 등을 추천해요. 어떤 역사가가 ’남의‘ 땅, ’흘러간‘ 시간의 자취를 지금 자기가 발딛고 있는 자리에서 같은 세대의 사람들과 대화할 때 마주치는 ‘장벽,‘ 나아가 이 담을 어떻게 넘어갈지 고심을 담은 글이에요. 특히 柯文 같은 (유태계) 미국인이 역사를 (다른 무엇보다도) 이야기라고 믿는 중국인들 하고 어떤 역사적 사실 (의화단 또는 월왕 구천)을 놓고 어떻게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고 다음 차원의 이해로 나아갈 수 있을지 제시한 글들입니다.
일본에서 東洋史를 개척한 사람들, 특히 19세기 말의 경도대나 동경대의 학자들 하고 비교하면, 柯文의 경우는 역사를 하는 ’문제의식‘이 지지난 세기의 일본인들과는 많이 다르지요.
결국은 객관과 주관의 문제, 보편과 특수의 문제, 세계시민과 시민의 문제로 수렴해 볼 수 있겠지만.
1h
Reply


李昇燁
크게 동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저는 스스로를 '한국사(조선사)'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사에서 잘 안끼워준달까요. 옛날엔 한국에서 발표하면 "이건 일본사네" 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재미 있는 것은, 일본연구자 중에서도 조선사 전공자+한국의 대변자를 자임하는 분들은 이렇게 애매하게 섞인 관점에 대해 꽤나 까칠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요. 근대사 분야에서 조선사의 독자성이 무시되고 일본사에 잡아 먹힐 걸 경계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4h
Reply
Kim Bong-Jun
李昇燁 그런듯 합니다. 관점의 차이라기 보다는 자기가 배운 계통과 소속의 차이라고 말하기도 복잡하네요. 그러나 배울 부분도 있고 배우지 말아야 할 부분은 잘 가려낼 수 있다면 좋을듯 합니다. 이게 또 밥그릇이나 다른 문제로 가면 더 골치가 아파지네요ㅎ
4h
Reply
Edited


Sukhee Lee
객체로 보지 않으면 주체로 봐야 한다는 소리인가요? 그렇다면 조선을 주어로 놓고 서술하는 것 말고 또 무엇이 필요한 건지 바로 생각이 나지 않네요.
22m
Reply
Kim Bong-Jun
Sukhee Lee 객체화라는 말에 여러가지 함의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한국에서 한국사 전공자가 아닌 자가 동아시아사 하기라...누구를 주체를 놓고 볼 것인가, 아니 주체를 정해야할 필요가 있는가는 아마 제 연구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ㅎ
10m
Reply
Edited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