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5

北 붕괴 시 대처할 국제관계 형성해야 … 남북 간 반인권·이질성 극복할 헌법 필요 - 교수신문

北 붕괴 시 대처할 국제관계 형성해야 … 남북 간 반인권·이질성 극복할 헌법 필요 - 교수신문
北 붕괴 시 대처할 국제관계 형성해야 … 남북 간 반인권·이질성 극복할 헌법 필요
  •  전학선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헌법학
  •  승인 2017.05.0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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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공동 기획 '통일연구의 현재와 미래'_ 27.통일방식과 통일헌법
사진 출처: 통일부 남북이산가족찾기 홈페이지(https://reunion.unikorea.go.kr)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우리 헌법 제69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대통령이 취임할 때 하는 선서의 내용이다. 대통령이 취임을 하게 되면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를 하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의 여러 의무 중 통일을 위한 노력 의무는 가장 중요한 의무 가운데 하나다.
남북이 분단되지 70년이 넘었다. 통일의 필요성에 관해서는 연령이라든가 가족의 출신지 등 다양한 사유로 체감하는 것이 다르지만, 통일은 무조건 이룩해야할 우리 민족의 과제라 할 수 있다. 통일에 대한 의지는 남한과 북한이 모두 갖고 있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시각의 차가 크다. 남북한이 서로 다른 체제에서 지내고 있는 만큼 서로 자기 방식의 통일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2년 헌법에서 평화통일에 관해 규정하기 시작해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통일이념이 평화통일임을 천명하고 있다.
남한과 북한은 6·25와 같은 전면적인 무력충돌을 경험했고, 가깝게는 연평해전 같은 무력충돌도 발생했다. 최근에는 북한이 핵폭탄 개발과 관련해 국제사회에 많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통일을 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다. 무력통일을 비롯해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흡수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고, 아니면 제3의 국가를 건설하는 방식의 통일도 있을 수 있다. 통일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도 독일의 통일처럼 어느 날 갑자기 통일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아니면 점진적으로 통일을 하는 방식이 있을 수도 있다.
통일 방식 중 무력통일은 상생의 길이 아니며 우리 헌법이 천명하고 있듯이 평화통일을 해야 한다. 무력통일은 서로가 잃는 것이 너무 많은 통일방식으로, 남북 간에 무력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통일은 우리 헌법이 천명했듯이 평화통일이어야만 한다.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넘었고, 정치제제와 경제체제가 다른 상태로 70년 이상을 지내왔다. 70년 이상을 적극적인 교류 없이 지내온 상황에서 단순하게 평화통일을 추구한다는 것은 남한과 북한이 서로의 입장을 반복해 주장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남북한이 서로 적대적인 긴장관계에서 남북대화가 단절되고 서로를 적대국으로만 인식해서는 평화통일이 어려울 수 있다.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사전 작업으로 남북이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교류를 통해 사전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통일의 예를 보듯이 어는 날 갑자기 통일이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통일을 위한 준비는 항상 돼 있어야 할 것이다.
통일은 남한과 북한의 체제를 통합한다는 의미이므로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통일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남한과 북한이 오랜 세월 동안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온 만큼 서로 차이를 보이는 분야가 많은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특히 사회·경제적 통합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통일이 단순히 정치체제의 통합에 머무를 때에는 많은 비용이 들고 통일의 기반이 약할 수 있으며, 사회·경제적 통합을 함께 이룩해야만 통일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많은 문제점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을 위한 준비 단계로 상호 교류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통일의 필요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통일로 가기 위해 남북교류를 확대하는 남북이산가족 상봉이라든가 경제교류 등을 더욱 더 활발히 추진해야 한다. 특히 남북이산가족의 문제는 사회통합을 위한 제도로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남북 이산가족의 경우, 부모 형제간에 만남이 이뤄지지 않고 당사자들이 사망하게 되면 그 자손들은 상봉의 필요성이나 간절함이 약할 수밖에 없다.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자주 이뤄지고 그 후손들도 계속 연락과 상봉이 이뤄지면 남북한이 통일에 있어서 서로의 사회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통일과 관련해 북한이 붕괴됐을 때, 북한을 우리가 접수 내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북한이 붕괴되면 자연스럽게 남한이 북한을 접수해 통일이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은 허상에 불과한 것이 될 수 있다. 북한이 붕괴되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이 우리나라가 북한을 접수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붕괴된 경우 과연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미리 준비해 둬야 하며,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에서도 우리나라가 취해야하는 입장을 미리 준비해야만 한다. 북한이 붕괴됐을 때, 국제관계 속에서 우리나라가 북한을 우선적으로 접수할 수 있을 정도의 국제관계를 형성해 놓는 것은 필수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통일이 되면 하나의 헌법 하에서 국내 법질서가 새롭게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통일헌법이 필요하게 되는데, 통일헌법은 우리 민족이 하나의 국가를 건설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를 담고 있어야 한다.
첫째, 인권보장을 위한 통일헌법이어야 한다. 통일헌법에서는 인권의 존엄과 가치가 최대한 존중되는 사회를 구현해야 한다. 즉 인권보장이 이뤄져서 자유와 평등이 조화를 이루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는 헌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적 상황과 시대에 맞게 인권보장을 위한 통일헌법이 돼야 한다. 남한과 북한을 통합해 북한주민의 인권도 보장할 수 있는 통일헌법이어야 할 것이다. 통일 후 북한주민이 남한주민과 비교해 차별을 받는다는 인식을 가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수십 년간 북한체제에서 살아온 북한주민의 의식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음을 인정하고 평등이 실현될 수 있는 통일헌법을 지향해야 한다.
둘째, 법치국가를 구현하는 통일헌법이어야 한다. 법치주의란 국가의 모든 작용과 활동은 의회가 제정한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법치주의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가가 제정한 법률에 근거해 국가가 모든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으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가 권한을 부여한 것만 국가가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대표기관을 통해 국가작용의 근거를 부여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러한 국가작용을 할 수 없다. 법치주의는 국가작용이 법률에 근거하지 않을 때는 주권자인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법치주의도 국민들의 인권보장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통일헌법을 통해 사회·경제적 통합을 추구하더라도 법치주의를 통해 법적 안전성과 예측가능성을 부여해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 국민의 권리 의무에 관한 것은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을 통해 규율하고, 기존의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통일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법률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셋째,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를 구현하는 통일헌법이어야 한다.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시장경제질서인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를 추구하면서 북한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남한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시장경제질서를 추구하는 헌법이어야 한다.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는 자본주의 자유시장 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여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고 자유경쟁원리를 존중하면서 사회적 모순을 타파하고 시장의 독점현상 등을 시정하기 위해 국가가 시장에 개입해 경제 민주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주민은 통제된 계획경제 속에서 지내온 만큼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북한이탈주민의 예에서 알 수 있다. 북한주민이 자유시장경제에 적응할 수 있는 배려도 필요할 것이다.
넷째, 남한과 북한의 이질성을 극복하는 통일헌법이어야 한다. 남한과 북한은 70년 넘게 단절돼 지내왔고, 정치적인 면에서나 경제적인 면에서 다른 체제에서 지내왔다. 남한이 개방된 다원적 사회체제라면 북한은 폐쇄적인 일원적 사회체제라 할 수 있다. 사회적인 면에서나 문화적인 면에서도 70년의 세월만큼 서로 이질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고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에서 전체주의 체제에서 지내왔고, 남한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지내왔다. 통일은 단순히 하나의 국가가 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실질적인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이질성을 극복하는 통일헌법이어야 한다.
우리 헌법은 평화통일을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통일을 위해 다방면으로 준비가 필요한 바, 사회·경제적 통합을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통일이 되면 통일헌법을 제정해야 한다. 통일헌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견해가 제시될 수 있는데,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거쳐 제정해야 할 것이다.
시대가 흘러 어느 역사가는 이렇게 평가할지도 모른다. “20세기에 정치적 이념 때문에 가족끼리도 못 만나게 하는 이상한 국가가 지구상에 존재했었다”고…….
 
 
사진 출처: 통일부 남북이산가족찾기 홈페이지(https://reunion.unikorea.go.kr)
전학선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헌법학
필자는 프랑스 파리6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단국대·광운대 교수 및 헌법재판소 재판연구원을 역임했다.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헌법과 헌법소송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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