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02

조합원 분신사망한 건설노조…“4일 용산서 尹정권 규탄 총력투쟁” - 조선비즈

조합원 분신사망한 건설노조…“4일 용산서 尹정권 규탄 총력투쟁” - 조선비즈

조합원 분신사망한 건설노조…“4일 용산서 尹정권 규탄 총력투쟁”

민노총 “더 이상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투쟁 선언”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병원서 치료 받다 오늘 숨져
세종=손덕호 기자
입력 2023.05.02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는 2일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인 조합원 양모(50)씨가 분신한 데 대해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 때문이라면서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법원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1일 강원 강릉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건설노조원들이 검찰과 정부를 규탄하는 긴급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건설노조는 2일 양씨가 입원해 있는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일 용산에서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전날 밤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했고, 조합원 5000여명이 결의대회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건설노조는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이 조합원 분신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을 만들었다”며 “계속되는 강압 수사와 노조 때리기가 불러온 분신 정국 속에서 노조는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양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앞두고 전날 오전 9시35분쯤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은 뒤 불을 붙였다. 양씨는 전신 화상을 입고 의식이 없는 상태로 119 구급대에 의해 강릉 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어 헬기로 화상전문병원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위독한 상태였다. 양씨는 이날 오후 1시9분쯤 숨졌다.

양씨의 분신은 정부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건설사에 대한 금품 갈취와 폭력 등 이른바 ‘건폭(暴力)’ 근절을 추진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양씨는 건설노조 강원지부 조합원 2명과 함께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법원은 양씨를 포함한 3명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강원 지역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고 현장 간부 급여를 요구하는 등 건설업체들로부터 8천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았다.


노조에 따르면 양씨는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네요”라는 내용의 유서 형식의 편지를 남겼다.

민노총은 전날 성명에서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이 동지를 분신에 이르게 했다”며 “
‘건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건설노조와 건설노동자를 부패하고 파렴치한 존재로 몰아세우며 
전국적으로 13회에 걸친 압수수색, 950여명의 소환조사와 
15명의 구속자를 만들어 내는 탄압의 과정에서 
부함을 알리고 스스로 목숨을 던지는 극단의 저항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동지의 분신은 더 이상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투쟁의 선언”이라고 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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