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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장성택 처형 1년, 김정은 ‘유일권력’ 가속화”
입력 2014.12.13 (08:07) | 수정 2014.12.13 (08:29)남북의창| VIEW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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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의 2인자였던 장성택이 처형된 지 꼭 1년이 지났습니다.
이른바 ‘그림자 지우기’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장성택 숙청 이후, 홀로서기를 통해 빠른 속도로 유일 권력 구축에 나선 북한 김정은 체제의 지난 1년,
클로즈업 북한에서 심층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장성택 처형 판결문(지난해 12월) : "흉악한 정치적 야심가 음모가이며 만고역적인 장성택을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하였다."
지난해 12월, 장성택의 전격 숙청은 북한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다줬다.
북한 당국은 국가 전복 기도와 매국, 부정부패 등 20가지가 넘는 죄목을 일일이 열거하며 체포 사흘 만에 장성택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른바 ‘공포정치’를 앞세워 1인 권력 강화에 나섰다.
김정은의 유일 권력에 도전할 경우 맞이할 수 있는 최후가 무엇인지, 북한 엘리트와 주민들은 두 눈으로 목격했다.
<녹취> 양호남(인민경제대학 부총장/지난해 12월) : "지금 만고역적 장성택 놈에 대한 치솟는 분노를 누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후계구축 시간이 짧았던 30대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은 ‘장성택 처형’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고 엘리트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냈다.
장성택 측근 세력을 비롯한 추가 숙청작업은 최근까지도 이뤄지고 있다.
<녹취> 현성일(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지난 1일) : "작년 장성택 숙청 이후에 지금까지 장성택 여독 청산이라고 하면서 정말 엄청난 내부적으로 권력층에 대한 숙청이라든가 이렇게 지금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지난 8월, 김정은은 잠시 멈췄던 장성택 잔재 청산을 다시 지시했고, 9월과 10월엔 총 30명에 달하는 간부들이 처형됐다고 한다.
유일 권력 굳히기에 나선 김정은 정권의 숙청작업이 계속되자, 북한 내 고위 간부들이 느끼는 위협감과 불안감을 클 수밖에 없다.
목숨을 지키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한 간부들의 과잉충성이 높아진 만큼, 내부 불만도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녹취>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前 북한 외교관) : "김일성의 사위를 총살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파리 목숨 아니냐, 우리 언제 죽을지 모르지 않느냐. 이런 것들이 이제 극도의 공포심에 사로잡히고. 앞에서는 그렇게 온갖 아첨을 다 하는데. 돌아 서서는 저 사람(김정은)하고 우리가 같은 배를 탄 것이 아니구나. 우리는 언제든지 죽을 수 있구나."
북한 내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불리던 장성택의 숙청은 3차 핵실험 이후 가뜩이나 악화됐던 북중관계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장성택 처형 전, 지난해 최룡해의 방중 이후, 리위안차오 중국 국가부주석이 방북한 것 외에는 지난 1년간 이렇다 할 정치적 교류가 없었다.
아직까지 북중간 고위급 회담은 성사되지 못했고, 연 5-6회 이뤄지던 군사교류 또한 전무한 상태다.
장성택이 주도했던 ‘나진선봉, 황금평’ 특구 개발사업 역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 군사적 교류는 끊긴 반면, 북중 교역은 일정부분 유지되고 있는데, 중국으로부터 원유 공급은 비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북중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장성택을 대신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前 북한 외교관) : "중국식개혁개방을 상당히 좀, 지향하고 그런 거 했으면 좋겠다. 그것은 제가 외교하는 시절에 유럽에서 몇 번 봤을 때도 직접적인 표현은 안했지만 그런 식의 표현이 있었거든요. 중국 사람들이 북한하고 이야기할 최고위급 통로가, 채널이 없어졌다. 그러니까 중국하고 관계는 지금 고위급 접촉은 거의 전무하고 올해 들어와서."
중국의 문이 막히자,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 밀착을 통해 해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
지난 1년 간 다양한 측면에서 고위 인사들의 교류가 이어졌고 지난달엔 최룡해가 김정은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찾아,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친서를 전달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달 26일) : "특사와 대통령은 북‧러 두 나라 사이에 호의적인 협조를 더욱 확대 발전시키며 뜻 깊은 2015년에 정치, 경제, 군사 등 모든 분야들에서의 결의와 접촉을 가일층 (한층 더) 심화시키려는 쌍방의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내년에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을지, 러시아와의 접촉을 통해 국제적 고립을 탈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년간, 김정은 정권은 다방면에서 장성택의 흔적을 지우는데 힘썼다.
장성택이 장악했던 외화벌이 사업은 군과 당 내각으로 분산됐다.
그가 주도했던 ‘평양 10만호 건설사업’은 2만호에 그치며 중단됐고, 위성과학자 주택단지를 비롯한 김정은의 전시성 사업으로 대체됐다.
장성택이 이끌었던 행정부는 해체됐고, 숙청을 주도했던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국가안전보위부의 위상은 높아졌다.
<인터뷰>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장성택이 차지하던 당의 행정부 자체를 조직지도부가 흡수하고, 또 당 조직지도부와 함께 국가안전보위부 이 두 기관이 굉장히 막대한 권한을 갖게 됨으로써 결국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이것이 김정은의 권력에 불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는 큰 우려되는 요인으로 남아있게 됐다. 따라서 김정은이 이런 것을 우려한다면 차후에는 아마 조직지도부의 권한을 또 분산시키기 위한 행동을 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겠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1월)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삼지연군의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하셨습니다. 김원홍 동지, 김양건 동지, 한광상 동지, 박태성 동지 황병서 동지, 김병호 동지, 홍영칠 동지, 마원춘 동지가 동행했습니다."
지난해, 백두산 삼지연 회동에 참석한 8인방은 김정은 시대의 신실세로 떠올랐는데, 황병서가 군 총정치국장에 올라 높아진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는 지난 1년간 공식석상에서 사라졌고, 그 빈자리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채우고 있다.
명실상부 2인자로 급부상한 최룡해는 물론, 유일한 백투혈통인 김여정을 등용해 권력의 안정화를 도모했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김근식(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백두혈통의 혈통의 순결성들을 정당화하고 보장하기 위해서는 김여정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런 의미에서 김정은의 어떤 혈통의 정당성을 김경희를 대신해서 지금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김여정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6일) : "수령님과 장군님께 못 다한 충정까지 합쳐 원수님의 영도를 더 잘 받들어 나갈 불타는 마음들을 그토록 소중히 새겨 안으시며 눈굽(눈가)을 뜨겁게 적시신 경애하는 원수님."
지난 6일, 눈물을 흘리는 김정은의 모습이 북한TV에 방영됐다.
수산사업소의 예술소조원들 공연도중, 아버지인 김정일이 언급되자 눈물을 보인 것이다.
2년 전, 인민군 창건 기념일과 5.1절 기념을 맞아 열린 두 번의 은하수 음악회 공연에서 아버지 김정일의 모습을 보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인터뷰>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자기가 부족한 권위를 아버지로부터 끌어내서 자기 자신이 백두혈통이란 것을 강조하고, 또 최근에는 아버지 3년 주기가 이제 다가오기 때문에 더 아버지에 대한 어떤 효심을 발휘해서 눈물을 자아냄으로써 자기 권력의 정통성을 더 부각시키고 주민들에게 자애로운 어버이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사실상 상당히 연출된 행동이 아닌가."
유일권력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엄청난 공포감을 주는 동시에, 때로는 눈물을 보일 줄 아는 친근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스스럼없이 안거나 팔짱을 끼며 스킨십을 하고, 최근엔 여자 비행사들의 사진을 직접 찍어주는 행위도 주저하지 않는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6일) : "훌륭한 딸을 둔 부모들에게도 보내주고 온 나라에 크게 소개하자고 하시며 그들의 사진까지 친히 찍어주시는 대해(넓은 바다)같은 온정을 베풀어주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
주민들에겐 친근하게 다가는 반면, 노장의 군 장성들에겐 계급장 떼기와 잦은 인사이동을 반복해 군 길들이기에 나섰다.
고령의 간부들에게 단체로 수영을 시키거나 사격 훈련을 지시하고, 백두산 답사도 강행하게 했다.
농민과 예술인, 청년과 교육자, 그리고 군인을 비롯한 각 분야의 기층조직을 활용한 정치 행사도 자주 열렸는데, 지난 3년간 총 38번, 올해에만 10번이나 진행됐다.
<녹취> 노동당 사상일꾼대회(지난 2월) :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과 겨레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김정은의 1인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바닥 민심을 다잡으려는 행보다.
<인터뷰> 김근식(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김정은 시대 들어와 가지고는 짧은 기간이지만 몇 십 년 만에 지금 세포대회를 한다든지, 여러 가지 또 사상일꾼대회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역에 걸쳐서 각 대중 차원에서의 밑바닥까지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다지고 결속력을 과시하는 그런 아마 정치 사상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이를 통해 지난 1년 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유일권력은 더 확고해졌지만, 북한 내부의 불안정한 요소는 더욱 확대 됐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1인 독재체제가 안착되는 듯한 모습은 결국은 그가 하기에 따라서는 엄청난 불안정을 잉태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는 급변 사태도 불시에 벌어질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외양과 달리 구조적으로는 상당히 불안정한 권력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김정은 제1위원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북한 사회를 안정적으로 이끌려면 빠른 시일 안에 경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핵문제에 이어 유엔 인권 결의안 문제로 더욱 심화되고 있는 국제적 고립을 벗어나기 위한 외교적 돌파구 마련도 시급한 현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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