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9

[이슈&한반도] 정전협정을 보는 서로 다른 시선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이슈&한반도] 정전협정을 보는 서로 다른 시선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정전 60주년을 바라보는 남과 북의 입장은 달라도 정말 참 많이 다릅니다.

정전상황을 끝내고 평화체제를 정착시키자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같은 말을 해도 북의 속내는 우리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조아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9일,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이 8년 만에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바로 동아시아선수권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선데요.

철통 보안 속에 치러진 훈련에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과거 남북 축구는 화해와 화합을 상징했었지만 이번엔 뭔가 다른 분위깁니다.

기자 회견을 통해서도 어색한 기류는 감지되는데요.

악화된 남북 관계속에서 축구를 하러 온 소감이 어떠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대표팀 감독은 난감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리고 망설임 끝에 나온 대답은 질문과는 다소 동 떨어진 얘기.

<녹취> 김광웅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 기술 감독) : "우린 여기에 동아시안컵 축구 경기, 축구라는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축구 경기하러 여기 왔습니다."

어색하고 긴장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인터뷰>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구체적으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한 불신, 또 우리 국민들의 보수적인 시각, 이것이 좀 더 심화 확대된 측면, 더 나아가서 국제 사회의 북한에 대한 비판과 무관심, 이것이 좀 더 썰렁한 분위기를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지난 2월 12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남북관계는 악화일롭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월 8일 만장일치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고, 북한은 유엔의 대북제재와 한미군사훈련 실시 등을 이유로 정전 협정 백지화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영철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 (조선중앙TV 지난 3월 5일) :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이번 전쟁연습이 본격적인 단계로 넘어가는 3월 11일 그 시각부터 형식적으로나마 유지해오던 조선정전협정의 효력을 완전히 전면 백지화해 버릴 것입니다."

이후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잠정 폐쇄를 비롯해 남북 회담 무산 등 남북 관계는 계속 악화돼 갔습니다.

최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회담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한 정전협정 60주년.

오늘은 남과 북에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일까요?

<인터뷰> 박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 "이제 새롭게 한번 시작을 해야 된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정전 60년이 됐다는 건 50년에 시작된 전쟁이 정전으로서 끝나긴 했지만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였고 그 이후에 60년 동안 정전 협정 체제 하에서 남북 간에 많은 불안정한 그런 상황이 있었다면 앞으로 이제 뭔가 이걸 60년 된 시점에서 새롭게 한번 이걸 안정된 그런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되는 그런 계기가 되는 해이다.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전 협정을 바라보는 남과 북의 시각은 6.25전쟁에 대한 입장만큼이나 판이하게 다릅니다.

먼저 우리에게 정전협정은 UN으로 대표되는 국제사회의 도움과 협조 속에 공산세력의 무력도발을 저지하고 평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는데요.

유엔군의 참전은 세계 전쟁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국제 사회가 전례 없는 안보리 결의안 통과를 통해서 유엔의 모자를 쓰고 처음으로 집단주의 하에 공산 세력을 막았던 그런 첫 번째 사례였던 거죠. 그리고 이후에도 그런 전례는 없었죠. 그러한 측면에서 국제 사회가 하나가 되어서 공산주의를 막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정전협정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한반도 평화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국방부 통계를 보면 북한은 매년 평균 47회 정도 국지도발이나 위협을 가해오고 있고, 1994년을 기점으로 정전 협정 위반 건수도 43만 5천여 건에 이르는데요.

그나마 정전협정과 유엔군의 존재가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았다는 평갑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DMZ, 즉 비무장지대에 평화공원 설립을 제안했습니다.

<녹취> 美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지난 5월 8일) : "저는 DMZ 내에 국제공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 공원은 전 인류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북한과의 협의는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실현된다면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인터뷰>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첫 번째가 굉장히 평화를 강조를 했다는 점이고요. 두 번째는 국제 사회와 같이 협력해서, 어떻게 보면 평화 안을 만들어보겠다는 두 가지 포인트가 좀 과거와는 조금 차별된 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여러 가지 이슈를 통해서 하나하나를 연결해서 나중에 그것이 큰 하나의 안이 됐을 때 그게 진정한 DMZ의 평화 공원 조성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하나 정전협정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한미 동맹 60주년과 그 맥을 같이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초기에는 군사 동맹으로 시작이 되었지만 우리의 위상과 경제력이 발전함에 따라서 이제는 포괄적, 전략적 동맹 관계로 확대, 발전되어 가고 있습니다. 즉, 국제 이슈와 관련해서 미국과 대등한 어떤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로 발전을 하고 있고요.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그런 공동의 노력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또 한 번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고 봅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체결하면서 전쟁의 포성은 멈췄습니다.

오늘 그 정전협정 60주년을 맞고 있는데요.

북한엔 오늘이 이른바 전승절입니다.

자신들이 전쟁에서 이겼다고주장하는 겁니다.

기념 행사도 여느 해보다 규모가 큽니다.

지난 22일, 북한은 대규모 집단체조인 아리랑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2002년, 김일성 생일 90주년 기념행사로 처음 시작된 아리랑 공연은 10만 명 정도가 동원되는 북한 최대 공연으로 전형적인 체제 선전용입니다.

열병식도 역대최대규모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20년 만에 전투기까지 출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각종 국제회의가 열렸고, 대형불꽃놀이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70일 넘게 공식석상에 나나타지 않아 위독설이 돌던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 김경희 노동당 비서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은 이번 행사를 국제 사회에 알리려는 노력에도 적극적인데요.

전통적으로 해외 언론에 폐쇄적이던 북한이 미국 AP통신을 비롯해 NBC, ABC, CBS, CNN 그리고 영국의 BBC 해외 유력 언론사를 대거 초청한 겁니다.

<인터뷰>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 "북한이 이렇게 대규모 국가적 행사를 한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체제 결속을 이끌고 대외적으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평화적 리더십, 나아가서 김정은 제 1위원장의 정통성 부각, 여기에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렇게 북한은 정전 협정일을 자신들의 승전일로 선전하면서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왔습니다.

지난 달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 세계에 거듭 밝히기도 했는데요.

<녹취>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 (지난 6월21일) : "미국이 우리를 반대하는 침략적군사도구인 유엔군사령부를 그대로 두고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는 핵 억제력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평화협정을 주장하는 이면에는 북미간의 직접협상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한미동맹을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이 때문에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고 중국은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지금 현재 북한은 선 평화협정, 후 비핵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한국과 미국은 선 비핵화, 후 평화협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서로 입장 차이가 너무 큽니다."

북한과의 첨예한 의견 차이는 단기간에 해결 될 수 없는 문젠데요. 

더군다나 지금의 악화된 남북관계에선 더욱 기대하기 힘듭니다.

<인터뷰> 박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 "남한하고 북한이 60년을 정전 협정 상태에 있으면서 문제만 발생하면 서로 상대방한테 책임을 계속 떠넘기기가 바빴어요. 그러니까 이게 남한하고 북한 사이에 지금 신뢰가 없어요. 신뢰가 없으면 이런 불안정한 정전 협정 상태에서 뭔가 안정된 안보 상황을 만들어내기 힘들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1차적으로 중요한 건 많이 만나서 많이 얘기를 해야 돼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에 임하려는 북한의 태도 변홥니다.

<인터뷰>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일방적인 선정과 홍보는 그냥 일반적 외침에 그치지 그것이 실제로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 형성이라든지 남북 간에 관계 형성이라든지 미북 간에 화해라든지 이러한 문제는 풀릴 수 없는 거죠. 그러한 측면에서 북한은 이제 더 이상 그런 지난 60년간 해왔던 그러한 일방적인 외침에서 벗어나서 국제 사회의 문제를, 현실을 직시하고 나오는 그런 변화된 태도가 요구되어진다고 봅니다."

6.25를 흔히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고 합니다.

전쟁을 진정으로 끝내고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하는지 찬찬히 살펴보는 정전협정 60주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