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9

[클로즈업 북한] 북 경공업 강조, 경제 활성화 모색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북 경공업 강조, 경제 활성화 모색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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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전국 경공업대회 (지난해 3월) : "나라의 경공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인민들의 물질문화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한 보람찬 사업인 동시에 우리나라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과 생활력을 과시하고……."

지난해 3월, 10년 만에 열린 ‘전국 경공업대회’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강조한 내용이다.

이 경공업대회가 북한 경공업 분야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식료품과 의류 등 각종 생활용품을 비롯해 경공업 제품의 종류와 생산량이 크게 늘었고, 공장들을 새로 짓거나 최신 설비를 도입했다.

과학기술을 경공업에 접목시키는 산학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9일에 열린 국가과학원 경공업과학분원의 창립 6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과학기술성과를 발표했다.

<녹취> 김은전(국가과학원 경공업과학분원 처장) : "이번 발표회는 경공업 부분에 과학자․기술자들이 지난 시기에 이룬 과학연구 성과들을 널리 일반화 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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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이 중공업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김정은은 경공업 우선 정책을 펴고 있다.

<인터뷰>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아버지 김정일 시대와 달리 김정은 정권은 아무래도 주민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 정통성을 강화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우선 가장 짧은 시 간에 가시적으로 주민 생활 향상의 효과를 보여 줄 수 있는 부분이 결국 경공업 분야라고 봅니다."

이른바 ‘인민생활향상’이라는 목표에 맞춰 주민들 생활과 직결된 경공업분야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공업의 활성화는 중공업에 비해 비교적 소규모의 재원으로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4일) : "8월3일인민소비품 생산 운동이 지난 30년간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독창성과 정당성 생활력을 남김없이 발휘하며……."

<녹취> 김희조(식료일용공업성 국장) : "휴대용 비옷이라든가, 가방, 그리고 아동 옷들 그 다음엔 섬유제품들이 질이 대단히 높고, 착 상이 기발한 데 대해서 참가자들의 인기를 대단 히 끌고 있습니다."

올해 ‘8.3 인민소비품 생산운동’ 30주년을 맞아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80년대 북한 경제가 악화되면서 경공업 투자가 축소되자 주민들의 생필품 부족 현상이 불거졌다.

김정일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84년 8월 3일, 각종 자투리 재료들로 생필품을 제조할 것을 지시한 것이 이른바 ‘8.3 인민소비품 생산운동’이다.

<인터뷰> 김영희(한국정책금융공사 북한팀장) : "버릴 옷들 있잖아요. 거기서 쓸 수 있는 것만 잘 라내 가지고 조각조각 붙여서 방석을 만든다든가 남한에서 식량 지원이 들어와요. 그러면 포대가 들어오잖아요. 이 포대를 가지고 쌀자루도 만들 고. 그러니까 지금까지 버리면 버리고, 놀고 있 던 걸 이것을 다 활용을 해가지 고 어쨌든 생활 에 필요한 필수품을 만들어라. 이 거였어요. 국 가 원자재를 들이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것."

90년대 경제위기로 북한의 경공업은 더욱 위축됐고, 사실상 북한의 경공업이 생필품 공급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시장의 확대로 중국산을 비롯한 외국산 경공업 제품이 유입되면서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

<인터뷰> 이석기(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1990년대 이후에 북한이 경공업 부분이 주민들 에게 소비제품을 공급하는 기능을 현재 거의 못 하고, 소비재는 대부분 중국산 수입품이 대체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 당국은 수입품이 북 한 소비재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은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그래서 스스로 생산해낸 경공업을 가지고 소비재의 공급을 늘리려고 하는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북한산 제품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품질의 우수성을 선전하고 있다.

김정은은 원산 구두공장을 방문해 신발 브랜드를 직접 지어주는가 하면, 수영복 디자인에도 참여하는 등 경공업 제품들의 품질 향상에 관심을 쏟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26일) : "계절과 용도에 따라 신기에도 편리하고 보기에도 맵시 있으며 가볍고 든든한 신발을 많이 생산하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려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신발의 상표를 우리 군대와 인민의 높은 기개와 승리를 상징하는 ‘매봉산’으로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난 4월엔 새로운 품질인증제도인 ‘12월 15일 품질메달’을 도입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4월) : "새로 제정된 12월15일품질메달을 평양주에 수여하는 모임이 29일 대동강식료공장에서 진행됐습니다. 앞으로도 제품의 질을 높이고 위생 환경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사업을 힘 있게 벌여 우리 인민들의 기호에 맞으면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인기 상품들을 더 많이 생산하고 개발해낼 결의를 표명했습니다."

새로운 품질 인증 제도의 도입은 경공업 공장들의 경쟁을 유도해 제품의 품질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아버지 김정일의 유훈에 따라 김정숙 평양방직공장 노동자 기숙사를 불과 6개월 만에 완공했다.

주방과 목욕탕, 미용실과 치료실 등의 최신 편의시설을 마련해 노동자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썼다.

<녹취> 곽경주(김정숙평양방직공장 노동자/지난 6월) : "이 행복의 집에 들어선 첫날부터 우리 처녀들이 경쟁적으로 더 고와지고 예뻐지는 것 같습니다."

<녹취>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방문기/지난 6월) : "모든 시설이 고급으로 갖춰져 있어 보는 곳마다 놀랍고 황홀해서 아직도 꿈속을 헤매는 것 같다는 이들의 이야기는 들어도 들어도 끝이 없을 듯 싶었습니다."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 개선이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해마다 두 번 열리는 평양 제1백화점 상품전시회에는 북한의 우수 상품들이 총 집결한다.

지난 6월에 열린 전시회에는 기존 전시회보다 종류가 대폭 늘어 천 육백여 가지의 상품들이 선보였다.

<녹취> 최광일(조선신흥무역상사/지난 6월, 평양제1백화점 상품 전시회) : "우리 공장에서 생산한 빨래비누와 가루비누를 가지고 이번 전시에 처음 참가했습니다. 우리 공장에서는 제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높은 목표를 세우고 기술자들과 종업원들이 합심하여 세척력 이 좋고 피부에도 손색이 없는 비누를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각종 의류와 화장품, 전자제품인 TV와 세탁기, 음료와 주류를 포함한 각종 식료품, 자전거와 농구공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이 전시됐다.

최근 북한 경공업성 관계자는 조총련이 발간하는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경공업도 경쟁시대에 돌입했다며 유명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이름을 붙인 토종 술을 비롯해 신의주 신발과 화장품, 대동강 맥주 등 그동안 북한 내에서도 유명 브랜드들이 존재했지만 최근 들어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처럼 품질과 브랜드를 강조하는 건 중국산을 비롯한 외국제품들이 유입되면서 주민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북한 내 중산층이 크게 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디자인의 하이힐이 유행하는 등 소비 품목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터뷰> 김영희(한국정책금융공사 북한경제팀장) :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많이 발생을 하고, 또 평 균 생활수준이 오르면서 지금은 생활에 편리한 것, 그 다음에 좀 미적 가치를 돋울 수 있는 것, 이런 데에 신경을 많이 쓰더라고요. 그만큼 사람 들 수준, 문화생활 수준, 외국 문물도 보잖아요. 남한 드라마도 보고, 남한 영화도 보고, 중국 영 화도 보고, 잡지도 막 들어가고. 몰래 몰래 이런 행위가 이뤄지면서 보는 눈도, 귀도 깨었다는 소리죠, 과거보다."

최근 북한은 대형 마트와 백화점이 들어서고, 공장 주변에 상점을 열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소비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인터뷰>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전반적으로는 소비 수준이 일단 향상이 되었고, 또 예전에는 돈이 있어도, 돈이 있어도 사고 싶은 물건을 구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돈이 있으면 웬만한 물건을 다 살 수 있도록 북 한 당국이 유통 시장을 확대시켜놨기 때문에 그런 게 결과적으로 이제 보다 많은 품목이 북한 전역에 유통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가 만들어 지고 있거든요."

북한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대북제재와 외화부족으로 인해 북한 경공업의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

외부의 지원과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인터뷰> 이석기(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경공업 부분을 수출 산업화 하는 것입니다. 한국 이 한 60년대에 해왔던 식으로 북한이 가진 노동력을 가지고 수출 상품을 만들어서 팔고, 그렇게 번 돈으로 다시 원부자재를 사와서 생산을 늘리 는 그런 과정이 일단 가장적으로 먼저 필요합니다."

<인터뷰>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지난 2006년에 남북한이 경공업과 지하자원 개 발 협력에 합의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경공업 발전에 국가적 인 총력을 쏟고 있는 지금이 남북한의 경공업 협력이, 협력에 가장 유리한 시기라고 지금 보여지 는 겁니다."

김정은 집권 3년차, 가시적인 성과에 주력하고 있는 김정은은 경공업을 또 하나의 전략 카드로 꺼내 들었다.

제한된 물자와 외화난 속에서 경공업이 북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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