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시대’ 북한 지배체제는?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이 다음 달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와 노동당 대표자회를 이례적으로 동시에 개최합니다.
김정은은 다음 달 당대표자회에서 노동당 총비서 자리에 오르는 한편,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김정은식 지배 체제를 새롭게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2010년 9월 28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제 3차 당대표자회가 열렸다.
1966년 이후 44년 만에 열린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은 노동당 총비서로 다시 추대됐다.
<녹취>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변함없이 추대할 것을 본 당대표자회에 정중히 제의합니다."
그리고 3남 김정은이 당중앙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3대 세습이 공식화된 것이다.
<녹취>조선중앙TV (지난달 20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두리(둘레)에 굳게 뭉쳐 주체위업, 선군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성하기 위하여 조선노동당대표자회를 주체 101, 2012년 4월 중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 된 지 1년 반 만인 다음 달 중순, 제 4차 당대표자회가 개최된다. 12기 5차 최고인민회의도 다음달 13일 열릴 예정이다.
이례적으로 같은 시기에 열리는 당 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녹취>조선중앙TV (지난 27일) : "조선노동당 조선인민군대표회가 26일 4.25 문화회관에서 진행됐습니다."
우리 당과 인민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대표자회 대표로 추대하게 되는...
북한은 이달 들어 기업소와 농장, 그리고 군부대와 같은 말단 단위에서부터 당 대표자회 개최를 위한 일정에 돌입했다.
당 규약에 따라 시, 군 당대표회와 도 당대표회를 거쳐 선출된 대표들이 평양에 모여 당대표자회를 하는 형식이다.
최고인민회의 개최를 위한 대의원 등록도 다음달 11일과 12일 평양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표면적으로는 당대표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이 투표를 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실제로 정해진 방침에 따라 당대표자나 대의원들은 거수기 역할을 할 뿐이라고 탈북자들은 말한다.
<인터뷰>김병욱(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원/탈북자) : "남한의 정책 결정 구조를 보게 되면 국민의 의사가 뭔가 국회를 통해서 반영되면 이게 법으로 나와서 결국은 정책으로 구현되는 시스템인데, 북한은 국민이 의사를 제기하기 전에 당에서 미리 알아서 대책을 세운다 이런 의미가 강해요."
그렇게 되니까 당대표자회나 최고인민회의 이런 것들이 말하자면 하나의 거수기에 불과하죠.
북한은 1966년 10월, 2차 당대표자회를 열고 총비서와 비서제를 신설했다.
그리고 이 회의에서 김일성은 총비서로 추대돼 당권을 장악했다.
6년 후인 1972년 12월에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사회주의 헌법을 제정했다.
당시 북한은 국가 최고 지도기관으로 중앙인민위원회를 신설하고 김일성을 국가 주석으로 추대했다.
김일성은 당총비서로 당을 지배하고 중앙인민위원회 주석으로 국가를 통치했다.
<인터뷰>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과거 김일성은 국가 주석으로서 국가 기구를 통치를 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기구가 중앙 인민위원회였습니다. 중앙인민위원회를 통해서 정치와 경제, 외교, 군사 등 국정 전반을 관리했습니다. "
김정일은 1980년 북한 노동당 6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되며 후계자로 공식 등장했다. 이어 1991년에 최고 사령관에 임명됐고, 2년 후 1993년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국방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결국 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주요 권력기관의 요직을 장악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아버지 김일성과 권력을 양분했던 것이다.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3년 간 이른바 유훈통치 기간을 가졌다.
그리고 3년 후인 1997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고 1998년 최고인민회의에서는 헌법을 개정해 아예 주석직을 폐지했다.
<인터뷰>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7월 11일날 김정일 위원장의 당 간부들과의 담화 내용이 있습니다. 거기 보면
김정일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의 영원한 전사요 제자요, 이러한 문구 속에서 북한 공화국에서는 영원한 주석을 두기 위해서 헌법상으로 주석직을 폐지하는 그러한 하나의 입장을 밝힌 그러한 사례가 있습니다."
대신 김정일은 권한이 대폭 강화된 국방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추대 됐다.
김정일식 지배체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인터뷰>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김정일은 당과 군대를 중심으로 통치하겠다는 그런 입장을 가지고 국가 기구에서 국방위원회 위원장직을 가지고 주로 국방 관련 부분만 관여를 해왔습니다. 친선 외교와 내각의 사업 등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내각 총리에게 맡겨서 상대적으로 군대를 중시하는 그런 식의 상대적으로 군을 중시하는 그런 식의 통치 형태를 보였습니다."
김일성 시대 당과 중앙인민위원회 중심이었던 북한의 지배체제가 김정일 시대에는 국방위원회 중심의 지배체제로 바뀐 것이다.
평양에서 제 12기 1차 최고인민회의가 열렸다.
<녹취>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할 데 대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제의를 본 최고인민회의에 정중히 제기합니다."
김정일은 이날 93년, 98년, 2003년에 이어 네 번째로 국방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추대됐다.
또 11년 만에 헌법도 개정했다.
북한은 개정된 헌법에서 국방위원장을 '최고령도자'로 격상시켜 국가의 전반적인 사업을 지도하고, 중요 간부의 인사와 조약 비준 및 폐기를 행사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국방위원장은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이 되며 국가의 일체 무력을 지휘한다‘고 규정했다.
이처럼 국방위원장의 위상과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은 3달 전 비밀리에 후계자로 내정된 3남 김정은을 위한 조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뷰>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국방위원장이 국가의 최고 영도자로서 이렇게 명시돼 있습니다. 또 그리고
국방위원회의 위원들의 숫자를 늘리면서 상당히 임무와 역할 폭을 강화한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국방위원회와 국방위원장의 권한을 강화한 헌법 개정은 김정은 후계체제의 안정화를 위한 헌법 개정이 아닌가."
이에 따라 김정은 시대에도 국방위원회를 폐지하는 대신 국가최고지도기관으로 계속 존치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원로급 국방위원들은 김정은 시대의 파워 엘리트들로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인터뷰>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국방위원회를 존치시킨다고 하면 국방위원회의 오극렬, 리용무 부위원장 같은 80대의 군부 원로들을 퇴진시키고 그 자리에 새로운 젊은 엘리트들을 앉힐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처럼 군사계급과 국방위원회 직책 간의 불일치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불일치를 조정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이와 함께 김정은이 국방위원장에 추대돼 아버지 김정일처럼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른바 선군정치를 계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다음 달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해 국방위원회를 폐지할 가능성도 있다.
13년 전 아버지 김정일이 헌법을 개정해 주석제를 폐지하고 국방위원회 중심으로 지배체제를 구축했듯, 김정은도 새로운 국가기구를 설립해 자신만의 지배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터뷰>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김정은도 김정일의 국가 통치 기구인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공화국 중앙군사위원회나 공화국 혁명 군사위원회과 같은 새로운 국가기구를 창설해서 그 기구의 위원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럴 경우 국방위원회의 리용무와 오극렬 부위원장 같은 80대 군부 원로들의 퇴진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 김정은 시대 파워 엘리트 구성이 완결될 것이란 전망이다.
어떤 경우든 다음 달 열리는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의 당 총비서 추대는 확실시되고 있다. 김정은이 당 총비서에 오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당중앙 군사위 위원장을 겸직하게 돼 당권과 군권을 모두 장악하게 된다.
다음 달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 등극할 김정은이 과연 어떤 통치 행태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터뷰>김병욱(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원/탈북자) : "지금 모든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들어있는 민간인들, 과거에는 주로 군수공업이라든가 이런 사람들한테 계급직은 안 줬거든요. 이 사람들한테 몽땅 지금 군복을 입히는 추세거든요. 그러니까 하나의 북한에서의 새로운 당·정일체화 현상인데요. 많은 경우 당을 무장시켜서 뭔가 사회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그렇게 나가지 않겠나 생각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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