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北 어린이 영양실조 심각
입력 2011.10.15 (09:00)남북의창| VIEW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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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의 식량난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북한의 식량사정을 조사하고 돌아온 국제기구나 구호단체 사람들은 북한에서 조만간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특히 어린 아이들이 제대로 못 먹어서 극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최근 북한의 식량실태를 살펴보고 특히 왜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에 시달리는지 분석해봅니다.
이달 초 로이터 통신이 북한 황해도 해주의 한 보육원에서 촬영한 화면이다.
어린이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말라있고, 위생상태도 나빠 보였다.
건강상태를 측정해본 결과 대부분 급성 영양실조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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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병원엔 영양실조로 면역력이 약해진 어린이들이 갖가지 질병으로 입원해있다.
<녹취> 장금순 (북한 의사) : "감자먹고 강냉이 먹고 이러면서 영양관리들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 환자들이 많아졌습니다."
황해도 지역 어딜 가나 굶주리고 병든 주민, 특히 어린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올 여름 북한에서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 메아리와 무이파도 할퀴고 지나갔다.
특히 황해도에는 하루에 500밀리미터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월 28일) : "종합된 자료에 의하면 농경지 침수면적은 14200여 정보에 달한다고 합니다."
황해도는 북한 전체 논면적의 40%를 차지하는 곡창지대다.
쌀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녹취> 김민원 (청단군 수해복구위원회 책임서기) : "우리 농장에서 총 생산할 수 있는 알곡량이 6217톤은 나와야 합니다. 6217톤을 생산해야하는데 큰 물 피해 침수로 인해 피해로 인해 지금 나올 수 있는 것이 1350톤 밖에 나올 수 없습니다."
북한 주민에게 쌀 못지 않게 중요한 옥수수 농사도 엉망이 됐다.
<녹취> 박수동 (속사리 협동농장 지배인) : "7월 장마가 들어오기 전부터 두 달 동안 비가 많이 오고 나니까 이게 지금 강냉이가 보다시피 강냉이가 이거 아무 쓰지도 못하고 비가 너무 오니까.."
지난 여름 수해로 집을 잃은 주민들은 아직도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다.
부서진 집 복구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녹취> 박춘화 (북한 주민) : "7월 20일날 큰물 피해로 인해서 집이 무너졌습니다. 무너졌는데 뭐 시멘트 자재가 없다니까 아직 지을 생각도 못하고 당장 추위가 닥쳐오는데 집이 큰 걱정입니다."
북한 농촌은 가을걷이 전투에 돌입했다.
농기계가 턱없이 부족한터라 남녀노소가 총동원되고 있다.
북한은 식량 공급을 대부분 가을걷이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의 올해 곡물수확량은 400만톤이 조금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쌀 수확량이 250만톤, 밀, 보리, 옥수수, 콩과 같은 잡곡 수확량이 19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올해 지원이나 수입을 통해 외부에서 들여오는 식량은 20만톤 정도로 예상된다.
이를 더한 식량 공급량은 460만톤, 북한 인구 2천 3백만명이 먹기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모두가 넉넉히 먹기 위해선 650만톤, 굶지 않으려면 520만톤이 필요하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와 식량농업기구 FAO는 북한에서 계속된 식량난으로 주민 3명 가운데 1명 꼴인 840만명이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마르쿠스 프라이어 (세계식량계획 아시아 대변인) : "북한의 식량 배급량은 하루에 1인당 200그램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양의 1/3에 불과하죠. 그래서 특히 어린 아이들과 엄마들이 영양실조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직면해 있습니다."
북한에서 식량난이 시작된 건 1980년대 중반으로, 경제가 기울던 시기와 맞물린다.
그럭저럭 버텨가던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진 건 90년대 중반부터다.
소련의 몰락과 함께 공산권이 붕괴되면서 북한은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져들었다.
경제난이 심화됐고, 이는 곧바로 농업생산력 저하로 이어졌다.
게다가 1995년과 96년 연속으로 100년만의 홍수가 닥치면서 최악의 식량난의 겪었다.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르는 이 기간 동안 아사자가 최대 60만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출산률이 급감했고, 체격조건이 나빠졌으며, 기대수명도 짧아졌다.
북한을 고난의 행군으로부터 구해낸 건 국제사회의 원조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한해 최대 150만톤에 이르는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으로 북한은 일시적으로 식량난에서 벗어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북한의 폐쇄적 태도와 핵실험과 같은 도발적 조치로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은 지난 2005년을 기점으로 급감했다.
게다가 우리도 현 정부 들어 북한에 대한 식량과 비료지원을 끊으면서 북한은 다시 심각한 식량난으로 빠져들었다.
지난 2007년 이래로 북한에 해마다 엄습하고 있는 자연재해도 식량난을 가중시켰다.
<인터뷰>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에서 비료가 상당부분 부족합니다. 또 두 번째로는 태풍이라든지 수해, 여기에 대해서 대책방비가 상당히 미비합니다. 그리고 북한이 핵무기 개발이라든지 이런 것에 치중하다보니까 주민들의 먹는 문제 수입 여기에 소홀한 자구책에 나름대로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 이런 것이 북한의 식량난을 가중시킨 요인들이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형식적으로는 평등사회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철저한 계급사회이다.
먹는 문제도 계급에 따라 달라진다.
북한의 국가 식량배급은 과거에 비해 많이 위축됐지만 여전히 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노동당이나 국가기관 군대에 소속된 사람, 국가 기업소에 소속된 근로자들은 하루 700그램의 배급을 받는다.
굶주릴 걱정이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특권층으로 7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 다음으로 식량 사정이 나은 것은 600만명 정도인 협동농장에 소속된농민들이다.
이들은 국가로부터 1년에 평균 200킬로그램 정도의 식량을 배급받는다.
북한 당국은 이 가운데 절반 정도를 갖가지 명목으로 다시 걷어가기 때문에 실제 배급량은 1년에 100킬로그램, 하루 270그램 정도이다.
하지만 농장원들은 대부분 텃밭을 가꾸기 때문에 부족한 식량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가장 취약한 계층은 1000만명에 이르는 일반 노동자와 노인, 어린이, 임산부들로 하루 300~400그램 정도 배급을 받았다.
하지만 식량사정이 나빠진 최근 몇 년 동안은 거의 배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뷰>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 "배급제도가 완벽하지 않지만 많이 무너졌죠. 거기서 배급이 똑같이 공평하게 가지 않습니다. 배급이 조금 더 많이 가는게 권력계층은 좀 더 배급이 많이 가고 그렇지 못한 일반 주민들에게는 배급이 적게 가기도 하고, 배급의 순서가 늦어지죠. 그리고 계층간에는 그런 차이가 있지만 여성들이나 어린이들은 식량섭취에 있어서 영양섭취에 있어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올들어 국제사회에 식량원조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올초 해외 공관에 주재국 정부에 직접 식량원조를 요청하라는 지시까지 내려갔다고 한다.
한때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우려해 북한 내 활동을 금지했던 국제구호단체에도 문을 열어젖혔다.
최근 서방 언론에 황해도 지역 취재를 허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인터뷰>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유럽을 중심으로 국제적 긴급지원을 호소하 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영유아와 임산부 특히 어린이들 여기에 한해서 정치적인 배경을 달지말고 순수하게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원해달라는 그런 전략적인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권력의 3대세습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 주석 출생 100주년을 맞는 내년 4월 15일에 강성대국 진입을 선포하는 동시에 3대세습과 관련된 중대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0 : "지금 당장 식량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내년을 대비해서, 2012년은 북한으로써 상당히 특별한 해인데요. 김일성 탄생 100주년에다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라고 이렇게 자기네들이 표현합니다만 그건 하나의 정치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해이죠. 그러니까 자기도 주민에게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인 식량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다면 그런 정치적인 일정들이 제대로 달성되지 않기 때문에 특히 체면을 무릅쓰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강하게 이끌어내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식량구걸’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규모 식량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미국의 5개 민간구호단체들은 북한이 재앙수준의 기아에 직면했다면서 미국 정부에 즉각적인 식량지원을 촉구했다.
식량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앞으로 6개월에서 9개월 사이에 매우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터뷰>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가장 기본은 북한 정권의 자구책의 노력입니다. 주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 여기에 대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북한의 자구책 마련을 위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 국가들은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남북한과 주변국가들의 이마를 맞댄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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