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2

[단독] “한강 노벨문학상 수여는 DJ 평화상 스캔들 덮으려는 공작”

[단독] “한강 노벨문학상 수여는 DJ 평화상 스캔들 덮으려는 공작”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의 불편한 진실
[단독] “한강 노벨문학상 수여는 DJ 평화상 스캔들 덮으려는 공작”김기삼 변호사의 ‘김대중의 노벨상 프로젝트’ 영어판 출판 상쇄
스카이데일리의 연재 폭로에 대한 스웨덴 한림원의 반사 작용
“논란을 덮으려 더 큰 것을 터트리는 전형적인 수법” 일환인 듯
조정진 기자 기자페이지 +입력 2024-10-13 



▲ 군나르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이 2000년 12월18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3월 출간된 김기삼·도널드 커크의 ‘김대중의 노벨상 프로젝트’ 영문판 표지.ⓒ스카이데일리

참으로 난감하다. 노벨상을 선정 발표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10일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 작가 한강(54)을 선정했다”고 발표한 순간, 언론인 본성으로 담당 부서장한테 최대한 빨리 기사를 출고하라고 지시한 직후 든 솔직한 첫 심정이다. 제15대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1924~2009·DJ)이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을 때와 흡사한 기시감이 몰려왔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한 작가의 개인적 성취와 이에 대한 같은 한국인이자 세계문학상을 기획한 문청으로서의 축하와는 완전 별개의 촉이다.

노벨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와 문학상 등 다른 노벨상들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대한민국과 대체 무슨 원한을 지었기에 이렇게 지각 있는 한국인들을 난감하게 할까. 6·25전쟁 이후 대한민국 최대 비극인 1980년 광주5·18과 관련 있는 DJ는 대통령직을 이용해 노벨상을 편취(騙取)한 선례를 남긴 사람이다. DJ와 5·18의 관계는 스카이데일리의 관련 시리즈와 ‘5·18특별판’(40면)을 통해 이미 낱낱이 진상이 밝혀진 상태다.

DJ는 민간 기업을 겁박해 군사적 적대국인 북한에 천문학적인 액수의 현금을 비밀리에 건네줬고, 대북 뇌물로 얻어낸 2000년 8월15일 남북이산가족 상봉 자리에 노벨평화상 심사에 결정적 영향력이 있는 전직 총리 셸 마그네 본데빅(Kjell Magne Bondevik)을 비밀리에 초청해 참관시키는 등 외교부와 국가정보원 역량을 총동원한 로비를 통해 노벨상을 받아냈다. DJ 측이 고용한 민간인 비밀 로비스트 최규선 씨가 1983년 DJ가 미국 하버드대에 체류 때부터 인연이 있던 가이르 룬데슈타트(Geir Lundestad) 당시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을 비밀리에 접촉한 게 2002년 폭로되기도 했다.

미국으로 망명한 서울대 법대 출신 국정원 내부고발자 김기삼 재미변호사(2011년 미국 망명)는 2010년 ‘김대중과 대한민국을 말한다-전직 국정원 직원의 양심 증언’(비봉출판사)을 통해 DJ의 노벨상 공작인 ‘NP(Nobel Prize·노벨상) 프로젝트’ ‘S(Special)프로젝트’를 공개한 바 있다. 김 변호사에 의하면 DJ 정권의 국정원은 노벨평화상 사냥이라는 특수임무를 부여한 ‘대외협력보좌관실’을 비밀리에 운영했다. 대외협력보좌관실에서 외신담당관으로 일하던 김 변호사는 이를 국민에 알리려다 신변 위협을 피해 2001년 미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떠났다.


▲ 영국에서 출판된 DJ 자서전 ‘Conscience In Action(행동하는 양심)’ 표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선정은 ‘문학’을 좀 아는 사람에겐 ‘충격’ 그 자체다. 물론 긍적적 의미는 아니다. 역대 노벨문학상은 작가가 속한 지역의 문화와 종교·철학은 물론 역사성·시대성까지 담보해 내야 하고, 나아가 여러 편의 문학적 성취까지 두루 갖춘 원로 문인 중에서 선정돼 왔다.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평가하면서도 대표작이 있어야 한다.

한국에는 언제든 노벨문학상을 수상해도 손색없는 쟁쟁한 원로 작가가 적잖이 있다. 하지만 냉정히 봐서 한 작가는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거대 독자군과 절대적인 영향력이 있는 대표작가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 번역 작품에 주는 2016년의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등 몇몇 외국 문학상을 수상했지만 문학적 성취는 사실상 빈곤하다.

사실 올해의 노벨문학상은 근래 늘 후보에 오르는 세계적 명성을 갖춘 일본의 국민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1949~)와 ‘중국의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는 찬쉐(残雪·본명 덩샤오화(邓小华)·1953~) 등이 유력했다. AP와 AFP통신이 한류 붐으로 통칭되는 K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진 덕분이라고 평가한 반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놀라운 일(surprise)”, 프랑스 르피가로가 “예상을 뒤엎었다”, 리베라시옹이 “올해 수상자 선정은 문화 엘리트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지적한 건 이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포착한 것은 놀랍게도 10월1일부터 전격적으로 연재하고 있는 김기삼 재미변호사와 함께 50년 가까이 서울주재특파원을 지낸 도널드 커크(Donald Kirk) 한반도 전문 국제저널리스트가 함께 집필하고 있는 ‘김대중의 노벨상 프로젝트’다. DJ의 노벨상 타내기 공작 내용을 담은 노르웨이 오슬로의 스파르타쿠스 출판사의 현지어 축약본 ‘노벨위원회에 대한 한국의 비밀 첩보 작전’ ‘김대중은 북한 김정일을 상대로 어떻게 노벨상을 뒷거래했는가’라는 부제가 달린 ‘김대중의 노벨상 원정(KIM DAE-JUNG AND THE QUEST FOR THE NOBEL)’의 한국어판이다.

김 변호사와 도널드 커크는 ‘김대중은 어떻게 가짜 평화로 노벨상을 매수했는가?’ ‘김대중은 어떻게 노벨상과 핵무기를 뒷거래 했는가?’를 부제로 ‘김대중의 노벨상 프로젝트’를 제목으로 6월 중 한국에서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무슨 연유에서인지 편집 과정이 거의 마무리됐음에도 출판이 마냥 미뤄져 전격적으로 스카이데일리 연재를 선택한 것이다. 도널드 커크는 2009년 영국에서 ‘Korea Betrayed(배신당한 한국)-Kim Dae Jung and Sunshine(김대중과 햇볕정책)’을 영국 팔그레이브 맥밀란(Palgrave Macmillan)사에서 이미 출판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13일 국제전화를 통해 “이번에 스웨덴 한림원이 갑작스레 한강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을 주게 된 것은 그들 나름대로의 계산이 있었다고 판단한다. 노벨상 역사상 가장 큰 스캔들이었던 DJ의 노벨상 공작이 올해 서울에서 다시 조명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DJ의 노벨상 스캔들을 덮기 위해 급조하여 한국 여류문인에게 노벨상을 수여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 국정원을 노벨상 수상 공작에 이용한 실태를 폭로하기 위해 미국으로 망명한 서울대 법대 출신 국정원 내부고발자 김기삼 재미변호사. ⓒ스카이데일리

설마설마하던 의문이 한꺼번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김 변호사는 “같은 내용의 책을 2013년 영국의 저명 출판사 팔레그레이브 맥밀란에서 출판하기로 하고 인쇄 직전까지 갔으나 계약 파기 합의금(5000달러)까지 제시하며 출판을 보류한 일이 있었다”면서 “나중에 알고 보니, DJ 쪽 관계자 문모 씨가 나서 DJ 영문 자서전 ‘Conscience In Action(행동하는 양심)’을 펴냈다”고 밝혔다. 즉, 팔그레이브는 제작이 끝난 DJ의 노벨 공작을 폭로하는 김 변호사 책의 출판을 중단시키면서 동시에 DJ을 찬양하는 사람들과 그의 자서전 출판에 대해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김 변호사는 책은 2016년 노벨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의 스파르타쿠스 출판사에서 출판된다. 이를 노르웨이 공영TV NRK가 ‘한국인 망명객 “우리는 노르웨이를 속였다”’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한다. 노르웨이 언론이 처음으로 노벨평화상 수상 뒤에 숨겨진 음모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한국 언론들은 침묵했다.

NRK 보도가 나가자 DJ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가이르 룬데슈타트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노벨평화상은 세계에서 가장 품격 높은 상”이라며 김 변호사의 구체적인 노벨상 스캔들 폭로에 방어전선을 펼쳤다. 룬데스타드가 2015년 이례적으로 노벨상 내부의 사정을 미주알고주알 담은 책 '평화의 비서-노벨상과 함께한 25년'을 펴낸 것은 NRK의 보도에 대한 자기 변명 내지 방어의 목적으로 저술된 것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비슷한 시기 군나르 스톨세트 노벨위원회 위원은 NRK와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가 알게 된 걸 그 당시에 알았더라면 노벨평화상이 김대중에게 수여되는 일은 없었을 것(I flere år skal det ha pågått en storstilt og velregissert kampanje med ett mål for øye: Å skaffe Nobels fredspris til Sør-Koreas president Kim Dae-jung. Norske…)”이라고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올해 저의 ‘노벨평화상 타기 공작’ 폭로 책이 영어판에 이어 한국어판을 출판하려 하고, 스카이데일리가 연재하는 데 대한 노벨위원회의 반응이 한강의 문학상이라고 생각한다. 수상작 발표 1주일여를 앞두고 급하게 결정된 것 같다. 논란을 덮으려 더 큰 것을 터트리는 전형적인 전술인데, 이번엔 아무래도 실수한 것 같다”며 “한강에 대한 문학상 수여는 노벨위원회가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또 한번 우롱하고 있는 처사”라고 씁쓸해했다.


공교롭게도 몇 편 안되는 한강의 작품은 이미 ‘DJ 세력과 북한이 주도한 내란’으로 새롭게 규명된 광주5·18과 북한 김일성 지령을 받은 남로당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 방해 폭동이었던 제주4.3을 왜곡된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 문학은 허구가 전제인 문학으로 봐야하지만, 역사와 허구를 동일시하는 우리나라 예술 소비 풍토에선 우려되는 측면을 간과하긴 어렵다.


조정진 기자jjj@skyedaily.com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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