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논어 바로보기 (이기동·배요한)
별지기
2013. 9. 2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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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균관대학교 이기동교수의 ‘도올 김용옥의 일본베끼기’라는 글과 배요한 목사의 ‘도
올 김용옥의 허와 실’이라는 두 글을 묶은 책이다.
이 교수는 일본의 유학사상이 도올의 논리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가를 밝히고 있고 배목사
는 도올의 학문적 문제 전반을 비판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이교수의 논지를 간력히 살펴보기
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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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논어 바로보기 (이기동·배요한)
1. 일본 유학사상
한국을 통해 주자학을 알게 된 일본은 일본인의 성격과 문화에 맞추어 자신만의 독특한 유학
사상을 이끌어 낸다. 유학사상의 핵심인 천(天)관념 대신 인간관계의 윤리에 초점을 만춘 것
이다.
대표적 학자인 안사이는 퇴계와 마찬가지로 경(敬)을 중심사상으로 했다. 퇴계의 경이 ‘천인
합일’을 이루는 수양에 초점을 둔데 반해 안사이는 ‘오륜’을 밝히는 수단으로 이해하였다. 경
건한 마음으로 남을 대하면 모든 인간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후대의 탁월한 학자인 소라이는 이러한 사상을 더욱 발전시켜 인간을 기질적 존재로 보고 이
기질적 존재는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성인(聖人)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즉 성인은 하늘
이 내어야 하는데 성인에는 중국에 요·순 이나 공자 같은 성인이 있고 일본에는 천황이나 도꾸
가와 막부의 쇼군 같은 사람이 있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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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인이 만든 예법을 일반인들은 그 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 소
라이의 핵심사상이다. 특히 그는 인간의 마음보다는 몸 중심의 철학을 대성한다. 이 사상으로
말미암아 형이상학적인 하늘의 천 개념이 인간인 일본의 천황 개념으로 바뀌는 이념상의 일
대 변혁이 일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도올이 젊은 시절 동경대에 유학을 하면서 이 같은 소라이의 사상에 깊이 매료되었다
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올은 부지불식간에 하늘의 천 개념을 버리고 인간의 질서라는 예법사
상에 따라 유학의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한국과 일본의 유학사상의 차이를 좀 더 깊이 알고 싶으면 이교수의 책 ‘동양삼국의
주자학’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동양삼국이 주자학 (이기동)
2. 도올2 의 일1본 베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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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은 공자를 무당의 아들로 주장하고 있다. 이는 정설이 아니다. 도올은 일본의 시라까와
의 공자전을 베꼈다. 시라까와는 공자가 무당일 것이라고 추측했는데 그 이유는 공자의 어머
니가 이구산에서 기도를 하여 공자를 낳았다는 사실을 든다. 이는 일본인에게 일반인이 기도
를 해서 아이를 낳는 습관이 없고 기도는 무당이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일반인이 기도를 한다. 문화적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
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착각된 주장을 도올이 그대로 베끼고 추정이 아
니라 확정한 것은 학자로서 도리가 아니다.
다음으로 도올은 공자의 핵심사상인 인(仁) 개념을 거의 설명하지 않는다. 그는 인을 설명할
수 없는 개념으로 결론 짓는다. 그는 인(仁)의 옛날 글자모형을 풀이하여 ‘따뜻한 방석위에 앉
은 온화롭고 따스한 사람의 모습’으로 그린다. 또한 의학용어를 들어 인의 의미를 ‘씨’라는 것
에서 찾아야 하며 ‘느낄 줄 아는 상태’라고 한다. 단적으로 표현하면 ‘심미적 감수성’이라는 것
이다.
그가 이처럼 인을 제대로 설명 못하는 것은 그가 갖고 있는 유학사상의 문제 때문이다. 일본
의 유학사상은 인(仁)이나 천(天)을 해석하지 못한다. 한국사상은 천(天) 개념에 따라 성선설
에 가깝다면 일본은 순자철학이 내세우는 성악설에 가깝다. 이러한 이유로 도올은 공자의 핵
심사상인 인(仁)을 버리고 순자가 주장하고 소라이가 발전시킨 예법개념에 무게를 둔 것이다.
조금 구체적인 것으로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말씀을 보자. 이 말씀의 뜻은 군자는 그릇처
럼 한 가지 모습만 갖추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 지식이나 기술에 갇혀서 살면 그릇처럼 사는 것이 된다.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을 갖추면서도 정신적인 삶을 버리지 않는 것이 인간다운 군자의 삶이라
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을 무시하는 일본유학사상의 영향으로 도올은 이 개념을 엉뚱하게 해석한다. ‘불
기’는 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를 포괄하는 자리란 것이다. 그 자리는 단순한 도덕
적 인격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민(民)의 창(昌)이 되는 리더를 말하며, 기를 부리는 자이다.
즉 대통령이나 왕이 되는 것을 말하고 있다. 도덕적 의미에서 정치적 책임자로 의미가 변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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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본베끼기의 문제점
일본사상은 일본이라는 사회에 들어 맞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사상은 한국인에게 편안
한 것이다. 한국인에게 맞지 않는 일본사상을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이 그 연원을 밝히지도
않은 채 펼치게 되 이를 모르고 읽는 젊은이들의 생각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한국의 질서는 근본적으로 도덕과 양심이라는 정신적 요소에 의해서 유지된다. 이에 반해 일
본의 질서는 예법이라는 외적 질서에 의해 유지된다. 일본인은 양심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
기 때문에 질서를 양심에 의존할 수 없으며 철저하게 법을 따르도록 한다. 일본에서는 법을 어
긴 경우 용서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본인들이 과거 한국을 지배할 때 한국인들의 중심에 양심이 있음을 알고 이를 허물어 뜨리
는 작업을 활발히 진행했다. 퇴계와 율곡의 학설을 대립시키고, 사색당쟁을 부각시켰는가 하
면 거대한 산과 바위에 못을 박아 정신적인 맥을 끊는 악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런 일본인의 시각으로 유학서적을 읽거나 한국문화에 대해 고찰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옛 일본인들처럼 ‘조센징’이라는 식의 한국문화를 폄하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다. 어
느 문화나 그 문화가 갖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정직한 책 읽기는 각 문화가 갖는 특성을 이해
하고 그 입장을 존중하며 읽는 자세일 것이다. 이런 면에서 도올의 일본베끼기가 문제라고 우
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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