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jin Pak
is with
Cho-nyon Kim
.
[독서생활] 간첩이라고도 불리우고, 평화통일론자라고도 불리우는 김낙중의 회고록 <굽이치는 임진각>
---
- 나의 책읽기 스케줄은 좀처럼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동시에 여러 분야에 관해 읽고 있으니 기분나는 대로 이걸 읽었다가, 저걸 읽었다고 한다. 한가지 토픽에 대하여 연구비를 받아서, 보고서를 제출하는 마감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가 있는 것도 아니다. 요즘에는 년중 어떤 기념일이나, 어떤 인물의 죽음이 화제가 되면, 그 토픽에 대하여 가지고 있으면서 아직 읽지 않은 책을 읽게 된다. 백선엽의 회고록이 그런 경우였던 것 처럼, 이번에는 김낙중의 회고록이다.
- 내가 김낙중이라는 인물에 대하여 처음 알게 된 것은 3-4년 전에 읽은 그에 관한 어느 기사에서 였는데, 그것을 읽고 그의 책 3권과, 그의 딸의 아버지의 생에 관한 책을 구했다. 전부 새 책으로는 없어서 구한 중고판 책들이었다. 1-2년을 걸처 네권이나 구했으니, 그에 대한 나의 관심이 컸던 것은 틀림없었겠으나, 몇년이 지나자 그것이 무었이다는 사람이라는 정도였던 것 같다. 언제인가 구입한 책들을 읽을 것이겠지만, 이번에 그의 죽엄이 나에게 지난 주에 그의 회고록 <굽이치는 임진강>을 읽게 만들었다.
- 이 책은 1985년에 출판되었다고 되어있다. 그런데 책의 서문이 김지하에 의해 쓰여저 있고, 그 글이 써진 때가 1973년이라고 되어있다. 책을 다 읽고서, 김낙중이 쓴 후기에서 알게 된 것이, 이 책은 본래 1973년에 출판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사정에 의해서 1985년으로 되었다는 것 같다. 아마도 감옥에 들락 날락 하느라고 그렇게 되었던 것 같다. 중고판 만이 있는 것을 보면, 김낙중의 회고록도 그렇지만, 회고록이 아닌 책들은 누가 돈을 주고 사서 읽으려고 하는 종류의 책은 아닌 것 같다. 내가 구한 중고판 <사회과학원론>이나,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 이 두 책은 저자가 누구에게 기증한 것으로 책의 겉장을 들치면 누구에게 드린다는 저자의 글이 쓰여저 있는데, 책의 컨디션으로 보면 전혀 읽지 않고 팔아버린 것 같다. 그걸로 미루어 보아, 나도 책을 구하고 나서 조금 훌터 본 후로는, 제대로 읽기도 않고 별로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 그러나 회고록 <굽이치는 임진강>을 읽고나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저서, 그의 책을 가능한 한 전부 구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었다. 김낙중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젔다. 나에게 이 책은 나의 인생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 간디의 자서전을 생각나게 한다. 이런 책, 이런 인물을 발견했다는 것은 나에게는 중요한 해프닝이다. 일년에 한번, 아니 십년에 한번이라도 이런 책을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통일운동을 했다거나, 감옥살이를 했다거나, 간첩죄로 사형수였다는 것 만으로는 나에게 큰 의미를 주지는 못할 것이다.
- 이 책에서 알게 되는 김낙중은 어려서 죽을 병을 경험하면서 삶과 죽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그의 말로서 그는 1945년 14살 때 <구도자>가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것이 그의 일생에 가장 중요한 해프닝이었을 것 같다. 그의 일생에 그 후로 일어나는 일들은 모든 것이 다 그가 구도자였기 때문에 일어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한국사회에서 사람들이 열을 내어 하고 있는 일 (투쟁)들이 충분한 좋은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고, 더 고통을 가저오는 것이라고 보았다. 해방 후에 이념 투쟁, 6.25 전쟁, 한국에 온 미군들의 행동, 휴전반대운동, 등등. 결국 그는 남북의 대립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전쟁을 막기위해, 1955년 24살 때, 일종의 평화통일 호소문을 만들어 남쪽의 대통령에게도 보내면서, 또 북쪽의 리더에게 전달하려고 죽음을 각오하고 임진강을 해엄처 북으로 가기까지 한다. 남쪽에서는 미친놈 취급을 받더니, 북쪽에서는 스파이로 취급당해 감옥살이를 하다가, 결국 북한에 해가 되는 인간이 아니라고 취급받아 일년 후에 남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남에서도 당연히 스파이로 취급받아 감옥살이를 한다. 그 후의 삶도 그런 비슷한 일의 되풀이 이다. 이 회고록의 이야기는 70년대 초기 김낙중이 40세가 되는 정도에서 끝이 나는데, 그중 중요한 부분은 북한에서 남한으로 돌아온 25-6세까지의 일이다.
- 죽엄을 두려워하지 않는 보통 상식으로 보면 "바보같은", 또는 "미친" 삶은 그의 구도자 정신 -자세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것은 나이 20전에 형성이 된 것이었다. 김낙중보다 11살 많은 백선엽의 6.25 회고록은 나이 30때 부터 시작하는데, 김낙중의 회고록은 나이 30이전의 삶에 대한 것이다. 김낙중의 회고록에서 보면, 나이 30이후의 삶은 30이전의 삶에 의해 거의 결정이 된 것이 보이니, 백선엽의 회고록으로서는 백선엽이 어떤 사람인가를 이해할 수가 없을 것 같으나, 김낙중은 백선엽과는 거의 반대의 사람이라고 보인다. 백섭엽이 보통 사람인 것이다. 김낙중은 싸우기 전에, 소위 "적"이라는 다른 사람을 죽이기 전에, 우선 좋은 이유를 보아야겠다는 사람이다. 아무리 공부를 해 보아도 사람을 죽일 좋은 이유를 볼 수가 없었다는 사람이다.
- 보통 통일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은 독립군을 존경하는데, 김낙중이라면 독립군으로서 싸우는 것도 좋아할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 우익측에서는 간첩이라고 하고 북한의 지령을 받고 움직이는 사람이라고 여겨지지만 전혀 그런 사람일 수가 없다. 김낙중이 보면 북진통일을 원하는 이승만 같은 반공주의자들을 좋아할 수 없는 것처럼, 북북한을 좋아하는 민족통일론자들을 좋아할 수도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는 이념의 진영 밖에, 위에 있다. 김낙중은 남쪽 사람으로 북에 가서 일년을 살아 본 사람이다. 그냥 살을 것이 아니라 최되한 북의 사회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이 회고록에는 그의 북한에서의 사회관찰이 담겨있다. 아주 객관적이고 통찰력있는 관찰이다. 예를 들자면, 노동당원이 된다는 것의 의미, 농업협종조합의 원리, 등 왜 북한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게 되는가, 그러나 그런 시스텀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는 무엇인가 등을 잘 지적하고 있다. 그것도 1955년의 관찰이다. 나는 통일운동을 한다는 사람에 의한 이런 비판적인 관찰은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런 관찰력이 어디서 나오는가 하면, 김낙중이 보통 세상을 지배하는 이념에 지배되지 않고, 사람이나 인간세상을 보다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바라보는데서 나온다고 보인다.
- 이 책을 읽는 동안에 아내와 같이 산보하며 듣던 리영희의 회고록도 끝이 났는데, 리영희는 1929년 생이고, 김낙중은 1931년 생이니, 거의 같은 시대를 삶은 샘이라서 비교가 된다. 리령희에 대하여는 다른 기회에 따로 서야 하겠지만, 인물이나 삶에서 비교를 한다면,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리영희는 백낙중과 반대쪽에 서 있는 사람이지만, 나는 리영희보다는 김낙중 쪽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간단하게 말해보자면 김낙중은 리영희보다는 더 스피리추얼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 김낙중의 회고록을 읽은 다음에 인터넷에서 그에 대한 글들을 찾아보았다. 그러는 중에 놀랍게 발견 한 것이 그가 2004년에 퀘이커의 <아시아 서태평양 모임>에서 영어로, 기독교 식으로 말하자면 그의 <신앙고백>같은 것을 발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퀘이커 서울모임의 게시판에서도 그 글을 찾을 수 있다. 퀘이커가 아닌 사람이 퀘이커 모임에서 발표를 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김낙중은 퀘이커와 무슨 관계가 있었을까? 적어도 그가 퀘이커와 접했고, 퀘이커 모임에서 발표를 하게 되기 까지는 퀘이커가 뭐를 추구하는가는 알았어야 했을 것이다. 사실 함석헌이 그 연결고리일지도 모르겠다. 김낙중이 함석헌의 강의에 참석하기 시작한 것은 1948년 17세 때 였다고 회고록에 나온다. 함석헌을 생각하고 김낙중을 다시 생각하면 뭔가 큰 흐름이 보인다. 그걸 퀘이커 사상과 연결시킬 수 있다. 1948년에는 함석헌이 퀘이커는 만나기 전이었으나, 김낙중은 함석헌이 퀘이커가 되어간 것을 지켜보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 혹시 대전의 퀴이커 모임을 이끄시는 Cho-nyon Kim 김조년 선생님은 아실려나?
---
맛보기로 책의 일부분을 복사해서 올린다. 나를 위한 것이지 만 나눈다. 김낙중이 북한에 가려고 하기 전 까지의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이 나온다.
---
1] 1945년 14살 때 병의 경험에서 구도자가 되다.
2] 1945년 14살 때 병의 경험에서 구도자가 되다.
3] 1947, 서울중학교, 죄우대립의 사상투쟁을 경험
4] 1947, 16세, 서울중학교, 학교공부는 안하고
5] 1947, 16세, 근본적인 질문을 하다, 회의
6] 1947, 16세, 근본적인 질문을 하다, 회의
7] 1951년, 19세,징병은 피하고, 미군부대에서 하우스 보이를 하는데...
8] 1951년, 19세,징병은 피하고, 미군부대에서 하우스 보이를 하는데...
9] 1951년, 19세,징병은 피하고, 미군부대에서 하우스 보이를 하는데...
10] 1951년, 19세,징병은 피하고, 미군부대에서 하우스 보이를 하는데...
11] 1954년, 전쟁은 끝났는데 남한에서는 북진통일을 하자고 하니
12] 1954년, 전쟁은 끝났는데 남한에서는 북진통일을 하자고 하니
13] 1954년, 전쟁은 끝났는데 남한에서는 북진통일을 하자고 하니
14] 불복종의 호소
15] 불복종의 호소
16] 불복종의 호소
------------------------------
+16
Like
Comment
Share
Comments
Write a comment...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