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9

[이슈&한반도] 화해와 갈등…흔들리는 남과 북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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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한반도] 화해와 갈등…흔들리는 남과 북
입력 2014.04.05 (07:49) | 수정 2014.04.05 (10:19)남북의창VIEW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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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한반도] 화해와 갈등…흔들리는 남과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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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조용한 바닷가에 수백 발의 포성이 울려 퍼집니다.

조업에 나선 어선들은 항구 쪽으로 급히 뱃머리를 돌렸고, 주민들은 일손을 놓은 채 대피소로 피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12시 15분쯤,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 NLL 인근에서 대규모 포격 훈련을 했습니다.

북한은 황해도 지역에 배치된 해안포는 물론, 자주포와 다연장로켓인 방사포까지 동원했습니다.

<녹취> 북한군 통신 : "내용우리는 우리 지역에서 정상적인 포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반복한다."

훈련 4시간 전인 오전 8시, 북측이 통보한 훈련 장소는 장산곶에서 대수압도에 이르는 NLL 북쪽 7개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발포는 백령도 동북쪽 두 곳에 쏠렸습니다.

지난달 북한 어선이 넘어와 우리 군에 나포된 지역으로, 적대적 의도를 담은 포격으로 보입니다.

500여 발의 포탄 가운데 100여 발은 NLL을 넘어 우리 쪽 수역에 떨어졌습니다.

<녹취> 위용섭(국방부 부대변인) : "우리에 대한 적대적 의도가 내포되어 있고, 특히 서해 NLL에 대한 긴장 조성을 통해서 한반도에 위기 상황을 고조시킬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즉각 K-9 자주포로 300여 발의 대응 사격에 나섰습니다.

우리 영토에 포탄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F-15K와 KF-16 등 공군 전투기 4대가 출격했고, 이에 맞서 북한도 미그-29기 등 전투기 네 대를 발진시켰습니다.

포격 훈련으로 포장된 북한의 도발은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불만과 협상에서 ‘주도권 잡기’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정영태(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이) 유일하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군사적 수단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남북한 관계 개선을 하더라도 자기가 이끌려가는 남북한 관계 개선이 아니라 북한이 스스로 이끌어가는 남북한 관계 개선, 그런 방향을 설정하려고 노력을 하죠."

<녹취> 김정은(제1위원장/조선중앙TV) : "북남 사이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 : "신년기자회견 (지난 1월 6일)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으로 첫 단추를 잘 풀어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서로를 자극하고 비방 중상하는 모든 행위부터 전면 중지하는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자는 것을 남조선 당국에 정식으로 제의한다."

2014년, 새해의 문을 열면서 남북관계엔 봄바람이 부는 듯 보였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 첫 번째 고위급 접촉이 성사됐고, 남과 북 협조 속에 진행된 이산가족 상봉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러나 화해무드도 잠시, 남북관계는 또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4일, 파주에서 하늘색의 작은 항공기가 발견됐습니다.

항공기에 설치된 카메라엔 청와대와 경복궁 등 서울 곳곳을 촬영한 193장의 사진이 저장돼 있었습니다.

백령도에서도 파주에서 발견한 것과 비슷한 항공기가 발견됐습니다.

국방부는 두 대의 항공기를 북한에서 온 ‘무인 항공기’로 결론 내렸습니다.

성능이 떨어져 위협은 적지만, 북한의 소행이 맞다면 명백한 영공 침해인 것입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우리 군은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에 대한 합동 조사 결과, 북한에 의한 소행에 가능성을 두고 현재 정밀 조사 중에 있습니다."

지난 2월, 북한이 동해상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됐습니다.

‘통상 훈련’이란 명목으로 한 달 여 사이에 8차례, 모두 9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탄도 기술을 이용한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미사일’도 포함됐습니다.

발사 이틀 만인 지난달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특별회의를 열었고 결의 위반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오히려 위협 수위를 높여 새로운 핵실험에 대한 가능성까지 내비쳤습니다.

<녹취> 북한 외무성 성명 (조선중앙TV 지난달 30일) :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 시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를 결의하고, 북한은 곧바로 외무성 담화를 통한 핵실험을 예고합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핵실험을 강행하는 것이 북한이 2006년 1차부터 최근 3차 핵실험까지 지켜온 수순입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유엔 안보리 차원의 움직임을 주로 이제 하나의 명분 계기로 활용하면서 핵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사전에 먼저 밝히죠.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서 그런 다음에 이제 핵실험을 진행하는 양상으로 전개가 됐기 때문에 이런 어떤 기본적은 핵실험을 앞두고 이뤄지는 사전 예고라든가 명분 제기라든가 이런 것들은 유사한 패턴을 보이지 않나..."

과거 핵실험의 전철을 답습하는 듯한 북한의 행보에 추가 핵실험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대화에서 도발로 대남 정책을 선회한 데에는 대내외 환경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듯 보입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남북 관계에서 자신들이 목표로 했던 것을 크게 얻은 게 없는 데에 따른 불만, 그리고 이제 나름대로 유엔이라든가 국제 사회, 이런 데서 오는 압박에 대한 위기의식, 이런 것들이 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게 결과적으로는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 체계 확립, 사상전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의 정치적인 분위기, 이런 것과도 부합되는 의미에서 대외적인 정세와 함께 내부적인, 정치적인 수요와도 맞아떨어지는 그런 행보가 아니겠는가."

지난달 28일, 박근혜 대통령은 독일 드레스덴에서 통일 정책이 담긴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통일 기반 구축을 위해 북한에 세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남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 해결과 식량 문제 등 남북 공동 번영을 위한 민생인프라 구축, 그리고 남북 간 동질성 회복을 위한 민간 접촉 장려와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제안이 주된 내용입니다.

동시에 박 대통령은 대북 제안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북한의 핵 포기를 촉구했습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 : "지난달 28일북한이 핵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자세로 6자회담에 복귀하고, 핵을 포기하여 진정 북한 주민들의 삶을 돌보기 바랍니다."

이번 선언은 기존의 대북정책을 중심으로 남북관계에 대한 진전된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는 평갑니다.

<인터뷰> 정영태(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5.24 조치에서 크게 저촉되지 않으면서도 남북한의 교류의 물꼬를 트는, 그리고 또 이것을 중심으로 해서 소위 신뢰를, 작은 신뢰라도 하나씩 하나씩 쌓아나가는 그런 과정을 걷고, 결국은 이러한 신뢰들이 쌓여서 보다 더 본격적인 교류를 한다, 협력을 한다. 이것이 바로 통일의 과정으로 간다. "

3대 제안에 침묵을 지켜온 북한은 언론 매체를 통해 드레스덴 선언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드레스덴 선언을 ‘잡동사니를 모은 것’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괴벽한 노처녀’ 등의 막말까지 써가며 남북간 동질성 회복에 대한 언급을 허위와 기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드레스덴 선언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만큼, 남북 간 교류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드레스덴 선언이 여전히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부분이 있고 5.24조치 해제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어 북한의 적극적인 변화를 이끌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이산가족 상봉 해결 문제에 대해서 박 대통령이 언급을 하면서도 북한이 정작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금강산 관광 재개라든가, 또 5.24 조치 해제와 같은 문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북한의 기대에는 좀 부합하지 못하는 그런 미흡한 모습으로 비췄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1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인민군 지휘관 결의대회가 열린 백두산 삼지연을 찾았습니다.

김정은은 연설을 통해 당분간 대남 강경책을 이어나갈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3일) : "지금 나라에 조성된 정세는 매우 엄중하다고 하셨습니다.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철저히 짓부숴 버릴 것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최고인민회의와 김일성 주석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 그리고 북한군 창건 기념일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순방까지, 중대 행사를 줄줄이 앞두고 내부 단속과 결집을 위해 북한의 대남 비방과 도발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사회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경제협력을 통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작년에 13개 경제 개발구와 신의주 특구를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마식령 스키장도 완공된 상태이기 때문에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남한과의 교류 협력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끝나면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 그리고 5.24 조치 해제를 위해서 남한 당국과의 고위급 접촉에 나설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화해와 갈등을 반복하는 사이 한반도는 동북아의 화약고란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습니다.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에 봄바람을 불러온 지난 2월처럼 남과 북이 다시 한 번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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