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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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양키화되기 전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웃는 사진이 흔하지 않았다. 사람에겐 자신의 표정이란게 있는거다. 어떻게 모조리 웃어야 하나! 그러나 이젠 모든 사진들이, 슬프나 괴로우나 아프나, 무조건 웃는 얼굴로 찍어야 되는줄 아는 세상이 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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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므니아 작가 게오르규의 소설 《25시》에도 나온다.
시골 농부 모리츠는 제국주의전쟁이 시작되면서 삶이 산산이 부서졌다. 유대인으로 오해받아 수용소에 갇혔다가 마쟈르(헝가리)로 탈출하여 거기서 적성국 로므니아인이라고 모진 고문을 당하고, 포로로 나치독일에 넘겨지고, 다시 프랑스로 탈출했으나 련합군에게 전범으로 분류되서 수용소에 감금되고, 전쟁이 끝나자 잠시 풀려났지만, 랭전이 시작되면서 동유럽출신이란 리유로 또다시 감금된다. 이렇게 13년을 수라장으로 살다가 마침내 (독일군에게 강간당해 아이를 낳은) 아내를 만나 그 아이를 안고 서 있는데, 미군장교가 눈을 찡긋하며 사진기를 들이댔다. "스마일, 스마일!" 하며 웃을것을 강요한다. 모리츠는 웃을수가 없었다. 미군장교는 (웃는 모습을 담아 미군이 해방시켜줘서 기뻐하는 모습을 선전물로 리용하려) "헤이, 스마일!"하며 웃으라고 되풀이해서 강요한다. 웃으려는 모리츠의 표정은 울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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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려 하면 무조건 "스마일" "치이즈" 하며 웃기를 강요하고, (남괴식으로는 "킴치이~"), 웃는 얼굴로 사진찍는걸 획일화, 의무화하는 양키문화.
웃음의 강요. 이것은 일종의 사회적압력이고 억압이며 감정로동의 강요이다.
불평등과 부정부패, 제국주의 침략 학살 략탈 범죄를 묵인하고, 고통과 분노를 감추며, 인간의 솔직한 감정을 묵살해버리는 웃음강요.
회칠한 무덤.
스마일, 사탕발림, 섹스, 경박-천박스런 자세 표정 행동의 강요.
(가족사진찍으러) 사진관에 가면 근엄한 모습으로 사진찍는걸 사진사들이 고의적으로 거부하고 기괴한 자세를 취하라고 요구한다.
인간의 자존심, 존엄과 인격을 구겨버리고, 인간을 경박한 동물로 만드는 하향평준화식 억압적,기만적인 양키문화는 사진촬영에서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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