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ng-nam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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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 문제에 한 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에서 환단고기를 언급하면서 환단고기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된 분위기입니다. 오늘 아침 우연히 SNS에 나타나 환단고기에 대해 말하는 어느 역사학 교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논지는 환단고기는 역사성이 없는 위서이기 때문에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문헌이라고 했습니다. 이어서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사이비 역사학자라고 했습니다.
저는 환단고기의 내용에 완전한 역사성이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환단고기가 역사성이 결여하기 때문에 일고의 가치도 없는데,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결국 사이비 역사학자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성경과 관련해서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성서학자들 중에는 이른바 구약성경에 나오는 창조 이야기나 아브라함 이야기나 출애급기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에 부합되는 이야기라고 여기는 이들이 거의 없습니다. 신약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성공회의 존 쉘비 스퐁 주교가 쓴 요한복음 주석서를 보면 요한복음에 나오는 모든 사건 모든 인물들은 완전히 저자 혹은 저자들의 상상의 산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구약성서나 신약성서에 역사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문헌이고 이를 연구하는 성서 신학자들은 사이비 가짜 신학자자라 취급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개인적 생각은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쓴 사람들의 역사의식이 어떠했던가? 그리고 그것을 쓸 당시의 역사적 상황은 어떠했길래 그런 것을 쓰게 되었던가 하는 등을 알아보기 위한 자료로서라도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강단 사학자들이 재야 사학자들에 대해 보이는 고고한 태도가 정당한가 하여 한 마디 했습니다. 역사학자도 아닌 주제에 이 논쟁에 더 이상 끼어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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